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경여행에서 누구나 빠뜨리지 않고 들리는 곳 천단 공원.
천단(天壇)이란 영락 18년(1420년)에 완성된 '하늘'을 상징하는 사당 건축물로
명,청의 황제들이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당시의 황제가 된 자들은 스스로를 '천자(天子)'로 간주했기 때문에 대자연을 숭배했으며
천지를 숭배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은 황제의 중요 업무였다.
천단공원 내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축물은 기년전(幾年殿)으로 황제가 오곡이 풍성하기를 빌던 곳이다.
삼중 처마로 된 원형 궁전의 높이는 38m인데
자금성의 지붕이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인데 반해 이곳의 지붕은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 색이다.
유리 기와라 불리우는 기년전의 지붕은 명대에는 아래부터 자주색,황색,푸른색의 3색이었다고 한다.
중앙의 '용정주(龍井柱)'는 일년 사계절을, 가운데 12개의 기둥은 12개월을,
바깥쪽의 12개 기둥은 12시진(2시간)을, 내외 처마 기둥 24개는 24개의 절기를 각각 상징한다고 한다.
자금성의 옥돌은 황제를 상징하는 용으로 되어있지만 천단 공원의 계단 옥돌은 하늘을 상징하는 구름으로 조각되어있다.
기년문 앞에는 황제의 옷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황제의 가마가 놓여 있었고
기년문 밖에서 기년전을 바라보면 지붕 너머로 기년전의 둥글고 푸른 지붕을 확인할 수 있다.
북쪽의 기년전(祈年殿)을 떠나 남쪽으로 오면 원구단(圓丘壇)과 황궁우(皇穹宇)가 있는데
황궁우(皇穹宇)는 우리나라 종묘와 비슷한 곳으로 황제의 조상과 신들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동쪽 출입문은 황제 전용문이고 왕족과 고관대작들은 서쪽 출입문을 이용했다고 하는데
오직 천신(天神)만이 드나들 수 있는 중앙 출입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다.
황궁우의 기단 중앙에는 삼음석(三音石)이란 돌판이 있는데 이 돌 위에서 박수를 세 번 치면 그 소리가 세 번 다 되돌아 온다고 한다.
황궁우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을 회음벽이라고 하는데 음이 돌아오는 벽이라는 뜻이다.
한 사람이 벽에 대고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이 그 벽 반대편에 귀를 대고 있으면 소리가 둥근 벽을 타고 전달된단다.
사람들마다 벽에 붙어서서 "자기야~들려어~~?(중국말이라서 대충 추측함....^^)"라고 외쳐대고 있었다.
원구단(圓丘壇)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지내는 곳. 원구단의 전체적인 구조는 원형의 대리석으로 되어있는데
모두 3층으로 되어 있는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하늘과 가까워진다고 믿었다 한다.
원구단의 최상층 제단 중앙에는 역시 둥근 모양의 천심석(天心石)이 놓여 있는데
여기 서서 소리를 지르면 그 즉시 메아리가 되어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간다고 한다.
이 역시 황제가 제문을 읽을 때 그 소리가 하늘에 전달되라고 고안한 장치라고......
위 사진에서 천심석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바닥의 부채꼴 모양 돌들의 배치를 보면......
처음 1단은 돌의 숫자가 9개, 그 다음 2단은 18개, 3단은 27개......
이런 식으로 9의 배수를 이용하여 모두 9단까지 돌들을 배치했는데
이는 9가 황제의 숫자이기 때문이다.(황제가 머무는 곳을 흔히 구중천이라고 하듯)
이처럼 천단공원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지내는 곳이라 일반 서민들은 얼씬도 할 수 없는 곳이었으나
오늘날 이 천단공원은 황제도 고관대작도...공산당 간부도 아닌 아무런 권력없는 일반 서민들에게 하루종일 점령 당하고 있다.
특히 아침 나절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서 이야기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제 나름대로의 방법대로 운동하고 있는 모습은
공원을 방문하는 외국 사람들에게는 정말 신기하기만 한 중국의 풍경이다.
운동의 형태는 정말 다양하고 계층 역시 다양해서 여기저기에서 부채춤을 추는 사람, 검술을 하는 사람......일렬로 줄 맞춰서서 느린 동작의 태극권을 연마하는 사람들.......
부채춤을 추며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전통 악기를 열심히 연주하는 모습에서 심지어는 수백명이 한데 모여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모습까지
저마다의 특색있는 방법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천단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온 후 나의 마음에 새겨진 장면은 기년전도 황궁우도 아니고 중국인들의 살아가는 생활 모습이었다.
가진 것이 부족하여도 나름대로 생활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중국인에 대한 더 친근한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들도 한데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란 것을 느끼게 해 준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Copyright 2009.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지구촌 산책..........................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해 황포강의 보석같이 찬란한 야경 (60) | 2009.12.08 |
---|---|
이화원, 중국을 뒤흔든 여걸 서태후의 여름 별장을 가다 (29) | 2009.07.25 |
북경 길거리에서 만난 맹물 서예가 (46) | 2009.07.18 |
북경 자전거는 오늘도 돌고 돈다. (45) | 2009.07.17 |
만리장성 못 가보면 남자가 아니라고? (42) | 2009.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