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내남면에 위치한 전통 음식 체험관 '수리뫼'는 궁중음식과 한국전통음식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정갈한 음식과 조용한 고택의 분위기로 인해 중요한 모임이나 상견례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지요.





삼릉을 지나 내남면 용산회식당에서 좌회전하면 길끝에서 전통음식체험관 '수리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수리뫼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커다란 장독 수십개가 도열해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모두 이집에서 직접 담그는 된장, 청국장, 간장, 고추장, 장아찌들이 담겨있는 장독들입니다.






수리뫼는 1699년에 세워진 용산서원과 함께 고택체험관, 전통음식체험관 등을 거느리고 있는 복합 건물인데요.





오늘 저녁 식사를 하기로 예약된 곳은 수리뫼에서도 궁중음식과 한국전통음식을 선보이는 '수경당'입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38호 2대 기능보유자이신 고 황혜성 교수로부터 궁중음식을 전수받은 박미숙 원장은 

전문인과 일반인에게 궁중음식과 한국전통음식의 재현 보급을 목적으로 수리뫼를 세웠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는 수리뫼농원에서 직접 재배되는 식재료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 뿐만 아니라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궁중음식이나 한국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수리뫼에서 궁중음식이나 전통한국음식을 맛보러면 예약은 필수인데요.

미리 예약해두었던 방으로 인도되어 들어가니 깔끔한 상차림이 베풀어져 있었습니다.


수리뫼 메뉴 중에서 점심특선은 15,000~25,000원 정도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코스 요리인 '수경당 찬.품.단.자'는 35,000원, 55,000원, 70,000원, 100,000원 등으로 가격이 제법 사악합니다.


저희가 오늘 맛볼 메뉴는 찬, 품, 단, 자 중에서 55,000원 짜리 '품' 메뉴인데요.

지난번에 35,000원 코스를 먹어 보았던지라 55,000원 코스는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제일 먼저 베풀어진 음식은 구절판이었습니다. 

 계란 지단, 쇠고기석이버섯당근.....등을 가지런히 채썰고 강황을 넣은 밀전병을 가운데 곁들였는데요.





이 곳에서는 채칼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재료를 하나 하나 손으로 썰어서 재료의 결이 살아있다고 합니다.





수리뫼가 자신있게 내어놓는 부추 장아찌와 매실 장아찌입니다.





본격적인 음식을 먹기 전에 속을 다스려 줄 호박죽이 두 번째로 나왔구요.





세 번째로는 샐러드가 나왔어요. 소스는 복숭아를 갈아넣은 과일 소스인데 상당히 신선하고 상큼했어요.





네 번째로 죽순채가 나왔습니다. 발그레한 홍시 소스의 색감이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한 것이온데 어찌 홍시냐고 물으신다면....."하고 장금이가 말하던 것이 느닷없이 생각나더군요^^.





다섯 번째로 나온 연저육찜은 대장금에서도 소개된 음식이라는데 생신이나 연회 때 궁중에서 드신 음식이라고 합니다..

삶은 삼겹살에 대추, 표고, 마늘, 은행 등을 넣고 끓인 후 조림장과 꿀후춧가루를 첨가한 연저육찜은  

조미료를 쓰지 않고 고추생강사과파 등을 넣어 6시간 동안 졸여 만든 조림장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죽순채, 연저육찜과 함께 더덕구이도 나왔습니다. 더덕구이의 맛은 설명할 필요도 없는 맛이지요.





일곱 번째 코스로는 야채갈비찜이 나왔습니다. 갖은 야채를 함께 넣은 먹음직스런 갈비찜이었어요.


 



곁들여진 야채들과 함께 갈비를 먹으니 아주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났습니다.





여덟 번째로 돔배기편육이 나왔습니다. 돔배기는 간을 치고 토막낸 상어고기인데요.

옛날부터 경상북도 영천 지방에서는 제삿상에 돔배기 산적이 빠지면 안 되었지요.

저도 돔배기 산적을 먹어본 적은 있지만 돔배기를 편육으로 만든 것은 이 날 처음 먹어 보았습니다.





돔배기 편육은 곁들여진 오그락지(무말랭이 무침)와 함께 먹어야 제 맛입니다.





아홉 번째로 흰 목이버섯을 넣은 들깨탕이 나왔습니다. 아주 구수했습니다.





들깨탕을 먹고 있는데 바로 황화잡채가 나왔습니다. 직접 만든 조림장으로 잡채를 무쳤다고 하는데요. 

조림장이 진한 색깔이 나서 짤 것 같이 보이지만 직접 졸인 조림장을 써서 감칠 맛이 난다고 하더군요.

황화가 무엇인고 했더니 나리꽃이란 뜻이라네요. 나리꽃을 잡채에 넣는건 처음 보았습니다.

나리꽃이 입 안에서 오독오독하게 씹히는데 처음 먹어보는 특이한 식감이었습니다.





코스가 끝이 안 나더군요. 먹다 보니 열 한 번째 코스인 편육겨자쌈이 나왔는데요. 

소고기에 밀가루가 아닌 찹쌀가루를 묻혀서 부친 육전을 

아래에 놓인 당귀잎이랑 샐러드랑 같이 싸서 먹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열 두 번째 코스는 탕평채였습니다. 색감의 조화가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었어요.





이미 12가지의 코스 요리를 다 먹었는데 그제서야 '식사'가 나온다고 하네요! 

지금껏 나온 요리만 해도 충분하고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는데......ㅠㅠ

아마도 우리 민족은 밥과 국, 반찬으로 먹어야 '식사'를 했다고 하는가 봅니다.





무조림, 각색나물, 호박고지무침, 연근조림, 장조림, 김치 등의 기본 반찬 10가지가 상에 한가득 베풀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고등어 김치 조림이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돌솥밥과 함께 미역국도 나왔는데요. 10년 묵은 간장을 썼다는 미역국은 소고기 없이 미역 만으로도 충분한 맛이 났습니다.

전채 요리로 인해 이미 배가 터질 듯 했지만 쫄깃쫄깃한 돌솥밥이 입 맛을 자극해서 밥 한그릇도 어느새 비워냈습니다.





후식도 도자기 쟁반에 예쁘게 담겨져 나왔는데요. 

국화와 아이비가지를 이용한 푸드 코디가 먹기 아까운 비쥬얼을 보여 주더군요.





후식과 함께 나온 수정과도 진하고 향기로워 식사 후 담소를 나누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식사하는 동안 직접 요리를 만든 제자 분이 서빙하시면서 일일이 요리에 대해 설명해 주셔서 더 좋았는데요.

수리뫼의 모든 요리에는 화학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재료와 함께

된장, 간장, 고추장, 기타 장아찌를 직접 만들어서 음식에 사용한다고 덧붙여 설명해 주셨습니다.

 

30년 경력의 조리 기능장이 직접 궁중음식과 전통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올리는 경주 '수리뫼'.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특별한 음식체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멋진 식당이었습니다.



35,000원 코스 '찬' 메뉴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rubygarden.tistory.com/entry/%EC%88%98%EB%A6%AC%EB%AB%BC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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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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