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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도 가장 남쪽 끝부분에 자리잡은 작은 어촌 마을 꼴로안 빌리지(Coloanne Village)는
호젓하고 운치있게 산책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좋아할 만한 장소이다.
버스가 돌아서 가는 콜로안의 로터리는 정말 소박하기 이를데 없다.
로터리 오른쪽으로는 이색적인 수상가옥들과 대구를 건조시킨 바칼라우를 파는 거리가 나오고
로터리 왼쪽으로 가면 드라마 '궁'과 '도둑들'의 촬영 배경이 되었던 한적한 해안가 도로가 나온다.
해안가 도로 중간 쯤에 나오는 노란 빛깔의 예쁜 성당은 '궁'드라마에서
윤은혜와 주지훈이 결혼식을 올렸던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최근에는 성당과 바로 앞 레스토랑 응아팀카페에서 영화 '도둑들'의 중요한 장면들이 촬영되기도 했다.
성당에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나오는 조그마한 도서관을 비롯하여
콜로안 마을의 좁은 뒷골목은 길을 잃고 하루종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꼴로안 마을의 중심 로터리. 이곳에서 버스가 승객들을 내려주고 로터리를 돌아서 나간다.
로터리에 내려 보면 "완전 코딱지만한 마을이잖아?"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마을의 규모는 소박하다.
로터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해안길로 가보기로 한다.
초록색 창문이 있는 하얀 건물은 바로 에그 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즈 카페.
드라마 '궁'에서 윤은혜가 이곳에서 사먹은 에그 타르트를 사먹는 장면이 나온 이후로
에그 타르트를 맛보기 위한 목적으로 꼴로안에 오는 사람도 많이 있을 정도이다.
로드 스토어즈 카페를 지나 마을의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우리나라의 어촌과 비슷한 친근한 풍경이 펼쳐진다.
좁은 지역에 통일성 없이 다닥다닥 붙여 지은 건물들은 우리나라 어촌을 연상케도 하는데
간혹 가다 이렇게 새로 지은 산뜻한 건물도 오래된 건물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파스텔톤의 페인트를 곱게 칠한 포르투갈풍 공공건물은 여기가 마카오임을 실감케 한다.
해안가에는 이렇게 바칼라우를 파는 가게가 여기 저기 눈에 뜨인다.
바칼라우는 대구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으로 포르투갈 사람들은 바칼라우가 없이는 밥을 먹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수백년간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았던 마카오 사람들에게 바칼라우는 마치 김치와도 같은 존재.
동쪽 해안 도로의 끝 부분에는 이렇게 수상가옥들도 몇채씩 눈에 뜨인다.
해안도로의 동쪽 끝에는 작은 부두가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서 배를 타면 바로 건너편에 있는 중국 본토로 가게 된다.
해안 부두쪽에서 다시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해안가도로를 따라 걸어본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이렇게 예쁜 벤치가 놓여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해안도로를 산책하다 보면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단연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이다.
크림과 화이트가 조화를 이루는 이 아름다운 성당에서는
드라마 '궁'에서 윤은혜와 주지훈이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촬영되었고
영화 '도둑들'에서는 마카오 박과 펩시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성당 내부에서 촬영되었다.
바로 앞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 '응아팀 카페'는 비교적 싼 가격에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고
'도둑들'에서 한국에서 공수된 가짜 태양의 눈물 다이어몬드를 펩시와 예니콜이 넘겨 받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관련 포스트 : 도둑들, 궁 촬영지 마카오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도둑들에 나와 더 유명해진 꼴로안의 노천 카페 응아팀 카페
성당에서 로터리로 이어지는 골목 시장엔 열대과일이 잔뜩 진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더운 지방 마카오의 과일들은 당도가 높고 맛이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토이하우스처럼 아담한 건물이 나오는데 바로 꼴로안 도서관이다.
'궁'에서 윤은혜가 자전거를 세우다가 주지훈을 발견하고 "신 봤다!"라고 외쳤던 바로 그 곳!
그런데 해안도로의 이름이 참 특이하다. 길 이름이 '十月初五馬路'이니 '10월 5일 거리'인 것이다.
마카오의 중심가에도 '10월 5일 거리'가 있는걸 보았는데
10월 5일은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군주제도가 종말을 고하고 공화국이 선포된 날이다.
꼴로안의 길들은 일방통행이 많다. 면적이 좁은 마카오에서 일방통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길에는 이렇게 거대한 반얀나무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마카오나 홍콩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길 가다 보면 어떤 건물은 건물 전체가 모두 넝쿨 식물로 둘러싸인 웃지못할 경우도 보인다.
꽃이 피었을 때는 예쁘겠는데 꽃이 지고 나면 좀 어수선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가다 이렇게 화려한 주택들이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다. 부호의 저택인 듯.....
해안도로에서 몇 걸음만 걸어들어가면 이렇게 특이한 창문과 벽들을 가진 오래된 집들이 나온다.
마카오 뒷골목길에서 찍은 벽과 창문 사진들은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기로 한다.
번듯하고 화려한 건물보다는 이렇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들이 마음을 강하게 붙잡는건 웬일일까......
낡고 우중충한 건물들이지만 그속에 서로 정을 나누고 사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정감이 가는 것이리라.
처음 페인트를 칠했을 때의 산뜻한 모습보다는 세월이 흘러 바람과 비로 인해
마모되고 퇴색된 이런 빛깔들은 오묘하게 사람을 붙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습기가 많은 지방이어서 그런지 햇빛만 나면 이렇게 빨래를 말리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여기저기 널린 빨래들이 오늘은 때를 만났다.
꼴로안의 골목길에 매료되어 한참이나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건너편 중국대륙 쪽으로 뉘엿뉘엿 해가 넘어간다.
마카오의 조그마한 어촌마을 꼴로안에서 이렇듯 아름다운 일몰을 맞이하게 되다니......
해가 서산으로 꼴까닥 넘어갈 때까지 바닷가 벤치에 앉아 상념에 빠져들어본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니 맞은편 중국 대륙에 위치한 건설현장에도 불빛이 화려하게 비친다.
손에 잡힐 듯한 곳에 중국 대륙이 자리잡고 있다니......마카오가 이제 중국에 반환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바닷가 마을 꼴로안의 10월 5일거리에도 푸르스름한 어둠이 찾아왔다.
가로등만이 붉은 빛을 발하는 한적한 거리.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도 울려퍼질 만큼 거리가 조용하다.
많은 빨래를 말리던 공터에도 빨랫줄이 다 치워지고 누르스름한 조명아래 고요함만이 감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앞 광장도 몇사람이 남아 서성이고 있을 뿐 평온함을 되찾았다.
불빛 아래 환하게 드러난 성당의 크림색 몸체는 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사람들이 자취가 사라지면 거대한 반얀나무들끼리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할 것 같은 그런 저녁이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아름다운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떠나기가 못내 아쉬워 발걸음이 무겁다.
이젠 꼴로안을 떠나 호텔로 돌아갈 시간. 우리네 시골버스처럼 한참을 기다려준 버스에 올라 마카오 반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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