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신호등이 켜지자 수많은 자전거의 물결이 횡단보도와 길을 메운다.

막강한 자전거들의 파워는 버스나 트럭에게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바로 중국 대도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중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중국 전역의 자동차의 수는 급증하였지만 아직도 중국 서민들의 제일 가는 교통 수단은 자전거.

어딜 가든지 쏟아지는 자전거의 물결은 이방인들에게는 참으로 장관이다.






도로에서 차와 자전거가 뒤섞여 다니니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교통 질서란 그저 지키는 사람이 더 바보인듯...

사람이든 자전거든 무단 횡단은 기본이고 신호 무시에....심지어는 역주행도 서스럼없이 한다.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차를 발견하면 반대편 차가 알아서 비켜 가는 정도...



천진에서 필자가 탄 빵차(다마스같은 차)가 갑자기 반대 차선으로 역주행하는 바람에 심년 감수했는데

그러지 말라고 그러니까 빨리 가려면 어쩔 수 없단다...ㅠㅠ

심지어는 고속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것도 보았다는 친지의 경험담......






자전거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제일 기본적인 자전거에서부터 삼륜 자전거 스타일, 인력거 스타일, 모터를 장착한 부르조아 자전거 스타일......

하지만 새 자전거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로 끄는 인력거는 아직도 도시나 시골에서 다니면서 관광용이나 택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자들은 자전거 탈 때 우리같이 바지를 고집하지 않고 치마를 입고도 잘 탄다.


어떤 여자분들은 미니 스커트를 입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를 밟고 다녀서 앞에서 보면 속옷이 훤히 다 보일 뿐 아니라

심지어는 치마가 길면 다리 위로 확 걷어부치고 넓적다리와 속옷을 구경시키며 타는데 그것을 보고 관심 두는 사람도 별로 없다. 

 

중국 여자들은 기차 같은데 마주 앉아서도 짧은 치마 아래 속옷 처리에 신경을 전혀 안 써서

우리 나라에서 간 사람들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할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아니 ,왜 중국 여자들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치마 속을 다 보이냐...."

하며 우리 나라 사람들이 불평을 하면 중국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는 우리를 더 이해치 못하고 도리어 갸우뚱하며 되묻는다고 한다.

"아니......치마 안에 팬티를 입었지 않습니까......"라고......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를 입고서 속옷이 보일까봐 매우 신경쓰는 우리나라 여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중국 사람들의 속옷의 개념은 우리와 약간 다른 것 같다..

실제로 대형 할인점에는  치마를 입고 앉아 한쪽 다리를 올려 팬티 아랫부분을 완전히 노출한 채로 앉은

섹시한 모델이 사진이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걸려 있어서

우리의 속옷의 개념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자전거가 대중 교통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어딜 가든 자전거 주차장은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






공원 주변에 주차시켜놓은 각양악색의 자전거들. 북경은 특히 황사와 매연이 심해서 안장을 비닐로 덮어놓았다.

자전거 도둑이 많다 보니 자전거마다 적게는 한 두 개에서 심지어는 5 개가 넘는 자물쇠를 채워놓기도 한다.

자물쇠 서너 개 정도는 도둑이 쉽게 열고 가져간다는데 다섯 개 정도 채워 놓은 자물쇠는 도둑이 열다 열다 안 되니까

분풀이를 하는건지 자기 자물쇠까지 하나 더 채워놓고 가버려서 주인도 타지 못하게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전해 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울며 겨자먹기로 새로 사지만 중국에서는 해결하는 방법이 우리와 다르다고 한다.

이른바 후샹방주(互相幇助' 서로 돕는다는 뜻).

우리나라의 품앗이처럼 서로가 서로의 일을 도와줄 때 쓰는 말인데 자전거에서 후샹방주는

"내 자전거를 누가 가지고 갔으니,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몰래 가져오자."는 말이다.

중국인의 논리로는 이건 훔치는게 아니라 서로서로 자전거를 질리지 않게 돌아가며 쓴다는 것.




자전거 도둑이라니까 생각나는 영화가 한편 있다.

바로 5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2001년)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왕소수 감독의 작품 '북경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현대 북경 젊은이들의 힘겨운 청춘을 담은 이 영화는 
 
오기와 뚝심 하나로 삶을 개척해가는 청년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구웨이의 택배 배달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은 자전거.

'구웨이'는 회사로부터 600위안(한화 12만원 상당) 짜리 실버 자전거를 대여 받게 되고

그 자전거는 순수한 '구웨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결국 돈을 벌어 그 자전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결심을 한 '구웨이'는

손님들의 불평 불만과 주위의 좋지 않은 시선에도 자신의 일을 꿋꿋이 해 나간다.


 갖은 고생을 해 가며 그가 600위안을 거의 모았을 무렵, '구웨이'는 그만 그토록 사랑하던 자전거를 도둑맞게 된다.

결국 베이징 전체를 뒤져가며 자전거를 찾아 나선 '구웨이'는

드디어 어떤 소년이 그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게 되지만

항상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불량스러운 그 소년에게 아무 말도 못한 채 고민만 하게 된다.

베이징 도시의 뒷골목에 살고있는 고등학생 '지안'

그는 행복하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삐뚤어진 생활을 한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싸움질도 하는 그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것은

귀엽고 깜찍한 여고생 '지아오'와 그리고, 얼마 전 얻게 된 실버자전거이다.



자다가도 일어나 자전거를 볼 정도로 자전거를 사랑하는 '지안'은 '지아오'와 산책하던 도중

누군가가 자신의 자전거를 훔치고 있는 것을 목격하는데.

친구들을 불러 그 도둑을 추격한 '지안'은 결국 도둑을 잡아 두들겨 팬 후 자전거를 되찾는다.

피투성이가 되어 그 자전거가 원래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도둑 '구웨이'를 뒤로한 채 친구들과 유유히 돌아가는 '지안'.

도둑으로 몰린 '구웨이'는 포기하지 않고 자전거를 되찾기 위해 계속 '지안'주위를 배회하는데.

하나의 실버 자전거를 둘러싼 그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그 사이 그 둘에겐 묘한 우정이 생기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구웨이'와 '지안'은 하나의 자전거를 서로 공유하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하는데......



빨간 이층 버스가 런던을 상징하듯  북경의 모습은 자전거로 대변된다.

중국에서의 자전거의 의미는 거의 신발과 같다고나 할까.

신발이 없으면 밖에 나갈 수 없는 것처럼 자전거가 없는 북경의 생활, 아니 중국인의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다.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추위에도, 4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의 폭서에서도 북경 사람들은 삶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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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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