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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원작 만화의 한국판인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농촌의 소박한 식생활을 보여주는 '삼시세끼' 영화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 온 혜원(김태리 분)이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
직접 만든 웰빙 음식 등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와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모두를 감명 깊게 본 필자.
영화를 보는 내내 저기가 군위 어디라던데 어디쯤이지? 하며 궁금해 했는데요.
영화가 종영된 한참 후에야 영화 촬영지를 찾아 군위로 향했습니다.
먼저 화본역으로 갔는데요.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된 곳이죠.
화본역 선로 옆에는 높이 솟은 시멘트 급수탑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요.
증기 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열차 운행에 필요한 물을 공급해 주던 시설입니다.
증기 기관차가 다니지 않는 지금에는 필요 없는 시설이지만 이제는 화본역의 대표 상징물이 되었는데요.
철로와 식수탑을 배경으로 재하가 서울에서 내려온 여자친구와 만나는 장면이 촬영되었지요.
화본역이 있는 산성면에서는 영화 속 많은 장면이 촬영되었는데요.
혜원이 물건을 사러 읍내로 가는 장면은 대부분 화본역 앞 동네가 배경이더군요.
친구인 은숙이 근무하던 은행도 화본역 바로 옆에 있는 군위군 산성 농협이구요.
혜원과 은숙이 추레한 차림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재하와 여자친구와 마주치게 되어
닭 쫒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되었던 장면의 촬영지는 화본역 바로 앞에 있는 역전상회입니다.
화본역과 역전상회를 잠시 돌아본 후 '리틀 포레스트'의 주 촬영지인 '혜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내비에 '미성1리 마을회관(미성5길 60)'을 입력하고 군위군 우보면 미송리로 향했는데요.
친절하게도 마을 입구에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라고 커다랗게 써붙여 놓았더군요.
혜원이 자전거를 타고 강아지 오구와 함께 씽씽 달리던 들판을 따라 혜원이 살던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작은 하천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마을이 있는데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 곳에 '혜원의 집'이 있었습니다.
집은 배산임수의 정말 멋진 장소에 자리 잡았더군요. 대체 이런 집을 어떻게 찾아내었을까요?
영화 촬영 장소를 선정하는 로케이션 매니저들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집 앞에 이르니 혜원이 감자와 토마토를 심던 집 앞 텃밭에는 고추(?)가 심겨져 있었습니다.
자그마한 산을 뒤로 하고 앞에는 하천이 흐르는 '혜원의 집'. 정말 아름다운 집이더군요.
혜원이 집으로 들어가던 첫 장면은 겨울이었는데 지금은 눈부실 정도로 신록이 푸르른 계절입니다.
대문도 없는 담장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윗채가 촬영이 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아랫채는 예전 가옥의 모습 그대로인데 윗채만 유리문을 달고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했더군요.
대문(?) 옆에는 헛간이 있고 헛간 뒤에는 통시(정말 통시더군요!)도 있었구요.
오른쪽에는 우물과 작은 텃밭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재하가 만들어 준 오구의 집과 밥그릇도 있던데 오구는 어디에도 없더군요.
오구야~ 지금은 어디에 있니? 잘 지내고 있겠지? 귀여운 오구. 보고 싶다앙......
유리창문으로 된 대청마루는 열쇠를 돌려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던데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보니 잠겨져 있지 않고 스윽 열리더군요. 이런 감사한 일이!
알고 보니 영화 상영 이후 '혜원의 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전면 개방을 해둔 상태라고 합니다.
촬영지를 개방해 놓은 덕에 내부에 들어가서 영화 속 장면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너무 좋더라구요.
영화 속 음식 조리 장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부엌 창에 올려놓은 양념통이었는데요.
모두 그대로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토방 위로 올라서 댓돌 위에 신을 벗어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내부는 잠자는 방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원룸처럼 트여 있었는데요. 길다랗게 마루가 깔려 있었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장식장이나 테이블, 전자 레인지 등 소품들은 대부분 없어졌는데 난로와 냉장고는 그대로 있더군요.
냉장고 속은 어제 청소한 것처럼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난로 속도 비어 있었습니다.
마루 한쪽에 놓인 난로를 보다하니 혜원이 열심히 장작을 패던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르더군요.
불을 붙이면 금방 따뜻해지는 화목 난로야말로 혜원에게는 효자템이 아니었을까요?
영화에서 가장 중심적인 장소였던 혜원의 부엌은 의외로 아주 좁았는데요.
이렇게 좁은 장소에서 영화의 많은 씬들을 찍었다니 제작자들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았어요.
2구 짜리 가스레인지 위에서 많은 웰빙 요리들이 탄생했었지요.
고무장갑이 싱크대 위에 걸쳐져 있더군요. 혜원이 방금 설거지를 마치고 모내기를 하러 갔나 봅니다.
부엌 창 밖으로 보이는 돌담과 건너편 산들이 참 평화로웠습니다.
이곳에 산다면 조리할 때 창 밖만 보아도 전혀 심심하지 않을 것 같더군요.
바깥은 찌는 듯한 무더위인데 대청마루에 앉으니 창문을 닫아도 덥지가 않았어요.
대청 뒷쪽으로 보이는 풍경도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뒷창을 열고 대청마루에 누우면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와 무더위에도 잠이 절로 오겠어요.
이런 곳에 제가 산다면 영화의 혜원처럼 '아주심기'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도시의 고단함에서 벗어나서 고향에서 '아주심기'를 준비하던 혜원처럼
자연을 벗 삼아 살며 힐링할 수 있는 멋진 곳, 영화 속 '혜원의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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