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1박 2일을 본방으로 보니 마침 경주 수학여행 특집을 방영하고 있는 중이다.
버스 안에서의 장기 자랑이나  교복을 입은 멤버들이
경주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스탬프를 찍는 장면들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빛 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져 가던 수학여행에서의 추억이 하나...둘 ....되살아났다.

필자는 초, 중,고를 거치는 동안 경주, 설악산, 남해안.....등의 역사 문화 명소를 수학여행으로 돌아보았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에야 유적지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지라
무엇을 보았는지는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오고가는 버스 안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잘거리며 노래 부르던 일,
장기 자랑 하던 일, 버스가 흔들리도록 쿵쿵거리며 춤 추고 놀던 일,

밤새 한잠도 자지 않고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잠 자는 친구들 얼굴에 매직으로 그림을 그리고 손발을 묶어 놓던 일,
선생님 신발을 감춰 놓고 밤에 몰래 놀러 나가서 선생님들을 골탕 먹이던 일 등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는데......


오늘은 '어느 선생님의 수학 여행에서의 맺힌 한이 구구절절이 드러나 있는 학습지'를 소개할까 한다.

선생님의 다년간의 지도 경험과 수학 여행에서 골탕먹은 끔찍한 기억이 생생히 살아 있는 학습지를 받아 든 필자.
톡톡 튀는 질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그만 빵....터져버리고 말았는데......


차창 밖으로 손이나 머리를...? ( 내밀지 않는다, 내밀어 장애인이 된다. )
버스 안에서 멀미가 나면......? ( 옆 친구바지에 토한다, 비닐 주머니에 토한다. )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 할 때는......?
( 속히 제자리로 승차하여 인원점검을 받는다.
나 때문에 선생님께 욕먹고 우리 차가 제일 꼴찌로 가게 한다. )
위험한 곳은......? ( 가지 않는다. 가서 119를 부르는 등 선생님의 혼을 쏙 빼놓는다. )......등등

수학여행을 앞두고 성희롱, 성폭력, 안전 교육을 위해 만드셨다는
선생님의 장난기 가득한 '수학여행 사전 교육 학습지'를 풀어보면서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계속 깔깔거리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학습지는 처음 풀어봐요~!!" 했다고 하니
'수학여행 가서 이런 행동은 절대 해서 안 됩니다...'하는 주입식 교육 보다는 몇 배 더 효과 있는 학습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에게서 입수한 수학여행 사전 교육 학습지를 이웃분들에게도 살짝 공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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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에 소개되었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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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嶺南樓)'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멋진 건축물이다.


남천강(밀양강) 건너편에서 당당한 모습의 영남루를 마주 대해 바라보노라면 오른쪽 언덕 아래에 사당이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남루를 돌아본 후 동쪽 문으로 나와 남천강변으로 난 계단을 한참 내려가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당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배산임수의 멋진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문을 통해서 계단 위에 있는 사당이 보이는데 노랑과 빨강이 주를 이루는 단청의 색감이 곱다.


아랑각(阿娘閣)이라 불리우는 이 사당은 은 조선 명종(재위 1545∼1567) 때 미모가 뛰어났던 밀양 부사의 외동딸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은 얼굴만큼 마음씨도 고울뿐 아니라 글과 바느질 솜씨가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흠모를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관아에서 심부름을 하는 통인이 아랑의 고운 모습을 본 후. 그만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랑의 유모에게 뇌물을 주고 아랑을 꾀어내게 되었다.

보름달이 뜬 어느날밤, 통인은 영남루에서 달 구경을 하던 아랑에게 나타나 그동안 혼자 연모해 온 것을 아랑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하였는데 그 말을 들은  아랑은 냉정하게 통인의 무례함을 꾸짖었다.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한 통인은 사모하던 마음이 그만 증오로 변하여  갖고 있던 비수로 아랑을 찔러 죽이고 말았다. 
아랑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후 밀양에는 부임하는 신임부사들마다 죽음을 당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밀양 부사로 오는 것을 꺼려했다.



이때  서울 남산골에 사는  한 대담한 선비가 자원하여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정말 소문대로 부임한 첫날 밤에 여자의 혼령이 나타났다. 
그는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이렇게 부사가 오기만 하면 나타나느냐"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랑은 통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이 선비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내일 한 나비가 나타나서 한 사나이의 머리에 머물테니 그가 곧 자신을 죽인 범인이라고 말했다.
부사는 처녀 귀신과 약속한 대로 통인을 잡아 처단하고 처녀의 묘까지 만들어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밀양 주민들은 아랑각을 지어 그 처녀의 정절을 기리고 소원을 기원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가 <밀양 아리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16일이면 소복한 처녀들이 제관이 되어 제등을 밝히고 그의 정숙한 넋을 기리는 아랑제가 열린다.


아랑각 문을 통해서 보는 남천강은 푸르고 깨끗하기만 해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겼던 곳이란걸 짐작하기 힘든다.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와 같은 인면수심의 치한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 시기에
아랑처럼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우리의 딸들이 이 땅에 다시는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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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타르 인근 지역을 여행하며 이동하는 동안에는 차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초원과 간간히 나타나는 게르와 말, 양떼들은
여행자의 시선을 차창에 고정시키고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시내나 초원 가운데로 난 길을 갈 때나 필자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인적없는 길을 따라 끝없이 늘어서 있는 전봇대였다.





몽골에서 전봇대는 길을 안내해 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광활한 초원에서 길을 찾지 못할 때 전봇대를 이정표로 해서 목적지를 찾아가곤 한다니 몽골 전봇대는 일석이조의 고마운 존재이다.





그런데 전봇대가 서 있는 모양은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몽골 전봇대 대부분은 그 모양이 A 자형인 것이 특징이다.





전봇개 바로 앞에 서서 찍어보았는데 이렇듯 절묘한 A자형 일수가...!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더러 우리네 것과 같이 콘크리트 전봇대가 서 있는 곳이 많지만....





조금만 외곽지로 나가면 어김없이 나무 전봇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근데 자세히 보면 전봇대의 주지지대가 땅에 박힌 콘크리트 기둥에 단단히 묶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땅에 박혀있는 전봇대 나무가 썩어서 내려앉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그럼 모두 다 콘크리트로 전봇대를 하면 될텐데....
나무가 별로 없는 초원지대조차 이렇게 나무 전봇대를 박아놓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A자형 전봇대는 옆으로는 튼튼해 보이는데 그대신 앞으로는 넘어지지 않을까도 의문 가는 점 중에 하나였다.
변압기가 올려진 더블 A 자 모양의 이런 전봇대는 정말 튼튼해 보이는데.....

몽골의 특이한 모양의 전봇대는 호기심 어린 이방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모양의 전봇대가 있을까...? 아주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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