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나들이는 다른 계절보다 목도 많이 마르고 허기도 빨리 진다.

영월의 볼거리 한반도지형, 선돌, 청령포들을 한달음에 돌아보고 나니

강원도의 먹거리들을 빨리 섭렵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영월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을 맛보기 위해 

영월의 시장 한켠에 벌여놓은 좌판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시장통을 지나며 보니 먹거리를 벌여놓은 집 마다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이 보인다.

한바퀴 돌아보다가  "메밀전병 먹어보소~ 올챙이국수도 있어요~~"라고

손짓하는 얼짱 할머니의 좌판 앞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앉아 본다.

 

 

 

 

자리에 앉으니 바로 앞에 보이는 커다란 양푼에 올챙이국수가 잔뜩 담아져 있는 모습이 눈에 먼저 뜨인다.

어떻게 국수면을 이런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 올챙이국수는 국수라기 보다는 묵에 가깝다고......

강원도 영월, 정선 등지나 충청도 전라도의 산간 지방에서 많이 먹는다는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전분으로 죽을 쑨 다음에 바가지 구멍을 통해 찬물이 담긴 자배기에 밀어내리면

묵처럼 똑똑 떨어지면서 면의 형태가 갖추어지는데 그 모양이 마치 올챙이와 비슷해서

올챙이 국수라고 부르게 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올챙이묵, 또는 올창묵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올챙이국수 한그릇을 주문하니 그릇에 국수를 담고 그 위에 잘게 썬 김치와 김가루를 얹어 참깨를 소올솔 뿌려준다.

잘 비빈 후 기대감에 부풀어 한 숟가락 떠 먹어보니 "오잉? 이게 대체 무슨 맛이야!" 너무 싱겁다.

양념장을 좀 더 많이 끼얹고는 다시 잘 석어서 먹어보니 그제서야 약간 간이 맞는다.

국수라기보다는 옥수수묵에 가까운 맛이라 그런지 약간은 심심한 맛이다.

처음엔 이게 대체 뭥미? 할 정도의 맛이었는데 매끌매끌한 올챙이국수를 한참 씹으며 음미하니

그제서야 입안에서 옥수수의 구수한 맛이 서서히 느껴진다.

 

  

 

 

올챙이국수 한그릇을 다 비웠는데고 그다지 양이 차지 않는지라 이번에는 메밀배추전과 메밀전병을 먹어보기로 했다.

 경상도 같으면 밀가루로 부쳤을 배추전이 이곳에서는 메밀가루 옷을 입고 얌전히 누워 있다.

 

 

 

 

그리고 메밀총떡이라고도 불린다는 메밀전병은 질 좋은 메밀이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방의 별미떡이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하여 얇게 지진 후 볶은 김치소를 넣고 말아서 지진 메밀전병은

떡이라기 보다는 유전병, 그러니까 부침개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메밀전병, 배추부침개를 주문하니 할머니께서는 솥뚜껑에 기름을 두르고 다시 따끈하게 데워주신다. 

다 데운 메밀전병은 가위로 두어번 잘라서 접시에 담아주는데 메밀전병은 한줄에 천원씩이다.

 

 

 

 

이윽고 메밀전병과 메밀배추전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서울사람들은 "배추로도 전을 부쳐요?"하며 놀라기도 하는데 살짝 덜 익힌 배추전은 섬섬한 맛이 나면서 씹는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경상도에서는 배추전을 밀가루로 부쳐 먹는데 메밀가루로 부친 배추전은 새로운 느낌의 맛이다.

 

 

 

 

메밀전병의 자른 단면을 보니 볶은 김치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재료가 다진채로 들어가 있는 것이 보인다.

입안에 넣어 씹어보니 겉은 부드럽고 속은 아삭거리는 것이 목으로 수울술 잘 넘어간다.

올챙이국수에 메밀배추전, 거기다 메밀전병까지 함께 먹으니 너무 배가 불러 일어나기가 힘이 든다.

 

하지만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식도락에 있다지 않는가!

비록 잘 차려지거나 비싼 음식이 아니더라도 시장 귀퉁이에서 맛본 영월 토박이 음식은

지치고 허기진 여행자에게 강원도의 힘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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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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