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상가로 북적이는 경주역 앞을 떠나 육교를 건너 역 바로 뒷편으로 접어들면

번잡하고 화려한 역 앞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새로운 동네가 펼쳐진다.

 낡은 기와 지붕, 어깨를 스쳐야 지날 수 있는 좁디 좁은 골목, 녹슨 철문.....

미로와 같이 얽혀 있는 골목을 지나다보면 뜬금없이 고추밭이 나오고

페인트가 벗겨진 시멘트 담벼락을 지나면 더 이상 가기 힘들 정도로 무성한 풀밭이 나오기도 한다.

6~70년대에 지어진 수백채의 주택들이 좁은 골목들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곳에 서면

여기가 과연 도시의 한가운데 위치한 마을인가 싶을 정도로 적막하기만 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오래 전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는 황오동 골목길의 밤시간.

간간히 개짖는 소리만 들려오는 좁은 골목길에는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비칠 뿐 인적이 드물다.

일찍 누우신 할아버지의 노여움이라도 살새라 숨소리 죽이며 황오동으로 올빼미 산책을 나서본다.

 

 

 

 

 

경주역 광장을 나와 역사 전체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 역뒷편으로 가본다.

바로 아래는 얼기설기 얽혀 있는 철로길.

 

 

 

 

오래 되어 간판의 글자조차 낡아버린 수퍼. 장사가 잘 되야 할텐데......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 이사 갈 때 짐은 어떻게 옮길까?

 

 

 

 

열린 적 없을 것 처럼 굳게 담긴 문. 사람이 살고 있으면 좋으련만......

 

 

 

 

골목길이 정말 컴컴하다.

저멀리 희미하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을 따라 더듬거리며 걸어가본다.

 

 

 

  

골목이 꺾어지는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칠흙처럼 어두운데 저멀리 희미한 불빛만 보이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막다른 골목 옆 담장에는 담장 전체를 다 덮으며 호박넝클이 무성하게 자랐다.

 

 

 

 

어느 집엔 대문을 다 휘감으며 꽃들이 피어 있길래 휴대폰 플래쉬로 비춰보니 능소화가 피었다.

 

 

 

 

대문 앞에 오트바이가 얌전하게 주차되어 있다.

승용차가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에서는 오트바이가 아들보다 낫다.

 

 

 

 

간판조차 없는 작은 수퍼가 애처롭다. 불국사 옆도 아닌데 수퍼 이름이 불국사 수퍼라니......

 

 

 

 

이곳에도 아이들이 살고 있나 보다. 빨간 어린이 자전거가 너무 반갑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드는 옛날 이발소. 여기서는 아직도 성업 중이다.

들어가서 살펴보고 싶었지만 용기내지 못 하고 발걸음을 집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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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산책 중이라 카메라가 없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조명이 거의 없는 가운데 찍은 사진들이라 노이즈가 정말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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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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