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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통일전으로 가는 은행나무길에 자리잡고 있는 맛집 호박고을.
북적이는 시내나 유명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호박고을은
경주 사람들과 여행객들에게 소리 소문없이 소문을 타던 맛집인데
얼마 전에 '우결'에서 가상 부부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박소현과 김원준이
경주 보양 여행으로 호박고을을 찾아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우결(우리 결혼했어요)' 녹화 현장에서 박소현, 김원준은 호박고을의 주 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와 버섯 오리백숙을 맛나게 먹고 너무 맛있다며 표장까지 해 갔다고 하는데
필자도 외식이나 회식으로 몇번 찾았던 호박고을인지라 이번 기회에 간단하게 소개해 볼까 한다.
경주 시내에서 배반 사거리를 지나 경주 - 울산 도로에 접어들어 불국사 쪽으로 가다보면
남산 입구인 통일전과 서출지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호박고을은 삼거리에서 100m 정도 지난 오른쪽길에 위치하고 있다.
특이한 기와를 머리에 얹은 황토집 호박고을은 너른 마당에 주차 공간도 널찍하고
주변에도 주차공간이 많아 회식 단체 손님들이 찾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호박고을의 주메뉴는 단호박을 재료로 한 여러가지 음식들.
메뉴판을 쭈욱 훑어보니 단호박 오리 훈제, 단호박 영양밥, 단호박 해물구이, 단호박 돼지 훈제,
버섯 오리 백숙, 버섯 오리 전골.......등 여러가지 건강 메뉴들이 눈에 뜨인다.
그중에도 많이들 찾는 메뉴 단호박 오리 훈제는 38,000원, 단호박 영양밥은 25,000원이다.
그 외에 3~4인 손님들을 위한 코스 훈제 요리들도 많이 보이는데
함께 갔을 때 주문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그중 A 코스는 단호박 오리 훈제 + 오리 훈제 수육 + 부추전 + 호박전 + 잔치 국수이고
B 코스는 단호박 돼지 훈제 + 돼지 훈제 수육 + 부추전 + 호박전 + 잔치 국수인데
3~4인용이라는 A, B, C, D 코스 요리의 가격은 대부분 60,000원 선이다.
예전에 회식 때에 찾았을 때 4명이 A 코스를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여성 4명이 먹기에는 비교적 알맞은 양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두명이 식사하게 된지라 38,000원 짜리 단호박 오리 훈제를 주문하였다.
단호박을 굽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으려면 예약은 필수인데 (예약전화 054- 777 - 5202)
필자는 미쳐 예약을 하지 못하고 찾아간지라 약간은 긴 시간을 무료하게 기다려야 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조금 있으니 노르스름한 호박죽이 에피타이저로 나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호박죽을 한수저 떠서 입 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쌀알갱이가 입 안에서 느껴지면서 너무나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한참을 기다리니 주문한 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가 한상 눈 앞에 차려졌다.
반찬은 비교적 깔끔하고 맛도 훌륭하다.
두번째 반찬인 땅콩 조림에 같이 들어있는 것이 밤인가 하고 먹어봤더니 무화과이다.
말린 무화과를 당콩과 함께 조렸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무화과를 처음 먹어본지라 신기하게 맛을 보았다.
주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는 훈제된 오리 고기를 단호박 안에 넣어 참숯가마에서 한 시간 동안 구워낸 것이라고 한다.
훈제 오리고기인데다 단호박 안에 넣어 한시간 동안 구웠기 때문에
기름기가 쫙 빠져버린 오리고기는 다른데서 먹는 것 보다 훨씬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곁들여진 샐러드나 상추, 깻잎에 싸먹어도 좋겠지만 먼저 레드비트로 물들인 무쌈에 싸먹어 보기로 한다.
오리 훈제 두어점을 소스에 찍어 분홍색 무쌈에 올려서 입 안에 넣으니
새촘달콤한 무쌈의 맛과 쫄깃 탱탱한 오리 훈제 고기의 맛이 너무 잘 어우러진다.
단호박도 한 덩이 떼어내어 앞접시에 담고는 숟가락으로 살포시 퍼서 맛을 본다.
오랜 시간 동안 참숯가마에서 구워내서 그런지 단호박 껍질은 새카맣게 타버렸지만
오리 기름이 듬뿍 스며들어 잘 구워진 단호박은 호박만 구워낸 것 보다는 훨씬 더 촉촉하고 달콤하다.
오리 훈제를 다 먹고나니 마지막 입가심으로 소면이 나왔다.
소면의 양은 정말로 적다. 남자분들 같으면 두번만 집어 먹으면 금방 그릇이 비워질 듯....
2인분인 오리 훈제가 나왔을 때는 둘이 먹기에도 양이 좀 적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지만
훈제 오리고기와 단호박을 다 먹고 소면까지 먹으니 의외로 배가 불러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다.
호박고을에서 식사를 하고나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조금은 서운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카페 '세한도'에서 차 한잔도 좋고
아니면 바로 옆에 위치한 통일전과 서출지에 들러 산책을 하기에도 그만인 거리이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가을이 아니더라도 빤히 바라보이는 통일전을 보며
은행나무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손 잡고 한없이 걸어보는 것도 금상첨화!
영양과 맛 뿐 아니라 주변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주 맛집, 호박고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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