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산책........................../마카오'에 해당되는 글 52건

  1. 2012.06.25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부자의 소박한 저택, 마카오 로우카우 맨션 44
  2. 2012.06.11 마카오를 발 아래? 천혜의 전망대 몬테 요새 20
  3. 2012.06.07 마카오의 랜드마크,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유명한 성 바울 성당 24
  4. 2012.05.07 골목 전체가 시식 코너? 마카오 육포거리를 가다 27
  5. 2012.04.30 마카오 명동 성도미니크광장과 성당의 신비한 야경 21
  6. 2012.04.23 동화 속 풍경 같은 마카오 성도미니크 성당 19
  7. 2012.03.12 마카오 로컬푸드의 최강자, 웡치케이에서 맛본 완탕면 31
  8. 2012.03.01 보석같이 빛나는 마카오 타워의 야경 11
  9. 2012.02.24 무식하면 용감하다? 마카오 동네 식당 체험기 29
  10. 2012.02.22 모자이크 바닥이 아름다운 마카오 바라 광장 18
  11. 2012.02.20 마카오 이름의 유래가 된 아마 사원 15
  12. 2012.02.15 마카오 세나도 광장,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24
  13. 2012.02.13 마카오 뒷골목에서 만난 이슬람 건물, 무어리쉬 배럭(Moorish Barracks) 26
  14. 2012.02.08 마카오 만다린하우스, 중국 고위층은 어떤 집에 살았나 직접 가보니... 26
  15. 2012.02.06 마카오 릴라우광장 - 평범한 동네 마당이 세계문화유산인 이유는? 19
  16. 2012.01.30 마카오 고급주택가 펜하힐(Penha Hill)마을 들여다보기 14
  17. 2012.01.27 매케니즈 음식의 진수를 맛본 마카오 헨리스 갤리 16
  18. 2012.01.25 야경이 아름다운 언덕 위 작은 호텔 마카오 리베라(리비에라호텔, Riviera Hotel) 23
  19. 2012.01.21 화려함 가득한 중국 마카오의 설날, 춘절(春節) 24
  20. 2012.01.20 에어마카오(Air Macau) 타고 마카오로 떠나기 13
  21. 2012.01.18 마카오 여행 100배 즐기기 - 가이드북 신청하기 16
  22. 2012.01.16 동양 속의 작은 유럽, 마카오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32


 

동화속에서 나온 듯한 마카오 성도미니크 성당에서 100여m쯤  가다 오른쪽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골목 가운데 쯤에서 독특한 모양으로 생긴 이층 벽돌집을 만나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벽돌집의 이름은 '로우카우 맨션(Lou Kau Mansion, 盧家大屋)'.

 

 

 

 

1889년, 청나라 시대에 지어진 이집은 중국의 부유한 사업가 '로우카우'의 가족이 거주하던 곳이다.

 

 

 

 

외관도 그러히지만 가옥 배치도를 봐도 맨션이라 할만큼 큰 규모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 내부가 엄청 화려해서 맨션이라 불리우는건가? 조금은 궁금한 마음이 든다.

 

 

 

 

중국 스타일의 청회색 벽돌을 사용하여 지은 건물 외관은 단순하고 다소 어둡기까지 한데

로우카우 맨션은 후기 청 왕조의 전형적인 건축 양식인 '시관'스타일로 건축되었다고 한다.

 

 

 

 

이층으로 된 저택은 풍수지리에 의해 설계되고 내부는 동서양의 양식을 적절히 혼합하였다.

 

 

 

 

예를 들면 입구에 나무 문양으로 조각된 병풍을 놓는 것 등인데

중국인들은 풍수지리는 집안에 조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믿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건물 안이 약간은 답답하다고 느껴질만큼 규모가 작은 편은데

따로 뜰이나 정원을 두지 않고 가운데 부분을 터서 하늘을 통하게 하여 정원을 대신해 약간의 숨통을 틔웠다. 

내부 장식은 섬세하고 화려하지만 규모로 보면 마카오에서 손꼽히던 부자의 집이라기엔 뭔가 조금은 소박하다.

 

 

 

 

 내부 곳곳에는 동서양의 문화가 적절히 혼합된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이 많이 보여 심심치 않다. 

 

 

 

 

 

 

특수한 패턴의 벽돌과 만주 스타일의 창문, 포르투갈식 블라인드 등이 동서양의 혼합 양식을 잘 보여준다.

 

 

 

 

분명히 중국식 저택인데 방으로 통하는 문 위의 아취 모양은 로마식이고

 

 

 

 

 

 

로마식 아취 아래는 동양화풍의 꽃과 새가 새겨지고......모두 이런 식이다.

 

 

 

 

 

 

포르투갈식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보는 이의 시선을 강하게 붙잡는가 하면

소박하고 무심한 회색 벽 아래엔 깔끔하기 짝이 없는 전통 중국식 의자가 놓여져 있다.  

 

 

 

 

서양식의 화려한 창 옆에 있는 난과 국화 문양의 병풍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다.

 

 

 

 

건물의 가운데는 이렇게 2층까지 정방형으로 뚫린 공간이 자리잡고 있는데


 

 

 

집 안에 하늘을 통하게 한 것은 비가 떨어지는 운치를 집 안에서 볼 수 있게 했고
비를 재화로 여겨 비가 집 안에 들어오듯 재산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원한 것이다.

 

 

 

 

 

 

뚫린 하늘 아래 2층 문을 열면 반대편까지 훤하게 드러나 채광은 물론이고 통풍까지 잘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건물 가운데 공간에는 돌로 물받이를 만들어 비가 올 때는 빗물이 이곳으로 배수구로 빠져나가게 해주니 
아열대지방의 집중호우를 슬기롭게 이기고 건물을 시원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멋진 공간이다.

 

 

 

 

 

 

이층의 창문들 또한 독특하다.

육각형으로 된 창문틀 사이의 하얀 부분은 얼핏 보면 창호지를 덧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굴껍질이다.

커다란 굴 껍질을 평평하게 문질러서 창호지대신 문살 사이에 끼우기 때문에 견고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직사광선은 피하고 밝은 빛은 들어오게 하는 역할을 하며 비에 젖지 않는 장점이 있다. 

 

 

 

 

마카오의 날씨는 대체로 온화하지만 비가 많이 오고 습도가 높기 때문에 채광과 통풍이 신경을 쓴 점이 곳곳에 보인다.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삶의 지혜가 집안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건물의 구석에 있는 공부방은 보는 이를 감동시킨다.

 

 

 

 

공부방 바로 앞에 대나무를 심어두고 공부에 지칠 땐 바라보며

피로를 풀게 하고 대나무의 푸르름과 곧음을 배우게 한 것이다.

 

 

 

 

이 저택의 주인인 로우카우(盧家)는 은행업으로 많은 돈을 번 마카오의 유명한 부자라고 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번 부자의 저택치고는 그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저택인 만다린 하우스(Mandarin House)가 1,200평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인 것에 비해서

로우 카우 맨션은 1/10정도도 안 되어 보이는 다소 소박한 규모이다.

 

 

 

 

로우카우는 그가 번 많은 돈을 마카오의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썼다고 한다.

그런 공로로 그가 세상을 떴을 때 마카오 정부는 조기를 달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로우카우, 그는 마카오의 빈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성 바울 성당의 유적을 돌아보고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드니

마카오 박물관과 몬테 요새(Fortaleza do Monte)로 가는 안내판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왼쪽은 마카오 박물관, 오른쪽으로 가면 마카오 방어를 위해 세워진 몬테 요새.

몬테 요새에 올라 마카오 전경을 보기로 정하고 오른쪽으로 난 싱그러운 숲길로 접어들어본다.

 

 

 

 

숲길 입구에  중국 옷을 입은 서양인 신부의 동상이 자리잡고 있는게 보인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동상의 주인공은 바로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1552~1610).

중국에 카톨릭을 전파하는데 많은 공헌을 한 선교사이다.

복음을 전파하는 마테오 리치 동상 앞에 서니 갑자기 "마테오 리치 - 천주실의, 곤여만국전도......" 

하면서 내용도 모르고 역사책을 달달 외우던 여고시절 필자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몬테 요새로 올라가는 길은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 들어차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는데

늘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성 바울 성당의 모습은 정면에서 보는 것보다 또 다른 운치가 있다.

 

 

 

 

길지 않은 산책로를 지나니 자연석으로 된 가파른 계단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급경사로 된 가파른 계단을 헉헉거리며 조금 올라가니 견고한 성벽 아래 커다란 대포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성벽의 높이는 크게 높지 않으나 오랜 세월의 풍상이 성벽에서 그대로 나타나보인다.

 

 

 

 

1617년부터 10년에 걸쳐 마카오 방어를 위해 세워진 몬테 요새는

1622년 네덜란드의 침입에 맞서 싸우기도 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본래는 제단으로 사용되었으나 포르투갈인들이 요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한때는 마카오 총독의 관저와 감옥, 관측소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던 몬테 요새는

현재는 마카오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표지옆으로 난 입구를 통하여 요새 안으로 들어가 본다.

 

 

 

 

요새의 가운데 마카오의 문화와 풍습 등을 보여주는 마카오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휴관일이라 내부를 구경할 수 없는 점이 너무나 아쉬웠다.

 

 

 

 

요새의 성벽 사이로는 커다란 대포들이 일렬로 쭈욱 줄지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오랫동안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포지만 포신에 적혀 있는 문자와 연도도 아직 생생하기만 하다.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경사로는 대포를 끌고 올라가는 용도로 쓰였으리라.

 

 

 

 

종루에 달려 있는 자그마한 종 하나도 오랜 역사의 숨결을 그 안에 감추고 있을 것 같다.

 

 

 

 

한때는 마카오를 지키기 위해 불을 뿜었었지만

이제는 본연의 임무를 잊고 관광객들의 사진 배경이 되어 버린 대포들.

 

 

 

 

코 앞에 가득 찬 적국의 배를 겨누었던 포신이

 지금은 시내 한복판의 건물들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몬테요새는 성벽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아래에 펼쳐지는 마카오 전경을 살펴 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성벽 아래로 내려다보니 우거진 수풀 아래로 성 바울 성당의 유적지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마카오 외항과 강 건너편 중국 주하이(珠海)시도 한눈에 들어온다.

 

 

 

 

몬테 요새를 한 바퀴 돌다보면 몬테 언덕 바로 앞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빌라들로부터 

 

  

 

 

멀리 빽빽이 들어선 빌딩 숲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니 마카오를 일괄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아래 성 바울 성당의 유적지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 디딜 곳이 없이 북적이지만

이곳 몬테 요새는 상대적으로 너무나 한가롭다.

간간이 불러오는 바람도 너무나 시원한 요새의 벤치 위에 다리를 뻗고 한참을 쉬니

여행으로 쌓였던 피로가 어디론지 말끔히 사라지는걸 느낄 수가 있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성 바울 성당의 유적으로 향하는 좁은 골목길인 육포거리 끝에 자리잡고 있는 예수회 기념 광장.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포르투갈 남자가 마카오 여자에게 꽃을 건네주는 모습의 동상을 만나게 된다.

 

 

 

 

포르투갈과 중국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들을 매케니즈(Macanese),

중국 음식에 포르투갈 스타일을 가미한 요리를 매케니즈 요리라고 부르는 것 처럼

마카오의 역사에서 포르트갈과의 관계는 뺄래야 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다.

동서양의 조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이 동상은 마카오의 역사를 한눈에 잘 나타내어주고 있다.

 

 

 

 

예수회 기념 광장 주변의 건물들은 1920년과 1930년 사이에 건설되었는데

그 중 두개의 건물은 19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축되었고

예수회 기념광장 전체는 성 바울 성당과는 별개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동상 너머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마카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성 바울 성당의 유적지가 오로시 서 있다.

 

 

 

 

66단의 계단 위에 덩그렇게 서 있는 바로크 스타일의 파사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화재로 인해 몸체를 잃고 파사드만 덩그렇게 남아 있지만 위엄있고 당당한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마카오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성 바울 성당의 유적지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와 지후 선배가

그림엽서와 성당의 실제 모습을 비교해 보던 장면이 촬영되어 우리에게 더욱 알려진 곳이다.

 

 

 

 

이 성당은 1594년에 설립되어 1762년에 문을 닫은 아시아 최초의 신학대학인

성 바울 대학 중 일부였으며 극동에 지어진 첫 유럽 풍의 대학이었다고 한다.

 

 

 

 

성 바울 성당은 1595년과 1601년에 순차적으로 훼손되기 시작했는데

1835년에는 태풍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면부와 계단, 그리고 건물의 토대만을 남긴 채 모두 불타버리고 말았다.

 

 

 

 

66개의 계단을 하나 둘 올라 성당 정면에 서서 전면부 파사드의 모습을 올려다 본다.

차분히 보니 성서 속 인물을 비롯한 정교한 조각 사이에 자리잡은 의외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건물의 웅장함에도 압도되지만 세세한 부조의 의미를 하나 하나 알고 보면 더 감탄스러운데

정면 벽에는 성서 속 인물들의 청동 동상이 새겨져 있으며

 

 

 

 

성당의 외벽에는 에덴 동산, 십자가, 천사, 악마, 중국 용과 일본 국화를 비롯해서 

 

 

 

 

포르투갈 항해선, 아시아에서 점차 정착하기 시작한 카톨릭의 표교 과정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양측 꼭대기를 보면 좌측에는 비둘기 밑에 문이 열려 있고

우측에는 화살이 두개 꼽힌 모자 밑에 문이 닫혀 있다.

이것은 천국의 문이 성령에 의해서 열리고 부와 권력으로는 안 열린다는 메시지라고 한다.

 

 

 

 

머리가 여럿 달린 뚱뚱한 용 위에 올라선 의문의 여자는 마리아로

그 옆에는 라틴어가 아닌 한자로 악을 다스리는 성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양쪽에 튀어나온 두 마리의 중국식 사자도 유럽 성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식이다.

 

 

 

 

성당을 지은 이들은 벽면에 새겨진 이 부조를 통해서라도

신앙의 바른 길과 하늘로 가는 길을 전파하고 싶었으리라.

 

 

 

 

바울 성당 전면부 뒤쪽으로는 철제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직접 올라가서 예수회 기념 광장 쪽과 성당 안쪽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계단에 올라서서 성당의 남은 부분을 보면 성당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성당 파사드 창문 사이로 마카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순례자들이 던져 놓은 세계 각국의 동전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눈길을 끈다.

 

 

 

 

유적지 뒷쪽으로는 성당 발굴터가 보존되어 있는데

유리로 덮여 있어 빛의 반사로 인해 안쪽이 잘 보이지 않는게 아쉬운 점이다.

무너져버린 성당의 잔해들은 구약시대 유대인들의 예루살렘 성벽을 연상케 한다.

 

 

 

 

성당 유적지 끝자락으로 내려가면 성당 지하 묘지의 문으로 통하게 된다.

 

 

 

 

성당 지하에는 16~19세기의 카톨릭 성화와 조각품을 전시한 마카오 종교 미술 박물관과 함께

마카오 선교사들의 유골을 전시한 묘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 당시 일본과 베트남에서 온 선교사들과 가족들의 순교 당한 유해와 무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작은 유골함에 보관되어 있는 유해를 보는 이들은 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며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게 된다.

 

 

 

 

밤 시간에 다시 찾아 본 성 바울 성당의 유적지는 낮시간의 북적거리고 화사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야간 반사 조명과 칼라 조명을 배제한 최소한의 조명이 파사드를 은은이 비춰주고 있는 모습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빛의 향연보다 더욱 신비하고 경건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카오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들리게 되는 성 바울 성당의 유적.

비록 성당의 대부분은 화재로 소실되어 정면 파사드만 오로시 남아 있지만 

동서양 문화의 독특한 결합을 특징으로 하는 남아 있는 벽면 그 자체 만으로도

커다란 역사적 , 종교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마카오의 매력을 한층 더 해 주고 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성 도미니크 성당을 떠나 성 바울 성당의 유적으로 올라가는 길,

차 한대도 겨우 지나갈 듯한 조그마한 골목길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십여개의 육포집, 과자집이 저마다의 색깔과 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양옆으로 펼쳐지는 여러가지 먹거리 상점들 사이로

넓은 바구니를 펼쳐 든 남자들이 광동어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어조로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호객한다.

호객하는 남자들 손에 든 바구니에는 맛나 보이는 쿠키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너도 나도 손을 뻗어 쿠키를 한 두개씩 집어 들어 맛을 본다.

필자도 질새라 바구니로 손을 뻗어 쿠키 두어개를 집어들어본다.

쿠키 하나를 입안에서 깨물자 입안에서 파슬파슬 부서지며 고소함이 온 입 안으로 전해진다. 맛있다!

 

 

 

 

다른 가게도 여기 저기 살펴보니 쿠키며 육포들이 시식 코너에 진열되어 있다.

쿠키와 함께 마카오 명물 간식거리 육포도 얼른 몇개 집어 맛을 본다.

 

  

짭짜름하면서도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마카오 육포를 한번 맛보니 계속 손이 가게 된다.

육포집 종업원은 커다란 육포를 가위로 슥슥 잘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먹어보라고 강권한다.

골목 양옆에 늘어선 가게 마다 손만 내어밀면 여러가지 육포의 맛을 얼마든지 음미할 수 있다.

  

 

마카오의 육포는 고기를 짜게 해서 바싹 말린 일반 육포와는 조금 다른데

초벌구이한 육포를 중국 대륙에서 가져와 다시 양념해서 구워낸다고 한다.

주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을 도톰하게 자른 뒤 달콤한 맛, 매콤한 맛 등

여러가지 다양한 양념을 발라 쫄깃하게 구어낸 것이 대부분인데

가게 마다 육포의 육질은 비슷하지만 양념과 굽는 방식으로 승부를 낸다고......

 

 

 

 

종업원들이 잘라서 건네주는 육포를 시식한 후에는

원하는 만큼 중량대로 사면 되는데 가격은 대략 1磅(파운드)에 약 9천원 정도이다.

하지만 마카오 육포는 국내 반입금지인지라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게 아쉬운 점이다.

 

  

육포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코이케이(鉅記手信)는 초이 헝윤(咀香園)과 함께 아몬드 쿠키와 육포로 유명한 집.

세나도 광장을 비롯해서 마카오 일대에 수많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는 코이케이(Pastelaria Koi Kei)로 들어가본다.

길거리에서 노란색 큼지막한 봉투를 든 여행객들의 십중팔구는 이곳에서 쇼핑을 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가게 안에 발을 들이면 아몬드 쿠키, 계란 과자, 생강 캔디, 땅콩 누가 등

고소하고 달콤한 간식거리가 여행객의 입맛을 유혹한다.

 

 

  

 

 

 

가게 입구에서는 둥글넙적한 팬에 직접 계란과자를 굽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단권(蛋卷, dànjuǎn)이라고 부르는 마카오 계란과자는 계란 밀가루 반죽을 팬에다 얇게 편 후 돼지고기 간 것과 깨, 김을 넣고

살짝 구워 돌돌 말아내어놓는 과자인데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 사람들은 한참이나 옆에 서서 구경하곤 한다.

  

 

 

 

마카오의 쿠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아몬드쿠키(杏仁餠, Almond Cookie)이다.

녹두를 비롯해 아몬드, 분유, 땅콩, 깨, 코코넛 등의 가루를 다식판 비슷한 것에 넣어 다져 만드는데

쿠키를 만드는 기술자의 손길이 얼마나 빠른지 손이 안 보일 정도이다.

  

 

 

 

한 입 깨물면 파슬파슬 부스러지면서 고소함이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아몬드 쿠키.

블랙커피를 앞에 두면 제일 많이 생각나는 마카오 제일의 완소 쿠키이다.

 

 

 

 

한쪽 귀퉁이에는 이렇게 말린 생선이 몇 마리씩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포르투갈 사람들의 국민 음식 재료인 바칼라우(Bacalhau)이다.

소금에 절인 대구를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에 수백가지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는데

'포르투갈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활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느 집이든 어떤 요리든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다.  

 

 

     

      

      

 

 

코이 케이를 비롯하여 육포 거리의 모든 쿠키전문점에서는 이렇게 시식용 과자들이 즐비하다.

육포거리에 산재한 가게 여기저기를 한 바퀴 돌며 진열된 과자 앞 통에 담겨진 시식용 과자들을 집어먹다 보니

어느덧 요기가 되고 배가 살짝 불러와 점심을 안 먹어도 될 정도가 되어 버렸다.

필자 뿐 아니라 다른 여행객들도 시식 음식에 혹하여 가게를 떠나지 않는 모습이 많이 보이기도 했다.

 

  

100여 m남짓한 거리를 육포 맛 , 쿠키 맛이 골목길을 하루 종일 휘감고 있는 마카오 육포거리.

마카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빠지지 않고 지나가는 마카오 최고의 시식코너이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치 동화 속의 성처럼 화사한 개나리색으로 옷입은 성도미니크 성당.

1587년에 세워진 중국 최초의 성당인 성 도미니크 성당은

마카오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매년 5월 13일이 되면 흰 옷을 갖추어 입은 카톨릭 여신도들이

성모 파티마의 상을 성 도미니크 성당에서부터

펜하 성당까지 운반하는 긴 행렬이 이어진다고 한다.

 

 

중국 최초의 성당이기도 한 성 도미니크 성당은

유네스코(UNESCO)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성당 앞쪽에 자리잡은 성 도미니크 광장은 광장과는 개별적으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된 깔사다(모자이크 바닥 타일)는 성 도미니크 광장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데 

성 도미니크 광장은 주중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쉼터로

주말에는 마카오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가 오래 된 성당도 아니고 성당 앞 광장이 개별적으로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니 

특별한 것이 있나 해서 둘러보니 크게 눈에 띌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광장 바닥 한가운데 둥근 대포알 같은게 박혀 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대포알이 무엇을 뜻하는가 싶어 가이드북을 전부 훑어 보았지만

광장 바닥에 박힌 대포알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이 없다.

웹을 뒤져 여기저기 찾다 보니 포르투갈 함대에서 쏘아올린 대포알이

이곳 성 도미니크 광장에까지 와서 박혔던 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정확한 사실이 기술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곳 성 도미니크 광장은 세나도 광장과 성 바울 성당의 유적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광장 주변은 다양한 종류의 숍과 카페, 식당들로 에워싸고 있어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포르투갈 풍의 오래 된 건물 아래 위치한 상가들은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어 매우 대조적인데

 

 

많은 수의 화장품 숍을 비롯하여 내노라 하는 유명 브랜드 들이 양쪽에 포진하고 있어

이곳이 마카오의 명동임을 실감하게 한다.

 

 

낮 시간 성도미니크 성당을 거쳐 성 바울 성당의 유적들을 돌아보고 저녁 무렵 광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야간 조명을 받은 성 도미니크 성당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눈부신 햇살을 받고 개나리색으로 화사함을 더하던 낮시간과는 달리

조명을 받아 황금빛으로 변신한 성 도미니크 성당.

오묘하다 못해 신비로운 느낌마져 주는 성도미니크 성당의 변신에

한참이나 그 자리를 떠나지 못 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 여행의 중심인 세나도 광장에서

물결무늬 깔사다를 밟으며 몇걸음 더 걸어가다 보면

봄날의 개나리처럼 화사한 색감의 성당을 만나게 된다.

샛노란 벽 위에 조각된 눈부시게 하얀 문양들,

노란색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초록빛의 문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감탄사를 터뜨리게 하는데

이 화사하고 산뜻한 성당은 바로 성 도미니크 성당이다.

 



도미니크회 사제들에 의해 1587년에 건축된 이 성당은 중국에 지어진 첫번째 성당이다.

 

 

처음에는 나무 널빤지로 건립되었다는 성 도미니크 성당은

17세기에 이르러 증축, 18세기까지 보수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는데

한 때는 관공서와 군 시설로도 사용된 적이 있으며 1997년에 이르러 일반에 공개가 되었다고 한다.  

 

 

성당 가운데 출입문은 십자 문양과 타원형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굳게 닫겨 있고

 

 

왼쪽과 오른쪽의 출입문은 다이어몬드 문양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초록색 문들이 벽체의 개나리색과 어울려 너무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보니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밝은 개나리 색에 하얀 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밝은 느낌이다.

 

 

바로크풍의 제단도 화려함보다는 정갈하고 심플한 느낌이 강한데

성물들은 하나같이 정교하고 깔끔하다.

 

 

천정에는 이렇게 포르투갈 왕가의 대형 문장으로 장식된 것을 볼 수 있다.

 

 

제단을 비롯해서 성당 내부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성상들이 여기저기 비치되어 있어

순례자들이 성상들 앞에서 촛불을 켜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당 출입문 바로 옆에는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음을 알리는 팻말과 함께

성 도미니크 성당의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위치하고 있다.

 

 

성당의 옆면을 따라 난 긴 통로로 들어가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전시관은 2층부터 시작되는데 2, 3, 4층에 걸쳐 300 여종에 이르는 카톨릭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은 그다지 크지 않았 소장품도 소소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제들이 입었던 아름다운 가운들은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채로 전시되어 있는데

 

 

세밀하게 놓여진 자수와 정교한 레이스들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의복들이다.

 

 

한켠에는 동이나 황금으로 된 왕관과 십자가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들여다 보면 그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한 전시관에는 이렇게 성상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는데

세월이 많이 흘러 칠이 벗겨지거나 갈라져 안쓰러운 모습이다.

 

 

너무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서 그런가.....이떤 성상들은 약간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성상들을 만들 때 하나의 몸체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부분 부분을 따로 만들어 연결을 하는건지

나무로 된 한 상자 안에는 성상의 머리와 몸, 팔 다리들이 모두 분해된 채로 누워 있다.

 

 

어떤 나무 상자 속에는 가시 면류관을 쓴 예수 그리스도 성상이 목 부분만 덜렁 들어있다.

그리스도상의 몸체는 어디로 가고 목만 남아서 이렇게 나무 상자에 보관된걸까?

 

 

계단 반대쪽 전시관에는 이렇게 귀엽고 앙징맞은 성상도 전시되어 있는데

말랑말랑한 얼굴과 부드럽게 꺾어진 손가락은 흡사 구체관절 인형을 연상케 한다.

심하게 컬링된 긴 머리는 바비 인형에다 옷을 입혀 놓은 것이 아닌가 하고 착각할 정도이다.

전시관 내부에는 이렇듯 다양한 카톨릭 관련 성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성당 박물관을 한참이나 돌아보고 나와 성 도미니크 광장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솜털구름이 떠 있는 푸르른 하늘 아래 개나리색의 성당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도미니크 성당은 밤에 보는 야경도 너무나 아름답다고 하니 마카오를 떠나기 전에

성 도미니크 성당의 야경을 꼭 눈에 담아봐야지.....하는 생각을 하며 성당 앞을 떠난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를 대표하는 음식을 크게 몇가지로 나눈다면
광동요리와 포르투갈 요리가 만난 매케니즈요리(Macanese Food),
광동요리(Cantonese Food),
현지 음식(Local Food),
길거리 음식(Street Food)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마카오의 로컬 푸드(현지 음식)야 말로
가장 유니크한 마카오만의 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맛은 물론이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영어가 통하지 않는 불편을 감수하고도
몇번이고 들려서 맛보고 싶은 곳이 마카오의 로컬 푸드 식당이다.


마카오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메뉴는 국수(麵)와 죽(粥)이라고 한다.
국수와 죽을 함께 파는 식당을 '죽면전가(粥麵專家)'라고 하는데 죽면전가 중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은
세나도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웡 치 케이(黃技記, Wong Chi Kei)'이다.


홍콩에도 분점이 있는 웡 치 케이는 세나도 광장에 위치한 이집이 본점인데 의외로 식당 안은 매우 협소하다.
1층은 카운터와 테이블 4개 정도가 고작인 정도.......

2층, 3층도 협소한 공간이긴 마찬기지인데 이곳에서 국수와 죽을 즐기기 위해 온 손님들로 아침부터 초만원이다.





이곳에서는 완탕면을 비롯해 볶음 국수, 매콤한 사천식 국수 등 다양한 면요리와 죽, 볶음밥을 주메뉴로 삼고 있는데
아침인지라 부담없이 위를 달래기 위해 완탕면(雲呑麵)과 우편죽(牛片粥)을 한그릇씩만 주문해본다.




앉자마자 내다주는 차 한잔으로 빈 속을 달래니 온 몸이 따스하고 속이 확 풀려 자꾸만 홀짝거리며 차를 들이키게 된다.

 



차 한잔 마시고 있으니 금방 완탕면이 나왔다.
가느다란 국수면 위에 마치 날개가 달린 듯 특이한 모양의 만두가 여러개 올려진게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통새우와 돼지고기를 얇은 피로 싸서 만두처럼 만든 완탕을 칼칼한 국물에 넣어 만드는 완탕면은 
마카오에서 꼭 맛보아야 할 음식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완탕을 하나 집어 베어물어본다. 얇디 얇은 만두피 안에 오동통하니 살이 오른 붉은 새우가 더욱 식감을 자극한다.
새우는 탱탱하고 쫄깃한게 씹는 맛이 그저그만인데 완탕면의 국물 맛도 느끼하지 않고 시원하고 칼칼하다. 




완탕도 완탕이지만 국수면은 정말 예술이다.
처음에 입에 넣었을 땐 약간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씹으니 입 안에서 잘 퍼지고 
라면과는 달리 다 먹을 때까지 전혀 퍼지지 않고 꼬들꼬들한 맛을 유지해서 너무 좋다. 
면발의 굵기가 우리나라 스낵면보다 훨씬 가는데 면발의 색깔이 유난히 노란빛이다.

알고 보니 계란, 간수 등을 넣어 반죽했기 때문에 노란빛을 띤다고 하는데
계란에는 소화를 돕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 먹기에 특히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완탕면 한그릇을 둘이 나누어 먹고 이번에는 우편죽(牛片粥))을 맛보기로 한다.
마카오에서 죽은 '콘쥐(congee)'라고 하는데 중국인들의 아침 식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것이 바로 죽이다.




쇠고기를 얇게 썬 우편(牛片)은 꼬들꼬들한 것이 씹는 감칠 맛이 있고 죽은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게 목으로 잘 넘어간다.
분명히 한국적인 죽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맛이 깔끔하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충분히 잘 맞는 맛이다.




완탕면 한그릇과 우편죽 한그릇을 시켜 두사람이 바꾸어가며 맛보다보니 어느새 그릇이 싹 비워졌다.
주문할 때는 양이 너무 적지 않을까 우려도 했는데 다 먹고 수저를 놓으니 아침 식사으로는 위에 부담도 적고 딱 맞는 양이다.

마카오 여행을 와서 호텔 레스토랑의 스탠다드한 음식만 먹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마카오를 반만 이해하고 가는 것이 아닐까?
웡 치 케이에서 맛본 완탕면과 우편죽은 글로벌한 미각을 가진 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식성이 다소 까다로운 한국인여행자가 먹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마카오 로컬푸드의 최강자이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 여행 동안 묵었던 리베라 호텔은 마카오의 남반 호수와 사이반 호수,
바다 건너 타이파까지 조망할 수 있는 펜하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주변에는 구 포르투갈 총독 관저 뿐 아니라 고급 빌라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어 
마카오 최고의 고급주택가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마카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든든하게 배도 채운 후 호텔 객실로 들어와 창 밖을 보니 
창 밖에 환하게 드러나는 마카오 타워와 주변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루종일 돌아다녀 피곤한 다리를 따스한 욕조에 담그고 푹 쉬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지만
창 밖에서 손짓하는 황홀한 야경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NEX-5와 고릴라 포트 하나만 챙겨들고 호텔문을 나섰다.  




 
이미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사방이 많이 어두웠지만 
사이반 호수 주변의 멋진 야경을 즐기기엔 아직도 넉넉한 시간이다.

언덕 아래로 한참을 걸어내려와 사이반 호수 산책로까지 오니
길가에는 인적조차 드물고 오고가는 차들도 거의 끊기어 적막감만이 든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서 펜하힐 쪽을 올려다 보니 
리베라 호텔 바로 위로 야간조명을 받은 펜하 성당의 자태가 신비롭게 다가온다.





주변이 너무 조용하고 길가에 인적이 전혀 없으니 약간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낮에는 그리도 화려하게 보였던 핫핑크색의 마카오 기금 건물도 어쩐지 스산하게 보인다.




인적이 드문 외국의 밤길을 여자 둘이서 걸어다니다니......너무 무모한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실 분도 있으실 듯 한데
다른 도시에 비해서 마카오는 치안이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한다.
인구 50만인 도시에 경찰이 5천명이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마카오인데
럭셔리 부촌인 펜하힐은 경찰 뿐 아니라 건물마다 사설 경호원이 지키고 있어 밤에 돌아다녀도 안심이 된다.
사진에서 건물 앞에 어슬렁거리는 수상한 그림자도 알고 보면 사설 경호원이었을 정도......




가끔씩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개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필자 또한 이 동네 주민이 된 듯 산뜻한 밤 공기와 함께 호숫가를 산책하며 사진도 찍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걷다가 벤치에 앉아 사방을 둘러보니 고요하기 이를데 없는 사이반 호수에 반영되는 주변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마카오 시내 중심가의 
그랜드 리스보아(Grand Lisboa), 리스보아 , 윈 마카오(Wynn) , MGM 마카오 등
유명 호텔들의 스카이 라인이 호수에 그대로 비쳐 마치 한장의 데칼코마니같다.




호수에 비치는 호텔들의 반영도 아름답지만 사이반 호수 반영 중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마카오 타워와 사이반 대교의야경이다.
낮에는 약간의 박무로 인해 희미하게 보였던 마카오 타워와 사이반 대교지만 
밤이 되니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나와  마치 찬란한 보석처럼 하늘과 호수에서 반짝거린다.





마카오 타워의 반영 또한 완벽한 데칼코마니이다.
마치 종이에 물감으로 그려 반으로 접은 듯 하늘과 호수에 똑같은 쌍둥이 그림을 그렸다.

여행 중에 이렇게 편안하고 느긋하게 멋진 야경을 즐길 수 있다니......
하늘의 불빛과 호수에 비쳐 반짝이는 불빛을 오래오래 보고 있노라니 
꿈인 듯 생시인 듯 행복감이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펜하 성당, 릴라우광장, 만다린 하우스, 아마 사원을 돌아보고
바라 광장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한참의 휴식을 하고 나니
벌써 서산에 해가 넘어가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져 간다.
헨리스갤리에서 배를 두드리며 매케니즈 요리를 먹었지만 여러곳을 돌아보느라 벌써 허기가 진다.
아마 사원에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생각했지만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막상 근처에 가서 보니 가게가 문을 닫은 상태이다.
길목의 다른 작은 식당들도 마찬가지. 일요일인데다 이미 많이 어두워져서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다.
이 골목, 저 골목.......한참을 헤매어 봐도 문을 연 식당은 커녕 노점도 하나 없다.
다리는 아프고......배는 등에 붙었고.....지친 다리를 질질 끌며 걷다 보니
저멀리 골목 중간에 문을 연 식당이 하나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여 식당 앞에 가 보니 그야말로 자그마하고 평범한 동네식당이다.
우리나라 김밥천국같은 동네분식집인 듯.....
문을 밀고 안에 들어가니 의외로 실내가 매우 깔끔하다. 인테리어를 비롯해서 식탁도 상당히 청결하다.
마카오는 모든 식당이 5개 기관의 점검을 거쳐야 영업을 할 수 있고 기준에 어긋나면 당장이라도 영업정지라더니 정말 그런 듯......





중국 사람들은 일류 식당일수록 메뉴가 많고 수많은 메뉴를 다 요리할 수 있어야 최고의 요리사이기 때문에
한국 식당 중에서 곰탕집, 국수집, 북엇국집....처럼 한가지 메뉴만 있는 집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더니
동네에 위치한 자그마한 분식집인데도 메뉴의 수가 정말 정말  많다.

그런데 무얼 먹어야 하나.....?
짧은 한자실력을 총동원해서 읽어보아도 도대체 메뉴에 적힌 음식을 유추하기가 힘들다.
거기다 주인은 영어를 한 마디도 할줄 모르고 우리는 광동어를 한마디도 모르고.....
보다 못한 아기와 함께 와서 식사를 하고 있던 옆 좌석의 젊은 새댁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새댁은 굴러가는 듯 유창한 영어로 메뉴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해주어
 고민 끝에 양고기, 버섯 탕면, 배추 작채 등을 시켰다.





음식을 주문하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버섯 탕면 한그릇이 나왔다.
우리나라 같으면 표고버섯을 곱게 채썰어 국수에 넣었을텐데 여기서는 커다란 표고버섯 6~7개가 통째로 들어있다....ㄷㄷㄷ




버섯 탕면은 보기에는 라면 같은데 훨씬 더 면발이 가늘고 고들고들하다.
이렇게 큰 버섯을 어케 베어 먹어?라고 생각했던 버섯도 의외로 먹을만 하다.




그 다음에 나온 배추 작채는 배추를 그냥 고깃물에 데친데다 위에 소소를 슬쩍 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의 비쥬얼은 불쌍하기 짝이 없는데 먹어보니 이것 또한 신기하게 맛이 있다.
단순한 요리에서 이런 맛이 나다니!





그 다음에 주요리로 시킨 양고기가 중간 정도 크기 냄비에 양고기 한가득 담겨나왔다.
우리나라 샤부샤부같이 얇게 저민 양고기를 예상했는데 이건 고기 토막 하나가 완전히 주먹만 하다.




처음에 탁자에 올려졌을 때 약간은 식은 듯하던 냄비가 탁자 위에 올려놓고 조금 있으니 바글바글 끓기 시작한다.
어! 이거 웬일이지? 자세히 보니 검정유리처럼 되어 있는 탁자가 알고보니 인덕션(induction)이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검정색유리탁자인줄 알았는데......
숯불화덕이 내장되어 있거나 휴대용버너를 올리는 우리나라 시스템보다 훨씬 있이는 시스템이다.




바글바글 끓고 있는 양고기토막을 꺼내어 살펴본다. 갈비 사이로 보이는 골수며 살코기들이 푸짐해 보인다. 




앞접시에 몇점 덜어서 맛을 본다. 야채는 거의 없이 양고기만 넣고 삶은 것이라 역시나 많이 느끼하다.

거기다 고기토막 하나는 얼마나 큰지 베어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고......
뱃속 깊은 곳에서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이 마구마구 밀려온다.




느끼함을 참으며 양고기 몇점 베어먹으니 금방 배가 불러 그만 먹을까? 생각도 되었지만

'언제 또 마카오 동네 식당에 와서 이런거 먹어보겠어?' 하는 마음에 주문한 음식은 다 해치우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먹어본다.




냄비 속에 살코기 외에 이렇게 정체모를 부위(?)도 몇개 들어 있는게 보인다.

'대체 이게 뭐지?' 앞접시에 덜어서 먹어보니 혐오스럽게 생긴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쫄깃쫄깃한 맛이다.




양고기 샤부샤부 한 냄비, 탕면과 데친 배추 한접시......역시 두 사람이 다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나온 음식 다 먹기'가 도전과제였지만 여자 두명이 다 먹기엔 역부족이라 접시 비우는 목표는 부득이 수정을 해야했다.




배터지게 먹고 나서 계산대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양고기는 68파타카, 배추 작채는 15파타카, 버섯 탕면은 17파타카로 합이 100파타카가 나왔다.

우리나라 환율로 치면 약 15,000원 정도이다.
식당의 문을 밀고 나서니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이 마구마구 밀려와 김치찌게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지만
간만에 푸짐하게 먹은 양고기의 힘으로 호텔까지 힘있는 발걸음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아마 사원 앞에 있는 바라 광장은 사원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라
이곳에 앉아 조용히 주변을 살펴보며 조용한 오후 사색에 잠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주변을 돌아보면 민트그린색의 해양박물관과 푸르른 반얀트리 아래
넘실거리는 파도와도 같은 포르투갈풍의 물결무늬 바닥이 편안함을 주는 곳이 바로 바라광장이다.

세나도 광장을 비롯하여 마카오의 많은 광장들은 모자이크바닥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광장 바닥 역시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것 중의 하나이다.
'깔사다(Calcada)라 부르는 모자이크 바닥 장식은 석회석을 조각으로 잘라서 바닥을 장식하는데
보통 문자나 별, 예쁜 조개 등의 모양을 넣기도 하고 기하학적인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물에 젖은 화물을 말린다'는 핑게로 1550년에 처음 마카오에 상륙한 포르투갈 무역상은
마카오항을 통하여 중국의 수많은 물자를 포르투갈로 실어날랐는데
올 때는 빈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하여 배 밑바닥에 포르트갈 석회석을 가득 채워가지고 와서
중국의 물자를 배 한가득 싣고 포르투갈로 돌아갈 때는
배 밑에 채워왔던 돌을 모두 마카오에 버리고 갔다고 한다.

그때 버려졌던 포르투갈의 석회석들은 조각으로 잘라져서 광장이나 길을 장식했는데 
바라 광장도 광장 전체가 아름다운 '깔사다(Calcada)라고 하는 모자이크로 장식된 것을 만나볼 수 있다. 

바라 광장은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펜하 언덕 아래 위치한 아마 사원을 뒤로 하고
바로 앞에는 포르투갈 선박이 처음으로 마카오에 정박했던 내항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장소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민트그린색의 아름다운 해양박물관 또한 
흰색, 청회색, 붉은색의 깔사다와 어울려 광장의 전경에 포인트를 더해 주고 있어 인상적이다.

아마 사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라광장 주변 모습을 몇장의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16세기 초에 처음으로 마카오 항구에 도착한 포르투갈 사람들은
현지인들을 붙잡고 "이곳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항구 앞에 있는 사원의 이름을 묻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마곡('아마 사원'이 있는 지역)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포르투갈 사람들은 자기들이 들리는대로 소리를 따서
이곳을 '아마가오(A-ma-gao,아마만)'라고 부르게 되었고
아마가오라는 말이 변해서 지금의 '마카오(Macao)'가 되었다고 한다.




펜하 성당, 릴라우 광장, 만다린 하우스를 돌아보고 무어리쉬 배럭 앞을 지나 아마 사원으로 향한다.
빨래가 주렁주렁 걸려 있는 아파트 사이로 난 일방통행도로를 한참 걸어내려 가니
항구가 보이는 너른 바라 광장 앞에 도교 사원이 하나 보인다. 사원의 이름은 '아마 사원'.
바로 마카오의 이름의 유래가 된 아마 사원이다.




약 500년전 초라한 행색의 소녀가 중국 남부의 항구 푸첸을 찾아왔다.
소녀는 다급하게 마카오행 배를 수소문했지만 모든 배는 그녀를 무시한 채 항구를 떠나버렸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항구를 지나던 가난한 어부가 그 소녀를 배에 태워주었다.
그런데 마카오를 향해 돛을 올리자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더니 거대한 풍랑이 몰려와 모든 배들을 일시에 집어삼켜버렸다.
소녀가 탄 배만 빼고......
배가 마카오에 도착하자 배에 탔던 소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홀연히 아마여신이 나타났다.
이 광경을 목격한 어부는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여신을 위한 사원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이곳에 있는 아마 사원이고
그 이후부터 아마여신은 뱃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관장하는 항해의 여신으로 모셔졌다고......





이런 전설을 가진 아마 사원은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데 
여러 차례의 화재로 인해 창건 당시의 건축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사원 한가운데에는 아마 여신을 기리기 위한 봉헌대가 설치되어 있다.




항해의 여신 아마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정크선을 타고 고향인 푸젠성에서 마카오까지 배를 타고 왔다는데
해마다 음력 3월 23일에는 아마를 모시는 축제가 이곳에 열린다고 한다.




사원 입구에 들어오기 전부터 피어오르는 연기가 코 끝을 자극하는데
참배객등은 향단에 향을 꽂고 종이를 태우며 소원을 빈다. 




홍콩, 타이완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아마에 대한 신앙이 깊어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사원은 펜하 언덕의 지형적 위치를 잘 살려서 단계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서 사원 내부의 신상제일전, 홍인전, 관음각 등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사원을 돌아보다 보면 자욱한 향 연기로 인해 약간은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참배객들이 향단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향을 피울 뿐 아니라
사원 앞과 옆에 이렇게 수많은 나선형의 향들이 천정에 매달려 연기를 내뿜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드는 이런 나선형의 향들은 짧은 길이의 향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타기 마련인데
사원 참배객들은 향을 피우면 자신이 바라는 소원이 하늘에 닿아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지라  

좀 더 긴 시간 동안 향이 피어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탈 수 있는 나선형의 향을 매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 타는 향을 '만수향'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향들은 몇달씩 타오르기도 한다고 한다.




수없이 많이 걸린 향 아래엔 아주머니 한분이 쉴 새 없이 향의 위치를 바꿔 걸거나 다 타버린 향을 내리고  있었는데




향을 내리고 거는 동안 나선형의 향에서 재가 떨어져서 머리가 옷에 떨어져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알고 보니 향이 타는 도중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재를 맞으면 재수가 좋다고 생각해서
이곳 사람들은 일부러 향에서 떨어지는 재를 맞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 매일 매일 사원에서 나선형 향을 달고 내리며 재를 맞는 저 아주머니는
마카오에서 제일 재수가 좋은 아주머니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원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다시 광장으로 나와 사원을 뒤돌아보니 

사원의 향단에서 나오는 연기가 사원 전체에 가득하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포르투갈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중국풍의 아마 사원,
그리고 사원 바로 앞의 포르투갈식 모자이크 타일 바닥.

마카오에서나 볼 수 있는 진귀한 그림이고 동서양 퓨전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은 마카오 여행의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포르투갈어로 '의회'라는 뜻의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의 공식적인 행사나 축제가 열리는 곳.
필자도 마카오 일정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저녁으로 세나도 광장을 돌아다니곤 했는데
이는 아침 일찍 호텔에서 나와 셔틀버스를 타면 어김없이 세나도 광장 근처에 내리게되고 
광장 뒤 시장이나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 후에야 그날의 여행 일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종로구 면적 만한 마카오는 일정이 대부분 걸어서 관광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세나도 광장을 분기점으로 하여 움직이면 가고 싶은 곳을 쉽게 찾아가게 되고 길을 잊을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마카오에 오기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블로거들이 찍었던 
세나도 광장의 멋진 사진을 봐왔던지라 기대감을 잔뜩 안고 찾아간 세나도 광장이었는데

막상 세나도 광장 앞에 도착해서 광장을 보는 순간 엄청난 실망이 몰려와 한숨을 푹 쉴 수 밖에 없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포르투갈 건물과 바닥 모자이크 타일의 조화가 너무나 아름다울 것이라고 기대하며 찾아갔던 세나도 광장.

그러나 찾아간 시기가 정말 좋지 않았다!  
중국의 설날인 춘절을 앞두고 춘절 준비로 어수선함의 극치를 이루는 세나도 광장을 눈앞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울긋불긋 휘황찬란한 춘절 장식등과 반짝이등이 내걸리고

15세기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자 교황 알렉산더 6세가 양국 식민지의 기준점으로 삼기 위해 세운
교황자오선 분수는 붉은 천과 엄청나게 큰 등장식인형으로 그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게 가려져버렸다.
아쉽다! 저 춘절 축하 무대와 붉은 장식 무대만 없어도
파스텔톤의 건물 사이로 물결치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바닥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을텐데......






아무리 아래를 내려다 보고 이리 저리 앵글을 맞추어 보아도 당최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오지가 않는다.

가뜩이나 춘절 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 광장 한쪽에서는 붉은 옷의 사람이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하느라 난리가 났다.

마카오 시민의 휴식처라는 세나도 광장이 왜 이런 난리법석이 되었는지......




하얀 벽이 아름다운 릴세나도 빌딩에는
'공희발재(恭喜發財, 돈 많이 버세요)'라는 새해 인사가 붉은 천으로 내걸렸다.
릴 세나도 빌딩의 춘절 장식은 그나마 광장 내에서 제일 봐줄만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어수선한 광장 풍경을 이리저리 피해가면서 근처의 건물을 몇장 사진으로 담아본다.








세나도 광장의 포르투갈풍 건물과 함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결치듯 흐르는 모자이크 바닥인데
'깔사다(Calcada)'라고 부르는 이런 모자이크 바닥돌 역시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것 중의 하나이다.





물결을 따라 동서문화가 함께 춤추는 듯한 모자이크 바닥 타일 '깔사다'에는 
마카오 수백년 역사의 무게가 돌 하나 하나에 고스란히 박혀 있다.
'물에 젖은 화물을 말린다'는 핑게로 1550년에 처음 마카오에 상륙한 포르투갈 무역상은

마카오항을 통하여 중국의 실크, 도자기, 차 등의 수많은 물자를 포르투갈로 실어날랐는데
올 때는 빈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하여 배 밑바닥에 포르트갈 석회석을 가득 채워가지고 와서
중국의 물자를 싣고 포르투갈로 돌아갈 때는 배 밑에 채워왔던 돌을 모두 마카오에 버리고 갔다고 한다.
그때 버려졌던 포르투갈의 석회석들은 조각으로 잘라져서 광장이나 길을 장식하는데 쓰였는데
이런 깔사다는 마카오의 전역의 길과 광장 바닥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그나마 제일 안정되고 조용한 곳은 자비의 성채와 약국 사이에 위치한 변호사 골목이다.
변호사 사무소가 많아서 변호사 골목이라 하는 이곳의 깔끔한 건물 벽과 꽃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창문은
알록달록한 춘절 장식으로 지쳐버린 눈과 마음을 일시적으로나마 안정시켜 주었다.
마카오가 왜 '작은 유럽'으로 불리우는지 이 작은 골목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밤시간에 찾은 세나도 광장은 낮보다는 조금 안정감을 준다.
보수공사중이라 어설프기 짝이 없었던 우체국 건물도 하얀 조명 속에서 약간의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





세나도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자비의 성채(자애당)도 아랫부분이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라
아랫부분의 어수선함을 날리고자 윗부분만 찍어보았다.


 
북적거리는 대낮에도 고요한 느낌을 주던 변호사 골목은 밤에도 역시 실망을 주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다.

춘절 준비 기간에 돌아보았던 마카오의 중심지 세나도 광장.
멋진 모자이크 바닥을 사진으로 담아보겠다는 당초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붉고 노란 등과 춘절 인형 장식이 판치는 어수선한 광장만 보고 돌아가게 되었다.
다음엔 꼭 춘절 기간을 피해서 와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해 보면서 마카오 세나도 광장을 떠난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만다린 하우스에서 아마 사원을 가기 위해 서쪽으로 난 일방통행로로 걸어가본다.
마카오의 이면도로는 도로 폭이 너무나 좁고 일방통행인 곳이 대부분인데
이는 마카오 시내 전역에 퍼져 있는  옛 건물들과 세계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다.





노폭이 조금 넓은 길을 가다 보면 느닷없이 길이 좁아지고 심지어는 보행자도로조차 끊기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차라도 지나가면 건물에 바싹 붙어 서서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우리 같으면 도로를 넓히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거나 이전하고 도로를 낼텐데.....
전통 건물과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생활의 불편함도 감수하는 마카오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면도로 양옆에는 이렇게 건물과 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서민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좁은 도로와 건물도 답답해 보이는데 베란다조차 모두 창살로 가려져 있어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대부분의 사무실과 가게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
간혹 가다 문을 연 동네 구멍가게가 보이길래 한장 살짝 찍어보았다.
우리나라 시골 점방처럼 가게 안에는 갖추어진 물건들도 얼마 없어보이지만 친근감이 드는 것은 웬 일인지......





조금 걸어가니 느닷없이 근처 서민아파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독톡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난다.
마카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르투갈풍도 아니고 중국풍도 아닌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의 이름은
'무어리쉬 배럭(Moorish Barracks, Quartel dos Mouros, 港務局大樓)'라고...... 






1874년에 이탈리아 건축가인 카슈토(Cassuto)의 설계로 지어졌다는 무어리쉬 배럭은 
무굴제국의 요소가 가미된 신 고전주의 양식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본래는 인도 고아(Goa)에서 파견된 용병을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현재는 마카오 해상청으로 쓰이고 있는지라 관광객들에게는 건물의
테라스만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일인지라 테라스 참관도 하지 못 하고 바깥에서 한바퀴 돌면서 사진만 담았다.
아마 사원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야경 사진을 한번 담아보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그것 또한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 여행의 첫날, 파스텔톤의 유럽풍 건물로 들러싸인 릴라우 광장 바로 앞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다린 하우스'가 자리잡고 있어서 찾아 보았다.
'만다린(mandarin)'이란 '중국 신해혁명 이전의 고급 관리'를 지칭하는 말로
만다린 하우스는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 정관잉(鄭觀應, Zheng Guanying)이 살던 고택이다. 
중국어로
'정가대옥(政家大屋)' 이라 불리우는 거대한 규모의 만다린 하우스는
중국 전통의 건축 방식으로 지어진 집이라 의미가 무척 깊은 건축물이라고 한다.
 



1869년에 건축되었다는 만다린 하우스(Mandarin House, Casa do Mandarim)의 내부로 들어가 본다.
만다린 하우스는 매주 수, 목이 휴관이므로 가기 전에 꼭 휴관일을 체크해야 하는데
대문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멋진 건물이 대문 안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문으로 들어서니 벽에 붙은 향단에는 생재(生財), 생자(生子)....등 여러가지 기복 문구가 쓰여 있고
바로 앞 테이블에는 안내 브로슈어가 다소곳이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문을 지나 바로 마주 보이는 곳이 매표소인가 했더니 관광 안내소이다.
30개나 되는 마카오의 세계문화유산은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니 아.....! 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들어 놓은 문이 너무나 특이하다.
원형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뭔가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한 느낌마져 든다.




원형의 문을 통과하여 뒤를 돌아보니 원형의 문 밖으로 보이는 대문채 벽과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양쪽에 전시관이 있는 중문에 들어서니 사각문틀 밖으로 안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안채로 들어가기 전에 작은 전시관 두 군데를 돌아 보고 전시관 동쪽문으로 나가니 넓직한 주정원(Main Garden)이 나타난다.
회색 담장에 둘러싸인 너른 정원에는 만다린 하우스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커다란 나무들이 군데군데 서 있다.




정원을 돌아보고 전시관과 중문을 거쳐 안채로 들어오니 건물의 규모가 제법 웅장하다. 

2층으로 이루어진 만다린 하우스는 정원과 하인들이 머무르는 별채까지 합하여 
1,200평에 이르는 규모인데
담벼락의 길이만 해도 120m에 달한다고 한다.




여러가지 모양의 아름다운 창과 지붕, 집의 상부 구조, 건축 양식은 중국 전통 양식으로 주로 설계되었는데

 



회색 벽돌의 사용과 인도식 천장, 문틀, 창문 개폐 방식 등과 같은 다양한 이국적인 양식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만다린 하우스의 지붕 바로 아래는 중국풍의 그림과 색색으로 칠해진 부조들로 장식되어 있어 시선을 붙잡는다. 





 



아취형의 옆문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사방이 벽과 창으로 둘러싸인 작은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진하게 느껴지는 벽과 양쪽으로 덧문을 활짝 연 창들의 색감이 조화롭게 다가온다.




정원은 아무런 장식없이 단지 나무 한그루만 자라고 있을 뿐이라 정갈하고 고즈녁한 느낌마져 가져다 준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니 천정은 상당히 높은 편이고 문에 조각한 문양은 화려하고도 다채롭다.










건물의 중심부에는 이렇게 2층까지 정방형으로 뚫린 공간이 두군데나 있는데
집 안에 하늘을 통하게 한 것은 비가 떨어지는 운치를 집 안에서 볼 수 있게 했고
비를 재화로 여겨 비가 집 안에 들어오듯 재산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원한 것이다.





뚫린 하늘 아래 2층에서 문을 열면 반대편까지 훤하게 드러나 채광은 물론이고 통풍까지 잘 되니
마카오의 덥고 습기 찬 날씨를 이기기에는 제격인 설계이다.





2층에서 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 보니 가운데 뚫린 공간이 장방형의 돌로 마무리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가운데 공간을 돌로 커다란 물받이를 만들어 
비가 올 때는 빗물이 돌 물받이로 떨어져 배수구로 빠져나가게 해주니 
아열대지방의 집중호우를 슬기롭게 이기고 건물을 시원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멋진 공간이다.





2층 한가운데는 이 건물의 주가 되는 넓다란 공간이 있는데 천정도 창문도 커서 너무나 시원해 보인다.
방 가운데 높이 걸린 현판을 보니 커다란 글씨로 '여경(餘慶)'이라고 쓰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여경(餘慶)'은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란 글에서 온 말로써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보답
으로 뒷날 그의 자손이 받는 경사'이니 
집 주인인 '정관잉'은 아마도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베풂으로 많은 복을 받았나 보다.




만다린 하우스의 외관도 멋지지만 집 내부의 절제되면서도 세련된 장식은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건물의 회랑들의 안쪽 문들은 들문으로 되어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창 아래 공간들은 아마도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들창문 위 육각형의 문살 사이를 창호지로 발랐나 생각되겠지만 마카오의 맨션들은 커다란 굴 껍질을 평평하게 문질러서

창호지대신 문살 사이에 끼우기 때문에 견고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직사광선은 피하고 밝은 빛은 들어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회랑을 거쳐 건물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니 그곳에는 장식 가구가 없고 이렇게 오래 된 궤짝들이 쌓여 있다.
만다린 하우스의 귀중한 물건들이 이 궤짝들에 담겨서 보관되고 있었을까......



 

건물을 다 돌아보고 안뜰에 앉아 지친 다리를 쉬려고 하니 벤치 바로 옆에 오래 된 우물이 보인다.
이제는 철망으로 폐쇄되어 무심한 도르래만이 바쁘게 오르내렸던 옛날을 회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유명한 사상가 정관잉과 그의 가족들, 하인들로 북적거렸을 만다린 하우스는 
이제는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고 마카오에 오는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찾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영화를 누리던 그들과 그 후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관잉의 '여경'사상에 힘입어 후손들은 조상이 누리던 영화를 이어받아 누리고 있을까?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만다린 하우스를 떠나기가 못내 아쉬워
대문을 나서면서도 발걸음을 쉽게 옮기지 못 하고 자꾸만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았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펜하 성당 마당에서 마카오 타워와 마카오의 멋진 다리들이 보이는 시원한 경치를 감상한 후
성당 담장 왼쪽으로 내려가는 급경사로 서망향사항(西望洋斜巷)길로 내려가 보았다.
좁고 경사가 급한 골목을 한참 걸어 내려가니 눈 앞에 조그마한 사거리가 나왔다.
사거리에는 세계문화유산의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들이 서 있기는 한데 분명하지가 않다.
동네 아주머니께서 반려견을 데리고 주변을 지나가릴래 물어보려고 하니
그분은 영어를 전혀 모르고 우리는 광동어를 전혀 모르고....

얼른 지도를 펴서 손가락질로 물어보니 금방 눈치 채신 아주머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바로 길 아래 가파른 계단으로 내려가란다.





난간도 없는 가파른 시멘트 계단 위에서 내려다 보니
경차 하나도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길이 발 아래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잘 모르지만 주민들이 자주 다니는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 위를 올려다 보니 마카오 서민들이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서민아파트들이 양 옆으로 펼쳐진다.




다닥다닥 붙은 서민아파트를 몇채 지나니 갑자기 시야가 환해지면서
눈앞에 노란색, 민트그린......등 파스텔톤의 화사한 집들로 둘러싸인 광장이 나타난다.




파스텔톤의 포르투갈 주택으로 둘러싸인 광장이 바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릴라우 광장이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아도 커다란 성당이나 별다른 큰 건물은 보이지 않고 평범한 동네 마당 같다.
관광객들도 많지 않고 동네 주민들이 벤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조그만 광장이 세계문화유산이라니! 약간은 실망스럽다.




커다란 나무 몇 그루와 조그만 매점, 벤치 몇개가 놓여있는 작은 광장인 이곳은
포르투갈 사람들의 첫번째 거주지 중 한곳이라고 한다.

릴라우는 포르투갈어로 '산에서 솟는 온천'이란 뜻으로
이곳에서 나오는 물은 마카오의 주요 용수원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지금은 벽쪽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분수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광장을 둘러싼 가옥들은 대부분 핑크색이나 민트크린, 화사한 개나리색으로 칠해져 있어 밝은 느낌을 주고




가옥들의 창은 포르투갈풍의 색색의 덧문들로 장식되어 아시아가 아닌 것 같은 느낌도 가져다 준다.




광장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광장을 비롯한 주변 포르투갈 주택의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광장을 떠나 만다린 하우스, 아마 사원 등을 구경하고 밤에 돌아올 때 다시 릴라우 광장으로 와 보았다.
낮에도 비교적 한가하던 길인데 밤이 되니 길에는 사람도 별로 안 다니고 너무 조용하고 한가롭다.




낮에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담소를 나누던 광장에도 고요함만이 감돈다.




우리도 이 동네 주민인 것 처럼 벤치에 앉아 새소리도 듣고 동네 개가 지나가는 것도 보고 잠시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저기 다니느라 지친 다리와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한결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았다.





몇개의 포르투갈 주택으로 둘러싸인 작은 광장 릴라우(Largo do Lilau, 亞婆井前地).
우리 눈에는 평범한 동네 마당 같이 보이는 이런 공원도 마카오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재들은 왜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고 세계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 우리 모두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세계인들도 우리 문화 유산의 가치를 인정해 줄텐데......
부러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함께 가지고 릴라우 광장을 떠난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에 도착한 첫날, 숙박지인 리베라 호텔에 짐을 풀고

매케니즈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헨리스 갤리에서 배를 불린 후
호텔이 자리잡고 있는 펜하 힐 근처 동네 구경을 먼저 해보기로 했다.


마카오 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펜하 힐(Penha Hill)은 언덕 위에서 사이반 호수, 남반 호수를 비롯하여
마카오 타워, 사이반 대교, 타이파 대교, 시내 중심가 지역을 시원하게 살펴볼 수 있는 전망명소이다.




펜하힐 마을 아래 사이반 호숫가는 산책로와 벤치가 잘 조성되어 있어 경관이 좋고 환경도 너무나 쾌적한 곳.





또 사이반 호수 건너편에는 마카오 타워와 사이반 대교가 길게 드러누워 있는 모습도 보이는데
멋진 경치를 즐기며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호숫가에는 이렇게 나무둥치에 뿌리가 길게 드리워진 커다란 나무들이 많이 심기워져 있는데
마카오에서 흔한 가로수인 이 나무는 '반얀 트리(Banyan Tree)'라고 부르는 '용수(樹)'라고.......




호숫가에는 매케니즈 요리로 유명한 '헨리스 갤리'등 레스토랑도 많이 보이는데
포스트 : 매케니스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헨리스 갤리

커리 전문 음식점인 레스토랑 '알리'에도 점심을 즐기러 온 손님으로 빈 자리가 거의 없다.




길가에서 만나는 우체통도 참 정감있다. 캐릭터가 친근감을 주어서 그런가?




사이반 호수 북쪽 도로는 '민국대마로'라고 하는데 왼쪽 핫핑크색 건물은 '마카오 기금(Macao Foundation)'이다.
중앙에 보이는 길을 쭈욱 올라가 우회전하면 리베라 호텔, 좌회전하면 펜하 성당이 있는 펜하힐로 올라가게 된다.




맨 위의 펜하 성당이 자라잡고 있는 곳이 바로 '펜하 힐(Penha Hill, 主敎山)인데 나즈막한 동네 언덕 정도의 높이이다.





마카오 기금 바로 앞에 있는 으리으리한  3층집은 대문 옆에 '회옥(懷屋)'이라고 쓰인 것을 보아
공공건물은 아닌 듯 하고 개인 소유의 집인 듯 보인다.
으리으리한 이 집의 주인은 대체 누구일까?




규모가 크지 않은 길가의 집들도 너무나 이쁘다.
문을 밀고 들어서면 빨간 남국의 꽃들이 방문자를 반갑게 맞아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카오 기금이라는 건물 뒤로 핫핑크색의 담벼락이 계속 이어진다. 이렇게 으리으리한 집이 설마 개인 소유는 아니겠지?




오르막길로 조금 올라오니 길이 다시 세갈래로 갈라진다. 도로명 표지판이 서 있는 쪽으로 가면 리베라 호텔이 있는 곳.

맞은 편 핫핑크의 건물은 나중에 알고 보니 구 포르투갈 충독 관저라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건물이 지나치게 크더라니!




삼거리의 빌라촌도 역시 연핑크색으로 칠해져있다. 마카오 사람들은 왜 이렇게 핑크색을 좋아하는걸까?
언덕 중턱에 있는데다가 앞에 높은 건물이 없으니 빌라의 발코니에 서면 환상적인 호수 주변 전경이 그대로 펼쳐지겠다.
그야말로 최고의 뷰 포인트에 자리잡은 멋진 주택들이다.




경비초소와 CCTV로 무장한 빌라촌에서 좌회전하면 펜하 성당과 펜하 힐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다.




마카오는 거주민 50만에 경찰이 5천명이라더니 길 여기저기에 경찰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부촌에는 입구마다 무장한 경비원이 지키고 있으니 처음 온 여행자도 안심하고 길거리를 거닐 수 있어 좋다.




펜하힐까지는 경사가 좀 있는지라 한참을 걸어올라가야했는데
가다가 들여다 본 주변 주택엔 대부분 고급 승용차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펜하 힐 언덕 위 펜하 성당 앞에 이르니 다소 실망스러운 모양의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전망대의 이름은 '주교산 조망대(Miradouro de Penha)'이다.




럭셔리한 부근 동네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게 전망대 내부는 엉성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전망대 담벼락에 올라서서 북쪽을 보니 럭셔리한 펜하힐 동네와는 달리

다닥다닥 붙은 시내의 집들과 그 사이로 우뚝 우뚝 솟아오르는 빌딩들이 눈에 들어 온다.




카메라의 줌을 당겨보니 마카오 외항에 정박된 배들도 너무나 가깝게 보인다.




건너편 동네가 마카오 어느 동네인가 싶어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층 빌딩들이 가득 들어선 건너편  동네는 놀랍게도 중국 '주하이(珠海)'시이다.





펜하 힐에서 보는 전망이 고작 이것 뿐인가? 하고 실망하실 것 같지만
사실 펜하힐의 보는 전망의 진수는 펜하 성당 마당에서 내려다 보는 전경이다.

마카오 타워, 사이반 호수, 남반 호수를 비롯해서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섬을 연결하는 세개의 다리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
펜하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아침 10시 30분에 마카오 국제 공항에 도착하고 택시로 리베라 호텔로 이동하여
체크인 후 호텔 룸에 짐을 풀고 나니 아직 12시도 안 되었다.
아침 8시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에어 마카오편은 일찍 도착하기 때문에
하루 일정을 짜투리 시간 없이 그대로 소화할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마카오에서의 첫날! 하루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식사부터 해야 할 일.
이번 여행에서의 식사는 호텔에서 해결하지 않고
모두 현지식으로 해결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먼저 호텔 밖으로 나서본다.




펜하 언덕 위 리베라 호텔에서 5분 정도 걸어서 내려오니 사이반 호수가 바로 눈 앞에 펼져진다.
크지 않은 호수이지만 주변엔 아름드리 나무들이 심겨져 있고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너무 쾌적한 느낌을 준다.




호수 바로 맞은 편엔 마카오 타워가 위엄있게 버티고 있고 그 뒷편으로는 사이반 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낮에는 약간의 박무로 인해 하늘이 뿌옇게 보이지만 밤에 호숫가에서 보는 주변 야경은 정말 환상 그 자체인 곳이다.




호수 앞길 '민국대마로(民國大馬路)' 앞에 마카오 맛집으로 유명한 '헨리스 갤리(Henri's Galley)'가 있다.
가이드북과 지도에도 빠짐없이 나와 있는 '헨리스 갤리'는 매케니즈 요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란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 정오가 되기도 전에 찾아간지라 우리가 헨리스 갤리의 오늘 첫 손님이다.




지도에도 나와 았는 맛집이라기에 아주 클 줄 알았더니 의외로 테이블 8개 정도의 자그마한 레스토랑이다.




벽에는 갤리선의 그림들이 걸려 있고 닻과 키, 배의 핸들......등 모든 인테리어는 바다와 항해를 주로 한 컨셉이다.
'갤리(Galley)'가 바로 '로마시대 노예선인 갤리선'이란 뜻과 함께 '선박, 항공기의 조리실'을 의미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36년간 마카오 사람들과 여행객들의 입맛으로 검증을 거친 이 레스토랑은
지금은 '헨리'의 아들 '레이몬드'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하나 하나 물어보고 있다.
 


허락을 구한 후 레스토랑 내의 사진을 여기저기 찍고 있으니 훈남 직원이 손짓을 하며 문 입구에 걸린 종도 찍으란다.
사진을 다 찍고 생각하니 줄을 흔들어 종을 한번 쳐 보지 않은 것이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매케니즈(Macanese)'란 포트투갈인과 중국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들을 이르는 말인데 

1500년대 명나라 군대를 도와준 대가로 마카오 거주권을 얻게 된 포르투갈 사람들은 고향 음식을 마카오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악한 운송 여건 탓에 재료들은 마카오에 도착하기도 전에 썩어버렸는데
이들은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마카오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 대체하고 요리법까지 마카오의 것과 혼합했다.
이들은 중국의 재료를 비롯해 대양을 누비며 가져온 인도의 후추와 칠리, 아프리카의 피리피리 고추,
말레이의 고수와 코코넛 밀크, 브라질의 고구마와 땅콩 등을 자유롭게 적용해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내었다.
세대를 거듭하며 포르투갈 요리를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 마카오 사람들까지 가세해서
마카오 만의 독특한 음식인 매케니즈 푸드(Macanese Food)가 완성되었다.

오직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케니즈 푸드는 그야말로 '퓨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요리이다.




여행의 동반자인 B양과 필자의 이번 마카오 여행은 '처묵처묵 로드'라고 명명할 만큼 '먹는데 주력한 여행'이므로

매케니즈 요리의 대표적 메뉴인 바칼라우 수프, 커리 크랩, 아프리칸 치킨, 샐러드를 다 주문했다.
도대체 이 많은 음식을 다 먹기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커리 크랩을 주문했더니 살아서 움직이는 게를 테이블까지 가져와서 보여준다.

커리 크랩은 보통 280파타카(MOP) 정도의 시세이나
오늘 게는 크기가 작은 것이라 210파타카를 받는다고 하길래 요리를 부탁했다.




제일 먼저 빵이 나왔다. 우리나라 말 '빵'은 바로 포르투갈어 '빠오(pão)'에서 온 것.
마카오에서도 역시 빵을 빠오라고 부르는데 원조의 맛 답게 따스하고 부드럽기 이를데 없는 맛이다.





빵과 함께 제일 먼저 '바칼라우 수프(Bacalhau Soup)'가 나왔는데 '바칼라우'는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 같은 재료이다.
포르투갈에는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활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칼라우는 포르투갈의 국민요리로 통한다.
바칼라우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것인데 수백가지의 요리에 사용되고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날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곁들여져 나온 고수를 적절히 투입한 다음 수프의 맛을 보았다.
우리 나라 레스토랑의 야채 수프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말린 대구인 바칼라우가 수프 안에 듬뿍 들어있다.
바칼라우는 짭쪼롬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이 좋았는데 대구 가시가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스프를 해치우고 나니 드디어 주요리인 '커리 크랩(Curry  Fresh Crab)'이 나왔다.
핸리스 갤리의 베스트 메뉴인 커리 크랩은 신선한 대게 한 마리를 넣고 볶은 후
커리 소스에 마늘, 고추, 양파를 섞고 후추로 간을 한 음식이다.

소스 특유에 향에다 매콤한 맛이 가미된 커리 크랩은 2인 정도가 함께 먹으면 알맞은 양이다.




작은 대게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은 커리 크랩은 스푼과 포크로 집어서 개인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된다.




자! 이젠 우아하게 나이프나 포크를 쓸 때가 아니다.
엄청나게 많이 비치된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 게 딱딱하게 무장한 게껍질을 집게로 부스러뜨리고 해체한 후
그 속에 꼭꼭 숨은 게살을 하나 하나 발라먹을 차례이다.





마카오의 해산물은 모두 다 신선하기 그지 없다더니 커리 소스와 어울린 게살은 부드럽고도 쫄깃한 것이 맛이 일품이다.
과연 헨리스 갤러리의 대표 메뉴라 할만한 음식 다워서 게딱지 속까지 싹싹 긁어서먹고 나니 테이블 위는 전쟁터가 되었다.
남은 커리 크랩 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커리 크랩을 다 해치우고 나니 이번에는 '아프리칸 치킨(Galinha Africana)'이 나왔다.
너무 매워서 이 요리를 먹으면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더워진다든지 아니면 처음 이 요리를 만든 사람이
모잠비크 사람이라서 아프리칸 치킨으로 이름 붙었다든지
이름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치킨이 매워도 괜찮느냐고 물어보길래 많이 매운걸 예상했는데 매운 맛에 강한 한국 사람에겐 새발의 피 정도이다.
이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불닭 같은 걸 먹여보면 단번에 두 손 들고 항복하게 되지 않을까?
10여 종의 향신료를 넣어 구웠다는 아프리칸 치킨은 맵싸한 향과 달콤 쌉싸래한 맛이 치킨의 질감과 잘 어우러진다.
그런데 치킨의 양이 너무 많다. 이미 수프와 빵, 커리 크랩으로 배가 어느 정도 찬지라 다 먹을 수나 있을른지.....




치킨이 매우 부드러워 보여서 나이프와 포크로 먼저 해체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치킨이란건 손으로 뜯어 먹어야 제 맛인 것!
영국 사람들도 치킨을 먹을 땐 꼭 손으로 뜯어 먹으면서
"빅토리아 여왕께서도 이렇게 손으로 뜯어 먹었어!"하고 자랑스럽게 먹는다니 말이다.





한참 아프리칸 치킨을 뜯어 먹다 보니 주문한 샐러드가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샐러드는 안 주냐고 했더니 아차! 실수로 빠뜨렸다고 황급히 주방으로 뛰어간 종업원. 금방 신선한 샐러드 접시를 가지고 왔다.




매케니즈 요리에서 가장 일반적인 '그린 샐러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야채 샐러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식초와 찬 물에 담가 놓아 식감을 잘 살린 양파, 토마토, 피망, 오이, 양상추, 올리브 등의 재료에
올리브 오일과 레몬 주스를 뿌려 놓은 너무나 신선한 샐러드이다.
아삭거리는 식감과 함께 상큼한 맛의 샐러드는 치킨으로 다소 느끼해진 위장을 다시 산뜻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주문한 메뉴를 다 먹었지만 후식으로 커피 한잔 빠뜨릴 수는 없는 법.
필자는 에스프레소 한잔을, B양은 아이스 카페 한잔을 주문했다. 커피 맛도 역시 기대 이상이다.




식사가 끝나면 제 자리에서 계산서(bill)을 갖다 달라고 하면 된다.
샐러드, 수프, 아프리칸 치킨, 커리 크랩, 커피에 10% 봉사료를 포함해서 합이 546.7파타카(MOP)가 나왔다.
1MOP가 150원 정도이니 한화로 치면 82,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이곳의 종업원들은 하나 같이 친절하고 항상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게 특징이다.
필자와 B양이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고 음식 이름을 수첩에 적고 하는 동안 
너무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금방 환한 웃음으로 웃어주곤 했다.

마카오 유명 맛집이라기에 다소 형식적으로 손님을 대할 줄 알았던 필자에게는
맛과 서비스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헨리스 갤리이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 여행에서 머무를 호텔을 정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눈에 들어온 호텔이 있었으니 바로 리베라 호텔이다.
한 블로거가 올려 놓은 호텔 객실에서의 전망 사진을 보는 순간,
베네시안 마카오에 머무르며 구경해볼까 생각했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펜하힐에 있다는 리베라 호텔에 자꾸만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베네시안 마카오 숙박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펜하 성당 바로 아래에 위치한 리베라 호텔(리비에라 호텔)은 리츠 호텔에서 이름을 변경한 5성급 호텔인데
언덕위에 자리하고 있어 객실에서 사이반 호수와 사이반 대교, 마카오 타워 등의 수려한 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좋다.


펜하 언덕 바로 아래 펼쳐진 사이반 호수 주변엔 아름드리 가로수가 심져겨 있어 산책하기엔 그만이고
호수 주변으로 마카오 타워, 사이반 대교와 함께 중심가의 그랜드 리스보아, 윈 마카오, MGM 마카오 등이 한눈에 보인다.


호텔 바로 앞길은 '고가령신사가(高可寧紳士街)'란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Rua do Comendador(Comendador:고위 성직자)'란 도로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곳은 마카오에서도 손꼽히는 고급주택가라고 한다.
바로 앞에 보이는 예쁜 건물은 바로 구 포르투갈 총독 관저!


주변에는 으리으리한 고급 빌라 들이 줄지어 있는데 도로 사방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고
경찰관과 사설 경비원이 건물마다 지키고 있어서 야간 산책을 하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는 곳이다.


마카오 국제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리베라 호텔까지 오니 미터키에 61파타카(MOP)가 찍혔다.
트렁크에 캐리어를 두개 실었기 때문에 짐 한개당 3파타카를 쳐서 70파타카가 요금으로 나왔다.
한국에서는 마카오 돈으로 환전이 안 되어 홍콩달러를 가지고 갔기 때문에 70홍콩달러(HKD)를 요금으로 지급했는데
홍콩달러((HKD)와 파타카(MOP)는 1:1의 환율이어서 마카오 전역에서는 홍콩달러가 다 통용된다.
심지어는 물건 값을 홍콩달러로 지불하면 홍콩달러로 거스름을 내어줄 정도이다.
한화로 1HKD는 150원 정도이므로 10,500원을 택시비로 지불한 셈이다.


리베라 호텔의 마카오식 표기는 호경주점(濠璟酒店)이다.
주점이라고 하면 술집인가 오해하실 수 있지만 중국에서 주점이란 식당이 딸려있는 고급 호텔을 말한다.
중국에서 반점(飯店)이나 주점(酒店)은 4,5성급 호텔을 지칭하는 말이고
빈관(賓館)이나 대하(大廈)는 보통 2,3성급 호텔을 이르는 명칭이라고 한다.

5성급이라는 리베라 호텔은  5성급 호텔이라고 하기엔 호텔 규모도 작고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이다. 4성 정도로 보면 알맞은 듯......



로비도 작고 로비에 있는 소파들도 사람들이 앉을 공간은 넉넉치 않다.

 

다만 호텔 로비에 있는 샹들리에는 작지만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들려오는 소식으로 리베라 호텔의 레스토랑은 음식 수준이 높고 아주 맛이 있다는데 
여행 일정 동안 호텔 조식을 일체 먹지 않고 외부에서 사먹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음식 맛이 좋다는 리베라 호텔 조식을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호텔은 5층 규모이라 투숙객도 그다지 많지 않고 내부에는 카지노나 나이트 클럽도 없기 때문에
조용하게 숙박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이 된다. 


프론트에 호텔 바우처(Voucher, 숙박권)를 제시하고 예약을 확인한 후 객실을 배정받았다.
2층 객실을 배정해 주기에 4층으로 달라고 했더니 3,4층은 흡연실이라고 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마카오의 호텔 흡연실은 마카오 특유의 습기로 인해 객실 전체에 담배 냄새가 많이 배어 있다고 한다.
4층이 전망은 훨씬 좋겠지만 여행 일정 동안 담배 냄새가 찌든 방에서 여독을 풀 수는 없기 때문에 2층으로 객실을 배정받아 올라갔다.


객실에 들어가 보니 방을 둘러보기에 앞서 창 밖으로 먼저 시선이 간다.


창가로 가서 보니 발 아래는 사이반 호수가 펼쳐지고 바로 앞에 마카오 타워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데
타워 바로 옆으로는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섬을 연결하는 사이반 대교가 길에 드러누워 조화를 이룬다.
날이 흐려 맞은 편 타이파섬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날이 맑으면 중국 본토 주하이((珠海)까지 쉽게 눈에 들어온다.


객실은 국내 여느 특급 호텔과 비슷한 구조이며 편안하고 정갈한 편이다. 금연룸이라 담배 냄새도 없어 좋다.
겨울 기온이 15~18도 정도인 마카오는 대부분의 건물이나 호텔 실내에 난방 장치를 가동하지 않으므로 밤에는 많이 추운 편이다.
우리 같으면 늦가을 날씨이지만 건물 내부 난방이 금지된 중국 남부의 겨울은 습기까지 더하여 뼛속까지 시리다고 한다.
벽에 히터 겸용인 에어 컨디셔너가 붙어 있기에 혹시나 하고 히터를 가동해보았는데 30분 정도를 켜 두어도 계속 찬 바람만 나온다.
지금이 마카오에서는 <겨울>인데 도대체 히터는 언제 틀려고 만들어 놓은거야? 갑자기 화가 버럭 난다.
대신 이불은 두텁고 포근하다. 잘 때 미리 준비해 간 히트텍 티셔츠와 수면 바지, 양말까지 신고 누우니 춥지 않았는데
필자는 자그마한 전기 방석을 가지고 가서 발 아래 깔고 잤기 때문에 아주 따스하게 숙면할 수 있었다.


욕실 안도 아주 깨끗하고 정갈하다. 특히 세면대가 두개 놓여 있어 두사람이 함께 쓰기에 불편함이 없고
벽에 걸려 있는 드라이기는 진공 청소기같은 굉음을 내며 머리를 신속하게 말려준다.


샴푸, 린스, 치약,칫솔을 안 주는 많은 호텔과는 달리 마카오의 호텔은 일회용품이 거의 다 구비되어 있어 좋다.
린스 겸용 샴푸에 바디 클렌져, 면도기, 면도 크림, 빗, 치약, 칫솔, 샤워 캡이 모두 정갈한 상태로 구비되어 있다.  
비치된 치약이나 칫솔, 샴푸, 클렌저는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 여성분들은 따로 챙겨와도 좋을 듯......


유리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형태의 샤워 부스는 넓고 비교적 쾌적한 편이다.


호텔 셔틀 버스는 9시 부터 30분 마다 운행하는데  시내에 위치한 호텔들을 순회하여 마카오 페리터미널까지 운행한다.
마카오 페리터미널에서는 밤 10시 30분까지 셔틀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홍콩을 다녀오거나 시내 관광을 하기에 좋다.
 


리베라 호텔에서 셔틀 버스로 한정거장만 가면 메트로폴리탄 호텔에 내리게 되는데
호텔에서 마카오 시내 중심인 세나도 광장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므로  
마카오에 머무르는 동안 버스비나 택시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카오 시내를 돌아본 후 밤에 호텔로 돌아오니 창 밖의 야경이 장관이다.

건너편 섬의 야경과 함께 마카오 타워, 사이반 대교의 경관조명이 한눈에 훤히 다 들어온다.
2층이라 건너편 건물 때문에 사이반 대교의 날렵한 허리가 살짝 가리워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4층에 숙박했더라면 더 멋진 야경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살짝 아쉬운 느낌도 든다.
 

 

저녁 늦게까지 시내 구경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셔틀버스가 마카오 대교를 돌아서 사이반 호숫가로 커브를 틀면
갑자기 우리 동네에라도 도착한 듯 갑자기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와! 집에 다 왔다~!"하며 즐겁게 외치곤 했는데
침대에 누워서도 눈에 들어오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인해 쉽게 잠들 수 없었던 리베라 호텔에서의 며칠간이었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60년 마다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는 임진년 설날이 코 앞으로 닥쳐 왔다.
이웃한 일본이 양력설을 신년 명절로 지내는데 반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는 대부분 음력 설날을 지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春節, 춘지에)이라 부르는데
포루투갈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 서양 풍속이 많이 배어있는 마카오도
설날을 준비하고 성대하게 지키는 건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마카오의 중심지이자 마카오 관광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에 도착해보니 

어라~? 뭐가 엄청나게 어수선하다. 광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저 어수선한 물건들은 대체 무엇인고?




거기다 우체국 건물 바로 앞 높이 만들어진 단상 위에는 뻘건 판자들이 한창 붙여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약돌을 물결무늬로 아름답게 깔아놓아
지중해의 분위기가 난다는 낭만의 광장 세나도 광장에 중국의 춘절 장식이 한창인 것이다.
 




거기다 평소에 시민들이 앉아서 쉬는 광장 가운데 '교황자오선 지구본 분수' 가에도 뻘건 천이 둘러지고
커다란 중국 인형장식등이 아직 비닐도 덜 벗긴 채로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설날을 앞두고 돌아본 마카오의 대표 중심가 릴세나도 광장에는 설날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인 필자가 보기에는 다소 촌스럽게도 보이는 춘절 장식이 중국인들에겐 너무 신나고 좋기만 한가 보다.

아직 제대로 배치되지도 않은 인형등 앞에서 너도 나도 기념 사진을 찍는다.




주변 건물들은 모두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물인데 가운데 걸린 등들은 용그림과 복(福)자가 새겨진 카다란 등이라니.....!

그야말로 동서양의 확실한 만남이요, 확실하기 그지없는 퓨전이다.


처음에는 "이잉~ 이게 뭐야!!!" 하고 눈쌀을 찌푸리고 말았는데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시 광장으로 와서 다시 언발란스한 가운데 은근히 조화가 된다.





눈부시게 노란 리바이스 건물 바로 옆에는 분홍색 스타벅스, 남유럽풍의 이중창들은 붉은색이나 초록색이다.

그 앞에 내걸린 완연한 중국풍의 커다란 등들......




노란색 건물에 걸린 붉고 노란 등들을 한참 보다 보니 눈이 세뇌되었나? 은근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한다.





성 도미니크 성당, 성 바울 성당, 나차 사원, 몬테 요새......등 부근 문화유산들을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와 보니 아침에는 초기 작업 중이던 것이 이제 제법 완성이 되어 간다.
맨 위 임진(壬辰)이라는 글자 양 옆으로 거대한 용 장식을 붙이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다음날 아침 버스에서 내려 다시 세나도 광장 쪽으로 오다보니
맞은 편 '릴 세나도 빌딩' 위에서 사람들이 대형 플래카드를 줄에 매어 끌어올리고 있는게 보인다.

"어!!! 빨리 가보자!" 하고 뛰어 갔지만 플래카드가 올라가는 순간은 포착하지 못하고 다 올라간 순간 겨우 찍을 수 있었다.
'민정총서(民政總署)'라고 쓰인 '릴 세나도 빌딩'은 구 마카오 정부 청사인데
건물이 주는 상징성 때문에 여기다 새해 축하 메시지를 거는가 보다.
 




붉은 플래카드에 쓰인 '공희발재(恭喜發財)'는 중국의 새해 인사로
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 답게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이다.

중국 공용어인 북경어로는 '공희발재(恭喜發財)'를 "꽁 시 파 차이"라고 읽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광동어를 쓰기 때문에 "쿵 헤이 파 초이!(Kung Hei Fat Choy)"라고 읽어야 한다고......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릴세나도 빌딩 안으로 들어가보니 여기도 역시 춘절 장식이 진행 중이다.




2층 발코니에도 역시 용 장식이 걸려 있다. 올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용띠해라서 더욱 용 문양이 많이 보인다.




세나도 광장에 있는 '자비의 성채' 2층 발코니에 올라가 아래를 보니 광장의 춘절 장식 상황이 한눈에 보인다.
춘절 장식이 없었더라면 세나도 광장의 상징인 물결 무늬 바닥 타일을 좀 더 잘 담을 수 있었을텐데......그 점 참 아쉽다!




광장 뒷편에 위치한 재래시장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거기도 춘절 분위기가 완연하다.
최대의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필요한 물건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시장도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색동 설빔을 입었듯이 마카오 아이들도 이쁜 춘절빔(?)을 준비하겠지?

꽃과 금붕어 등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소매없는 덧옷의 가격은 110 파타카(MOP)였다. 한화로 16,500원 정도.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설날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노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 나게 되고 
길상용품 가게에는 온통 붉은색의 지앤즈(剪紙,전지) 종이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요대)로 가득하다.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특히 '상서롭고 기쁘다'고 생각하고 귀신을 쫒는데에도 특효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마지막 날 다시 세나도 광장으로 가보니 신년 장식이 부분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양쪽에는 흑룡이 불을 뿜고 가운데는 귀여운 애기 용과 어린이들이 서 있는 재미있는 모습이다.
준비 중에는 그리도 엉성해 보이더니.....! 밤에 불을 켜고 보니 제법 보기가 좋다.


마카오에서는 춘절 전날 '아마 사원' 앞에서 폭죽 터트리기 행사가 진행되고 화려한 불꽃놀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지는 23일 춘절 당일에는 길이가 238m에 달하는 용 인형을 든 사람들의 흥겨운 춤사위를 따라
18마리의 사자탈, 12지신과 행운, 행복, 재산, 장수의 신의 탈을 쓴 사람들이
성 바울 성당부터 아마 사원을 거쳐 사이반 광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가로지르는 행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춘절까지 마카오에 머물렀다면 이런 축제를 직접 보고 올 수 있었을텐데.....아쉽기만 하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는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3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마카오행 비행기는 아침 일찍 출발하고
마카오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는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들이 짧은 휴가를 내고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 국제 공항에서는 직항편인 에어 마카오(Air Macau)와 진 에어(Jin Air)를 이용하면 되는데
화, 목, 토에 출발하는 진 에어는 항공 요금이 에어 마카오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나
인천공항에서 22:35분에 출발하여 마카오에 다음날 새벽 01:20분에 도착하게 되므로
마카오에 도착하고 호텔에 체크인하고도 시간이 어정쩡하게 남게 되는게 흠이다.
그에 반해 매일 1회 운항하는 에어 마카오는 아침 8:00분에 출발하여 10:40분에 도착하므로
오전에 호텔에 체크인하고 남은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은 편이다.


한국은 마카오와 90일 무비자 체결국이므로 따로 비자를 발급 받을 필요가 없지만
입국일로부터 30일 이상 유호한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여행 전에 여권을 체크해 보니 만료 기간이 몇달 남지 않은지라 이참에 전자 여권으로 새로 발급을 하였다.
아직 손때도 묻지 않은 새 여권에게는 마카오 여행이 처음 경험시켜주는 해외여행이다.




3박 5일의 짧은 여행인지라  여행 가방도 가볍고 단촐하기만 하다.
1월의 마카오의 평균 기온은 15도~18도 정도로 너무 쾌적하니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는 여름여행에 비해 가지고 가는 옷가지수도 현저히 줄었다.





탑승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오르니 비행기가 정말 작기도 하다.
좌우에 3줄씩 좌석이 비치되고 가운데 통로가 있는 제주도 행 국내항공기 정도의 규모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에 비해서 기내식은 좀 초라하다. 볶음밥에 계란말이, 김치, 그리고 찹쌀떡 세개가 전부이다. 

 




기내식을 먹고 조금 눈을 붙이려 하니 금새 기장의 착륙 멘트가 나온다.
눈을 떠 창밖을 보니 흐린 하늘 아래로 마카오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저렇게 조그만 섬으로 비행기가 내려 앉다니...... 활주로가 너무 짧지는 않을까?





궁금한 마음에 가이드북의 지도를 펼쳐보니 뜨악~!!!!! 공항 활주로가 바다 한가운데 있다.
 이착륙 제대로 못해 바다에 풍덩 떨어져 물귀신이 되는건 아니겠지?




세계에서도 몇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마카오 공항에 내리니 모든게 소박하다.





비행기에서 내린 탑승객들이 크게 많지 않은지라 입국 수속도 신속하게 진행이 되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반갑게 맞이하는 마카오 세계문화유산의 그림들, 이제 마카오에 도착한건가?




공항은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조용하고 깨끗하다. 

수하물도 상당히 빨리 나와서 얼마 기다리지 않아 자신들의 짐을 찾을 수 있다.
수하물에 골프 캐리어가 계속해서 나오는걸 보니 골프 투어를 오신 분들도 상당수 있는 듯...... 





공항을 빠져나오니 베네시안 마카오를 비롯하여 대형 호텔들의 셔틀 버스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예약한 리베라 호텔은 한국인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소규모 호텔인지라
마카오 페리 터미널과 시내 호텔로만 셔틀버스를 돌리고 공항 쪽으로는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호텔까지 택시를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택시를 잡으니 기사가 얼른 내려서 캐리어 두개를 번쩍 들어 트렁크에다 실어준다.
택시에 올라  리베라 호텔로 가자고 하면서 호텔의 그림을 보여주니 "O.K!" 하면서 미터기를 누른다.




공항에서 출발한 택시가 타이파를 가로질러 가다보니 바로 앞에 운행하는 차 트렁크에 사람 손이 삐죽이 나와있는게 보인다.
설마 시체? 차가 근접해 갈 때 자세히 보니 마네킹의 손이다. 마카오엔 이런 카 악세사리가 요즘 유행인건가?




타이파섬을 지나니 눈 앞에 마카오반도를 연결하는 다리들이 펼쳐진다. 
반도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는 세개가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다리는 사이반 대교((西灣大橋, Sai Van Bridge)이다.




사이반 대교를 지나 마카오 타워를 감싸며 좌회전하니 사이반 호수(西灣湖, Sai Van Lake)너머로
시내에 위치한 그랜드 리스보아(Grand Lisboa), Wynn 호텔,  MGM Grand 호텔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언덕 위에 자리잡은 펜하 성당(Penha Church)이 보인다.
펜하 성당 바로 아래에 마카오에 있는 동안 보금자리가 될 리베라(리비에라)호텔(Riviera Hotel)이 자리잡고 있다.





파스텔톤의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 옆으로 택시가 올라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너무 이쁜 이 건물은 구 포르투갈 총독 관저란다.

이렇게 그림같이 아름다운 동네에 자리잡고 있는 호텔이라니!
아무리 별로인 호텔이라도 이런 곳에 자리잡고 있다면 잠이 잘 올 것 같다.

 



구 포르투갈 총독 관저에서 우회전하니 금방 눈 앞에 호텔이 나타났다.
호텔은 5층 높이이고 부대 시설은 약간은 낡아 보인다. 5성 호텔이라지만 아무래도 그건 오버인 듯 하다.
코타이 스트립의 별천지 같은 호텔을 다 제쳐두고 이렇게 한적한 호텔을 잡은 이유는
펜하 언덕 위에 자리잡은 호텔에서 내려다 보는 환상적인 전망 때문이다.
얼른 체크인하고 얼마나 전망이 좋은지 올라가 봐야지 하는 마음에 호텔 문에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꼭 필요한 준비물인 여행 가이드북.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가이드북 중에서도 유독 마카오 가이드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마카오 정부 관광청에서 너무나 훌륭한 가이드북을 무상으로 배포하기 때문. 

마카오 관광청에서 배포하는 가이드북은 상세한 지도를 포함해서 모두 4권인데
서울 시청 옆 프레지던트 호텔 9층에 위치한 마카오 관광청을 방문하면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안내책자를 무료로 손에 넣으실 수 있다고 한다.
직접 가지 않더라도 방문 수령이 불가능한 지방 거주자들은
 우편이나 택배로도 가이드북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신청난에 주소를 남겼더니 안내 책자 4권이 금방 집으로 배달되어 왔다.






배송되어 온 안내 책자는 왼쪽부터 마카오 여행 지도, 음식 가이드북, 세계문화유산 안내 책자, 도보 여행 가이드북이다.




'도보여행 가이드북'에는 자유여행을 즐기려는 여행자들에게 마카오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도보 여행 가이드북 1,2부에는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마카오의 역사 소개와 함께
30개나 되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감상 포인트가 일러스트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고





3, 4, 5부에는 골목길을 누비는 즐거움을 주는 타이파, 꼴로안 빌리지 등의 소개와 함께
별빛 대신 불빛이 소근대는 마카오의 호텔가와 중심가의 밤을 더 많이, 더 오래 즐기는 방법과
호텔 리스트, 교통 수단 등 마카오 기본 여행 정보들이 66쪽에 걸쳐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그 다음 책자는 24쪽 짜리 '마카오 세계 문화 유산'이다.




마카오 시가지 주변 도심에 주로 자리잡고 있는 30개나 되는 세계 문화 유산을 사진과 함께 하나 하나 소개해 두었다.




400년간 동서양간 문화 교류의 산물을 잘 보존한 '동서양 역사의 중심, 마카오'는
오늘날 중국 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 걸쳐 온전히 보전되어 있는 역사지구이기도 한데
가이드북에 실려있는 세계유산을 하나 하나 체크하며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해 준다.




여행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지역의 음식이 아닐까?
마카오는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중국 요리 중에서도 육해공의 다양한 재료, 창의적인 요리접, 수준급의 맛으로
 세계인의 식탁을 사로잡은 광둥요리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자에는 매케니즈 요리, 캔토니즈 요리, 로컬 푸드, 스트리트 푸드, 티타임 등
마카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하고 환상적인 요리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카오의 음식 재료와 요리법이 포르투갈 요리와 만난 매케니즈 요리(Macanese Food)는
오직 마카오에서만 즐길 수 있는 퓨전의 진수이다.




마지막으로 손에 잡은건 크게 펼칠 수 있는 마카오 상세 지도.



세계문화유산과 유적지 소개와 위치가 골목까지 자세하게 그려져 있을 뿐 아니라 
마카오 전역의 버스 노선, 호텔 전화번호, 긴급전화, 식당 위치 등 상세한 내용까지 기입되어 있어 
이것 하나만 들고 나가도 마카오 전역을 돌아보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친절한 지도이다.


위에서 소개해 드린 4권의 마카오 여행 가이드북은 알찬 여행을 위한 가장 귀한 준비물이 되었다.
 마카오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꼭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무료 가이드북을 챙기시길 바라며......

마카오 정부 관광청 : http://kr.macautourism.gov.mo/

Posted by 루비™

,


종로구만한 작은 면적에 유네스코(UNESCO)세계유산이 서른군데나 되는 곳,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최고급 호텔 요리까지 없는 것이 없는 요리의 천국, 

보석같이 빛나는 야경과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하여 시선이 닿는 곳 마다 볼거리로 가득한 곳, 

이 모든 형용사가 가능한 곳은 바로 <동양 속의 작은 유럽, 마카오>이다. 




동서양 역사의 중심, 동양의 라스베이거스, 별천지.......마카오에 대한 수식어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카오의 카지노는 언제나 불야성을 이루고 네온싸인 뒤에 숨겨진 세계문화유산은 서른군데에 이른다.
코린트 양식의 성당의 유적 바로 옆에는 고색창연한 도교 사원이 앉아 있고

파스텔톤의 유럽풍 건물을 보고 길 하나만 건너면 완전한 중국풍 거리가 펼쳐진다. 




유럽과 아시아의 만남은 건축물 뿐 아니라 모든 문화에 짙게 스며져있다.

매캐니즈(Macanese)는 원래 중국, 포르투갈의 혼혈인을 뜻하는 말이지만
마카오의 문화, 음식을 대변하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레스토랑에서 파는 음식들도 광둥 요리와 포르투갈 요리가 뒤엉킨 퓨전 요리이다.

미슐랭이 극찬한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길거리 모퉁이에서도 마카오만의 유니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세라듀라, 에그타르트, 커리 크랩, 바칼라우, 주빠빠오, 완탕면, 우유 푸딩, 아몬드쿠키, 육포.........

일단 한번 맛을 보면 마카오의 환상적인 음식 때문에라도 마카오가 너무나 그리워질 것이다.




숨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의 쉼표를 위해 찾은 마카오는 아기자기한 공간에 숨겨진 보석같은 도시였습니다.
여행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곳, <동양 속의 작은 유럽, 마카오> 여행기를 이제 시작해 볼까요~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