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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쪽에 위치한 정자항구는
고래잡이의 메카인 장생포항과 함께 울산을 대표하는 항구이다.
울산 도심에서도 제법 많이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말에는 모여드는 차들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곳 없이 북적이곤 하는데
1년 내내 참가자미를 잡는 정자항은 전국으로 유통되는
참가자미의 70%를 어획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란하기 전인 봄철의 가자미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절이라
지금 정자항에서는 최고로 맛난 가자미를 맛 볼 수 있다길래
자연산 참가자미회 미식 여행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정자항으로 향한다.
배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가자미는 선착장에서 직접 경매를 거쳐 활어는 직판장으로 보내고
죽은 고기는 건조 과정을 거쳐 밑반찬용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활어직판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지만 살아서 펄떡이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양식 어종 보다는 대게, 도다리, 감성돔, 참가자미.......등 연안에서 바로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들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어종 중에서도 정자항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종은 뭐니뭐니 해도 참가자미이다.
울산 인근에서 최고의 횟감으로 참가자미를 꼽는 이유는 참가자미가 순수 자연산 어종이기 때문.
대부분의 횟감 생선들이 다 양식이 가능한데 반해 참가자미는 깊은 바다에 사는 어종인지라 양식을 할 수 없어 모두 자연산이다.
기름기가 많아 찰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참가자미는 특히 비린 맛이 없어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그중 정자항 사람들이 으뜸으로 여기는 것은 참가자미회다.
활어직판장에서는 원하는 고기를 고르고 판매자들과 가격 흥정을 하면
원하는 생선을 뜰채로 떠서 무게를 잰 후 정확한 요금을 알려준다.
1kg에 20,000원 정도로 흥정을 했는데 마음씨 좋은 주인장인 털보 아저씨는
고기가 중량을 넘어도 개의치 않고 넉넉하게 생선을 담아 준다.
고른 생선은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회를 떠 포장해주는데
포장된 회는 활어직판장 부근에 위치한 초장집으로 가져가면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초장집이라는 상호를 많이 본 적이 없는지라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여기도 초장집, 저기도 초장집, 온통 초장집 일색이다.
어느 집으로 갈까 잠깐의 고민을 하다 제일 가까운 초장집으로 향한다.
들어가자 마자 너무나 신속하게 상차림이 베풀어진다.
쌈채소 3가지에 샐러드, 해초, 미역, 마늘.....등 기본적인 반찬에 번데기, 건빵, 보리떡까지 반찬으로 나왔다.
가자미회는 20,000원, 기본 반찬은 1인당 4,000원, 공기밥은 1,000원, 매운탕을 추가주문하면 5,000원이다.
2인이 주문할 경우 35,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의 참가자미회를 즐길 수 있다.
도시락에 아무렇게나 수북이 쌓여진 회는 생각보다 양이 많다.
살아 펄쩍이는 자연산 참가자미를 잡았는데 20,000원이라는 가격은 너무나 착한 가격이다.
이걸 커다란 횟접시에 가지런히 펴면 5~6만원 짜리 회로 변신하겠지?
고추냉이장에 콕 찍어 입안으로 가져가본다. 음.......입안으로 상큼한 바다 향이 전해진다.
비린 맛은 거의 없고 씹어보니 쫀득쫀득하니 찰진 것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역시나 자연산이로구나! 이 맛에 사람들이 참가자미회를 찾는가 보다.
회를 다 먹은 후 매운탕도 주문했다. 무섭게 펄펄 끓어대는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인다.
한숟갈 떠서 음미해보니 매운탕 맛 또한 수준 급이다. 뱃속을 뜨끈하고도 시원하게 해 주는 요상한 음식이다.
매운탕 안에 숟가락을 넣어 휘저어 보니 생선 건더기가 너무나 많다.
뼈에 살이 너무 많이 붙어 있어서 하나 하나 덜어내어 살을 훑어 먹는 맛도 그만이다.
귀신고래 등대 구경과 함께 맛보게 된 울산의 명물 정자 참가자미회.
자연산 어종이라 먹을 때 마다 안심이 되고 가격 또한 저렴하여 기분이 좋다.
제철 만나 싱싱하고 쫄깃한 자연산 참가자미를 자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 바로 울산 정자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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