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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병환으로 누워 몸이 허약해져서 거동도 못하게 되었다.
집도 가난하여 약도 제대로 지어드리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신령이 나타나
붕어를 잡아 푹 고아 드리면 어머니의 병환이 나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때는 한겨울이라 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서 고기 잡을 엄두를 못냈다.
효자는 웃옷울 벗고 얼음 위에 누워 얼음을 녹였고 얼음이 녹는 순간 큼직한 붕어 한 마리가 뛰어 올랐다.
이렇게 해서 어머니의 병환을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민물고기 중 제일 많은 물고기인 붕어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회분·칼슘 등은 물론이고
아미노산, 팔미틴산·팔미토올레인산·리놀산 등이 들어 있어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붕어를 강장제로 사용해 왔다.
붕어는 그만큼 허약 체질을 강화시키는 보약이면서 비.위장이 약한 것을 튼튼하게 해주고,설사와 이질을 막아주며,
빈혈과 어린이 성장에 좋을 뿐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함유 되여 있어서 고혈압과 동맥경화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몸에 좋은 자연산 참붕어로 어탕을 끓여내는 맛집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한다.
맛집의 이름은 울산광역시 동구 남목1동에 위치한 '본가 어탕' 울산본점.
체인점인 본가어탕에 처음 가게 된 것은 지인의 추천이나 인터넷 맛집 검색도 아니고
근처 병원에서 진료 후 식사를 위해 주위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찾게 된 식당인데
한번 찾은 이후는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갈 때 마다 꼭 들리게 되는 맛집이 되었다.
식당 입구에 벗어놓은 수많은 안전화. 그것이 본가어탕의 첫인상이었다.
식당 내부도 제법 넓은 편인데 내실이나 홀에 현대자동차 직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들어보니 점심시간에는 예약 손님이 너무 많아 예약 없이 그냥 오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메뉴판을 보니 어탕 손수제비, 어탕 칼국수, 어탕 만두, 어탕 밥, 어탕 해장국.......모두가 어탕 관련 메뉴이다.
어탕이라는 음식을 처음 접해 보기도 하지만 순수 자연산 붕어로 만드는 어탕이라니 어쩐지 구미가 당겼다.
메뉴에 나온 음식은 모두 7,000원. 뭘 먹을까 고민 끝에 어탕 칼국수, 어탕 만두를 하나 씩 주문해 본다.
기본 반찬은 아주 간결하다. 깍두기, 김치, 콩나물무침, 풋고추.
김치와 깍두기는 매콤하면서 신선하고 콩나물무침은 아삭하니 씹히는 맛이 있어 좋다.
반찬이 베풀어지고 기다릴 사이도 없이 금방 어탕칼국수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어탕칼국수가 보글보글 끓는 채로 상 위에 나오면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이는데
렌즈가 김이 서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는지라 한김이 나가길 기다린 후에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젓가락을 넣어 보니 탱글탱글한 칼국수면이 건져지는데
붕어는 어디 있나 하고 뚝배기를 휘휘 저어봐도 붕어가 걸려나오지 않는다.
아하! 이런데 바로 어탕이구나. 붕어를 추어탕처럼 푸욱 고아서 체에 걸러낸 것이라
뼈다귀도 씹히지 않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가 먹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붕어를 고아 걸러낸 국물이니 혹시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며
한숟가락 떠먹어 보니 비린내는 전혀 없고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 맛에 "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상 위에 놓인 아담한 단지 안에는 제피가루와 들깨가루가 들어 있어 식미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다.
제피가루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들깨가루는 너무 좋아하는지라 숟가락으로 푹푹 떠서 어탕국물에 넣고
휘휘 저어 걸죽하고 구수해진 국물을 먹으니 마치 몸에 좋은 보약을 섭취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칼국수는 얼큰한 어탕국물과 함께 먹으니 목으로 술술 잘 넘어 가고 입맛에 딱이다.
어탕칼국수를 찍은 후 어탕만두를 찍으려고 하니 한참이나 지난 후라 어탕이 조금 식었다.
어탕만두가 보글보글 끓을 때 한컷 담았더라면 훨씬 더 맛있어 보일 것을.....! 아쉽다.
위에 곁들여진 깻잎, 부추와 함께 만두 하나를 숟가락으로 건져 올려 살펴본다.
조그만 뚝배기 안에 어탕만두가 하나 가득 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한입에 먹기 좋은 정도 크기의 만두가 숟가락으로 퍼내어도 자꾸 자꾸 나온다.
걸죽한 붕어국물에 들어 있는 어탕만두는 다른 곳에서 맛보는 만두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준다.
뚝배기 안에 국자를 넣어 건져보니 만두만 들어 있는게 아니고 손수제비도 많이 들었다.
오밀조밀하게 빚은 만두와 함께 손으로 떠낸 수제비가 맛의 조화를 잘 이루었다.
어탕칼국수든 어탕만두든 다 반공기 정도의 밥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이미 만두와 수제비, 칼국수로 잔뜩 배가 부른 상태인데 구태여 밥을 먹어야 할까? 잠시 고민해 본다.
하지만 어탕에는 국물이 진수인데 보약이나 마찬가지인 국물을 남기고 일어설 수는 없는 법!
밥 공기를 거꾸로 엎어 어탕 뚝배기 안에다 밥을 투하시켜 꾹꾹 말아보니 어탕밥이라는 새로운 메뉴가 만들어졌다.
다시 뚝배기에 들어있는 칼국수와 공깃밥을 기세좋게 공략해본다.
어탕만두, 칼국수, 수제비에 밥까지 말아서 한뚝배기하고 나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뒤로 물러앉아 잠시 휴식을 하니 약간의 과식 상태가 되어 정신이 몽롱하다. 계산을 하니 둘이 14,000원.
저렴한 가격에 참붕어어탕을 여러가지 형태로 먹고나니 해도 돈이 아깝지 않다.
원기 충전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을 먹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식당 문을 기분좋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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