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지만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던 어느 하루,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의 귀래정에 가보았습니다.

귀래정이란 이름은 경주 말고도 순천, 나주, 안동, 영천 등 여러 곳에 있는 흔한 정자의 이름인데

경주 강동면의 주택 귀래정(歸來亭)은 별서정원의 조경이 독특한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별서정원이란 것은 시골 들판이나 산 아래에 한적하게 따로 지은 집의 정원이란 뜻인데요.

담양 소쇄원, 강진 다산초당, 진도 운림산방 등이 별서정원으로 잘 알려진 곳들이지요. 





경주에서 7번국도를 타고 서포항IC 쪽으로 가다가 폐교된 강동처등학교 단구분교장을 지나니

다산2리 마을 안길에 귀래정이 있었습니다.


 



귀래정으로 들어가는 문이 무척 소박했는데요. 쪽문처럼 작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오! 아담한 연지 안에 둘러싸인 귀래정이 바로 눈 앞에 뙇! 하고 나타나네요.





대문에서 귀래정으로 향하는 길에는 돌다리가 놓여있었는데요.





날아갈듯 하늘로 추녀를 치켜든 건물은 특이하게도 정육각형이었어요.

이곳은 사랑채와 안채가 전후로 배치되어 있는데 귀래정은 사랑채의 당호라고 합니다.





1798년(정조22년)에 여강 이씨 21세손인 이지륜이 건립한 귀래정은 처음 이름이 육화정이었는데 

예조정랑을 지낸 지헌 이철명 선생을 모시면서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왔다는 뜻을 기려

 당호를 귀래정(歸來亭)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현재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4호라고 해요. 





건물은 ㄴ자 모양의 연지에 둘러싸여 있는데 대문에서 귀래정으로 가려면 가운데 놓인 돌다리를 건너가야 합니다.





돌다리는 원래 무지개 모양이었다고 보수하면서 직선 모양의 다리로 바뀌었다고 해요.

고색창연한 귀래정 건물과 산뜻한 직선의 화강석 다리는 밸런스가 좀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운치있는 연지 위에 가지 한쪽을 드리우고 있는 향나무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연지의 물은 한여름 가뭄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귀래정의 평면은 육각형을 전후로 크게 나누어 두개의 사다리꼴로 만든 후 전면은 대청으로 꾸미고

후면에는 사각형의 방 2개를 만든 후 나머지 삼각 부분은 출입 공간과 반침으로 꾸몄습니다.





보통 육각형 평면의 정자 내부에 온돌방을 두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 평면을 교묘하게 분할하여 

육각의 평면 내에 사각형의 온돌방을 설치하여 사랑채로서의 기능을 하게 했다고 하네요.





사랑채인 귀래정을 돌아본 후 쪽문을 향해 안채로 향했습니다.





안채는 두채로 이루어졌는데 그다지 감동이 없더군요. 사랑채에 앉은 바깥주인은 멋진 풍광을 즐기는데

안채의 마나님은 마당만 보면서 생활했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랑채를 거쳐 안채를 돌아본 후 안채 대문을 통해 다시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경주 귀래정의 건축 형태는 문화재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는 독톡한 건축 양식인데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이유가 문화재 지정시에 각종 규제가 따르는 것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후문이 들리는군요.

비록 문화재 지정은 못 되었지만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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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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