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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돌아본 후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천전리각석이 있다고 해서 찾아 보았다.
관련 포스트 : 국보 제285호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서
반구대암각화가 있는 곳에서 다시 반구대 삼거리로 나와 경주쪽으로 500m정도 가는 천전삼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천전대현로를 거쳐 천전각석로로 들어서 조금 가면 천전리각석이라고 쓰인 커다란 안내판이 나타난다.
무려 '국보 제147호'인 중요한 유적이지만 주변에는 오고가는 사람 하나 찾아볼 수 없이 한적하기만 하다.
대곡천을 가로질러 놓인 나지막한 다리를 건너가니 커다란 반석 위에 할아버지 한분이 깊은 오수에 빠졌다.
의지하던 지팡이는 옆에다 걸쳐두고 깊은 잠에 빠진 할아버지.
산중 너른 반석 위에서 세상모르고 오수에 빠진 할아버지는 혹시 신선이 아닐까?
얼마 걷지 않으니 바로 눈 앞에 천전리각석이 나타난다.
너비 9.5m, 높이 약 2.7m의 인위적으로 다듬은 듯한 바윗면에 조각이 가득하다.
바위면은 앞으로 약 15도 정도 기울어졌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자연적인 풍화로부터 비교적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조각은 신석기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새겨졌는데
상부에는 주로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에 걸쳐 이루어진 조각이 있다.
사람 형상과 함께 사슴을 포함한 짐승, 뱀과 새, 물고기 등의 형상이 있는데
새겨진 물고기 중 일부는 날이 선 지느러미가 마치 상어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마름모 꼴이나 둥근 모양을 가진 기하학적 무늬도 존재한다.
하부의 조각은 주로 신라 초기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조각되었는데
선긋기로 그어진 선들과 함께, 기마행렬도, 배가 항해하는 모습, 인물 등이 새겨져 있고
그 외에 용이나 말, 사슴 등으로 추정되는 짐승의 형상도 보인다.
함께 새겨진 명문(銘文)은 약 800자 이상이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확인할 수 있는 글자는 300여 자 정도이다.
신라 법흥왕 때 새겨진 이 명문에는 법흥왕의 동생 사부지갈문왕이 을사년 천전리 계곡을 다녀갔다는 내용의 원명과
기미년 사부지갈문왕의 부인 지몰시혜가 어린 아들과 함께 찾았다는 추명으로 되어 있다고......
천전리각석이 있는 각석계곡은 울창한 숲 사이 너른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천혜의 쉼터이다.
맑은 물과 너른 반석, 시원한 그늘은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한 물놀이 장소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너른 반석 위에 소나무숲 그림자가 길게 드리울 때 쯤이면
굳이 돗자리를 깔지 않더라도 신선과 같은 오수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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