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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쓰시마)에는 엄청난 무게의 돌판으로 지붕을 이은 전통 가옥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이 있다.
대부분의 대마도 도로가 그렇듯이 차 두대의 교행도 힘든 좁은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산골 개울가 마을에 내리니
안내판에 쓰인 '이시야네(돌지붕)'라는 한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국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의 90%를 차지하는 대마도에는 이와 같이 가는 곳마다 안내판이 한글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
대마도의 돌문화를 대표하는 건물인 이시야네(石屋根小屋,돌지붕 창고).
일본에서 집안의 곡물, 의류, 도구등을 넣어 보관하는 창고를 '고야'라고 부르는데
이 지방의 창고는 돌로 지붕을 이었다고 해서 '이시야네(石屋根)'라고 부르고 있다.
섬의 89%가 산림지역이어서 식량의 자급자족이 불가능했던 대마도는 식량의 보존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또 예로부터 화재가 많이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한 해협에 면해 있는 서해안 지역은 겨울이 되면 초속 수십미터의 강한 계절풍이 불어왔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초가지붕과 너와지붕으로는 강풍과 화재로부터 소중한 식량을 지켜낼 수 없었고
또 당시에는 농민이 기와로 지붕을 이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강풍으로 인한 피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막기위해 지붕 자체를 사암이나 이판암의 넓은 판석을 채취하여 덮게 된 것이다.
이시야네를 자세히 보면 이곳은 습기가 많은 곳이므로 기둥을 높여서 지면과 밑바닥에 30-50cm의 공간을 두었다.
이것을 고상식(高床式: 기둥을 세워 바닥을 지면에서 높이 올려 설치하는 가구 구조)구조라고 하는데 지면과 창고의 밑바닥에 바람이 잘 통하게 함으로 곡식의 원활한 건조를 돕기 위함이다.
그런데 지붕위의 돌 하나의 무게는 약 3톤, 지붕 전체의 돌의 무게가 100톤이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지붕이 얹어진 기반은 목조건물이므로 무거운 돌지붕의 붕괴를 막는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데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강도가 강한 모밀잣나무를 주로 기둥으로는 사용하였다고 한다.
창고 내부는 쌀, 보리 등의 잡곡, 의류 및 각종 생활 도구 등을 구별하여 수납할 수 있도록 구획하였고 창고를 화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사진에서와 같이 본채로부터 떨어진 곳에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건축 형태는 일본에서도 시이네(椎根)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몇채밖에 남아있지 않은 귀중한 유물이다.
기중기도 없던 시절에 하나에 3톤 씩이나 되는 이런 돌판들을 어떻게 이 나무 기둥집 위에다 올려놓을 수 있었을까...?
정말 대단한 건축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만약에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이 기둥들이 썩어서 갑자기 돌지붕이 와르르...내려앉는다면..?
생각만 해도 온몸이 부르르......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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