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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 소쇄원, 송강정, 식영정, 면앙정, 독수정, 상월정, 연계정, 관어정, 남극루......
무려 10개가 넘는 정자가 있어 정자의 고향으로 불리우는 담양으로 떠난 여행.
한국 3대 정원으로 알려진 소쇄원을 돌아본 후 근처에 있는 식영정으로 향했습니다.
소쇄원 주차장에서 식영정까지는 1km정도의 거리로 승용차로는 2분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요.
한국 가사문학관을 지나자마자 길 옆 아름다운 숲속에 자리잡은 정자가 바로 보였습니다.
식영정 바로 앞길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싱그러운 숲내음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았습니다.
식영정은 송강 정철 가사의 비가 서 있는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어요.
송강 정철 가사의 비를 살펴본 후 돌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올라갔습니다.
방향을 튼 돌계단 중간참에 서니 기와 지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영정이 코 앞이네요.
식영정은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인데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입니다.
정자의 이름이 참 로맨틱하지요.
가사문학의 산실로 불리우는 식영정은 송강정, 환벽당과 더불어 정송강 유적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정철은 노송의 숲 속에 묻힌 식영정의 정취와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성산별곡을 지었다고 하네요.
식영정 앞뜰에 성산별곡 전문이 새겨진 시비가 있었어요.
당시 사람들은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정철 네 사람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이들이 성산의 경치좋은 20곳을 택하여 20수 씩 모두 80수의 '식영정이십영(息影亭二十詠)'을 지었는데
'식영정사십영'은 후에 정철의 '성산별곡'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식영정 아랫편으로는 부용당과 서하당이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 저 정자들도 살펴봐야겠네요.
올라온 돌계단을 따라 다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붉은 배롱나무 꽃잎이 여기저기 떨어져 돌계단을 꽃계단으로 만들었네요.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김소월이 담양에 왔더라면 사뿐히 즈려밟고 가는 꽃은
진달래꽃이 아니라 배롱나무꽃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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