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릴레이가 블로거들 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필자에게도 릴레이의 배턴이 돌아 왔다.

이번 글쓰기 릴레이의 주제는 '편견 타파'.

[편견타파 릴레이]
1. 자신의 직종이나 전공때문에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를 써주세요.
2. 다음 주자 3분께 바톤을 넘겨주세요.
3. 마감기한은 7월 31일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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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는 필자에게 릴레이의 배턴이 돌아오지 않길 '간절히' 기원하며....
직종이나 전공과는 별로 관계가 없지만 요즘 필자의 최고 관심사인 '사진에 관한 편견 타파'에 대해서 몇 마디 주절주절해 본다.



요즘 어딜 가든지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든 사람이 가득하다.
폰카, 디카, DSLR 카메라, 그리고 아주 드물게 필카까지도....

실제로 삼청동 같은 곳은 주말에 거리를 걷는 사람의 반은 DSLR을 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DSLR 카메라가 대중화되어 있고 필자가 살고 있는 경주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인지라
시내 곳곳에서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필자 또한 2007년 11월에 DSLR 카메라를 처음 구입했으니 이제 1년 육개월이 조금 넘은 햇병아리.
동호회 활동을 하지 않는 필자인지라 거의 혼자서 사진을 찍으러 다니지만
아주 간간히 지인들과 함께 출사를 나갈 때도 있었는데
이분들은 한결 같이 보급형으로 나온 나의 저급한 카메라를 보고 고개를 흔드는 것이다.

"사진은 장비가 좋아야 하는데.....카메라가 너무 후지네요....카메라를 업그레이드 하세요..
렌즈 하나로 배기다니요....꽃을 찍으려면 접사 렌즈, 풍경에는 광각 렌즈, 그리고 망원 렌즈를 갖추세요.
오토로 찍으면 절대로 사진이 늘지 않습니다.....M 모드로 사진 찍는걸 연습하세요..."
이런 말을 매번 듣다 보니 사진 찍으러 같이 나가면 괜히 주눅만 들었고
남들이 시키는대로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결국은 아무데도 쓸모없는 사진을 만들게 되는 일이 허다했고
아무리 사진을 많이 찍어도 사진 실력 또한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사진이 늘지 않으니 사진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져 가고 있던 필자에게 사진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뜨리게 하고
없던 자신감과 열정을 가지게 해 준 것은 바로 유명 사진 작가들의 사진 관련 수필집이었는데 그 책에는
사진을 찍으며 깨닫게 된 그들만의 생각으로 "사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더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었다는 내용이 한결같이 실려 있었다.

여러 사진 작가들이 사진 관련 책자에서 한결 같이 주장하는'사진에 대한 편견 타파'를 간단히 몇 자로 <요약>해 본다.

     1. 사진은 장비가 좋아야 잘 찍힌다는 편견을 버려라.

장래가 촉망되는 화가 지망생에게 그림 대신 사진을 해 볼 생각은 없느냐고 물어보았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은 그림은 그림 도구가 좋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을 좋은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진으로 성공하려면 좋은 사진 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인정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적게는 수백,많게는 수천이 드는 사진 장비를 갖출 재력이 없어서 사진을 전공으로 삼는 것을 일치감치 접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 사진은 장비가 좋아야 한다.
하지만 장비가 다는 아니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값비싼 고급 카메라라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진의 화질을 결정하는 것은 렌즈의 성능이지, 카메라 본체의 성능은 아니라고 한다.
고급 카메라란 좀 더 전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하는 고급 사용자를 위한 장치를 덧붙인 것..
촛점영역이 많아서 촛점을 더 빠르고 손쉽게 맞출 수 있거나 어두운데서도 쉽게 찍을 수 있도록 ISO를 더 높일 수 있거나
초당 연사 속도가 높아지거나 혹한에나 우천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갖추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기능들을 다 갖춘 고급 카메라는 크고.... 무겁고 ....무지 비싸다!

전문 사진가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면 고급 카메라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백 수천 짜리 장비를 등에 메거나 대포만한 렌즈를 목에 걸고 산 위에 힘들게 올라가서
남들이 다 찍는 운해나 일출을 찍는다면 그것은 주목받지 못 하는 사진이 된다.
이미 다른 유명 작가가 다 찍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비록 보급형 디카나 DSLR을 가지고도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는 사진,
남다른 시각으로 찍은 사진이라면 그 사진은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이다.

사진이 좋지 않는 것을 장비 탓으로 돌리지 말자.
내 사진이 좋지 않은 것은 카메라가 허접해서가 아니라 대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찍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부족한 때문이다.
비싸고 좋은 카메라라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아니다!

     2. 사진은 수동 모드로 찍어야 잘 찍는다는 편견을 버려라.

사진을 수동으로 찍는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수동으로 찍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동차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예전엔 수동 기어로 차를 운전해야 운전하는 맛이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요즘은 거의 대부분이 오토매틱 기어차를 운전하는걸로 안다.
필자 또한 자동차의 매카니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면서도 시동을 걸고는 액셀레이터를 밟고 운전을 한다.
자동차를 몰며 순간 순간 속도에 대응하면서 기어를 수동으로 넣는 등의 신경을 쓰지않고 즐겁게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운전하면 된다.
그만큼 오토매틱 기어는 운전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해주어서 운전자를 안전하고 즐거운 운전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 발전되어 셔터만 누르면 모든 것이 다 해결해주는 최첨단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면서
소위 말하는 작품 사진을 찍으려면 반드시 수동노출로 조작을 해야 한다는 편견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후배 중 한명이 얼마 전에 DSLR 카메라를 샀다고 해서 사진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처음 카메라를 산 이 친구....제법 값 나가는 바디에 단렌즈. 줌렌즈, 망원 렌즈를 다 갖추었다고 자랑하면서
자기는 초보지만 다 수동(M 모드)으로 찍는다고 자랑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왜 M 모드로만 찍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래야 사진 찍는 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사진의 선배들은 사진을 가르쳐 주면서 뇌출계(머리 속으로 판단하는 노출)로 찍어야 진정한 실력자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수동 모드로 어렵게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반드시 더 위대한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그저 잘 된 작품을 감상할 뿐이지 무슨 모드로 찍었냐를 물어보지 않는다.
(하긴 가끔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그러면 자랑스럽게 오토모드나 P 모드로 찍었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정작 상업 사진작가들은 빠르고 정확하게 사진 찍어주는 자동 노출을 즐겨 사용한다고 한다.
번거롭게 카메라 조작을 하는 즐거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좋은 사진을 찍는 일이다.
멋진 장면이 나타났을 때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조합하느라고 꾸물거리는 동안에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

M 모드로 사진을 찍기를 고집하는 사람은 M 모드로 사진을 찍은 후 P 모드나 A모드로  한번 더 셔터를 눌러 놓으시길...
그러면 최악의 실수는 면할 수 있다.

    3.  사진은 최고의 포인트에서 찍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SLR 클럽 같은데 가보면 수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분초를 다투며 올리는 수많은 사진을 보게 된다.
최고의 출사 포인트에서 최고로 멋진 사진들을 찍어서 올려 놓는다.
어디 하나 구도상으로 빈 틈이 없는 선명하고 완벽한 사진....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사진을 보면 감흥이 없다.
"참 잘 찍었구나..." 그 뿐이다.

필자 또한 얼마전 사진 포인트로 잘 알려진 곳에 가서 수많은 사진 애호가들 곁에 삼각대를 벌려 놓고 찍어본 적이 있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며 사진에 담아보았지만 결코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사진을 연구하고 그 장소를 수십번 가본 사람의 사진에는 결코 비견될 수 없고
이미 다른 유명 사진 작가들이 그 장소에서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사진은 다 찍어 공개해 버렸다.

아무도 찍지 않아서 비교할 수 없는 사진을 찍으려면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보아야 한다.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남과 다른 시각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면
관광지의 엽서와 다를 바가 없는 사진만 찍게 되는 것이다.
잘 알려진 최고의 시진 포인트에 가지 않더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일상에서 사진의 소재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필자를 보고 반문할 것이다.
"너는 사진에 대한 이런 편견을 다 버렸냐?"고....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편견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편견을 깨고 더 좋은 사진을 찍어보려고 발버둥치는 것일 뿐....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뷰 파인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 보는 것이다.
사진에 대한 여러가지 편견은 멀리 던져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카메라를 메고 나서서 새로운 빛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다음 주자]
1. 펜펜님 : 등산과 여행에 대한 최고의 정보와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로 우리의 시선을 모으는 최강 블로거님.
2. 저녁 노을님 : 잔잔한 일상 속에서 발 밑에 떨어진 행복을 주워 맛깔스러운 글로 우리들에게 전파해 주시는 베스트 블로거님.

3. 파르르님 : 제주의 숨겨진 비경과 맛집, 아름다운 이야기를 현장감있게 전해 주어 우리에게 제주병을 앓게 해주시는 베스트 블로거님.
   펜펜님, 저녁 노을님, 파르르님.....받아 주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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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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