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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天子)가 이곳의 항구로 들어왔다 해서 이름 지어진 천진 (天津,텐진)은
북경, 상해, 중경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의 하나이자, 북방 최대의 무역 항구 도시이다.
천진은 우리에게는 1885년 청나라와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이권을 놓고
자기네끼리 멋대로 맺은 텐진 조약으로 유명한 곳.
중국의 발달된 면모를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중국 최대의 산업 경제도시로서
우리나라와는 많은 경제 교류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뿌옇게 흐린 바다를 지나 천진 땅으로 들어서면
구획정리가 잘 된 반듯반듯한 공업 구역들이 끝도 없이 성냥갑처럼 늘어선다.
4대 직할시라는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국제 공항 또한 살짝 구질구질하며 좁고 답답했는데
밖으로 나오니 천진의 엄청나게 많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인해 하늘도 회색으로 잔뜩 찌푸려져 있다.
공항 맞은 편 건물 옥상탑의 '우리의 중국을 사랑합시다!'란 문구가 먼저 눈에 띄었다.
북경이나 천진은 중국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비싼 고급 수입차가 많다.
중국에서의 자동차 가격은 엄청난데 그랜져는 우리나라에서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려나간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을 아무런 구애 없이 물 쓰듯 쓰는 부자가 중국 인구의 약 10%인지라(일억 오천에 이른다...!)
길거리에는 완전 고물이 된 차와 벤츠,아우디가 한데 섞여서 다니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점심을 먹으러 공항 앞 식당에 들렸는데 에어콘이나 선풍기도 변변치 않은 식당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덥고 습한 공기 탓에 온 몸에 열이 나는데 앉으니 펄펄 끓는 차를 먼저 내 온다.
중국 사람들은 전혀 찬 물을 먹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 비해 수질이 좋지 않아서 일찍부터 차문화가 발달하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중국 음식은 기름기가 많아서 찬물을 먹으면 배탈이 나기가 쉽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여행 오는 중국인들은 식당에서 더운 물을 주지 않고 생수를 주는 것에 많은 불평을 한다고 하니
물 하나 먹는 것도 이렇게 풍습이 다른것에 실소가 머금어졌다.
하지만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한여름에 뜨거운 차와 함께 나온 뜨거운 중국 음식들을 먹고 있으니 나중엔 별로 덥지도 않고 음식의 맛을 즐길 수가 있었다.
인구 천만의 도시 천진에는 고문화 거리를 제외하고는 관광 명소가 거의 없는 편이고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천진의 상징 천탑(天塔,텐타)이 유명하다.
탑의 높이는 415.2m로 미터로 세계에서 4번째, 아시아에서 2번째로 높으며 TV,방송 수신탑으로 사용되고 있다.
248미터-278미터 사이의 탑루 내에는 전망대와 20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전식 레스토랑이 있다.
2층의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있어 반경 백리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볼 수 있다고 하나
늘 흐리고 안개 낀 천진의 날씨로는 시내 조망이 어려워 실제 올라가는 사람은 적다고 한다.
시내에는 특이한 모양의 빌딩도 여기저기 눈에 뜨이는데
중국 사람들은 건물 외부 장식에 아주 치중을 하는데 대부분의 건물 내부의 시설은 엉망인 경우가 많다.
수많은 빌딩과 아파트마다 어김없이 옥상과 건물에 화려한 야간 조명을 설치하는데
U.F.O착륙지 같이 멋진 야간 조명 장식을 한 아파트 안에 들어서면
복도와 가정의 조명은 바깥과는 다르게 매우 침침하였다.
중국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천진도 자전거의 천국이다.
상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륜차가 많았는데 손님을 태우려고 기다리는 오트바이 택시이다.
오트바이 택시 너머로 보이는 우리나라 다마스같은 조그만 승합차도 역시 택시인데
천진사람들은 이런 차를 식빵같이 생겼다고 해서 '빵차'라고 부른다.
프라이드를 연상케 하는 택시는 앞 좌석과 뒷 좌석 사이가 창살로 가려져있다.
운전자를 택시 강도에게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살벌함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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