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의 관광 명소  '고문화 거리'를 혼자 거닐다가 우연히 고문화 거리 한가운데 교회 건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기독교가 공인되지 않은 중국에도 교회가 있나....고 갸우뚱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중국에도 공산당의 인가를 받고 모이는 교회가 있으니 이런 교회를 통틀어 '삼자교회(三自敎會)'라고 한다.





교회는 한 눈에 보기에도 오래 된 건물이었는데 건물의 앞면은 형태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었다.

교회의 왼쪽편 벽은 좀 더 훼손되어 있어서 세월이 많이 지나간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교회의 오른쪽 벽면의 모습도 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입구 문 위에 '기독교회'라고 써져 있었는데 교회 이름은 '창문교회'였다.
문 밖에서 한참을 기웃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서 보았다.

교회 문 안으로 들어서니 사택인지.....가정집 같은 2층 건물이 왼쪽에 자리잡고 있었고
가운데 가로질러 걸린 붉은 플래카드에는 "하나님은 세상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이 적혀 있었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예배실의 입구가 나왔다.
차림새로 보아 외국인 같아보이는 여자가 혼자서 교회당에 들어서니 웬 일인가...하여 몇 사람이 나와 말을 건다.
바디 랭귀지로 안에 들어가 봐도 되겠냐는 시늉을 했더니 금방 알아차리고 예배실로 안내를 해 주었다. 

안뜰에서 올려다 본 예배실 전면에 1934년이란 연도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이 창문교회는 네덜란드 선교사가 선교하여 세운 교회로 예배당은 유럽식 교회를 모방하여 지은 교회라고 한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한 예배실 강단에는 '利馬內利'라고 쓰여 있었다. 
이는 '임마누엘'이란 뜻으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말인데  
마태복음 1장 21~23 절에
"주의 사자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이 모든 일의 된 것은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가라사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라고 쓰여진 구절에서 인용한 말씀이다.

예배당은 2층으로 되어있었는데 2층에서 강단을 내려다 햇빛을 쬐러간 화분을 기다리며 가지런히 놓여있는 화분 받침들이 한가롭게 보였다. 예배당 곳곳에서 교회의 오랜 역사가 배어져 나오는 듯 했다. 

예배실 2층에는 접이식 의자와 나무 벤치가 함께 놓여있었는데 제일 앞 의자에 앉아 중국 땅을 위하여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배실을 나서며 뒤돌아 보니 현판에는 성당(聖堂)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캐톨릭 교회당을 성당이라고 부르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기독교회 건물도 성당이라고 하는가 보다.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예배당을 나서니 목사님(?)이 예배당 문을 자물쇠로 굳게 걸어 잠근다.
(중국 교회는 목회자의 기근으로 목사님이 없는 교회가 거의 대부분이니 목사님은 아닐 듯....)
예배가 없는 평일에는 예배당을 개방하지 않는 듯 한데 갑자기 방문한 나를 위해 특별히 예배당 문을 열었나 보다. 

교육관인 듯 한 예배당 옆 부속 건물 벽에 붙어있는 사랑 愛 자가 떠나는 나에게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부속건물들은 엄청 지저분해보이지만 중국의 집에서 이 정도 지저분한 정도는 아주 양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공산당의 인가를 받고 모이는 창문교회와 같은 삼자교회(三自敎會)는 언제나 공산당의 감시와 간섭을 받고 있는데
공산당원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여 설교자의 설교나 교회 모임에서 공산당 지침에 어긋나는 설교 내용이 있는지 항상 감시한다.
그래서 기독교의 근본 교리인 삼위일체나 부활 사상같은것을 성도들에게 가르치지 못 하고
도덕적인 설교 외에는 하지 못하는게 중국의 삼자교회이다.
기독교를 탄압하는 중국에서 공산당의 간섭 하에 모이는 이런 삼자교회는
공산당의 앞잡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늘 내가 들어가서 잠시 기도하고 나온 이런 삼자교회라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중국 전역에 복음이 편만하게 펼쳐질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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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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