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읍성 바로 옆에는 특이한 돌구조물이 남아 있는데
무언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석빙고이다.
돌뼈다귀만 남은 석빙고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형태의 유적.
우리나라의 석빙고는 현재 경주,청도를 비롯하여 창녕,안동,현풍,영산 등에 6기가 남아 있고

북한에는 해주에 1기가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이 중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에 있는 석빙고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석빙고 가운데
경주 석빙고(보물 제66호) 다음으로 큰 규모이고 쌓은 연대도 오래된 것이다. 





흙으로 다 뒤덮여 있고 입구 문만 보이는 경주 반월성 석빙고만 보아오던 내게 청도 석빙고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멀리서 보니 마치 로마 시대 유적지와도 같은 느낌을 주어서
목조 건물 일색인 우리나라 여타 문화재에 비해 무척이나 색다른 인상을 안겨 주었다.


 


석빙고의 입구 왼쪽에는 석비(石碑)가 서 있는데 앞면에는 공사에 동원된 인원수·쓰인 자료·비용 등을 기록해 놓았고

뒷면에는 비를 세운 날짜와 함께 관계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그 중에 '계사(癸巳)년'이라는 기록이 있어 조선 숙종 39년(1713)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석빙고는 현재 양쪽 벽을 이어주던 반원 아치 형태의 홍예(虹霓)가 4군데 남아있을 뿐 천장은 완전히 무너져 불완전한 상태이다.





내부는 동·서로 뻗은 긴 구조로 서쪽에 출입문을 두었다.





출입구 아래 쪽에 난 계단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경사진 바닥이 보인다.





가운데에는 물이 빠지는 길을 두고 동쪽에 구멍을 만들어 석빙고 밖의 작은 개울로 물이 빠지도록 하였다.





환기 구멍을 뚫어 놓았던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는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다.






비록 지붕이 없고 뼈대만 앙상히 드러나 햇빛과 바람이 수시로 드나드니 석빙고로써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이지만

경주 석빙고와 달리 안이 훤히 드러다 보이고 아래로 내려가 자세히 살펴 볼 수도 있으니 좋다.





한여름에 이 석빙고로 내려서면 지상과는 확연히 다른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겨울에 강에서 떠온 얼음을 여름까지 보관했다는 석빙고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초등학교 다니던 어릴적에 날씨가 많이 더우면 석빙고 안에 들어가서 더위를 피하며 놀다가 학교를 땡땡이치기도 했다며

근처 식당 아주머니께서는 석빙고에 얽힌 어릴적 추억을 신나게 말씀해주셨다.





비록 세월의 풍상으로 많이 허물어졌기는 하지만 자손들에게 잘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우리의 문화 유산,
청도 석빙고는 보물 제 323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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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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