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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의 재약산 자락과 가지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가운데 백운산 자락 계곡에 있는 호박소는
밀양 얼음골에서도 가깝고 영남 알프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는 바로 지척에 있어 잠시 들러가기 좋은 곳이다.
호박소 주차장에 이르러 입구로 들어서면 호박소와 백련사를 알려주는 돌안내판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입구에서 만나는 백련사에는 인기척도 없이 경내에는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만 가득하다.
백련사를 지나면 현수교가 나온다. 계곡의 왼쪽길은 크고 작은 돌들이 계단을 이루는 자연적인 길이고
현수교를 건너가는 오른쪽 길에는 우드데크가 놓여있어 편하게 걸어 호박소까지 이를 수 있다.
지난 여름에 왔을 때 왼쪽길로 갔으니 이번엔 현수교를 건너 우드 데크가 놓인 편한 길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현수교를 지나 호박소까지는 몇걸음 걷지 않으면 도착하는 가까운 길이다.
호박소 주변 계곡에는 잎이 다 떨어져 겨울같은 느낌이지만 맞은편 산에는 마지막 단풍이 한창이다.
호박소에서 흐른 물은 너른 화강암 암반을 타고 아래로 시원스럽게 흘러내린다.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의 땀을 식혀주던 명당이지만 지금은 떨어진 낙엽만이 쓸쓸히 방운객을 맞이할 뿐이다.
잠시 데크 위를 걷다보면 호박소의 2단 폭포가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온다.
영화 ‘방자전’에서 방자(김주혁)가 춘향(조여정)의 꽃신을 건지러 물에 뛰어드는 장면에 나오던 호박소는
1박2일 밀양당일치기여행에서 징으로 머리를 치며 데시벨을 재는 퇴근미션을 해서 더 잘 알려졌다.
이름이 '호박소'라고 해서 먹는 호박같이 생겼나 오해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호박'이란 곡식을 찧는 '절구(臼)'를 이르는 말이다.
하얀 화강암으로 둘러싸인 깊은 소(沼)의 모습이 마치 '호박'같이 생겼다해서 ‘호박소’ 또는 ‘구연(臼淵)’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예전부터 호박소의 깊이는 명주실 한 타레를 다 풀어도 닿지 않는다고 했다지만 실제 깊이는 약 6m 정도라고 한다.
예전에는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하는데
항상 물이 흘러내려서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호박소를 예전 사람들은 신성시해서 그리했나 보다.
호박소에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지는 햇살을 받아 노란 단풍이 더욱 황금처럼 빛이 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화려한 단풍도 그 빛을 잃어 떨어져버리고 싸늘한 겨울이 찾아오겠지.
밀양 당일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돌아본 시례 호박소.
석양 무렵, 사그러지는 빛을 향해 걸어가며 다음번 밀양 여행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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