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안개 자욱한 아침, 경주 남산 칠불암과 신선암을 처음 오른 후

초보 산행기와 칠불암 마당에 전시된 벽안의 여승 효공 스님의 그림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이날, 새벽까지 비가 내리다가 아침 나절에 그쳤는데
처음으로 찾아본 남산 칠불암 코스는 필자에게 정말 신비한 경험을 가져다 주었다.
평소에 거의 산행을 안 하는데다 한두번 정도 올라본 적 있는 남산도
더운 한낮에 친지들에게 끌려 할수 없이 올랐던터이라 별로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 않는 터이다.

이날도 망설이다가 비가 그치길래 친구를 따라 등산길에 올랐는데
비가 살짝 와서 등산로가 촉촉이 젖어 있어 심호흡을 하지 않아도 싱그러운 솔향이 그대로 느껴졌고
산중턱에는 안개 구름이 걸려 있는 멋진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보고
팔만 들면 신선이 되어 산 위로 날아갈 듯한 묘한 기분에 빠질 정도로 멋진 기억을 남긴 날이었다.





안개가 살짝 낀 아침 나절 등산에서 또 하나 놀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여기 저기에서 부드러운 땅을 밀치고 우후죽순처럼 불쑥불쑥 솟아오른 각가지 버섯들이었다.





시골에서 자라나신 분들이나 평소에 산행을 즐기시는 분들은 웃으실지도 모르나
어릴 때부터 시골 생활을 거의 체험해보지 못하고 자란 필자인지라
버섯이란 그저 시장이나 마트의 가판대 위에 올려진거나 밥상 위에 오른 것을 본게 고작이었으니
비 온 뒤 축축한 나무 아래서 불쑥 땅을 밀고 올라오는 버섯을 직접 본 것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더구나 경주 남산은 전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일 뿐 아니라 국립공원이라 산나물 등 버섯 채취가 일체 금지되어 있는 곳인지라
등산로 발 밑이나 바로 옆 숲에 있는 버섯들도 등산객이 손대지 않은 채로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올라온 버섯 중에는 식용 버섯 같이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한눈에 보아도 독버섯 같은 것이 많이 보였는데
대부분의 독버섯은 색깔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나 어떤 버섯은 식용 버섯과 같이 수수하게 생긴 것도 많다고 한다.
이날 버섯 사진을 여러장 찍긴 했으나 송이 버섯, 느타리 버섯, 표고 버섯, 새송이 버섯, 팽이 버섯 등...이런 종류의 버섯 밖에 모르는지라
사진으로 담아 오고서도 이건 무슨 버섯입니다...라고 포스팅할 수 없는게 못내 아쉽기만 할 뿐이다.





더구나 이번 산행에서는 정말 이상한 생명체를 보았는데
바위 틈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빨간 물체를 보는 순간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버섯인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
건드리면 손을 꽉 물어버릴 것 같이 희한하게 생긴 이 무시무시한 생명체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생물인지 너무나 궁금하다.




어느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이것도 혹시 버섯 종류일까요?
징그럽기도 하고.....섬칫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 생명체의 이름을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혹시나 아시는 분은 제게 넌즈시 알려주시길 간절히 바라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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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신속하게 남겨 주셔서 이 버섯의 정체를 금방 알게 되었네요...ㅎ
닭발버섯이라고도 불리우는 세발버섯이랍니다.
제가 찍은 버섯은 네발인데 아마도.....세발버섯의 변종인가 봐요..

전 생전 처음 본 버섯인데 아시는 분들이 많네요. 무식 완전 탄로남....ㅋㅋ
이래서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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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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