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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에 다녀오는 길, 마을을 나서니 해도 어둑해지고 배도 출출해진다.
밥이라도 먹고 가야할텐데.....어디로 가서 먹지......?
생각하다 양동 마을에서 가까운 안강 읍내로 핸들을 돌린다.
이웃인 박씨 아저씨께서 <어머니의 손길이 그립거든 옥천식당으로 가라~>고 하는 제목과 함께
안강에서 유명하다는 옥천 식당을 블로그에 소개하셨던 글이 문득 기억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질녘이 되어 이미 사방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안강 사거리에서 영천 가는 길에 위치한 옥천식당을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옥천식육식당이라고 쓰인 간판 옆에 돼지찌개 전문이라고 크게 쓰인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외관상으로는 여자들보다는 남자분들이 얼큰하게 소주 한잔 걸치며 식사하기에 알맞은 집 같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니 탁자 예닐곱개가 놓여있는 실내는 다소 어수선하기까지 한데 식당 안에는 제법 손님들이 많다.
식당의 메뉴는 소고기 찌개 8,000원, 곱창 찌개 5,000원, 돼지 찌개 5,000원 딱 세가지이다.
돼지 찌개가 이 식당의 전문이라기에 2인분을 시키니 금방 프라이팬에 담긴 돼지 찌개가 나온다.
반찬은 너무 간단하다. 김치와 삭힌 고추 장아찌 달랑 두 가지.
그리고 뚝배기에 육수가 가득 한 그릇이다.
돼지 찌개 2인분이 담긴 프라이팬을 들여다 보니..... 와! 정말 고기가 많다!
보통 돼지 찌개에는 기본적으로 김치와 두부 등이 들어가고 고기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의 프라이팬에는 김치나 두부는 없고 담긴 재료는 돼지 고기, 대파, 그리고 마늘 뿐이다.
크게 숭숭 썬 돼지 고기가 프라이팬에 한가득이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배가 불러오려고 한다.
이미 박씨 아저씨의 글에서 조리법을 본 적이 있는지라 주인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준비된 주걱으로 돼지 고기를 슥슥 볶아본다.
대충 대충......이리 저리......뒤적뒤적......프라이팬에 담긴 재료들을 볶으니
고추가루와 마늘이 잘 어우러져 보기에 먹음직스럽게 붉은 빛이 돈다.
돼지고기를 대충 볶아서 익힌 후에 준비된 육수를 프라이팬에 투입했다.
이미 달구어진 프라이팬인지라 찬 육수를 부었는데도 얼마 가지 않아 금방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프라이팬 가장자리로 잔 방울이 끓어오르고 가운데로는 붉은 거품이 일어나며 맛나게 끓는다.
끓는 소리도 먹음직스럽다. 보글보글보글보글.......
한참 익힌 후에 주걱으로 떠서 고기의 상태를 살펴본다. 음....이 정도면 먹기에 알맞은걸...?
금방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 위에 고기 몇점 올려놓아본다.
밥과 함께 익힌 고기를 입에 넣으니 두툼한 살점이 입 안에서 씹히는 맛이 좋다.
대충 고기와 국물을 건져 먹고 난 뒤에 이렇게 밥을 넣어 볶아도 본다.
여기선 다른 식당에서와 같이 종업원이 볶아주지는 않는다.
찌개만 먹든.....국물을 다 먹고 비벼서 먹든......그건 손님들 마음대로라니까....
밥을 볶은 후 살짝 눋게 해서 프라이팬에 눌어 붙은 누룽지를 긁어 먹는 맛도 나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이 집의 음식은 참 촌스럽기 그지 없고 서비스는 퉁명스럽기까지 하다.
프라이팬에 담긴 돼지 고기며, 어설픈 반찬,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식당 내부, 손님이 조리해 먹어야 하는 찌개......
하지만 프라이팬에 담겨 나온 두툼한 고기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다른 것들은 다 용서된다.
거기다 찌개 5,000원, 공깃밥 추가 6,000원에 뜨끈한 돼지 찌개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 같이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저녁 무렵엔 더욱 생각나는 뜨끈한 돼지 찌개.....
어머니가 차린 저녁상에 올린 찌개의 맛이 그리우신 분은 옥천 식당으로 가보시길.....^^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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