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5.01.26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의 고즈녁한 겨울 풍경 34
  2. 2015.01.12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에서 만난 부채꼴 주상절리 27
  3. 2014.11.14 가을빛에 물든 안강 독락당(세계문화유산, 역린촬영지 계정) 16
  4. 2014.11.12 가을빛에 물든 안강 옥산서원(세계문화유산, 영화 '역린' 촬영지) 23
  5. 2014.11.10 [경주 여행]가을빛에 물든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26
  6. 2014.10.27 [경주 불국사 주변 맛집 추천]채식전문 한식당 경주 '쑥부쟁이' 14
  7. 2014.10.23 [경주 맛집 추천]백설소갈비찜, 들어 보셨나요? 경주 동천동 홍은식당 16
  8. 2014.08.25 비오는 날 황룡사지에서 18
  9. 2014.06.03 경주맛집 추천 베스트 / 황금연휴 경주여행, 어디서 뭘 먹지? 23
  10. 2014.05.12 [경주 가볼만한 곳]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 25
  11. 2013.11.21 [경주 가볼만한 곳]경주 교촌마을의 늦은 가을 풍경 26
  12. 2013.11.14 사적1호 경주 포석정지, 새롭게 보아야 하는 이유는? 18
  13. 2013.04.24 김밥에 우엉을 얹어 먹는다고? 경주성동시장 먹자골목 명물 우엉김밥 31
  14. 2013.04.12 [경주맛집]영양죽과 흑미식혜가 일품인 정일품식당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30
  15. 2013.04.10 공장이야? 공원이야? 근무하고 싶은 경주 안강 풍산금속 벚꽃길 18
  16. 2012.11.23 숨겨진 비경, 한적한 호반 트레킹 코스 경주 덕동길 16
  17. 2012.11.16 마지막 단풍 불태우는 토함산 불국사 22
  18. 2012.01.06 경주 맛집 - 성인병 예방에 특효인 황금알생오리숯불고기 46
  19. 2011.12.23 도리 은행나무숲의 겨울 오후 35
  20. 2011.12.19 경주맛집 '다유' - 콩고기로 유명한 웰빙채식요리전문점 28
  21. 2011.12.05 경주맛집 도솔마을 - 100년된 한옥에서 맛보는 맛깔스런 한정식 27
  22. 2011.12.02 경주맛집 '교동쌈밥'에서 맛본 경주대표음식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 13
  23. 2011.11.28 세계유산 양동마을의 백년 넘은 구멍가게 '양동점방' 26
  24. 2011.11.02 [경주 맛집 추천]불국사역 절구통 식당의 완소 메뉴 갈비국수 29
  25. 2011.10.10 [경주 맛집 추천]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에서 맛보는 깔끔한 한정식 - 우향다옥 21
  26. 2011.07.01 더위를 이기는 조상들의 지혜 경주 석빙고 22
  27. 2011.05.11 2천년 신비 간직한 아름다운 숲. 경주 계림 31
  28. 2010.07.28 말로만 듣던 자해공갈, 직접 당해보니......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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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남 읍천항 주상절리가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주상절리가 군사 통제구역인 곳이 많아 아는 사람들만이 어렵게 그 존재를 확인하곤 했었는데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파도소리길이 개통되고 난 뒤에는 신기한 주상절리를 찾아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하서항과 읍천항에 걸쳐 해변에는 위로 솟은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등이 펼쳐져 있는데

31번 국도 쿠페 모텔 옆길에 차를 주차하거나 바로 옆에 있는 카페베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만 걸어가면 곧바로 양남 주상절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부채꼴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멀리 읍천항 등대가 보이고 주상절리 현무암과 몽돌 해안이 조화를 이루는 언덕에 서면 코발트빛 바다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제주 서귀포 해안 주상절리가 수직인 것과는 달리 양남 주상절리들은 누워 있는 형태가 많고 어떤 것은 층층계단과도 같은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얼마 걷지 않으면 전망대가 나오고 그 아래로 부채꼴 주상절리가 신기한 모습을 드러낸다.





수평으로 누워 있는 주상절리들은 마치 부채처럼 다소곳이 펼쳐져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한송이 해국이 바다 위에 피어 있는 것 처럼 보여 이 주상절리를 '동해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주상절리의 방향은 냉각이 진행되는 방향과 일치한다고 한다. 뜨거운 용암이 지표로 분출되빠르게 냉각될 때 일반적으로는 아래로는 지표면, 위로는 공기와 접촉하여 냉각되므로 수직 방향으로 절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의 부채꼴형 주상절리는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특이한 형태로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파도소리길 산책은 어디서 시작하더라도 신비한 주상절리와 함께 푸르른 동해 바다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경주 여행길에 시내 유적지나 불국사 권역만 돌아보셨던 분이라면 

다음 경주 여행길에는 감은사지, 문무대왕릉, 양남 파도소리길을 잇는 코스에 도전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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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서원에서 자계천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언덕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나온다.

언덕에 올라 숲 어귀에 서서 옥산서원을 내려다보는 풍경도 참 평화로워 보인다.

서원을 나와 독락당으로 가기 위해 큰길인 옥산서원길을 두고 자계천 옆으로 이어지는 세심길로 걸어가본다.

비슷비슷한 크기의 농촌 양옥들이 늘어서 있는 마을길을 따라 걷다보면 담벼락에 핀 꽃 한송이도 너무 정겹다.

 

 

 

 

독락당 앞에 이르니 기와집 담장 옆 감나무 아래에서 감따기가 한창이다.

보아하니 집주인은 아니고 온 가족이 감따기 체험을 하러 왔나보다.

아이는 감따기가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고 투덜거린다. 세상에 쉬운건 없는가 보다.


 


 

감따는 풍경과 마을 앞 조그만 난전 구경을 한후 회재 이언적 선생의 사랑채 독락당으로 향한다.

대문과 길은 서로 수직으로 앉는게 보통인데 독락당으로 들어가는 길과 대문은 희한한 관계이다.

대문이 길을 외면하듯 무심하게 비켜 앉아 있는데 이는 대문 안을 함부로 보지 않게 하는 배려인 듯......


 



경청재를 지나 작은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만나는 희한한 공간, 계곡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도 가을빛이 드리웠다.

커다란 향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고 담장을 쌓아 더욱 자연스러운 멋이 우러나는 공간이다.


 


 

골목을 나와 반석으로 된 계단을 내려오니 독락당의 정자 계정과 자계천이 어우러진 풍경이 가히 그림이다.

계곡을 향해 살포시 들어앉은 계정 아래 반석 사이로 수정 같이 맑은 물이 졸졸졸 흘러내린다.

 

 

영화 제작자들은 어쩌면 이렇게 숨어 있는 멋진 장소들을 곳들을 속속들이 찾아냈을까?

계정 앞 계곡 또한 옥산서원 세심대와 마찬가지로 영화 '역린'의 한장면으로 등장한다.

정순왕후(한지민)이 이동식 목간통을 만들어 목욕하는 곳으로 혜경궁 홍씨(김성령)가 찾아오는 장면이다.

 

구중궁궐의 대왕대비가 어찌 화려한 목간통을 야외에 지어놓고 옷 벗고 유유자적했으랴만

영화는 영화일 뿐......딴지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

 

 

 

 

계정 앞을 흐르는 자계천 맑은 물 속에도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거울같이 맑은 자계천에 비친 가을나무들은 흐르는 물에 미동도 하지 않고 마지막 자태를 뽐낸다.


 


 

절반은 집 안 쪽에 있고 절반은 계곡에 들어와 앉은 독락당의 정자 계정.

이곳에 앉아 쉬던 이는 사람이 살던 세상과 자연의 경계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아니.....이곳에서 사람이 사는 세상보다 그림같은 자연으로 들어가고 싶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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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도 벌써 중순에 접어들었다. 북쪽에서는 불어오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이지만

따스한 남쪽나라(?) 경주에서 11월 중순은 가을의 절정, 일년중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다.

 


 

 

토요일 흐리고 비가 와서 단풍 구경을 나서지 못해 아쉬웠는데 일요일이 되니 날이 화창해진다.

점심 후  집에서 나와 느긋한 발걸음으로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 인근 옥산서원으로 향했다.

경주에서 출발하여 안강 읍내를 벗어나 28번 국도 호국로를 타고 가다 화물차 계측소 지나서 우회전,

양쪽에 은행나무가 줄서 있는 옥산서원길로 접어들어 2km쯤 진행하면 옥산서원이 있는 옥산2리이다.


 

 

 

시골 내음이 풍기는 마을, 옥산2리. 정겨운 벽화길에도 가을햇살이 아련하게 비추인다.

 


 

 

마을 벽화를 보며 길을 걸어가는데 머리 옆으로 뭐가 툭~! 하고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놀라 옆으로 비켜 보니 감나무에서 농익은 홍시감이 저절로 바닥에 떨어져 묵사발이 되었다.

1/10초만 빨리 떨어졌더라도 머리에 홍시 세례를 받을 뻔 했다. 무셔라.....!

 


 

 

옥산서원 바로 입구에 이르러 보니 서원 뒷산의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소나무 보다 잡목이 더 많은 뒷산은 마치 울긋불긋 색동옷을 갈아 입은 듯 하다.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에 옥산서원과 인근 독락당도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옥산서원은 회재 이언적 선생을 기리고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1572년에 세운 서원이다.

경내에는 사당인 체인묘, 구인당,동재(민구재), 서재(암수재),무변루, 역락문, 어서각,회재선생 신도비들이 있다.

 


 

 

무변루를 거쳐 중심 건물인 구인당 앞에 이르니 한무리의 사진가들이 모여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동호회원 중 한분이 모델이 되어 도포와 정자관을 쓰고 옥산서원 현판 아래 서니 

사진가들이 일제히 셔터를 터뜨리는 소리가 요란하기 그지없다.


 


 

서원도 서원이지만 이곳 옥산서원은 서원 옆 너럭바위처럼 펑퍼짐한 암반이 장관이다.

회재 이언적이 '세심대(洗心臺)'라 이름하였다는 이곳에서 정조 때 초시도 치뤄졌다고 한다.   


 

 

 

독락당에서 흘러온 자계천은 세심대를 만나 폭포를 이루고 도랑처럼 깊에 파여진 소, 용추를 만들었다.

때마침 어제 비가 온지라 작은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물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옥산서원에서 회재 선생의 사랑채인 독락당으로 가려면 자계천 반석 위에 걸쳐진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바로 이곳에서 영화 '역린'중 삿갓을 쓴 을수(조정석)과 월혜(정은채)가 만나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외나무다리는 흔들리지도 않고 제법 든든하지만 발 아래 계곡물을 내려다보면 저절로 오금이 저려온다.

발 아래 흐르는 물을 애써 외면하며 외나무다리를 건너서 이어지는 독락당의 가을 속으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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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경주 캔싱턴 리조트 뒷편 채식전문점 '다유'에 대해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보문리조트와 불국사 여행길에 들리기 좋은 채식 전문 한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관련포스트 : 콩고기로 유명한 채식전문점, 경주 '다유'


 

 

채식전문점 '다유'가 일품요리 스타일의 채식전문점이라고 한다면

경주시 보불로 147-5(하동)에 위치한 '쑥부쟁이'는  채식 코스 요리를 주로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식당 주변은 상당히 한적한 편이며 길에서 진입로로 들어서면 한옥을 고쳐서 만든 식당이 나타난다.

 


 

 

식당 내부는 상당히 넓은 편인데 전통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방도 있고 레스토랑처럼 의자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메뉴는 선덕반상이 25,000원, 쑥부쟁이정식이 20,000원, 구절초정식이 15,000원,연잎밥 정식이 15,000원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15,000원 짜리 구절초 정식을 맛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쑥부쟁이정식을 주문해본다.

 


 

 

수저, 물잔, 앞접시가 다 놋으로 되어 있어 보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 보인다.

첫번째 현미호박죽이 나왔는데 다 먹고 나니 아뿔싸~! 사진을 안찍었구나......ㅠㅠ

 


 

 

현미호박죽 다음으로 나온 것은 계절 샐러드. 특히 분홍빛 소스가 상큼하고 맛나다.

 


 

 

연이어 나온 삼색부꾸미. 색갈이 삼색이라 좋은데 두사람이 먹고 나면 하나가 남아서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그다음은 새송이, 팽이버섯,고사리......등 야채를 들깨로 버무려 찐 들깨야채찜.

 

 


 

 

들깨야채찜을 덜어 놋접시에다 놓으니 참 먹음직스럽다.

 


 

 

그 다음에 나온 버섯잡채. 이것도 간이 적당하게 맞고 씹는 식감도 괜찮다.

 


 

 

콩고기 양념치킨. 양념치킨처럼 바삭하게 튀겨 내었는데 씹는 식감이 마치 고기같은 느낌을 준다.

 


 

 

7번째로 나온 것은 호박, 고구마, 쑥갓 등 세가지 색이 잘 어울리는 모듬튀김.


 

 

 

그 다음은 콩고기와 색색의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맛도 좋고 다양한 색감이 눈에 뜨이는 탕수.

 


 

 

예쁘게 잘 말아져 나온 야채 김밥말이. 김밥보다는 야채를 김말이한 것이 훨씬 맛이 좋다.

 


 

 

파프리카 도토리묵 무침 역시 색감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미 10가지의 코스가 나왔는데 11번째로 연잎 국수가 나왔다.

벌써 어느 정도 배가 부르지만 이것 또한 패스할 수가 없어 이것도 후루룩......

 


 

 

국수가 나온 후에 다시 나온 무쌈. 백년초물에 절인 무인가? 분홍빛 색감이 아름답다.

 

 

 

 

요거트는 바나나, 포도,사과 등 여러가지 과일이 들어서 달콤하고 신선하다.

이건 아무래도 후식의 필이 강한데 이제 음식이 다 나온건가? 이제 그만 먹어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런데 헉.....! 13가지의 코스요리를 다 먹고 나니 이제야 한정식이 나온다.

이 정도의 밥상만 해도 6~7000원짜리 기본 정식이 되기에 충분한데......

앞서 나온 코스 요리만 해도 이미 배가 한가득인데 이걸 다시 어케 먹으라고?

하지만 밥이나 반찬이 소량이니 먹을 수 있겠지? 배가 이미 한가득이지만 끝까지 도전해 보기로 한다.

 


 

 

기본 반찬은 한점씩 먹을 수 있도록 조금씩 담겨 있다. 새송이볶음, 땅콩조림, 멸치 볶음, 도라지 무침, 브로콜리 부침, 우엉조림......

반찬들이 올려진 투박스런 토기들이 음식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듯.(경주 서출지 부근에 이런 그릇을 생산하는 공방이 있다.)

 

 

 

 

그리고 삼색나물도 간이 잘 맞다. 통깨를 듬뿍 뿌려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지게 해준다.

 


 

 

코스 요리 후 나오는 찌개치고는 양이 좀 많다 싶은 된장찌개.

슴슴하면서도 팽이버섯, 양파 등....각각의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훌륭한 된장찌개이다.

한상 가득 차려진 이 정식을 어케 다 먹지? 했는데 된장찌개의 맛에 이끌려 잡곡밥도 한그릇 다 먹어치워 버렸다.




 

배를 두드리며 밥상을 물리니 마지막으로 차와 후식이 나왔다. 녹차 양갱과 견과류, 그리고 매실차와 오미자차이다.

코스요리와 정식 밥상을 다 해치운지라 배가 너무 너무 부른데 매실차 한잔 마시며 한숨 돌리니 소화가 되는 느낌이다.

 

20,000원 상당의 쑥부쟁이 정식은 여자 두명이 먹기에는 코스가 너무 여러가지이고 음식의 양이다소 많다.

이 정도의 음식 양이면 남자 두명 정도가 먹기에 알맞은 양인 듯(물론 개인차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15,000원 상당의 구절초 정식은 코스가 10가지 정도로 쑥부쟁이 정식에 비해서 3가지 정도가 생략된 밥상인데

양이 적은 여성들이 먹기에 알맞은 정도이고 쑥부쟁이 정식이나 선덕반상은 손님 대접하기에는 알맞은 밥상이라 생각된다,

 

식사를 한 때는 일요일 점심시간이었는데 손님이 정말 많았고 특히 외국인 손님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주말에는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자리잡기가 힘들 정도이니 식사를 하려면 하루 전 예약은 필수인 것 같다.

그리고 주말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그렇기도 하겠지만 서비스의 질이 많이 뒤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서빙하는 종업원들이 음식 이름도 제대로 모를 뿐만 아니라 음식의 순서가 뒤죽박죽 뒤바뀌어 나오고

차례대로 나와야 할 음식이 한꺼번에 나온다든지 하는 점은 시정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이곳에 와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으려면 주말보다 주중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쑥부쟁이 : 경주시 보불로 147-5 (054-748-3903)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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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천동에 제1회 고기요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홍은식당으로 길찾기해서 시청 근처에다 차를 주차한 후 걷다보니 네비 아가씨가 음침한 장소로 인도를 한다.

 


 

 

으응? 카네기 나이트 클럽 후문? 그리고 노래궁????  

 


 

 

홍콩 뒷골목도 아니고......들어가는 입구가 차암 요상도 하다.

 


 

 

노래궁이 있는 요상한 골목으로 들어가니 나오는 백설소갈비찜 홍은식당이라는 간판.

 


 

 

옛날 문짝을 붙인 듯 세월이 느껴지는 식당 문 입구에는 입춘서처럼 종이로 써붙인 홍은식당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얼마전 TV맛집 소개 프로그램에도 나왔다던데 좀 이른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 식당 안이 정말 어수선하다. 선풍이, 에어, 오래 된 TV와 어울리지 않는 파란 벽에 붙은 각가지 한국화 그림들.

그리고 각가지 토기 복제품과 그림이 그려진 각가지 기와들. 찾아오는 길목과 가게 안이 비슷한 분위기다.

 


 

 

홍은식당의 메뉴는 단 한가지 뿐, 흰눈 백설 소갈비찜이다.

 4~5인이 먹을 수 있는 大자는 49,000원, 2~3인 즐길 수 있는 中자는 39,000원이다.

 


 

 

기본적인 반찬이 베풀어지고 난 뒤 한~참을 기다리니 만두 찔 때 쓰는 나무찜기가 식탁 위에 올려진다.

 


 

 

 뜨끈한 열기가 밖으로 전해지는 나무찜기 안에 소갈비찜이 어떻게 들었을까? 두근두근......

 

 

 

종업원이 찜기의 뚜껑을 열어젖히자 김이 슈욱 올라온다. 

 

 

 

 

올라오는 김을 손으로 이리저리 헤치고 백설소갈비찜의 풀샷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소갈비찜 위에 단호박, 은행, 대추 등이 올려져 있어 색감도 보기 좋고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갈비찜 위에 얹혀진 하얀 결정체는 뭐지? 왕소금은 아닐테고......

찹쌀 가루를 양념한 소갈비 위에 얹어 백설기처럼 정성들여 쪄낸 것이란다. 오! 희안하네!

 


 

 

이제 식기 전에 시식할 차례다. 얇게 썰어 잘 익은 단호박을 부러질라 조심스럽게 들어 앞접시에 올리고

 


 

 

소갈비찜 한점도 젓가락으로 집어 올려본다. 찹살가루가 떨어지지않고 고기에 얌전하게 잘 붙어 있는게 엄청 신기하다.

 


 

 

앞접시에 단호박 하나 깔고 그 위에 소갈비찜, 은행, 대추 하나 씩을 올려보았다. 비쥬얼이 아주 좋다.

 


 

 

참쌀가루가 없는 뒷면으로 뒤집어보니 LA갈비처럼 옆으로 넓게 썬 갈비다.

살짝 매운 맛이 있는 간장 양념에 재워 푹 쪄내어서 부드럽게 잘 익었다.

입에 넣으니 찹쌀가루와 함께 쫀득쫀득 씹히는맛이  엄청 특이하다. 

갈비찜 조각은 좀 커서 그런지 입에 넣고 씹어먹다 보면 조금 질기다는 느낌도 준다.

 

 

 

 

소갈비찜을 걷어내 보면 찜기 아래에 이렇게 맛난 고구마가 깔려 있다.


 

 

 

 갈비가 타지 않으라고 깔아놓은 고구마인데 갈비의 육즙이 고스란히 배어 엄청 맛있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

 



 

함께 나온 시래기국(시락국)도 먹을 만 하다. 갈비찜과 잘 어울리는 궁합인 듯.

그리고 공깃밥은 정말 맛이 괜찮다. 멥쌀밥이 아닌 하얀 찹쌀밥이라 정말 식감이 쫄깃쫄깃하다.

보통 식당에 가면 밥은 반공기만 먹고 남길 때가 많은데

이미 갈비찜과 고구마를 많이 먹어 배가 많이 부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밥공기를 비우게 된다.

듣도 보도 못한 신개념 메뉴인 '흰눈(백설)소갈비찜'을 만날 수 있는 곳. 경주 동천동 맛집 홍은식당이다.


홍은식당 : 경북 경주시 대안길 54 (054-772-8450)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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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지방 선거일, 그리고 6월 6일 현충일부터 3일간 이어지는 연휴.

5일 하루만 연차를 쓴다면 무려 5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6월.

평소에도 주말만 되면 여행 온 차량으로 온시내가 법석인 천년고도 경주.

이렇게 황금연휴가 되면 경주를 찾는 사람은 평소보다 몇배가 늘어날 것 같은데......

황금연휴 기간 동안 경주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베스트맛집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용산회식당 (경북 경주시 내남면 이조리 610-3, 전화 054-748-2119) - 회덮밥

 

경주 맛집 중에서 제일 먼저 추천하고 싶은 집이다. 특히 남산 등정길에 들리기에 최적의 장소. 용산서원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은 매우 허름한 형편이나 타지방에서부터 회덮밥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인해 대기표를 받고도 한참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아침 8시에 식당을 오픈하며 횟감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문을 닫는다. 휴일에는 1시 전에 영업이 끝나는 수가 있으니 전화해서 아직 회가 있는지 확인하고 가면 헛걸음치지 않는다. 수족관에 오랫동안 들어 있던 생선이 아닌  구룡포 바다에서 그날 그날 갓잡아 팔딱거리는 생선만 구입해 오는데 숭어, 전어를 비롯하여 계절에 따라 광어, 우럭, 학꽁치까지 제철 맞은 생선만 횟감으로 쓴다고 한다. 회덮밥에 밥이 함께 나오며 밥과 회는 더 달라고 해도 된다.

 

관련포스트 : 오후2시에 문닫는 문전성시 대박맛집 용산회식당의 무한감동 회덮밥

 

 

 

2. 양지식당(경주시 황남동 395-16번지,교촌길 30) - 콩나물비빔밥과 손칼국수

 

당근, 미나리, 팽이버섯, 김채...등 색색의 야채가 콩나물밥 위에 곁들여져있는 특이한 비빔밥. 더 특이한건 쌈장인데 보통의 비빔밥 쌈장처럼 고추장이 아니고 붉은 고추를 잘게 다져서 갖은 양념으로 되직하게 버무린 양념장이 비빔밥에 맛을 더한다. 꽃공예를 해서 세상에 이런일이에도 출연한 주인 아저씨의 작품을 보는 맛도 쏠쏠하다. 

 

관련 포스트 : 콩나물비빔밥,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3. 별채반 교동쌈밥 (경주시 황남동 328-1, 첨성로 77) - 쌈정식과 별채반

 

쌈밥이 유명한 경주,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식당이다. 런닝맨 경주편에 나오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집. 경주브랜드 대표음식으로 선정된 '별채반'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주곤달비 비빔밥 9,000원, 천년한우 육개장 10,000원, 천년한우불고기쌈밥 15,000원, 돼지고기 쌈정식은 11,000원이다. 손님이 너무 많고 음식의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음식은 추천할만한 곳이다.

 

관련 포스트 : 경주 맛집 교동쌈밥에서 맛본 경주 대표 음식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

 

 

 

4. 석거돈(경주시 외동읍 산업로 2838, 외동읍 괘릉리 762-6) - 석거돈, 낙지볶음

 

화끈하고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울산 가는 7번 국도에 위치하고 있어 불국사,괘릉, 불국사 관광을 마치고 들리기 좋다.  메뉴는 석거돈 7,000원, 낙지볶음 7,000원이다. 한자어로 낙지를 뜻하는 말이 '석거(石距)'라고 하니 '석거돈'이란 낙지와 돼지고기 볶음을 말하는 것이다. 신속하고 빠르게 음식이 나와서 주변 공단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관련 포스트 : 낙지와 돼지고기의 환성적인 만남, 경주 석거돈

 

 

  

5. 우향다옥(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143, 강동면 양동마을안길 7-4) - 한정식, 닭백숙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 입구에는 식당이 전혀 없다. 마을 안에도 식당은 서너곳 뿐. 그중에서도 가장 품위가 있는 곳은 문화유산해설가이신 이지휴씨가 운영하는 민박집 및 한정식집인 우향다옥이다. 우향다옥이라는 이름에 맞게 이집에서는 차와 식사가 다 제공이 되는데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 6,000원, 청국장 7,000원이고 더덕정식은 14,000원, 우향정식은 13,000원(윗 사진), 닭백숙은 40,000~4,5000원 정도이다. 양동마을의 몇집 안 되는 식당 중에서도 우향다옥은 차와 식사를 즐기며 한담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공간이며 우향정식은 13,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긴 하지만 양동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식사이다.

 

관련포스트 :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 우향다옥에서 맛보는 깔끔한 한정식

 

 

6. 도솔마을(경주시 황남동 71-2, 손효자길 8-13) - 수리산정식 및 각종 주류

 

100년이 된 한옥을 식당으로 쓰고 있는 도솔마을은 오래전부터 경주의 문인들이 즐겨찾아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니 가장 경주스러운 식당이라 할 수 있다. 도솔마을의 수리산정식은 다른 집 찬에 비해서 특별히 세련되지도,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수준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솔마을을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이곳에서 고향집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된장이며 생김, 비지찌개, 양푼이에 담긴 상추쌈......예전부터 누구나 먹어와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시골 할머니가 해주신 것 같은 반찬들을 먹으며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라 추천하고 싶다. 대릉원 돌담길 바로 옆이라 시내에서 접근이 쉽지만 손님이 많아 많이 기다려야 한다.

 

관련 포스트 : 백년 된 한옥에서 맛보는 맛깔스런 한정식, 도솔마을

 

 

 

7. 가마솥족발(경주시 노서동 54-4, 봉황로 39-1) - 족발, 보쌈, 쟁반국수

 

족발은 배달시켜 먹는다는 편견을 깨는 경주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족발집이다. 저녁 늦게 가면 족발이 떨어져 다른 메뉴로 주문해서 먹어야 한다는 곳. 윤기와 부드러움, 쫄깃함이 느껴지는 가마솥 족발은 찾아간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 기분좋은 맛인데 보쌈 맛도 아주 인상적이라고 한다. 경주 시내 유적지인 대릉원, 봉황대, 금관총에서 1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해서 시내권 관광 후 찾기 좋은 곳이다.

 

관련 포스트 : 체인점? 저리가! 경주 최고의 족발 맛집 가마솥족발

 

 

 

8. 옛집우리밀 칼국수(경주시 배동 741-6, 삼릉2길 10) - 우리밀 손칼국수와 손두부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으로 잘 알려진 경주 삼릉 근처에는 유달리 칼국수집이 많은데 삼릉 맞은편 하천변에 커다란 밀밭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길옆에 늘어선 많은 칼국수집 중에서 지역 주민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칼국수집은 가장 규모가 작고 허름한 집인 '옛집우리밀 칼국수'이다. 휴일에는 도와주는 분들이 있지만 평소에는 할머니 한분이 음식을 맞들고 서빙을 하는데 직접 만든 우리 콩 손두부와 우리밀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손두부는 고소하기 이를데 없으며 칼국수는 들깨를 갈아넣어 국물이 구수하기 이를데 없다. 손두부를 시키면 김치 한포기와 볶은 김치가 곁들여 나오는데 볶은 김치는 뭘 넣고 볶았는지 그 맛이 가히 예술이다.

 

관련 포스트 : 남산 삼릉 앞에서 제일 맛있는 옛집우리밀칼국수

 

 

 

9. 다유(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1159-7,천북면 목실길 84-5) - 매운콩 불고기와 채과밥

 

육식을 드시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웰빙채식요리전문점이다. 콩고기밥, 채과밥, 매운콩 불고기밥, 버섯들깨탕.....등의 음식을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게 깔끔하게 차려낸다. 가격은 7,000~15,000원선으로 다양하며 후식으로는 매실차, 보이차...등과 함께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후식들이 제공된다. 보문단지 한화리조트 뒷편에 위치하고 있어 보문단지 여행 후 들리기 좋은 식당이다.

 

관련 포스트  : 콩고기로 유명한 웰빙 채식요리 전문점 '다유'



(코스 요리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된장찌개 정식이다.)

 

10. 쑥부쟁이(경주시 보불로 147-5)채식 전문 코스 요리

 

다유와 마찬가지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웰빙채식 코스 요리 전문점이다. 다유가 일품요리인데 비해 쑥부쟁이는 10~13 코스에 이르는 코스요리 한식전문점이란 점이 다른 점. 메뉴는 선덕반상이 25,000, 쑥부쟁이정식이 20,000, 구절초정식이 15,000,연잎밥 정식이 15,000원인데 여자들이 먹기에는 구절초정식이 가장 알맞은 양이고 쑥부쟁이정식은 양이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다 먹기가 힘들다. 음식은 비교적 깔끔하고 정갈한 편이고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가 힘든 점이 아쉬운 점이다.

 

관련 포스트 : 웰빙채식요리전문 한식당 경주 쑥부쟁이

 

 

 

11. 경주 성동시장 한식 뷔페(경주시 성동동 51-1, 원화로281번길 11) 

 

경주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재래시장은 경주의 윗시장이라고 불리우는 성동시장이다. 이 시장의 먹자골목 한켠에는 부산식당, 영양식당, 현대식당 등의 상호가 붙어 있는 시장밥집이 있는데 어느 집이든지 싼 가격에 밥과 반찬을 무한 리필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반찬은 모두 한식이며 국은 즉석에서 원하는 대로 끓여서 내주고 요쿠르트 등의 후식도 제공된다. 이 시장 뷔페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분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아침 6시반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영업하는데 외지 사람들은 물론 경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하며 한번 온 사람들은 단골이 되어 다시 찾게되는 곳.

 

관련 포스트 : 착한 가격에 배부른 성동시장 한식 뷔페, 맛도 훌륭해 

 

 

 

 

12. 교리김밥(경주시 교동 69, 교촌안길 27-42) 

 

교촌마을의 최부잣집과 요석궁 사이의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허름한 김밥집. 하지만 30분은 기본, 때로는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사 먹을 수 있는 김밥집이다. 옛날 요석궁이 유명한 요정일 당시에 요정의 아가씨들도 이 김밥 맛에 반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 얼마전에는 생활의 달인 김밥편에서 최고의 김밥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김밥과 교리김밥이 차별되는 것은 김밥 속에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는 계란지단. 그래서 일부 경주사람들은 김밥 속에 유채꽃이 피었다고 유채꽃김밥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고의 김밥이라 평가받는 교리 김밥을 사서 계림이나 반월성에 가서 돗자리 펴고 먹으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관련 포스트 : 요정아가씨도 반한 경주맛집 교리김밥

 

 

 

 

13. 황남빵 원조 최영화빵(경주시 황오동 307, 북정로 6)  - 빵 20개 16,000원

 

경주 시내에는 수많은 경주빵이 있지만 모든 경주빵은 다 황남빵을 모방한 빵에 지나지 않는다. 1939년에 경주 황남동에서 최영화씨가 만들어 팔기 시작한 빵은 황남동에 있는 빵집에서 만든 빵이라 해서 황남빵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경주 시내에는 황남빵집이 딱 두개 있는데 대릉원 맞은편에 있는 큰 황남빵집은 최영화씨의 둘째 아들이 하는 집이고 황오동 골목에 있는 작은 집은 맏아들이 하는 집이다. 그중에서 맏아들이 하는 조그만 가게는 최영화씨의 맏며느리가 직접 반죽이며 팥소를 만드는 원조 중의 원조.  관광객들은 커다란 가게에서 황남빵을 사지만 경주 사람들 중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이집에서 사먹는다. 지금은 형제간의 상표권 분쟁으로 인하여 황남빵이란 이름을 포기하고 <최영화빵>으로 상표를 바꾼다는 안타까운 소식. 이름이 바뀌어도 75년을 이어온 맛은 변함이 없다.

 

 

관련 포스트 : 경주 황남빵 원조 중의 원조 '최영화빵'을 아시나요?

 

 

 

 

14.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경주시 성건동 690-14, 한빛길36번길 36-1)

 

밥도 먹고 황남빵도 사먹었으니 커피 한잔 안 할 수 없다.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카페 드롭탑, 카페 베네......몇년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경주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들어섰지만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전문점을 들라면 누구나 슈만과 클라라를 꼽는다. 한국 3대 바리스타 중 한명인 최경남 대표가 운영하는 슈만과 클라라에서는 그날 그날 볶아서 내리는 최고급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벽 하나 가득 꽂힌 LP판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도 운치를 더하는 곳. 커피 값은 7,000~8,000원선으로 대단히 사악한 편이나 커피 맛은 최고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곳이다.

 

관련 포스트 :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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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를 대표하는 커피 명가로 손꼽히는 포항 '아라비카',  대구 '커피명가, 경주 '슈만과 클라라'.

오늘은 커피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를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경주 '슈만과 클라라'는 한국 3대 바리스타 중 한명인 최경남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포항, 부산, 거제......등에도 '슈만과 클라라'라는 이름을 내건 커피 전문점을 만날 수 있는데

슈만과 클라라는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도제식 수업'을 철저하게 거쳐

최경남 대표의 'OK' 사인이 떨어져야만 ‘슈만과 클라라’라는 이름을 걸고 커피 전문점을 오픈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 경주 '슈만과 클라라'는 본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 

 


 

 

경주 성건동 690-14(한빛길 36번길 36-1)에 위치한 슈만과 클라라. 명성에 비해서 외관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원래는 동국대 사거리 근처 지하에 있었지만 몇년 전에 경주 서천(형산강)옆길에 있는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건물 앞에 서면 찾아온 손님들은 약간은 의문을 가진다. 어디가 커피 솝인거야?

슈만과 클라라 바로 옆에는 커다란 로스팅 하우스가 자리잡고 있고

 

 

 

 

가장 접근이 쉬운 건물의 1층 또한 생콩을 보관하고 커피 원두를 볶고 빵을 굽는 공간으로 할애했다.

 

 

 

 

슈만과 클라라를 방문한 손님들이 커피 맛을 볼 수 있는 곳,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실내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색색의 아기자기한 찻잔들이다.

이런 예쁜 찻잔에 커피를 마시면 커피 맛이 더욱 향기로울 듯......

 



 

 

 

천정 높이 메달린 상호가 너무 멋스럽다. '슈만과 클라라 자가배전가비점'.

볶은 원두를 사서 커피를 만드는게 아니라 직접 커피 콩을 볶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뜻이겠지?

 


  

 

최경남 대표는 아래 층에서 매일 원두를 볶고 시음하느라 매장에서 그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유리 칸막이로 나누어진 이 공간은 끽연석인 듯......


 

 

 

다행히 빈 자리가 있어 구석 자리 하나를 배정받아 편안하게 실내를 둘러 본다. 

 

 슈만과 클라라에서 사람들의 눈을 끄는 것은 벽 한 쪽을 가득 메운 LP와 CD.

만과클라라는 1990년대 말까지 경주 성건동 동국대 네거리에 있는 유명한 음반 가게였다.

당시 음반가게를 운영하며 고전음악 동호회를 이끌던 최경남 대표에게 

어느 애호가가 감상실과 연주회장으로 쓰라며 건물의 지하실을 내주었는데 

음반가게의 전기, 수도 요금을 해결하려고 팔기 시작한 커피가 본업이 되어버렸으니 완벽한 주객전도이다..

 

 

 

 

실내 구경을 마쳤으니 이제 자리잡고 커피 맛을 음미할 때다.

"슈만과 클라라는 수십년 동안 일본 커피 명인으로부터 로스팅 기술을 전수 받았고 세계적인 커피 감별사 자격증인

뷰 그레이드, 커핑 저지, 스타 커피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을 들추어본다.

 


 

 

포항 아라비카처럼 여기도 '컵 오브 엑설런스'에서 낙찰받은 한정 판매 세계 최고급 커피를 취급하고 있으며

커피 여러 종을 섞어 풍부한 맛을 내는 블랜딩 커피는 아예 없다. "섞을 줄 몰라서 하지 않는다"는게 최대표의 고집이라고.

슈만과 클라라 손님의 60%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라고 하니 비싼 가격에도 매장 안은 늘 사람으로 붐빈다.

커피 가격은 심히 사악하다.  카페 아메리카노가 6,000원. 핸드 드립 커피는 7~8,000원선이다.

 

 

.

 콰테말라, 수마트라 만데린 프렌치 로스팅은 한잔에 8,000원씩이다

커피 가격은 사악하지만 간만에 온 것이니 각각 한잔씩을 주문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너무나 깔끔한 영국제 잔에 담긴 커피가 나왔다.

 


 

 

부드럽고 그윽한 향이 마지막 한방울까지 입안을 감돌게 한다.

 


 

 

 콰테말라, 수마트라 만데린 프렌치 로스팅은 한잔에 8,000원씩이다.

 

 

 

 

한잔으로 끝난 커피의 여운이 너무 아쉬워 리필을 부탁했더니 이번에는 하얀 잔에 리필 커피가 나왔다.

리필도 더 예쁜 잔에 담아주면 좋으련만......^^ 

 


 

 

최경남 대표는 운영하던 고전음악 감상실이 일반 다방처럼 되는 게 싫어서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1년만 배우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택도 없다'고 한다.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다는 최경남 대표는 

10년이 넘게 1년에 네 번 이상 일본에 드나들며 커피 볶는 공부를 계속한다고 했다.

 

스타벅스, 카페 드롭탑, 수많은 커피 전문점이 난립하는 요즘의 경주.

하지만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은 역시 '슈만과 클라라'이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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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1월 중순인데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예전 같으면 꺼내입지도 않을 패딩 옷과 털부츠를 벌써 꺼내 입다니......

갑작기 내려간 기온으로 바깥 나들이도 움츠려 드는 날씨지만

남쪽나라 경주는 이제 와서야 가을 단풍이 한창 아름답다.

11월 초순까지도 은행잎이며 단풍잎이 제빛을 내지 못했는데

경주의 단풍은 11월 중순이 최고의 절정기인 것 같다. 

 

 

 

햇빛이 따사로운 어느날 오후. 오랜만에 교촌마을을 찾아보았다.

마을 어귀의 은행잎이 이제서야 은행잎이 샛노랗게 물들었다.

 

 

 

 

작년말에 완공된 교촌마을 정비사업이 이제 겨우 제자리를 찾았다.  

 

 

 

 

기존에 있던 한옥들은 잘 정비되고 한옥이 아닌 가옥들은 철거되고 새로운 한옥으로 탈바꿈했다.

 

 

 

 

새로 지어진 한옥들에는 몇개의 음식점과 한옥 카페, 여러가지 체험장, 국악원....등이 들어섰다.

 

 

 

 

최부잣댁 중 유지(?)가 거하던 으리으리한 기와집은 높은 담장과 곳곳에 설치된 CCTV로 위화감을 주던 건물인데

이젠 새롭게 최가밥상이라는 음식점으로 개점을 하고 그 문턱을 낮추었다.

 

 

 

 

 

신라시대 요석공주의 집터였던 요석궁은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동생 최윤의 집인데

지금은 최부잣집 가정식의 전통을 잇는 고급식당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관련 포스트 : 최부잣집 요석궁의 300년 전통 요리 맛보니....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본인 '최부잣집(최씨고택)' 앞에 이르니

어느 커플이 세워놓은 자전거가 햇볕 아래 고운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1970년에 불타서 주춧돌만 남아 있던 사랑채는 근래에 복원한 것이지만

주줏돌의 연륜으로 인해 새로 세운 건물조차 중후해 보인다.

관련 포스트 :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본 경주 최부잣집

 

 

 

 

안채는 ㅁ모양인데 할머니가 거주하시는 방에는 신발만 나란히 놓여 있어 조용 조용히 돌아보아야 했다.

꼬리가 하트 모양인 고양이도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오늘은 방 안에 있는걸까?

 

 

 

 

고방 옆 감나무에 남은 까치밥이 파란 하늘 아래 더욱 붉은 빛을 띤다.

 

 

 

 

12대 300년 이상을 만석군으로 살아온 최부잣집의 수백석을 쌓아둘 수 있는 고방(창고)가 인상적이다.

고방 앞에 적힌 최부잣집의 <가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아라.(큰 벼슬을 하면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다)

재산을 모으되 만석 이상은 모으지 말아라.(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

나그네에게는 후하게 대접하라.(신분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집에 온 손님은 융숭하게 대접하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사지 마라.(남들이 어려울 때 재산을 모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가문의 며느리 들이 시집오면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가난을 체험해 보아서 어려운 사람을 이해해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이 교훈을 마지막까지 이어 받은 마지막 최부자인 최준은 임시정부에 평생 자금을 지원한 독립운동가였다.
독립운동 사실이 왜경에게 발각되어 만석꾼 재산을 거의 날려버린 최준은
남은 전 재산과 살고 있던 경주 및 대구의 집까지 처분하여
대구대학과 계림학숙을 세웠는데 이 두 학교가 합해져서 후일 영남대학교가 되었다. 

'부불 삼대(富不三代)'라고 부자가 3대를 이어가기 힘든 세상에

12대를 부를 누린 최부자집의 가훈에서 받은 교훈보다더 감동적인 것은

그렇게 지켜 온 재산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시켰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다.

 

 

 

 

골목 안에 자리잡은 이집은 최준의 동생 최완의 집이다.

독립운동을 하다 중국으로 망명하여 상해임시정부에서 재무부위원으로 일하다

일제에게 체포되어 갖은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38세의 일기로 사망했다고 한다.

 

 

 

 

최부잣집에서 향교 쪽으로 가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진풍경.

교촌마을에서 유명한 교리김밥을 사기 위해 줄지어선 풍경이다.

관련 포스트 : 경주맛집 교리김밥, 요정아가씨도 반했다.

 

 

 

 

교촌마을에 자리잡은 경주향교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향교 뒷뜰에 자리잡은 커다란 은행나무가 반 정도 물들었다.

다음 주 쯤 되면 노란 은행잎이 비오듯 흩날리겠지?

 

 

 

 

향교문을 나와 향교 바로 옆으로 난 계림 후문으로 들어가 본다.

 

 

 

 

여기도 역시 이제 단풍이 절정이다. 눈부신 햇살 아래 반짝이는 단풍이 고운 색깔을 자랑한다.

이제 곧 이 단풍도 다 떨어지고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되겠지?

교촌마을에서 보낸 경주의 마지막 가을, 아쉬움에 한참을 서성대다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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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1호는 숭례문, 보물 1호는 흥인지문. 그러면 사적1호는?

국보 1호나 보물1호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사적 1호에 와서는 누구나 대답이 막힐 듯 한데

역사상 중대한 시설이나 그 자취를 이르는 사적(史) 1호는 바로 경주 남산자락에 위치한 포석정지(鮑石亭址)이다.


 

경주 톨게이트를 통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오릉네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삼릉쪽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포석정지가 나타나는데 제법 너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바로 포석정지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포석정지 바로 옆으로는 남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도 자리잡고 있어서 등산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

 

 

입구문을 통하여 경내로 들어서면 바로 우거진 나무 아래 자리잡고 있는 포석정을 만날 수 있다.

 

 

포석정은 의외로 그 규모가 별로 크지 않다. 양 옆에 서 있는 고목들이 훨씬 더 웅장해 보일 정도로 조촐한 규모이다.

현재 정자는 남아 있지 않고 풍류를 즐기던 물길만이 남아 있다.

 

 

 다듬은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22m의 물길은 전체적인 형태가 전복 껍질 둘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높낮이의 차를 5.9cm정도로 두어 서서히 흘러가면서 속도가 완만해지도록 되어 있다.

 

 

좌우로 꺾어지거나 굽이치게 한 구조에서 나타나는 물길은 오묘하게 뱅뱅 돌며 흐르게 되는데

물의 양이나 띄우는 잔의 형태, 잔 속에 담긴 술의 양에 따라 잔이 흐르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고 하니

 

그 특이한 형태의 시설은 세계에서 그 예를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신라인의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는 남산 계곡에서 물이 흘러 내려오는 곳에 돌거북이 있었고

그 입으로 물이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여고시절 역사 시간에 포석정에  대해서 설명하시던 역사선생님께서는

통일신라 말기 제55대 경애왕이 이곳에서 군신들을 모아놓고 술잔을 돌리며 흥청망청 연회를 벌이다가

후백제의 견훤에게 잡혀 자결하고 왕비를 비롯한 궁녀들은 견훤의 노리개가 되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이후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세워짐으로 신라는 결국 패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하며

한나라의 왕이 나라를 돌보지 않고 흥청망청 포석정에서 흥청망청 술잔치를 벌렸기 때문에

통일신라는 망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한탄 섞인 이야기를 해주셨던 걸로 기억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포석정이 정확하게 언제 어떤 연유로 마련되었으며

 그 주된 용도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포석정 터에 남아있는 포석이 유상곡수연을 하던 유적이라고 한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 서기 353년 중국의 명필 왕희지가 명사들과 함께 개울물에 목욕하고

모임의 뜻을 하늘에 알리는 의식을 한 후 물 위에 술잔을 띄워 술잔이 자기 앞에 오는 동안 

시를 읊지 못하면 벌로 술 3잔을 마시게 했다는 데서 유래함.)

 

지난 1998년 5월 포석정 지역에서 '砲石(포석)'이라고 새겨진 신라기와편이 출토되어

이를 화랑세기에 나타나는 '포석사(鮑石詞)' 즉 '신주를 모시는 사당'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발표되었다.

즉, 이곳이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고 귀족들의 혼례를 거행한 성스럽고도 경건한 장소였다는 해석이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데 포석정에 군신들을 불러놓고

왕이 술 마시고 유상곡수연을 즐겼다는 것은 사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나라의 안위를 위한 제사를 지내다 참변을 당했다는 해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지닌다. .

신라를 밟고 세워진 고려인의 역사관으로 써진 삼국사기의 기록은 지금 재해석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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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수학여행의 계절 4월.......

요즘 경주 시내 곳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수학여행단 버스로 인해

주중이고 주말이고 할 것 없이 도로마다 심한 정체에 시달리곤 하는데

대릉원과 첨성대, 안압지 앞에 줄을 지어 재잘거리며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김밥 도시락 싸서 즐겁게 소풍가던 초등학교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곤 한다.

 

소풍 가는 날, 다른날보다 일찍 일어나신 어머니가 정성껏 싸주신 김밥은

어떤 김밥집 도시락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고 기억이 된다.

누구나 자기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이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머니가 만드신 김밥은 다른 집 김밥과는 다른 특이한 맛이 있었다.

"김밥에는 우엉이 들어가야 제맛이지~!" 언제나 이렇게 말하시던 어머니는

진한 갈색으로 잘 조려진 우엉 몇줄기를 다른 재료와 함꼐 김밥에 넣어주셨는데

달콤하면서도 사각거리는 그맛은 다른 김밥에서 맛보기 힘든 특이한 맛이었다.

 

지인에게서 경주성동시장에 우엉김밥을 하는 가게가 있다는 말을 들은 날.

반가운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경주역 앞에 위치한 성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 우측으로 난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양 옆으로 떡볶이, 순대, 김밥 등 분식으로 가득한 먹자골목을 만날 수 있다.

이날 따라 카메라를 챙겨오지 못한지라 하는 수없이 폰카로나마 사진을 몇장 담아본다.

  

우엉김밥집은 바로 입구에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경주 성동시장 30년 우엉의 원조 보배김밥이라는 커다란 현수막 아래에는

6시의 내고향, 생생정보통, 조선미디어닷컴,봄업코리아.......등

여러 매체에 소개된 화려한 경력들이 자랑이나 하는 듯 나열되어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먹자골목 한귀퉁이를 겨우 차지하고 앉은 조그마한 김밥집치고는 화려한 소개글이다.

 

 

 

 

김밥집 앞에는 이렇게 커다란 양푼이에 우엉조림이 두 양푼이나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김밥집 아주머니는 일제시대에 언니랑 함께 일본에서 우엉을 넣고 많이 먹었던 것이 생각 나

이곳 성동시장에서 우엉을 넣은 김밥을 만들어 판지가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엉을 넣은 김밥을 상품화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집이 원조일거라고 자랑하는 보배김밥 아주머니는

동영상을 찍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는 필자의 말에 "경주에 놀러 왔는교?"하며 흔쾌히 허락을 한다.

  

 "(사진 찍는데) 고개 좀 드소~!" 농을 거는 건너편 가게 아주머니의 말에

"아이고~~ 인자(이제) 고개 들면 안 된다..."하며 맞장구를 치면서도 

연신 바쁜 손놀림으로 김밥을 말아서 도시락에 담는 김밥집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굵어진 손마디에서 30년을 한결같이 한자리를 지켜온 연륜이 진하게 느껴진다.

 

 

 

 

김밥 속에만 우엉을 넣는게 아니라 김밥 옆에다 우엉 여러가닥을 곁들여주는 것이 우엉김밥의 특징이다.

보배김밥에는 앚을만한 공간이 없는지라 우엉김밥 두줄을 사서 김밥집 바로 앞에 위치한 순대집에 들어갔다.

 

 

 

 

김밥과 함께 성동시장의 명물로 꼽히는 매운찹쌀순대도 사서 함께 탁자 위에 놓아보았다.

 

 

 

 

우엉김밥은 김밥 위에 곁들여진 우엉 몇가닥을 얹어서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김밥 위에 우엉한가닥을 놓고 젓가락으로 함께 집어서 입안에 넣어본다.

우엉과 함께 먹으니 싱겁지 않고 짭쪼롬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입안에서 우엉조림의 쫀득한 맛이 느껴지니 그것도 또한 별미이다.

어머니의 소풍 도시락 이후 정말로 오랫만에 먹어보았던 우엉김밥.

시장의 먹자골목에서 만날 수 있었던 추억의 어머니 손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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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을 막론하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경주이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보는 이들을 유혹하는 요즘같은 봄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경주 시내 전역이 몸살을 앓곤 한다.

 

경주 여행객들은 관광 명소와 숙박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있는데

그중에도 어디에 가서 무슨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은 최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여행지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블로거들의 맛집 포스팅에 많이 의존하곤 하는데

심지어 여행 블로거인 필자의 블로그 최고의 검색어조차 <경주 맛집>인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광지의 맛집 검색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가 짐작이 간다.

 

경주를 찾아오시는 여행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평소 인터넷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 속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것을 즐겨하는 필자.

요즘은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여행길에 찾기 쉬운 오리백숙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소개해 드릴 오리백숙맛집은 정일품 식당.

경주시 하동 67번지에 위치한 정일품식당은 경주민속공예촌을 지나 불국사 가는 길인 보불로에 위치하고 있다.

 

 

 

 

메뉴 중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일품 정식은 15,000원, 쪽갈비 정식은 12,000원,

순두부정식은 7,000원으로 여행길에 오른 여러명의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다.

평소에 부담없는 가격의 식사를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이집의 특미라는 <한방특미전복오리백숙>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닭백숙이나 오리백숙은 조리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미리 예약하고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연잎이 그려진 정갈한 접시에 담긴 갖가지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샐러드, 김치를 비롯하여 새송이무침, 잡채, 도토리묵 무침......등

기본반찬들은 대부분 정갈한 편이고 샐러드는 약간 매운 편이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샐러드, 잡채 등 미리 나온 반찬들을 몇 점 집어먹지도 않아 바로 넓은 백숙 그릇에 오리백숙이 담겨져 나왔다.

 

 

 

 

백숙을 보니 주재료인 오리고기 위에 떡 하니 올려진 전복 몇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리고기만 먹어도 절로 몸이 좋아지는 기분일텐데 커다란 전복까지 함께 들어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끓고 있는 백숙 국물 속에 담겨 있는 대팻밥처럼 얇게 저민 나무토막이 인상적이다.

오리백숙 안에 들어 있는게 뭐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헛개나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오리고기의 영양 성분이야 자세히 열거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헛개나무 오리백숙은 간 피로 해복에는 최고의 영양간식이라고 한다.

 지방간과 숙취해소 변비, 술독을 푸는데 특효라고 본초강목에도 기록되어 있는 헛개나무는

오리와 함께 끓여 먹으면 헛개나무만 넣고 끓여먹는 것 보다 3~4배 정도의 간 해독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전복과 헛개나무를 살펴본 뒤 주재료인 오리고기를 한점 집어 자세히 살펴본다.

 

 

 

 

오리가 큰놈인지 닭백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크고 먹음직스럽다.

 

 

 

 

중간크기의 앞접시인데도 한다리 집어 앞접시에 올려놓으니 접시가 그득하다.

뼈다귀를 과감하게 손으로 잡고 뜯어먹어보니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헛개나무를 넣고 끓여서 그런지 오리고기의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연한 닭백숙처럼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엄청 많은 오리백숙의 양 때문에 금세 배가 봉긋하게 불러왔지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드러운 오리백숙의 식감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자꾸 고기를 뜯어먹게 된다.

 

 

 

 

오리백숙을 거의 다 먹어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는 상태인데 종업원이 뚝배기에 담긴 영양죽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검붉은 죽 위에 하얀 통깨와 검은 통깨가 살짝 흩뿌려진 영양죽을 보니 다시 식욕이 돋아 죽그릇 앞으로 몸을 당겨 앉아본다.

 

 

 

 

숟가락으로 죽을 한숟가락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곡식이 함께 들어있는 영양죽이다.

흑미, 녹두, 찹쌀을 함께 넣어 오랫동안 뭉근히 끓인 죽에 통깨를 살짝 올렸단다.

 

 

 

 

작은 그릇에 한국자 퍼서 넣고는 한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정말 맛이 그만이다.

죽이긴 한데 푹 퍼져버린 죽이 아니라 흑미와 찹쌀, 녹두 등 주 재료가 그대로 살아 있어 하나 하나 씹히는 맛이 있다.

그런데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것이 정말 오묘한 맛이다. 이렇게 죽을 잘 끓일 수가 있다니.....!

 

 

 

 

커다란 오리백숙 한마리를 두사람이 먹어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영양죽 맛에 빠져들어 계속 퍼 먹다 보니 어느덧 영양죽 뚝배기가 바닥을 드러낸다.

 

 

 

 

배가 너무 불러 바지 단추를 끌르고 뒤로 물러 앉아 벽에 기대어 한참 쉬고 있노라니

종업원이 흑미식혜라며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내어 놓는다.

슬러시 상태로 되어 있는 빨간 흑미식혜는 보기에도 좋지만 맛이 정말 예술이다.

시원하고 상큼하게 입안에서 톡톡 부서지는 맛이 오리고기를 먹은 후의 기름진 뱃속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찾아가 먹어 보았던 경주 정일품식당의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부드럽고 담백한 오리고기의 맛도 물론 좋았지만 이 식당만의 특징인 흑미영양죽과 흑미식혜는 반할만한 맛이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사이에 위치한 보불로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많은 식당이 있고

그중 많은 곳에서 오리 백숙을 맛볼 수 있지만 이곳의 오리백숙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어서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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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월성, 대릉원, 흥무로, 첨성로, 알천북로,산업로, 보문관광단지......

봄날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경주의 벚꽃은 모두가

사적지나 관광지 주변에 심기워진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경주에서 출발하여 포항 쪽으로 20여 분 가다보면

사적지가 아닌 중공업 공장을 화사한 색감으로 온통 뒤덮은 벚꽃길이 나타난다.

이곳은 바로 경주시 안강읍에 위치한 방산업체 풍산금속 공장.

 

방산업체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완전 봉쇄되어 있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4월의 첫주간 동안은

공장 안 아름다운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게 된다.

 

 

 

 

포항 - 안강 - 영천을 잇는 국도인 호국로에서 좌회전하여 다리 하나를 건너면 나타나는 풍산금속 공장.

수위 아저씨가 열어주는 문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서면 공장으로 들어가는 주도로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양쪽에 잘 가꾸어진 정원에 사열하듯 버티고 선 벚나무는 화사한 자태를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4차선의 공장 주진입 도로변에 심기워진 벚나무들은 공장이 이곳에 들어서면서부터 심겨진 것이라

수령도 오래 되었을 뿐 아니라 평소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곳이라 흠없이 잘도 자랐다.

 

 

 

 

 경관 조명도 설치해 놓아 야간에는 색색의 얼굴로 변신하여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풍산금속 벚꽃.

 

 

 

 

벚꽃이 양쪽에 두줄씩 도열해 있어 더욱 풍성한 꽃대궐을 보여주는 공장의 벚꽃길 여기저기에는

연인들의 사랑이 무르익는 장면도 많이 보여 이곳이 공장인지 공원인지 살짝 헛갈리게 한다.

 

 

 

 

공장 안의 벚꽃길을 둘러보고 주출입문 밖으로 나와 공장 담벼락 서쪽길을 걸어본다.

공장의 담벼락과 공장 옆을 흐르는 칠평천 둑길이 모두 벚꽃길이다.

 

 

 

 

주위의 가스배관이 깔려 있어 위험하다는 팻말만 없다면 시골길 같기만 한 벚꽃 터널.

비포장으로 되어있어 사랑하는 이들과 손잡고 봄날을 즐기기에 더욱 좋은 곳이다. 

 

 

 

 

단 일주일만의 개방이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봄날의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공장인지 공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름다운 풍산금속 벚꽃 나들이.

아직 한번도 못 와 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내년 4월 첫주를 기약하시길 바라며......

내년 4월에도 흐드러지게 피어날 벚꽃을 기대해보며꽃길에게 안녕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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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가는 길로 접어들어

덕동호를 왼쪽으로 끼고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가다 보면

배낭 하나 메고 타박타박 걸으며 덕동호를 돌아보기 좋은 호반길이 나온다.

감포 대왕암으로 가는 주도로인 경감로에서 갈라진 길의 이름은 덕동길.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길과 산골마을을 지나 암곡동 까지 이어지는 좁은 산길이다.

 

호텔과 콘도, 위락시설이 늘어선 세련되고 정갈한 느낌의 보문호반에 비해

덕동길은 한참을 가도 마주 오는 차 한대 만나볼 수 없을 만큼 한적하기만 하다.

호반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은 덕동호의 깨끗하고 푸른 물빛과

길 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삼림들이 어우러져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참나무, 상수리나무, 자작나무,소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이

구불구불 들어가고 나가는 덕동 호수의 푸른 물색과 잘 어울려

봄에는 파스텔같이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감으로,

가을에는 울긋불긋 색색의 단풍으로 치장하는 곳.덕동길.

 

얼마전부터 이길이 도로 확장 공사를 하려고 준비중인 것을 보게 되었다.

차 두대가 교행하려면 한쪽에 서서 기다린 후에야 교행이 가능하던 길인지라

늘 통행에 불편을 겪던 이곳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겠으나

필자처럼 한적한 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서운함이 밀려오는 소식이다.

 

길을 확장하는 공사를 위해 산이나 둔덕을 깎게 되면 

예전의 한적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이 많이 감해질 것 같은 마음에

공사가 시작하기전에 한바퀴 돌아본 덕동길의 풍경을 몇장의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필자가 찍어 올려드린 덕동길의 아름다운 풍경 중 몇장면은

내년이 되어 확장공사가 끝나게 되면 덕동길에서 없어질 풍경이 될지도 모르니 

아직 한번도 덕동길을 걸어보지 못하신 분은 서두르시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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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빠뜨리지 않고 돌아보는 불국사.

사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단연 가을일 것이다.

가을철에 불국사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사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에 감탄하는데

돌어보면 경내는 물론 담장 주변과 토함산 등산로의 단풍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다.

불국사는 필자의 집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라 가끔 주변 산책로를 거닐곤 하는데

그때마다 집 주변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에 새삼 자랑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11월 하고도 늦은 중순에 다시 토함산 불국사를 찾아 보았다.

중부 지방의 단풍은 이미 따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지만

따스한 남쪽나라 경주 불국사의 단풍은 아직도  가지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마지막까지 그 찬란한 자태를 붉게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이제 곧 겨울이 오면 마른 이파리가 되어 다 떨어져 버릴 단풍들.

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워 몇장의 사진으로 마지막 남은 단풍을 소개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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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 속담에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리고기보다는 닭고기를 선호하는 우리네 식습관에서 생긴 오해인 듯 하다.
닭고기와 비교해서 오리고기의 영양성분은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하는데
오리고기는 모든 육류 중에서 특이하게도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오리고기는 다른 육류와는 달리
체내 지방 과다 축적에 의해 유발되는 동맥 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대사 조절 기능이 높아지게 되어
몸 안에 쌓인 각종 독을 풀어주고 몸의 산성화를 막아준다고 한다.

고기를 많이 먹어도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지 않는다니!
노화 방지 뿐 피부 활력까지 준다는 오리고기는 여성들에게 최고의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전국에서도 경주는 오리고기 사육 농가가 많기로 유명하다는데
경주 삼릉에서 내남면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오리고기 전문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와 가족들이 자주 찾는 곳은 경주시 내남면 용장리에 위치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
남산 등산길 초입인 삼릉을 지나 가다 엄청나게 주차장이 넓은 식당을 도로 좌측으로 만나게 되면
그곳이 바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집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곳은 식당 규모도 크지만
수십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 공간 때문에 회사 회식이나 단체 관광객에겐 안성맞춤인 집이다.




비교적 쾌적한 실내는 홀과 내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홀에는 이렇게 특이한 모양의 테이블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상판이 전혀 없이 세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진 철제 테이블은 
가운데는 불판을, 사이드에는 반찬을 담은 사각 쟁반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의 메뉴 생오리 숯불구이는 한마리 30,000원, 오리 양념 불고기는 25,000원, 오리 훈제는 35,000원인데
25,000원 짜리 오리 양념 불고기 한마리를 시켰더니
반찬이 사각 쟁반에 담긴 채로 테이블 양쪽에 떡 하니 올려진다.
나중에 테이블을 치울 때도 쟁반만 달랑 들고가면 되니 누가 만든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종업원들에겐 정말 편리하겠다.




곁들여져 나오는 기본 반찬은 비교적 단순한데 먹어보면 하나 하나 다 상큼한 맛이 있다.  




살얼음이 동동 든 물김치도 시각과 미각을 함께 자극하고......




부추, 상추 등을 머무린 겉절이는 새콤 달콤한 맛이 예술이다.




겉절이를 집어 먹으며 조금 기다리면 오리 양념 불고기가 돌불판에 담겨 상 위에 올려진다.

얼른 보기에는 춘천 닭갈비와도 그 모양새가 흡사한데 빠알간 양념오리고기 위에 올려진
녹색의 대파, 노르스름한 색깔의 수제비, 하얀 새송이와 양파 등이 묘하게 잘 어울려 보는 이의 식감을 자극한다.




 불을 켜고 고기를 집게로 뒤적여보니 미친 듯 빨갛게 버무려진 양념 때문인지 익히기도 전에 벌써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집게가 손에 쥐어졌으니 이제 맛있게 익히는건 먹는 사람의 몫이다.
이리저리 뒤적여 가며 오리고기와 야채가 골고루 익도록 정성을 들여준다. 





함께 곁들여져 나온 마늘도 넣고.......불판이 데워지니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고기가 익기 시작한다.
고기가 익어가니 기름기가 전혀 없던 불판에서 빨간 오리 기름이 고이기 시작한다.




불판 아래로 기름이 빠지긴 하지만 불판 위에는 여전히 빨간 오리 기름이 고여 있어 혹시나 했는데
오리고기의 기름은 물에 녹는 수용성이라 몸에 해롭지 않다고 한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 중국 사람들이 오히려 고혈압 환자가 적은 것도
오리고기와 같이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선호하는 중국 사람들의 식습관 때문이라나!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오리 고기 기름은 피 속의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게 하여
체내의 산소 공급을 수월하게 하여 준다고 하니 안심하고 열심히 먹게 된다.
 



오리 한마리를 다 먹고 나면 포만감에 배를 두드릴 지경이지만
오리불고기집에서는 마지막으로 밥을 볶아 먹어야 모든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법!

밥 한공기를 볶아달라고 주문했더니 밥에다 김치, 부추, 김을 넣고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볶아준다.
"아이고......볶음밥 진짜 고소하네....맛있다 그쟈?"
베부른줄도 모르고 열심히 먹다가 보니 아차! 사진 찍는걸 잊어먹었다!
 몇숟갈 안 남은 걸 허겁지겁 사진에 담다보니 볶음밥의
맛을 전해드리는데 다소 아쉬움이 느껴진다.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도 불구하고 1박2일의 영향인지 경주 남산을 찾는 발걸음들이 여전하다.
많은 이들이 찾는 남산의 대문 격인 삼릉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는
남산 등정길에서 내려와 허기진 배를 다스리고 돌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강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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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몰려드는 여행객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경주.
경주를 방문하시는 분에는 막상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하는지 난처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비해서 이렇다하게 내놓을만한 유명 맛집은 별로 없는 곳이 경주인지라
이곳에 사는 필자조차 모임이나 외식 때가 되면 '뭘 먹어야 하지?' 하고 고민을 하기가 일수다.
이렇듯 내세울 음식이 별로 없는 경주에 콩고기로 도전장을 내민 채식전문점이 있다기에 찾아보았다.




경주 보문단지 한화 리조트 뒷편 골프장을 돌아 시골길로 한참을 가야하는 곳에 자리잡은 다유(茶由)는
한적하여 좋기는 하나 승용차 없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엔 위치가 좀 애매한 곳이다.


 

 

넓다란 주차장에 이르러 차를 세워놓고 내리면 황토로 정성스럽게 지은 집이 손님들을 반긴다.
민박과 찻집, 채식요리전문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식당 다유(茶由)의 문을 밀고 들어서본다.




지붕이 그대로 트여져 있는 식당의 내부는 시원한 느낌을 주고
기왓장을 이용해 황토로 쌓아올린 벽은 건강에 좋은 원적외선을 내뿜어주니 좋다.
 



식당 뿐 아니라 찻집의 기능도 겸비하고 있는 다유는 내부 곳곳에 이렇게 다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식 다기도 있지만 식당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고유의 다기들이다.
다유에서는 차만 주문해도 되고 식사를 하면 후식으로 차가 제공되기도 한다.


 


다기들 옆에는 이렇게 유기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다유의 모든 음식은 이렇게 건강에 좋은 유기에 담겨져 나온다.




다유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많지 않은데  채식전문점 답게 육류는 하나도 없고 모두 채식으로 만들어진 웰빙요리들이다.
콩고기밥과 매운콩 불고기밥이 11,000원, 채과밥이 15,000원 정도이니 식사의 가격은 결코 착하지 않은 편이다.




함께 한 일행들은 콩고기밥과 채과밥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서 주문했는데
전에 채과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 필자는 콩고기밥을 주문했다.
이윽고 네모난 소반에 잡곡밥과 시래기국, 김치, 그리고 일곱칸으로 나누어진 접시에
콩고기 두종류와 단호박, 강낭콩, 샐러드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전체적인 상차림은 아주 정갈하며 먹기 아까울 정도로 정성스럽게 차려져 손님 앞에 베풀어진다.


 


콩고기의 재료인 콩의 단백질 함량은 고기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지라 옛부터 콩을 일러 '밭의 쇠고기'라고 했다는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섬유질, 미네랄 등의 6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 현대인에게는 가장 필요한 웰빙 음식이다.




다유에서 만들어진 콩고기는 닭강정, 돼지고기. 쇠고기의 세가지 맛을 낸다고 하는데 
씹어보면 고기와 비슷하기는 하나 진짜 고기와 같은 육즙은 없고 살짝 질긴 맛이다.
전체적으로 좀 심심한 맛이라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이 밥반찬으로 먹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기에 담겨져 나온 잡곡밥은 쫀득하고 맛있으며 함께 나온 시래기국 역시 먹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콩고기밥을 받아들고 먹다보니 맞은편 식탁의 채과밥에 자꾸 관심이 간다. 남의 밥의 콩이 커보이는건가?




채과밥은 밥과 시래기국, 간소한 반찬 세가지, 그리고 큰 접시에 담긴 모둠 채소 한접시이다.
맵고 짜고 얼큰한 식사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인지라 막상 채과밥을 받아들고 보면 
"뭐야......! 수박, 사과, 토마토, 바나나 이런 것을 반찬으로 해서 밥이 넘어가냐?" 하고 황당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한식 식당에서 만나 보기 힘드는 상차림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곤 하는데
다유의 대표 메뉴 채과밥은 채소, 과일, 견과류 등 30가지의 채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웰빙식사이다.




색깔을 잘 맞춰 보기 좋게 담겨진 모둠 채소 접시에는 오미자 소스가 듬뿍 뿌려져나오는데
각종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오미자 소스에 푸욱 담궈 절여 천천히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눈을 밝게 하여 기를 돋우며 폐와 신장 보호,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오미자 소스와
몸에 좋은 채소 견과류를 함께 먹으니 건강을 위해선 이 아니 좋을 순 없다.

 

 


후식으로는 매실차와 보이차가나오는데 약과와 달콤한 팥인절미가 함께 곁들여지는데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차나 다과의 맛은 손님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게 한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전원이 펼쳐지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맛보는 정갈한 채과밥과 웰빙 콩고기.
한국사람들의 입맛에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생소한 음식들인데다 음식값도 다소 비싼 편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채식, 웰빙 식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라고 생각된다.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주 먹는 고기나 찌개류의 메뉴가 식상하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화콘도 뒷편에 위치한 식당 다유(茶由), 경주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드는 웰빙 채식요리 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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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맛집을 발굴해내어 포스팅하는 것을 즐겨왔던 필자.
오늘은 경주를 대표할만한 맛집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도솔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입소문으로나 인터넷으로나 잘 알려진 도솔마을을 또 소개할 필요가 있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주에서 가장 경주스러운 맛집인 도솔마을을 소개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도 그래서
오늘은 도솔마을의 이모저모와 대표 메뉴인 수리산 정식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북적거리는 대릉원 앞을 지나 돌담길로 접어들면 7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한옥마을이 펼쳐지는데
하늘 높이 솟은 솟대 아래 멋스럽게 새겨진 서각간판이 이곳이 경주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도솔마을임을 알려준다.
100년이 된 한옥을 수리하여 식당으로 쓰고 있는 도솔마을은 오래전부터 경주의 문인들이 즐겨찾아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다.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면 도솔마을 작은 사립문을 지나 들어가는 골목이 더욱 운치가 있다.
 

 

어......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방 마다 사람이 그득그득하다.
평소에도 찾는 이가 많은 식당이지만 그래도 자리는 잡을 수 있었는데 주말 저녁이라 통 빈 자리가 없다.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고 해서 발걸음을 되돌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오늘이 도솔마을에 첫걸음인 동행이 꼭 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길래 평상에 앉아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니 사람이 적어지기는 커녕 점점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래도 온지 한참 되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방에 들어가 밥 먹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겠지?



 

안뜰에서 뒷뜰로 가보니 거기도 방마다 손님이 그득그득하다. 이런.....! 오는 날이 장날이구나.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기가 그지없다.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하니 다소 지루함이 덜해진다.




40분 정도를 기다리니 방에 자리가 나서 행랑채에 자리를 틀고 앉을 수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를 보니 글씨나 그림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어느 서예가가 도솔주 한잔에 써주고 갔을까?

도솔주(동동주). 여여주(소주), 법명주(사이다), 부질주(맥주), 청담주(막걸리), 소담주(매실주)....등
예스러운 이름을 붙인 주류와 함께
나오는 모듬전, 가오리무침, 도루묵 찌개 같은 안주류는
일만원에서 일만오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일만오천원짜리 모듬전을 시키니 둥그런 채반에 각가지 전이 잘 구워져서 나왔다.
(몇개 집어먹다가 생각나서 찍은 것이라 약간은 그림이 엉성하네요...^^)



 

 주류나 안주 외에 이집에서 주력하고 있는 식사류는 단 한가지. 수리산정식이다.
몇년전에도 가격이 팔천원이었는데 아직도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모든 식재료의 원가가 인상되는요즈음에 몇년간 음식값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주방 입구에는 음식재료의 인상으로 인해 추가 반찬을 제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주인의 인삿말이 커다란 플래카드에 적혀 있었다.
여름에 왔을 때만 해도 반찬 리필이 가능했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음식값을 인상하지 않으려는 도솔마을측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조금 기다리니 금방 수리산정식이 나왔다.
그런데 반찬이 어딘가 약간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반찬의 가짓수가 줄어든건가?


 

여름에 찍었두었던 수리산 정식의 사진을 꺼내 비교해 보았다.
여름에 먹었던 상차림에 비해서 감자알조림이 없어지고 호박잎 쌈이 지금은 김으로 변한 것 외에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경주에 있는 많은 쌈밥집과 한정식집에서도 맛깔스런 반찬들이 많이 나오지만
도솔마을의 반찬들은 세련미보다는 투박함이 느껴지는 반찬들이다.
마치 시골 할머니댁 툇마루에서 먹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그릇도 유기, 목기, 뚝배기에 양은냄비, 이빠진 사기그릇까지 각양각색이다.





반찬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목기에 담겨나온 호박전이 있고.....


 



붉은 색감이 맛나 보이는 닭볶음탕(닭도리탕)은 그 맛도 훌륭하다.


 



마늘쫑 무침은 푸르름이 살아 있는 색감처럼 입안에서도 상큼한 맛을 남겨준다.



 



메밀채에 김치와 계란지단, 김가루로 고명을 얹은 묵국이 보인다.
일반적인 쌈밥집 메뉴에서 잘 안 나오는 메뉴이다.



 

열무 물김치는 맛이 갈끔하면서도 심심하고........




어느 상에서도 빠지면 섭섭한 김치는 비쥬얼도 맛도 그저 그런 맛이다.


 

그리고 양배추에 돌돌 말린 반찬.....뭔가 했더니 두부 양배추말이이다.


 

두부양배추말이 역시 다른 집에서는 잘 보지 못한 반찬인데 비쥬얼과 함께 맛도 훌륭하다.




콩나물, 울릉도나물, 고사리의 삼색이 잘 어울리는 나물. 특히 고사리와 울릉도나물의 풍미가 좋다.




경상도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삭힌 콩잎 김치......안 먹어본 다른 지방의 사람들은 콩잎의 맛을 모를 것이다.




굽지 않고 찢어서 간장을 얹어서 먹는 김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간장을 얹어서 먹는 생김에 맛을 들이면 조미하여 구운 김은 맛이 없어 못 먹게 된다.




비지 찌개는 보기에는 허전해 보이지만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끓여 보기보다 맛이 아주 훌륭하다.


 



그리고 양은 냄비에 끓여져 나온 꽁치 김치찌개는 너무 시큼하고 맛이 너무 짜다.  너무 시어버린 김치로 찌개를 끓였나 보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지 않고 텃밭에서 따온 듯한 비쥬얼의 상추도 양은냄비에 담겨 한쪽에 놓여졌다.




제일 맛난 것은 자작하게 끓여낸 강된장이다.
상추에 밥 한숟가락과 함께 올려서 먹는 매콤한 강된장은 시골 할머니댁에서 맛보던 바로 그 맛이다.



 



도솔마을의 8천원 짜리 수리산정식은 다른 집 찬에 비해서 특별히 세련되지도,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솔마을을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이곳에서 고향집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강된장이며 생김, 비지찌개, 양푼이에 담긴 상추쌈......예전부터 누구나 먹어와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시골 할머니가 해주신 것 같은 반찬들을 먹으며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오래전부터 경주 지역 문화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던 도솔마을은 시월의 마지막날에는 음악회도 열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그날 매출의 전액을 이웃돕기를 위해 내어놓기도 한단다.
나눔을 실천하는 경주 대표 맛집 도솔마을, 다음번에는 마지막 수요일에 들려봐야겠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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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대구 막창, 마산 아구찜, 안동 찜닭,
부산 동래파전, 의정부 부대찌개, 충무 김밥, 통영 굴국밥......

어떤 지역을 떠올리면 함께 연상되는 그 지역 대표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러면 제일의 문화 관광 도시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
길 가는 경주 시민들을 붙잡고 이 질문을 던져본다해도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뭐가 있지? 하며 갸우뚱하실 분이 많으실 것이다.

한참 생각한 끝에 "경주빵? 쌈밥? 순두부? ....." 라고 말하긴 하지만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다.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손꼽히는 경주이지만 경주를 대표할만한 음식은 사실 별로 없는 형편인데
2011년에 이르러 경주시와 농업기술센터가 손을 잡고 상표등록을 한 경주 대표 음식이 생겼다.
경주 농특산물과 문화가 접목된 경주의 대표 향토 음식은 바로 <별채반>.



 



경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에 <별채반>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역사를 품고 미래를 지향한 경주의 별을 정갈하게 담아낸 한 그릇, 하나의 정찬>이란 의미를 담기 위해서이다.

비옥한 평야와 높고 낮은 산, 청정한 동해안 바다가 골고루 분포한 천혜의 고도 경주는
예로부터 곡류, 산채, 해산물이 풍부하고 좋은 식재료가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경주의 풍부한 곡류, 산채류, 해산물이 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별채반>은
여섯부족의 화합을 의미하는 '6부촌'처럼 경주의 화합과 융합의 문화를 잘 대변해준다.





이제 출범한지 얼마 안 되는 경주 향토음식 <별채반>을 선보이는 전문식당으로는 
황남동 교동쌈밥점과 황성동 장원숯불가든점이 지정되었는데
그중 하나인 교동쌈밥점을 찾아가 보았다.




첨성대, 대릉원을 지나 서쪽으로 100m쯤 가다보면 고분 여러기가 있고 
길 옆에 커다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우뚝 솟아있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맞은 편이 교동쌈밥집이다.

교동쌈밥은 지난 7월 24일 방영된 SBS 런닝맨 경주 레이스에서 유재석, 최민수를 비롯한 런닝맨 맴버들이
상 위에 차려진 쌈밥 재료들이 나온 순서를 알아맞추는 퀴즈 게임을 촬영한 곳이어서 관광객들에게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식당 입구 나무 대문으로 들어서니 한쪽에는 경주 음식 <별채반>이라는 글이 붙어 있고
또 한쪽에는 쌈한정식 교동쌈밥이라고 쓰여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별채반을 비롯하여 쌈한정식을 주 메뉴로 선보이는 교동쌈밥점은 오래 된 집은 아니지만
경주 토박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외부 관광객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 집이다. 

실내는 상당히 너른 편인데 이렇게 의자가 놓여있는 홀과 온돌이 놓여 있는 룸이 반반 정도를 차지한다. 

단체 관광객들은 주로 룸에서 식사를 하는 편인데
마주 보이는 저 방에서 런닝맨 경주 레이스 편의 쌈밥 재료 알아맞추기 게임이 이루어졌다.





교동쌈밥점의 식탁에 앉으면 창 밖으로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앞에 덩그러니 고분이 자리잡고 있고 옆에 그림같은 메타세콰이어가 4그루가 하나의 나무처럼 서 있는
이런 풍경은 경주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다.





경주에서 나는 건강한 지역 농산물로 만든 경주 향토 음식 <별채반>은
<육부촌 육개장>, <곤달비 비빔밥>등 두가지 메뉴로 선보이는데

<육부촌 육개장>은 경주 천년한우와 단고사리, 곤달비, 대파 그리고 양, 곱창 등
경주 산과 들의 6가지 친환경 식재료로 끓여낸 담백한 궁중식 육개장이다.

커다란 유기에 하나 가득 담겨나온 <육부촌 육개장>의 가격은 10,000원인데
필자는 <곤달비비빔밥>을 주문한지라 육개장의 맛은 보지 못했고
다른 분이 받은 음식을 양해를 구한 후 사진만 한컷 찍었다.





이윽고 필자가 주문한 <곤달비 비빔밥>이 나왔다. 가격은 9,000원이다.

<별채반>은 다른 음식과 달리 이렇게 하나의 소반에 밥, 국, 반찬이 1인분씩 담겨져 나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한식집에 서너명이 가서 음식을 시키면 밥과 국만 개인용이고
반찬과 찌개는 다 공용으로 같이 먹도록 나오는 것에 반해서 
<별채반>은 몇 사람이 함께 가던지 항상 1인분씩 소반에 차려져 나오기 때문에 너무 깔끔하고 위생적이다.





황성동 장원숯불가든점에서도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교동쌈밥점의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의 재료와 반찬들을 비롯해서 그릇과 소반까지 꼭 같았다.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의 특성에 맞게 전문식당의 환경을 개선하고
표준 조리법 기술 이전 교육으로 음식 메뉴와 맛을 고정했기 때문에 
어느 지정식당에 가서 먹던지 음식의 재료와 맛이 꼭 같은 것이 <별채반>의 특징이다.





곤달비 비빔밥의 찬은 다섯가지인데 작은 유기에 담겨져나온다. 반찬에는 강하지 않고 심심한 맛을 내는 김치가 있고....




바다에 면한 경주의 특성을 잘 살린 구운 상어 고기 두토막이 눈길을 끈다. 
경상도에서는 상어고기를 '돔배기'라고 부르는데 제사상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돔배기이다.




그리고 고소하게 잘 부쳐내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김치전이 한조각 올라온다. 

  



경상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삭힌 콩잎김치도 있다.
경상도 사람들이 콩잎을 먹는다면 서울사람들은 "사람이 무슨 소야? 콩잎을 먹게?"하고 놀라기도 하지만
삭힌 콩잎 김치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콩잎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된다.




그리고 열무 물김치가 곁들여진다.
반찬은 비교적 소박한 편이고 양도 적은 듯 하지만 리필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그리고 역시 경주 인근 동해 바다에서 난 미역으로 정성스럽게 끓인 미역국도 곁들여진다.
미역이 파랗고 국물이 맑고 깔끔한 서울 미역국에 비해
자연산 미역으로 꿇이는 경상도 미역국은 미역이 검고 국물도 뿌옇고 걸죽하다.





오늘의 주메뉴인 <곤달비비빔밥>은 경주 산내면 해발 1,013m 문복산에서 자생하던 야생곤달비를 채취하여
청정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하여 맛과 향이 뛰어난  곤달비와 양송이, 미나리 등
산채가 어우러지고 계란지단, 당근채, 경주천년한우 고명을 곁들인 맛깔나는 비빔밥이다.





비빔장 또한 특이하다. 일반적인 비빔장으로 쓰이는 고추장 대신
된장, 멸치가루 등으로 만든 독특한 양념장을 곁들인 것이 특이한 점이다.
 

 


 



고추장 대신 된장 양념장을 넣어 비빈다니.....! 어떤 맛일까? 엄청 궁금하다.


 



비빔 나물에 밥을 들이붓고 된장 양념장을 넣고 열심히 비벼보았다.
붉은색을 내는 고추장을 쓰지 않으니 비쥬얼로는 고추장 비빔밥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빨갛게 비벼진 비빔밥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한숟갈 떠서 맛을 보니 처음에는 고개가 약간 갸우뚱해진다.
응? 이게 무슨 맛이지?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졌던 것일까?
고추장의 매콤달콤한 맛이 빠진 비빔밥은 약간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한숟갈, 두숟갈 먹다보니 점점 맛이 적응되어 가고 입안에 친근감이 든다.
보통 비빔밥은 고추장의 맛이 너무 강한지라 나물의 맛보다는 고추장의 향이 너무 강한데
곤달비 비빔밥은 된장 양념장으로 비비니 훨씬 더 부드럽고 나물의 풍미가 살아난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300 년전 쯤인 영조시대이니
그 이전의 우리 조상들은 된장으로 비빔밥을 비벼 먹었으리라......
신라시대 6부촌에서 먹었던 비빔밥이 바로 이런 맛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한술한술 음미하며 먹다보니 벌써 커다란 그릇이 다 비워졌다.
처음으로 맛본 경주 대표 브랜드 음식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
맛이나 상차림이나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내놓기에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거기다 친환경 곡물, 산채, 해산물이 골고루 들어있는 웰빙 음식이니 말이다.

앞으로는 "경주의 대표 음식은 무엇인가요?"라고 누가 물으면 기분좋게 대답할 수 있을거 같다.
"경주에 오시면 경주 대표 음식 <별채반>을 꼭 드시고 가세요~!!"라고.....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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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서서히 지나가고 겨울의 초입에 든 어느 주말.
오랜만에 양동마을을 찾아 본다.
필자의 집에서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한 양동마을은
1년에도 두세번은 꼭 들러서
계절의 변화를 담곤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양동마을을 찾는 발길이 조금 늦었다.

마을에는 이미 겨울빛이 짙어져가고 군데군데 은행나무에는 노란 잎이 듬성듬성 남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마을 안에는 차들이 장난 아니게 많다.
예전에는 주말에도 크게 붐비지 않던 이곳이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고 난 후부터는
찾는 이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마을회관 앞에 이십여대 정도 공간이 있던 주차장은 이제 턱없이 모자라
논을 밀어버리고 슬러그를 부은 후 그곳에 임시로 주차장을 만들었다.

 



양동마을 어귀에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도 요즘은 상당히 활기를 띤다.
평소에는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였는데......




파는 품목도 상당히 다양해졌다. 경주 특산품인 경주빵, 찰보리빵으로부터......




어묵, 찐 계란, 핫바에 양동마을에서 만든 유과와 약과......




강냉이와 뻥과자까지......온갖 주전부리는 다 모였다.



 

 

 양동점방에는 이렇게 원두커피나 유자차 등 음료도 팔고 있는데 가게 앞 메뉴판에는 <양동 bucks>라고 되어 있고


 

 

가게 옆 창문에는 <양동 bux>라고 표기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가게의 간판도 새로 만들어 달았다.

"100년 넘은 양동점방, 1900년~~~"

이전에는 이런 가게에서도 물건을 파나.....싶을 정도로 한산한 가게였는데
가게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가게 입구 위에 달린 간판에는 "양동점방 1970~"이라고 쓰여있다.
옆에 달린 간판에는 1900년 부터라더니 가게 앞에는 1970년이라니.....도대체 어느게 맞는 말인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 주인 아주머니께 "이 점방이 100년이나 되었나요?"하고 물으니

"네....1900년 초에 이 마을에 처음 점방이 생겼답니다.
그러다 우리 시어머니께서 이 점방을 운영하기 시작하신게 1970년이죠...."한다.

1900년에 시작되었으면 100년이 넘어 거의 112년이나 되는 세월인데.....
그때 생긴 가게가 없어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했다는 것이 참 대단한 일이다.


양동점방 아주머니께 양동마을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고 난 뒤에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는데 마을 주민으로써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물어보니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인데 집안까지 사람들이 불쑥불쑥 들어와
이것저것 만지고 해서 사생활 보호가 안 되는 점이 많기는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사실 양동마을에는 편의점 같은 시설은 물론 관광객들이 물 한병이라도 살만한 가게조차 별로 없는 형편이라
마을 어귀에 자리잡은 양동점방은 개점 100 여년 만에 최고의 호황을 맞게 되었다.
양동마을 스타벅스 '양동점방'의 친절한 아주머니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날 날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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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들리게 되는 불국사.
불국사 여행의 기점인 불국사 기차역 앞에 '갈비국수'를 파는 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국사역 앞으로 찾아가보았다.



1936년에 지어져 75년이 되는 역사를 지닌 불국사역 광장에 이르니 '절구통'이라는 친근한 이름의 상호가 여행자를 반긴다.
간판 아래 내걸린 현수막에는 갈비국수 5,000원, 갈비정식 7,000원, 양념돼지갈비 15,000원, 잔치국수 2,500원이라고 친절히 가격까지 제시되어 있다. 잔치국수가 2,500원이라니? 이건 거의 시장좌판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벼운 가격이 아닌가! 





하지만 오늘은 이집의 특미인 '갈비국수'를 먹으러 온 것인 만큼 다른 메뉴는 돌아볼 겨를이 없다.
갈비국수 2인분을 시키니 금새 김치, 풋고추, 젓갈 무침, 미역줄기 무침 등 기본 반찬들이 상 위에 베풀어진다.





기본 반찬이 나오더니 주인 아저씨가 탁자 위에 하트 모양의 유리 워머를 갖다 놓는다. 국수를 시켰는데 워머라니! 
카페에서 허브차를 주문하면 찻주전자와 함께 나오는 워머가 국수 메뉴에서 나오다니 뭔가 재미있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아저씨가 워머 안에 놓여진 초에 불을 붙여주고 가니 불빛과 함께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갈비국수를 어떻게 주는 것이기에 워머에 불까지 붙이는걸까?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주방에서 잘 구워 사기그릇에 담겨나온 돼지갈비가 데워진 워머 위에 올려졌다.
국수를 먹는 동안 갈비가 식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데워진 워머와 함께 따스하게 전해진다.

 

 


연이어 노란 양푼이에 담긴 잔치국수가 나왔다.
탱글탱글하게 잘 삶겨진 국수 위에 부추, 계란 지단, 단무지채, 김.....등의 고명이 올려졌다. 






워머 위에 놓인 갈비를 한점 집어서 보니 구워진 상태는 무척 적당하다.
잘 익은 돼지갈비를 보니 국수에 얹어 먹기도 전에 입 안에 침이 스르르 고인다.






주인아저씨께서 오시더니 친절하게 먹는 방법을 일러주신다.
국수 따로 갈비 따로 먹지 말고 국수 위에 돼지갈비를 올린 후 국수와 함께 싸서 먹으면 더 맛이 있다는 말씀이다.



주인 아저씨께서 일러주신대로 국수 위에 갈비를 올린 다음 젓가락으로 함꼐 잘 싸서 입 안으로 가져가보았다.
음......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인데?
탱글탱글 잘 삶겨진 국수 면발과 함께 돼지갈비를 함께 얹어서 먹으니 잔치국수만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입 안이 행복하다.
워머에 올려진 갈비가 마지막 국수를 입에 넣을 때까지 따스하게 보온이 잘 되어 있어 더욱 좋다.




앗.....너무 열심히 먹었나보다. 국물까지 후루룩 다 들이마셔버리니 금새 양푼이 바닥이 드러났다.
깔끔한 잔치국수 위에 따스한 갈비를 함께 얹어먹는 '절구통' 식당의 '갈비국수'
가격도 비교적 가벼워서 점심으로 먹기에는 너무 서운하지도 않고 너무 과하지도 않는 적당한 음식이니
불국사역을 통해서 기차 여행을 하시는 분들께 한번은 들려서 맛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착한 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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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중심지에서 포항쪽으로 약 16km정도 떨어진 형산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양동마을은
하회마을의 북적거림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한적한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장료도 없을 뿐더러 제대로 갖춰진 휴식 시설조차도 없는 이곳은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서너집 밖에 되지 않는다.
대대로 내려오던 조용하고 고조녁한 양반마을인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마을의 모습이 변해버리고 몰려드는 관광객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상업화될까봐 걱정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아직은 옛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 많으니 양동마을 방문 계힉이 있으신 분은
마을의 모습이 바뀌기 전에 빠른 시일 내에 방문해 보시길 권하며......




루비와 함께 떠나보는 경주 맛집 기행.
오늘은 세계문화유산 경주양동마을 내에 위치한 우향다옥을 소개해드릴까 한다.





마을 주도로에서 무첨당 가는 길목 어귀에 자리잡는 우향다옥은 
여느 식당처럼 번듯하고 큰 간판이 내걸리지 않아서 처음에는 식당이 맞나 하고 주저하기도 하는데

이 집은 시인이자 문화유산해설가이신 이지휴 선생이 운영하는 한정식 및 민박집이다.




기와로 된 사랑채 모퉁이를 돌아가면 초가로 된 안채가 나오고 마당에는 평상을 베풀어 탁자를 놓아두었다.




안채의 불타는 아궁이 위 커다란 솥 안에는 무슨 음식이 준비되고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느 시골집이 그렇듯 이집도 마당 안 텃밭에 고추가 잘 자라고 있고 세간살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우향다옥이라는 이름에 맞게 잊비에서는 차와 식사가 다 제공이 되는데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 6,000원, 청국장 7,000원이고 닭백숙은 40,000~4,5000원 정도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덕정식은 14,000원, 우향정식은 13,000원이라고 하기에
청국장과 함께 나오는 13,000원짜리 우향정식을 주문했더니 평상 위 탁자 가득히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반찬을 하나 하나 집어서 맛을 본다. 아삭한 맛의 애호박 나물.




짭쪼롬하니 맛있는 조갯살 무침.




간이 잘 배어있는 깻잎 김치.




삼색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감자채 볶음.




빨간 색감이 입맛을 자극하는 더덕고추장 무침.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그만인 참나물 무침.




깔끔하게 볶아낸 버섯 볶음.




빨갛게 무쳐낸 오이 무침.




얘쁘게 지져낸 동그랑땡.





빨간 색이 보는 이의 식감을 자극하는 건새우볶음.





입 안에서 짝짝 달라붙는 견과류 볶음.




비린 맛이 나지 않는 멸치 고추 볶음.




깔끔하고 시원한 백김치.




짭짤하니 입맛을 돋구는 꼬막 무침.




계란을 입혀 두툼하게 지저내고 양념을 올린 두부 구이.




손에 하나씩 들고 베어물면 아작하니 씹히는 맛이 그만인 알타리무김치.

 



한식상에 빠지면 섭섭한 삼색 나물 등등 상 위에 올려진 반찬들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그리고 잘 구워진 조기까지 잔뜩 베풀어진 반찬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메인 메뉴는 역시 청국장이다.
뚝배기에 보골보골 끓는 채로 나왔지만 김 때문에 찍을 수가 없어 한 김이 나간 후에 한컷 찍어 보았다.





청국장을 개인접시에 덜어놓고 맛을 보니 집에서 직접 담은 청국장의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양동마을의 몇집 안 되는 식당 중에서도 우향다옥은 차와 식사를 즐기며 한담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한상에 13,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긴 하지만 양동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식사이다.
특히 이집의 주인장이신 이지휴 선생은 가양주인 송국주의 기능 보유자이기도 하니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한정식과 함께 송국주 한잔 기울인다면 최고의 세계문화유산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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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연일 비 오고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매일 아침 따스한 보이차 한잔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는데

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데다 습도마져 높으니 차는 커녕 시원한 음료 한잔 생각만 간절하다.


이럴 때 시원한 아이스 커피가 제격.

찬물에 커피 두 스푼을 녹인 후 아카시아꿀을 넣고 저어 얼음 몇개를 띄워 마시니

속이 시원해지고 아침부터 이마에 맺히던 땀방울도 싹 가셔진다.


아이스 커피 한잔을 다 들이키고 나니 새삼 얼음의 중요성이 피부로 느껴진다.

요즘은 냉장고 문만 열면 손쉽게 얼음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옛날에는 여름에 얼음 구하기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으리라.


하지만 그 옛날에도 임금님이나 관리들은 삼복 더위에 시원한 얼음을 띄운 음식을 맛볼 수가 있었다.

왕실이나 중앙은 물론 지방 행정 중심지에도 석빙고를 마련하여

겨울철 강에서 채취한 깨끗한 얼음을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석빙고는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부터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현존하는 것은 모두 조선시대에 축조된 것이며 그 구조도 거의 비슷하다. 

현재 남아 있는 석빙고는 경주 석빙고(보물 제66호)·안동석빙고(보물 제305호)·창녕석빙고(보물 제310호)·청도석빙고(보물 제323호)·현풍석빙고(보물 제673호)·영산석빙고(사적 제169호) 등이 있고 북한에도 해주에 1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경주 반월성 북쪽 성루 위에 자리잡은 경주 석빙고는
길이 18.8m, 홍예
높이 4.97m, 너비 5.94m로 현존하는 석빙고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밖에서 보면 마치 무덤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내부를 보면 땅을 깊게 판 다음 안쪽 벽은 석재로 쌓고
바닥은 경사지게 만들었으며
천장은 석재를 무지개 모양으로 쌓아올리고 상부에 환기 구멍을 내었다. 





출입구는 남쪽으로 내었는데 여기에서 계단을 따라 실내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내부는 연석으로 5개의 홍예(霓,무지개)를  틀어 올리고 홍예와 홍예 사이에 길쭉한 네모 돌을 얹어 천장을 삼았다.
벽은 직사각형의 작은 석재로 정연하게 쌓아올리고 밑부분은 장대석을 연결하여 지대석
을 삼아 견고하게 축조하였다.





빙실의 밑면도 외부의 형태와 같은 직사각형으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밑바닥은 경사져있으며
바닥 중앙에 배수구가 있어 내부의 물이 이 경사를 따라 외부로 배출된다. 





천장에는 3곳에 환기 구멍을 마련하여 외기와 통하게 하였는데
조각한 돌로 구멍을 덮어 비와 이슬을 막고 있어
다른 석빙고와는 달리 정연한 양식과 축조를 보여준다.





석비와 입구 이맛돌에 의하면 조선 영조 14년(1738년) 당시 조명겸이 나무로 된 빙고를 돌로 축조하였다는 사실과 
4년 뒤에 서쪽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는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석빙고의 역사를 추정케해주는데
현재 서쪽으로 약 100m 되는 곳에 옛터로 전하는 자리가 있다.
조선 후기에 축조한 석빙고 중에서 그 규모나 기법에서 가장 정연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경주 석빙고는 
1963년 1월 21일에 보물 제66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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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수학여행이면 누구나 다 들리게 되는 필수 코스인 경주.

경주 여행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동부사적지구이다.
동부사적지구에는 대릉원, 첨성대, 반월성, 계림, 안압지, 최씨고택....등이 밀집해 있어
경주에 오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인데......
그중에서도 오늘은 첨성대와 반월성의 가운데 위치한 계림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신라 역사를 잘 모르고 이곳에 오는 분들은 약간은 갸우뚱하며 돌아보고 가기도 하는데
무슨 특별한 유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거진 고목 사이로 비각 하나 덜렁 놓여있을 뿐
별다른 사적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사적 제19호인 계림(鷄林)은 신라 초부터 있던 숲으로 정식 명칭은 경주 계림이다.
경주 계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계림이란 사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계림(鷄林)은 경주의  옛이름이기도 하지만 또 신라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계림은 한국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니 계림이 시림(始林)이라고 불리운 것도 당연한 듯 하다.





신라는 처음에 사로, 신라, 사라, 또는 계림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웠는데
이는 진한 12국 가운데 하나인 사로국과 발음상으로 통하는 것이다.
6세기초에 와서 '덕업을 날로 새로이 하고 사방을 망라한다'(덕업일신망라사방,德業日新網羅四方)는 뜻에서 신라로 고정되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제4대 탈해왕 9년 3월 밤,

왕이 금성(金城:지금의 경주)의 서쪽 시림 가운데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신하에게 살펴보게 했다.
신하가 가보니 금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달려 있고, 흰 닭이 그 밑에서 울고 있었다.
신하가 돌아와 이 사실을 알리자 왕은 날이 밝는 대로 그 궤짝을 가져오게 해 열어보니 속에 총명하게 생긴 어린 사내아이가 있었다.
왕은 이를 기뻐하며 아이 이름을 알지(閼智)라 부르고 금궤짝에서 나왔으므로 성을 김씨(金氏)라고 했다.
이때부터 시림을 계림으로 바꾸고, 나라 이름도 계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국유사〉 신라 시조 혁거세왕조(條)에 보면, 왕은 계정(鷄井)에서 태어났고
왕비 알영은 계룡(鷄龍)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계림국(鷄林國)이라 나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경주 김씨의 기원이 된 숲 계림.
아무리 전설이 어린 숲이지만 숲만 있다면 허전할 것 같은 데 그 허전함을 채워주는 조형물도 있는데
계림 입구에 서 있는 비각은 신라 시대의 것은 아니고 1803년(순조 3년)에 이르러 세운 비각이다. 





비각 안에는 계림의 내력과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
의 탄생설화를 새긴 '경주김알지탄생기록비'가 놓여 있다.





비석은 높은 대석과 비신, 개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영의정 남공철비문을 짓고, 경주부윤 최헌중이 글씨를 썼다. 
 

김알지가 태어난 계림 숲에서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맘껏 마시고 난 후
바로 앞에 펼쳐진 유채밭에서 화사한 봄날의 향연을 즐기는 것은 필수불가결의 코스이다.


 

 
유채밭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밤에 돌아왔을 때 너무나 환상적인 계림의 야경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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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하고 잠시 시간이 나서 시내 중심 상가에 들리려고 차를 몰고 나선 것은 저녁 일곱시 쯤.
경주역전을 지나 팔우정 로타리를 가기 직전, 우측으로 난 샛길로 핸들을 꺾었다.
이 길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안 되는 도로라
주차된 차들과 
몇몇 보행자들이 무질서하게 섞여 항상 혼잡하여   
필자 또한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전방을 주시하며 천천히 차를 몰았다.

샛길을 빠져 나오기 바로 직전쯤이다.
에어컨을 켜놓아 창문을 다 닫은 상태였는데도 
뒷편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저 차 잡아라!!!"
어.....대체 무슨 일이지?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뒤로 슬쩍 돌아보니 어떤 남자가 길가에 주저앉아 필자의 차쪽으로 손가락질을 해댄다.

"저 차 날 치고 그냥 도망간다!!"
고함 지르는 남자를 보아하니 그 남자가 잡으라고 손짓하는 차는 바로 필자의 차가 아닌가...!!

너무나 황당하여 가던 차를 그 자리에 세우고 황급히 그 남자에게 가보았다.
"어....아저씨....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셨어요? 제 차에 부딪히신거에요?"
너무나 놀란 필자는 길에 쭈구리고 앉아 있는 남자의 상태를 이리저리 살피며 물어보았다.
"내가 얌전히 걸어가고 있는데 차로 내 팔을 탁....들이받아 놓고 왜 그냥 가는거야!!"
60세 쯤 되어 보이는 남자는 팔이 아프다고 연신 주무르며 술 냄새를 풍기는 입으로 필자에게 마구 마구 소리를 질러댄다.

놀라기도 하고 당황되기도 한 필자.
"아저씨, 전 전혀 몰랐어요. 부딪히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ㅠㅠ  많이 다치셨어요? 병원에 가보시겠어요?"
이렇게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필자의 차 뒤에 줄지어 기다리던 여성 운전자가 살며시 손짓하여 필자를 부른다..
"저기요....제가 뒤에서 다 봤는데....아줌마 차가 가는데 저 아저씨가 일부러 차에 가더니 팔을 휘두르며 슬쩍 부딪히던데요?"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필자......뒤의 여성 운전자에게 잠시만 내려서 상황을 말해달라고 부탁하였더니
친절한 이 여성 운전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리더니 그 남자에게 가서 말한다.
"아저씨! 제가 뒤에서 다 봤는데 아저씨가 일부러 차 옆으로 팔을 휘둘러서 차에 부딪혔잖아요!"
그러자 이 남자, "술먹으면 비틀비틀할 수도 있지.....길이 다 지껀가.....
내가 비틀비틀해도 이 차가 없었으면 안 받혔지!!"하며 소리를 질러댄다.

여성 운전자의 증언에 힘을 얻은 필자도 끼어들어서
"저.... 아저씨.....제가 아까 아저씨 봤는데 제 차에서 많이 떨어져서 걷고 있었거든요.
 제가 진행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구요.
탁....하는 소리도 못 들었을 만큼 살짝 부딛히신것 같은데 혹시 이상이라도 있으세요?
병원에 가서 사진 찍어 보도록 해요. "하고 다그쳤다.


일부러 부딪히는 걸 보았다는 뒷차 운전자의 증언에 살짝 당황한 이 남자.
"아줌마 차가 나를 받기는 했지만 내가 병원에는 안 가도 될 정도니....그럼, 파스값 하게 돈이나 내 놔요!"하는게 아닌가.....
이 남자를 미루어 짐작컨데 일부러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없는 혼잡한 차도를 걸다가 살짝 부딪혀놓고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협박하여 술값이나 뜯어내려는 찌질한 부랑자임에 틀림이 없다.


이 남자의 음흉한 의도가 돈을 뜯어내는데 있다는걸 파악한 필자, 
"아저씨.....다쳤는데 병원에 가봐야지요.....많이 다쳤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냥 돈만 드린답니까...
그리고 사고가 났으니 경찰에 신고를 할께요...."하고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현장을 목격한 여성 운전자의 휴대폰 번호를 필자의 휴대폰에다 저장을 한 뒤 
운전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보내드렸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격앙이 되어 손이 덜덜 떨리는걸 겨우 참으며 112에다 신고 전화를 했다.

필자가 경찰에다 신고를 하는 것을 본 이 남자는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치료비를 줘야지!
경찰에 신고는 왜 해! 그래...좋아! 신고하란 말이야!!"하고 더욱 패악을 부린다.


채 10분도 안 되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 차. 

필자에게서 간단하게  사건의 경위를 듣더니 목격자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목격자의 증언을 한참 듣고는 
그 남자에게 다가가 "아저씨! 많이 다쳤어요?" 하고 물어본다.
"저 여자가 차로 내 팔을 받았어요..그래서 내가 소리를 질렀어요! 운전을 그 따위로 하고...! @#%^&$ㄲ%~~!!"
경찰이 오자 이 남자는 더욱 크게 소리를 지른다.

"아저씨.....제가 정말 당시에 부딪히는 소리도 못 느낄 정도였거든요...
그리고 제가 사태를 파악하고 즉시 내려서 다치지 않았냐고 물어봤고 도망가지도 않았잖아요...!"

하고 말하니 "뺑소니는 아닙니다..."하고 말 끝을 흐린다.

실랑이를 보던 경찰이 그 남자에게 "아저씨, 주민등록증 내 봐요.." 하니 "없는데요..."한다.
"민증도 안 가지고 다닙니까...! 주민번호 대세요!"하니 그제서야 "500***-*****"라고 갑자기 등등하던 기세가 수그러든다.

술값을 노린 찌질한 자해공갈범이라고 파악한 경찰.
"아저씨.....다쳤으면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봐야지요! 병원으로 가봅시다." 하니 이 남자는 계속
'많이 안 다쳤는데 치료비를 주고 가야지......경찰에 신고하고...이런 못된 여편네가.....! 그래! 병원에 가자! 가!" 하면서
도로 옆에 세워둔 필자의 차 문을 벌컥 열더니 마구 올라 타려고 한다.

어이가 없어진 경찰. 그 남자를 즉시 제지하더니
"아저씨! 병원에 가려면 경찰차를 타고 가던지, 앰뷸런스를 불러야지, 그 차를 왜 타능교?"하고 나무라자
"그러면 야...!! 앰뷸런스 불러! 병원에 가자!!" 하고 마구 소리를 지른다.
경찰도 기가 막히는지 "아저씨가 앰뷸런스 불러서 병원 가고 사진 찍어서 이상 있으면 보험 청구하면 될거 아닌교! 빨리 앰뷸런스 부르소!!"
하고 응수를 하며 "더 할말 있으면 경찰서 가서 하소!"하면서
아저씨를 다그친다.

수세에 몰린 이 남자...
"아...병원에 안 가요...안 가....많이 다친 것도 아닌데...병원을 왜 가!
파스값 하게 돈이나 좀 내놓으라니 경찰을 부르고.... 이 못된 여편네가...!! 자가용 몰고 다니면 다야? "하면서 연신 중얼거리더니
"간다....가...! 없던 일로 하고! 안 다친 걸로 하고! 가면 될 거 아니야! @#%^&$ㄲ%~~!!" 하면서 골목 속으로 슬그머니 발걸음을 옮긴다.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남자의 뒷모습을 어이없이 바라보고 있던 경찰....그제서야 피식 웃는다.
경찰에게 "너무 수고하셨어요...감사합니다.."하고 말하자 
이 남자는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은 채로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술이나 마시고 사람들에게 돈이나 뜯어내는
부랑자임에 분명하다고 하면서
이런 경우 병원에 가게 되면 꼼짝없이 가해자가 되기 십상이며 완전히 덮어쓰기는 일도 아니라고 한다.

필자의 뒤를 따라오던 여성 운전자의 증언이 없었다면 완전히 당할 뻔 한 사건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뜬다.

남자도, 경찰차도 자리를 뜨고난 후 차로 돌아와 운전대를 잡으니 아직도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는지라
시내로 가서 일을 보러던 계획을 취소하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여 증언해 준 여성 운전자 분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그 운전자, 뒤에서 처음부터 다 보고 있었는데 그 남자의 행동이 너무 황당했기 때문에
가던 길이 바쁘다고 그냥 지나가면 앞차 운전자가 그대로 다 덮어쓸 것 같아서 내려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한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저도 앞으로 길 가다 이런 일을 목격하게 되면 귀찮다 생각 않고 증언을 잘 해주어야겠어요...정말 감사합니다."
거듭 감사를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자리에 누워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한참동안 진정이 되지 않았다.

TV나 신문에서 말로만 듣던 자해 공갈범을 실제로 만나게 되다니.....!.
비록 조직적이고 치밀한 자해공갈단은 아니었고 살짝 어리숙하고 한편으로는 귀여운(?) 자해공갈범이었지만
목격자가 없었더라면 꼼짝없이 당할 뻔한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다음과 야후에 글이 소개되었네요..감사합니다..^^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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