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억새가 물결치고 부산,울산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해를 볼 수 있다는 곳, 간월재.


   

영남의 알프스라고 불리울 만큼 그 풍광이 뛰어난 간월재의 명성을 지인들에게서 익히 들었던지라
햇살이 아주 좋은 휴일에 오른 간월재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지내던 친구를 찾아온 느낌을 주었고
탁 트인 산 아래를 새처럼 나르는 패러글라이더들은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다.

간월재에서 본 풍경과 패러글라이더들의 모습은 다음 기회에 소개시켜드리도록 하고.....





간월재에서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 내려오다가 커다란 느티나무 두그루가 버티고 서 있는 식당을 발견했다.




넓직한 마당 주위에 꾸며놓은 크고 작은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고




여기저기 통나무 조각이나 도기 조각 작품들이 늘어서 있어 손님들의 시선이 심심치 않다.




건물 주위 화단에는 색색의 꽃이 다투어 피고 바로 옆에는 맑은 시내가 흐르고 있는지라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파란 파라솔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서 토종 닭백숙을 시켰다.
예약을 안 하고 간지라 주문을 하고는 여유를 두고 기다리니 나무 식탁 위에 맛깔스런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은 기다리는 중에 허기를 달래주는 부추전.




달콤한 단호박 조림도 애피타이저로는 손색이 없다.




푸짐하게 차려진 기본 반찬들을 보면.....깔끔하게 조려진 멸치 조림.




갓김치(?)




삭힌 콩잎지.(서울 사람들은 의아해 하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콩잎을 먹는다.
짭쪼롬하며 맛깔스런 그 맛은 안 먹어 본 사람들은 모름...^^)




무 장아찌.




보기만 해도 침이 흐를 정도로 빨간 더덕 무침.




아주 상큼한 물김치.




새큼 상큼한 소스를 뿌린 샐러드.




빛깔 고운 계란찜.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마늘과 고추...^^




이건 소금...ㅋㅋ
소금이 맛나 보여서 찍어 보았다.




드디어 토종 닭백숙이 그 모습을 나타내었다.




김이 너무 나기에 조금 기다렸다가 찍었더니 약간은 식은 듯이 보이는 것이 흠이다.




앞 접시에 살포시 옮겨 담아 약간 식힌 후에 살점을 뜯어먹어 보았다.
음.....그래 ....이 맛이야!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육질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분해가 된다.
산에서 내려올 때 부터 배가 고팠던지라 허겁지겁....다 먹어 치웠다.




제일 마지막 마무리는 닭죽.
빛깔 좋은 닭죽은 닭냄새도 나지 않고 여러가지 야채가 들어 있어 씹히는 맛도 그만이다.
지쳐 있던 위 점막 사이 사이로 스며들며 부드럽게 감싸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마당 곳곳이 피어 있는 이쁜 꽃들은 식사를 마치고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게 하는데
마당의 나무들과 바위 틈의 꽃 한 송이 까지도 쥔장의 세심한 손길이 닿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시냇물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에서 기분좋은 몸보신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기분 좋은 간월재 초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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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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