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산책..............................'에 해당되는 글 133건

  1. 2014.05.26 [경주 불국사 근처 맛집] 바지락 칼국수가 깔끔한 궁림칼국수 14
  2. 2014.05.22 [경주 양동마을 근처 맛집]안강 뫼바우식당의 화끈한 버섯낙불삼 철판볶음 17
  3. 2014.05.19 [포항 맛집 추천]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포항 중앙상가 조방낙지 식당 12
  4. 2014.05.12 [경주 가볼만한 곳]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 25
  5. 2014.03.28 경상도 3대 커피명가 포항 '아라비카(ARABICA)'에서 맛본 웰빙 프리미엄 COE 커피 26
  6. 2013.10.14 [부산 맛집]부전시장 명물 명태대가리전, 명태머리로 전을 부치다니..... 29
  7. 2013.09.24 구룡포 모리국수의 원조 까꾸네모리국수 실제로 맛보니 28
  8. 2013.08.16 [포항 환호동 맛집]산뜻한 여름 별미, 포항물회를 아시나요? - 하봉석 회 대게타운 22
  9. 2013.07.19 단팥죽과 만난 추억의 찐빵, 50년 전통의 구룡포 철규분식 35
  10. 2013.05.13 [경주 맛집 추천]다슬기탕과 홍합비빔밥이 맛있는 충효동 시골풍경 18
  11. 2013.05.06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 '루왁'을 마셔보니... 36
  12. 2013.05.03 프랜차이즈 부럽지 않다? 맛있는 동네 빵집 양산 '작크(Jacques)' 24
  13. 2013.04.27 경주 맛집 교리김밥, 요정아가씨도 반했다 51
  14. 2013.04.24 김밥에 우엉을 얹어 먹는다고? 경주성동시장 먹자골목 명물 우엉김밥 31
  15. 2013.04.12 [경주맛집]영양죽과 흑미식혜가 일품인 정일품식당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30
  16. 2013.03.11 강원도의 힘! 메밀막국수에 반하다. 강릉 예향막국수 16
  17. 2013.02.18 울산 맛집 추천, 자연산 붕어로 원기 충전하는 본가어탕 울산본점 23
  18. 2012.12.06 육질이 부드러운 청정지역 경주 산내면의 한우암소갈비살 23
  19. 2012.12.03 오가던 발길 멈추게 하는 문경식당 오미자 숙성 삼겹살구이 23
  20. 2012.09.10 스펀지 ZERO에 나온 전설의 안동 별미 건진 국수 21
  21. 2012.09.03 강원도 가면 꼭 먹어야 봐야 하는 올챙이국수와 메밀전병 18
  22. 2012.08.15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에 나온 착한 칼국수, 방송 후 가보니(대구맛집 가창칼국수) 77
  23. 2012.08.06 [경주 맛집 추천]오후 2시에 문 닫는 문전성시 대박맛집 용산회식당의 무한 감동 회덮밥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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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12.07.04 [경주 맛집 추천] 줄서야 맛볼 수 있는 40년 전통 밀면 식당 30
  26. 2012.06.14 경주맛집 - 두툼한 갈치구이, 열무비빔밥에 감동해버린 경주칼치불낙 15
  27. 2012.06.04 경주, 포항에 함께 소문난 안강 본집 콩국수 19
  28. 2012.05.03 울산맛집 소담비빔국수, 더운 날씨엔 더욱 상큼한 그 맛! 25
  29. 2012.04.26 1박2일 다녀간 순대국집 예천 박달식당, 먹다 지쳐버렸어 33
  30. 2012.04.19 제철 만난 참가자미회,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울산 정자항 25


지난 포스트에서는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 근처의 안강 맛집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

오늘은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불국사 근처의 맛집에 대해서 잠시 소개해 드릴까 한다.

 

 


 

보문단지에서 불국사로 가는 보불로 주변의 있는 궁림 바지락 칼국수. 칼국수를 주메뉴로 하는 집이다.


 



보쌈, 파전....등의 메뉴도 있지만 부담없는 식사를 하기 위해 바지락 칼국수 2인분을 주문했다.


 

 

 

음식이 칼국수인지라 반찬은 지극히 소박하다. 풋고추 4개와 금방 버무린 겉저리 한접시.

 


 

 

주문한지 얼마 안 되어서 김이 솔솔 오르는 칼국수가 커다란 그릇에 담긴 채로 내어졌다.

 


 

 

국자를 넣어서 한번 휘저어 보았다. 안에는 파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고 바지락만 많이 들어 있는게 보인다.

 



 

 

면을 국자로 떠서 올려보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그대로 느껴진다.  퍼지기 전에 얼른 먹어야겠다.

 


 

 

앞접시에 덜어내어 맛을 본다. 국수는 탱글하니 탄력이 있는 편이고 바지락도 쫀득하니 먹을만 하다.

무엇보다도 바지락이 많이 들어 있어서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껍데기에서 바지락살을 골라 양푼이에 던지며 먹다 보니 어느새 양푼이가 바지락 껍데기로 가득 찼다.

 



 

면보다 국물이 많은 편이라 면과 바지락을 골라서 먹다 보니 국물은 많이 남았다.

이곳의 칼국수의 양은 크게 많지 않은 편이고 특별한 기교없이 바지락만 넣고 끓였는데 깔끔한 국물 맛이 잘 전해진다.

불국사 여행길에 부담없는 식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이 들리면 좋을 칼국수 맛집이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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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을 거쳐 옥산서원을 가는 길에 안강으읍에 위치한 외바우식당에 들러보았다.

안강 맛집을 검색하던 중 많은 사람들이 올린 리뷰글이 필자의 발걸음을 인도했기 때문이다. 


 



안강읍 산대리 2402-6(구부랑3길 12)로 네비를 찍고 식당 앞에 이르니 식당을 소개하는 글들이 화려하다.

2대 45년간에 거쳐 화끈한 맛을 선보여 온 곳이라고 하니 그 맛이 어떨까 들어가기도 전에 궁금해진다.





외바우 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으뜸음식점 인증도 받았다니 왠지 믿음이 간다.

식당 내부는 상당히 크고 온돌방으로 되어 있는 곳과 테이블에 의자로 된 곳 등 다양한 크기의 방도 준비되어 있다. 

놀이터도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은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듯......





테이과 의자로 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방으로 안내되니 벌써 상차림이 베풀어졌다.

오늘의 메뉴는 낙지, 불고기, 삼겹살, 버섯등이 들어간 '버섯낙물삼 철판볶음'. 1인분에 12,000원이다.

 




그런데 너무 배고픈 상태로 간지라 미쳐 사진도 찍기 전에 신나게 버섯낙불삼을 재빠르게 섞어버렸다.

낙지, 불고기, 삼겹살 위에 새송이버섯, 표고버섯, 팽이 버섯 등이 올려진 비쥬얼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ㅠㅠ

하는 수 없이 섞다 말고 지저분한 상태로나마 한컷 찍어 보았다.

 

 

 

 

사각 쟁반에 담긴 채로 서빙이 된 기본 반찬들은 매우 정갈하며 맛도 수준급이다.

 


 






 

 

둥근 철판에 담긴 낙지, 불고기, 삼겹살, 버섯 등을 이리 저리 섞으니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금새 먹음직스러운 색깔이 나온다.



 

 

색깔 한번 대박이다. 화끈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색깔이다.

사람 잡아먹을 듯 완전 빠알간 색의 낙불삼 볶음이 "어디 한번 날 먹어봐라~"하고 유혹을 하는 듯 하다.

 

 

 

 

이 정도라면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은 먹기가 힘들 것 같다.

낙불삼 철판 볶음은 매운맛, 보통맛, 순한 맛이 있다고 하니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은 순한 맛으로 주문하면 될 듯.

 


 

 

물 없이 자작하게 볶아진 버섯낙불삼 철판볶음을 앞접시에 담으니 하얀 그릇과 어울려 보기가 그럴싸하다.

 


 

 

자! 이제 밥과 함께 상추에 싸서 입안으로 가져갈 때다. 한입 베어무니 정말 매콤하다.

낙지와 불고기, 삼겹살, 각종 버섯 등이 양념과 어우러져 달달하면서도 화끈한 맛을 내준다.

처음에는 입이 얼얼하도록 매운데 상추와 함께 싸서 호호거리며 먹다보니 어느새 철판의 바닥이 드러난다.

 


 

 

낙불삼을 어느 정도 먹었으니 마지막으로 밥을 비벼먹을 때다.

밥공기를 그대로 철판에 엎어 슥슥 비비니 보기 좋은 철판비빕밥이 되었다.

 


 

 

매뭐서 호호거리면서도 낙불삼 철판볶음을 다 해치우고

철판비빔밥까지 싹싹 긁어서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러 저절로 허리가 뒤로 젖혀진다.

 


 

 

반찬까지 깡그리 다 비우고 어지러진 테이블 위를 찍을 때가 가장 재미있다.

비록 tvn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식샤'님이 아니더라도 빈 그릇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이 음식이 참 맛잇습니다....라는 장황한 말보다는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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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낙지'라는 음식을 들어보셨는지....

부산이 원조인 조방낙지는 그 유래가 일제강점기로 거슬려 올라간다.

'조방'이라는 말은 과거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제가 추진한 '남면북양' 사업중 

남면의 한축을 담당했던 '조선방직'을 '조방'이라 하며,지금의 부산 범일동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식민지 노동자의 값싼임금에 기초를 둔 이 조선방직공장은 가혹한 노동 환경과 폭압적인 노조관리로 악명이 높았다고 하는데......

 

그러한 시대적인 아픔과 애환이 묻어있던 조선방직을 주변으로 하여 

훗날 근로자들을 위한 값싸고 영양많은 푸짐한 음식이 탄생하였으니 그게 바로 '조방낙지'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조방낙지. 경북 포항에도 오래 된 조방낙지식당이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포항시 북구 중상상가6길에 위치한 조방낙지. 오가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중앙상가길 뒷쪽에 위치한 이 식당은

1985년에 개점을 했다고 하니 올해로 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조방낙지 한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포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들어갔던 추억이 서려 있는 오래 된 식당.

필자도 포항에서 근무할 때 자주 가던 식당인지라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았다.



10년만에 찾아왔지만 식당의 외관은 물론 실내 장식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메뉴는 낙지전골, 낙지볶음, 새우볶음이지만 대부분 손님들은 낙지볶음을 주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인지라 이집의 상차림은 매우 신속하다.

주문하자마자 옛날 밥공기처럼 오목한 반찬 그릇에 반찬들이 후다닥 베풀어진다. 



    


     


     


     



원목 통판을 이용한 상이 비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반찬은 좁고 깊은 밥공기에 나오는데 반찬들은 대부분 깔끔하고 먹을만 하다.





밥은 커다란 스테인리스 면기에 넉넉하게 담아내진다.

낙지볶음이 완성되면 얹어 비벼먹기에는 넓은 면기가 제격이다.





그리고 바로 가스버너 위에 프라이팬이 올려진다. 

가스버너는 요즘 많이 쓰는 휴대용이 아니고 콕을 열어 불을 붙여 쓰는 옛날식이다.

프라이팬도 아주 얇은 옛날 프라이팬. 연탄불 위에 올리던 옛날식 프라이팬을 2014년이 된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프라이팬 안에는 양념 불고기, 새우, 낙지와 버섯, 당면이 들어있고 마늘과 빨간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입맛을 돋군다.


 



얇은 프라이팬과 가스 버너의 강력한 화력으로 인해 내용물은 얼른 끓어오른다. 보글보글......

양념과 낙지, 불고기, 새우 등 내용물이 잘 섞이도록 국자로 이리저리 휘저으니 금방 낙지볶음이 완성되었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든 낙지볶음을 한국자 떠서 밥 위에 올려 놓았다.

이제 면기에 담긴 밥과 이리저리 잘 섞어서 데쳐서 준비된 다시마쌈, 케일쌈, 깻잎쌈과 싸먹으면 되는 순간이다.





오랜만에 먹어본 조방낙지. 감흥과 아울러 새로운 맛이 입안으로 스며든다.

뻘에서 캐 낸 인삼이라 부를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한 낙지. 원기를 돋우는데는 낙지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방직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식인 조방낙지는  

오늘날에도 갖은 스트레스를 안고사는 근로자들의 피로를 날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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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를 대표하는 커피 명가로 손꼽히는 포항 '아라비카',  대구 '커피명가, 경주 '슈만과 클라라'.

오늘은 커피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커피 전문점 '슈만과 클라라'를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경주 '슈만과 클라라'는 한국 3대 바리스타 중 한명인 최경남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포항, 부산, 거제......등에도 '슈만과 클라라'라는 이름을 내건 커피 전문점을 만날 수 있는데

슈만과 클라라는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도제식 수업'을 철저하게 거쳐

최경남 대표의 'OK' 사인이 떨어져야만 ‘슈만과 클라라’라는 이름을 걸고 커피 전문점을 오픈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 경주 '슈만과 클라라'는 본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 

 


 

 

경주 성건동 690-14(한빛길 36번길 36-1)에 위치한 슈만과 클라라. 명성에 비해서 외관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원래는 동국대 사거리 근처 지하에 있었지만 몇년 전에 경주 서천(형산강)옆길에 있는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건물 앞에 서면 찾아온 손님들은 약간은 의문을 가진다. 어디가 커피 솝인거야?

슈만과 클라라 바로 옆에는 커다란 로스팅 하우스가 자리잡고 있고

 

 

 

 

가장 접근이 쉬운 건물의 1층 또한 생콩을 보관하고 커피 원두를 볶고 빵을 굽는 공간으로 할애했다.

 

 

 

 

슈만과 클라라를 방문한 손님들이 커피 맛을 볼 수 있는 곳,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실내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색색의 아기자기한 찻잔들이다.

이런 예쁜 찻잔에 커피를 마시면 커피 맛이 더욱 향기로울 듯......

 



 

 

 

천정 높이 메달린 상호가 너무 멋스럽다. '슈만과 클라라 자가배전가비점'.

볶은 원두를 사서 커피를 만드는게 아니라 직접 커피 콩을 볶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뜻이겠지?

 


  

 

최경남 대표는 아래 층에서 매일 원두를 볶고 시음하느라 매장에서 그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유리 칸막이로 나누어진 이 공간은 끽연석인 듯......


 

 

 

다행히 빈 자리가 있어 구석 자리 하나를 배정받아 편안하게 실내를 둘러 본다. 

 

 슈만과 클라라에서 사람들의 눈을 끄는 것은 벽 한 쪽을 가득 메운 LP와 CD.

만과클라라는 1990년대 말까지 경주 성건동 동국대 네거리에 있는 유명한 음반 가게였다.

당시 음반가게를 운영하며 고전음악 동호회를 이끌던 최경남 대표에게 

어느 애호가가 감상실과 연주회장으로 쓰라며 건물의 지하실을 내주었는데 

음반가게의 전기, 수도 요금을 해결하려고 팔기 시작한 커피가 본업이 되어버렸으니 완벽한 주객전도이다..

 

 

 

 

실내 구경을 마쳤으니 이제 자리잡고 커피 맛을 음미할 때다.

"슈만과 클라라는 수십년 동안 일본 커피 명인으로부터 로스팅 기술을 전수 받았고 세계적인 커피 감별사 자격증인

뷰 그레이드, 커핑 저지, 스타 커피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을 들추어본다.

 


 

 

포항 아라비카처럼 여기도 '컵 오브 엑설런스'에서 낙찰받은 한정 판매 세계 최고급 커피를 취급하고 있으며

커피 여러 종을 섞어 풍부한 맛을 내는 블랜딩 커피는 아예 없다. "섞을 줄 몰라서 하지 않는다"는게 최대표의 고집이라고.

슈만과 클라라 손님의 60%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라고 하니 비싼 가격에도 매장 안은 늘 사람으로 붐빈다.

커피 가격은 심히 사악하다.  카페 아메리카노가 6,000원. 핸드 드립 커피는 7~8,000원선이다.

 

 

.

 콰테말라, 수마트라 만데린 프렌치 로스팅은 한잔에 8,000원씩이다

커피 가격은 사악하지만 간만에 온 것이니 각각 한잔씩을 주문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너무나 깔끔한 영국제 잔에 담긴 커피가 나왔다.

 


 

 

부드럽고 그윽한 향이 마지막 한방울까지 입안을 감돌게 한다.

 


 

 

 콰테말라, 수마트라 만데린 프렌치 로스팅은 한잔에 8,000원씩이다.

 

 

 

 

한잔으로 끝난 커피의 여운이 너무 아쉬워 리필을 부탁했더니 이번에는 하얀 잔에 리필 커피가 나왔다.

리필도 더 예쁜 잔에 담아주면 좋으련만......^^ 

 


 

 

최경남 대표는 운영하던 고전음악 감상실이 일반 다방처럼 되는 게 싫어서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1년만 배우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택도 없다'고 한다.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다는 최경남 대표는 

10년이 넘게 1년에 네 번 이상 일본에 드나들며 커피 볶는 공부를 계속한다고 했다.

 

스타벅스, 카페 드롭탑, 수많은 커피 전문점이 난립하는 요즘의 경주.

하지만 경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은 역시 '슈만과 클라라'이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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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드롭탑,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카페베네, 할리스..... 

가는 곳 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목하 성업 중인 요즈음 

가끔은 중년을 넘긴 바리스타의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커피 맛을 조용히 음미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랫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며 커피에 인생을 바쳐온 바리스타들이 내려주는 커피는  

북적거리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 맛보는 커피와는 차원이 다른 향기로움을 맛볼 수 있는데......

 

  혹자는 이르기를 경상도를 대표하는 커피 명가로 포항의 '아라비카',  

경주의 '슈만과 클라라', 대구의 '커피명가(혹은 울산의 빈스톡)를꼽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포항 '아라비카'는 우리나라 커피 계보를 이은 로스터 13박 중에서  

유일한 현역인 강릉 보헤미안 박이추 선생에게서 사사받은 권영대 대표가 운영하는 곳.

 

 

 

 

 

  포항시 중앙동 74번지(칠성로 47번길 11)에 위치한 포항 아라비카(Arabica)는 

 포항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카페이다.

 

 

 

 

 

사람들과 차로 넘쳐나는 중앙로 바로 뒷길에 위치한 아라비카는 의외로 한적하고 고요하다.

 

 

 

 

1991년에 2층으로 된 석조 가정집을 개조한 카페로 오픈했으니 올해 벌써 24년이 되었다.

필자가 포항에 있을 때 자주 들리던 곳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곳.

 

 

 

 

 

비밀의 정원을 연상케 하는 넓은 정원에는 봄여름엔 예쁜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 아름답고

눈이라도 내리는 날엔 나무에 소복소복 쌓인 눈이 더욱 운치를 돋군다.

정원은 너무나 조용하여 여기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카페라는 것을 잠시 잊게 만든다.

 

 

 

  

 

어둠이 스르르 밀려오는 저녁 시간.  오랜만에 아라비카의 문을 밀고 들어서본다.

  

 

 

 

카페 인테리어는 요즘 유행하는 커피 전문점 인테리어 와는 다르게 9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정통을 고수해 온 커피 맛 만큼 내부 인테리어도 클래식하게 꾸며 놓았다.

 

 

 

 

   

코너마다 테이블도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오랫동안 모은 예쁜 커피잔과 조각품들도 클래식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에 한몫을 한다.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서 내려야 맛볼 수 있는 더치 커피도 한곳에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눈에 뜨이는 것은 클래식한 가구 위 유리병에 담겨 있는 프리미엄 커피 원두들. 

 

프리미엄 커피는 고멧 커피(Guurmet Coffee)라고 하는데 ‘Goumet’은 프랑스어로 식도락가. 미식가를 뜻하는 말이니  

고멧 커피는 미식가들이 즐겨 마시는 좋은 커피라는 의미로 '고품질의 생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고 부르는데 최근에는 COE(Cup of Excellence)라고 일컫고 있다.  

   

 

매장에서는 테이블 위에 커피 원두를 펼쳐놓고 불량 원두 선별 작업을 직접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생두 300g 중에서 결점 수가 5점 이하이고, 볶은 후에는 덜 볶아진 것이 없어야 하며,

생두의 크기도 최소. 최대의 범위가 5% 이내로 제한되어야 COE(Cup of Excellence) 커피의 자격이 주어진다. 

 

 

 

 

아라비카에서는 해외에서 직접 고급 원두만을 엄선해서 벌크로 수입을 한다고 하는데

반드시 공정 무역을 한 커피만 사용한다고 한다. 

아프리카나 동남아 어린이들을 착취해서 만든 커피 원두를 파는 대기업들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매장 한쪽에는 이렇게 로스팅 기계가 놓여 있는데 이렇게 수작업으로 볶아낸 커피 원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밀봉압축된 커피원두와는 비교할 수 없는 향미를 내어 준다. 

 

 

 

 

이렇게 최상급 공정을 거치고 커피잔에 담길 때까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킨 커피를 이제 만나볼 시간이다.

메뉴판의 첫장에 적힌 "아라비카에서 올해의 컵 오브 엑설런스(COE;Cup of Excellence)커피를 선보입니다."란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최고의 커피에만 '컵 오브 엑설런스'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컵 오브 엑설런스의 가격을 보니 대부분의 커피가 6,000원이다. 웰빙 프리미엄 커피의 가격이 6,000원이라니!

비슷한 수준의 커피 전문점인 경주 '슈만과 클라라'의 프리미엄 커피의 가격이 8,000원인걸 생각하면 너무 저렴하다.

어떤 커피를 마셔볼까? 하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탄자니아와 카페 리무를 한잔씩 주문했다.

 

  

 커피를 주문하면 권영대 대표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캐쥬얼한 차림이다.

10여년간 봐왔지만 항상 영국신사같은 정장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곤 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대표의 아드님도 대를 이어 바리스타가 되어 포항 환호동 해변에 아라비카 2호점을 개업했다.

테이크 아웃 커피점인 아라비카 2호점은 해변 분위기에 맞게 훨씬 캐쥬얼한 분위기의 카페이다.

 

 

 

 

드디어 커피가 나왔다. 한모금 맛을 음미해보니 부드러우면서도 향긋한 커피 내음이 온몸을 편안하게 해 준다.

중강 볶음의 탄자니아는 쌉싸름하면서도 중후한 맛이 나는데 다 마셔도 오랫동안 깊고 부드러운 맛이 남아 있다.

 

 

 

 

탄자니아에 비해서 모카 리무는 약간 더 묵직한 맛이다.

신맛은 적고 무거운 바디감을 가진 모카 리무. 이 또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깊은 맛이다.

 

  

 

 

 

엔틱스러운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정원 경북 3대 바리스타가 권영대 대표가 내려주는 커피맛이 일품인 곳, 

분위기 있고 조용한 카페에서 웰빙 프리미엄커피를 맛보고 싶은 분에게는 적즉 추천해 드리고 싶은 카페이다. 

포항 명물인 죽도 시장에서 도보로 5분 내에 위치해서 회타운에서 물회 한접시 후 들린다면 더욱 금상첨화!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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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부산을 잇는 동해남부선의 시.종점인 부전시장 나들이.

시장 먹거리 중에 '명태대가리전'이 제일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부추전, 호박전, 김치전, 고추전, 고구마전, 버섯전, .....

여러가지 채소와 해산물로 만들어낸 각양각색의 전들을 맛보긴 했지만

'명태대가리전'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도 본적도 없는지라 

호기심이 발동한 필자. 부전시장 내 '명태대가리전'집을 찾아보았다.  

 

 

 

 

가게 앞 분홍 소쿠리 안에 흐드러지게 담겨진 전들. 아하! 이게 바로 '명태대가리전'인가 보다.

('명태머리전'이 표준 표기겠지만 부산에서 이르는대로 '명태대가리전'이라는 표기를 따르기로 한다.)

 

 

 

 

겉보기에는 당근채와 부추 등을 넣어 부친 보통전과 다를바가 없어보이는데

전들을 자세히 살펴 보니 헉.....! 정말로 명태머리를 통째로 전을 부쳤다. ㅠㅠ

 

 

 

 

어릴적 어머니께서 밥상에 올려진 조기구이를 집어 우리에겐 몸통을 떼어주시고

당신께서는 조기머리를 드시면서 '어두일미(魚頭一味:물고기는 머리쪽이 맛있다)'라고 하셨는데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왜 생선머리가 그렇게 맛있는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자녀들에게 생선살을 다 떼어주고 나니 남는 부분이 머리 밖에 없어

아까운 마음에 드시다 보니 그맛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장에서 명태포를 뜰 때 보면 머리를 칼로 내리쳐 툭 잘라서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을 보았는데

버리는 줄로만 알고 있던 명태 머리로 전을 부치다니......역시 바다 내음 풍기는 부산의 명물 음식이구나!

듣기만 해도 문화적 충격이 오는 부분이지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의미로 '명태대가리전'을 주문해본다.

 

 

 

 

그리고 '명태대가리전'과 함께 얼음 동동 시원한 '우뭇가사리 콩국'도 한그릇 곁들여 주문한다. .

 

 

 

 

프라이팬에 데워지는' 명태대가리전'. 명태살을 다져서 부친 전도 있고

작은 명태를 통째로 부친 전도 있는데 통째로 부친 명태전과 대가리전을 함께 주문했다.

 

 

 

 

먼저 나온 '우뭇가사리 콩국' 한사발. 가을이라지만 아직도 낮에는 더위가 가시지 않은지라

시원한 콩국 한모금 마시니 갈증이 가셔진다. 거기다 입안에서 오물오물 씹히는 우뭇가사리들. 식감이 무척 좋다.

 

 

 

 

탁자 위에 1/4로 잘려진 신문지가 놓여지고 금세 데워진 명태대가리전 한접시가 나왔다.

신문지는 명태뼈를 발라서 놓으라고 주는 것. 상도 더럽혀지지 않고 뒷처리도 간편하니 좋아 보인다.

 

 

 

 

파전이나 부추전......등 일반적인 전에 비해 '명태대가리전'은 음식의 비쥬얼도 먹음직스러워보이지는 않는다.

약간은 지저분(?)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정돈된 맛은 없어 보인다.

이런 생선전은 막걸리 한사발과 함께 먹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술을 전혀 마실줄 모르는지라

'우뭇가사리 콩국'한 모금으로 입을 축이고 우선 통째로 전 부친 명태살을 뜯어 시식해 본다.

 

 

 

 

흐믈흐물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명태살은 약간은 꾸득꾸득한게 특이하고 씹히는 식감은 약간 쫄깃한 편이다.

첫술에는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났지만 자꾸 씹어먹으니 비릿한 맛은 없어지고 슬슬 쫄깃한 맛이 입에 배인다.

 

 

 

 

명태살을 다 뜯어먹었으니 다음에는 명태 머리를 공략할 차례.

 도대체 명태 머리 안에 뭐가 먹을게 있다고 이런걸 가지고 다 전을 부치나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명태 머리 속에도 뜯어먹을 살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부산사람이 되기에도.....어머니의 '어두일미'를 공감하기에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가 보다.

부산사람들의 술안주로 손꼽힌다는 '명태대가리전'은 외지 사람들이 뜯어먹기에는 조금은 버거운 메뉴였다.

 

  

'명태대가리전'을 샅샅이 다 뜯어먹지는 못하고 나왔지만 여전히 부전시장에서는 사랑받는 메뉴인가 보다.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 덕에 아주머니는 쌓인 돈을 정리하느라고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처음으로 만나본 부전시장의 명물 '명태대가리전'. 부산을 몸으로 맛으로 체험해 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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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국수를 훨씬 더 좋아하는 필자. 하루에 한번은 국수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식성인데

몇년전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각 지방을 대표하는 세가지 전설의 국수에 눈이 번쩍 떠졌다.

각 지방 대표 전설의 국수는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 그리고 구룡포 모리국수.

밥보다 국수를 훨씬 더 좋아하는 필자가 이 전설의 국수들을 가만히 둘 리가 없다.

그중 안동 건진국수와 경주회국수는 찾아가 맛보고 그 맛을 상세히 포스팅하기도 했는데......

 

관련 포스트 : 스펀지 국수로드에 나온 전설의 안동 별미 건진국수

      허름한 맛집에서 먹은 최고의 회국수

 

전설의 국수 중 구룡포 까꾸네 모리국수는 구룡포에 갈 때 마다 근처에서 배회하기만 여러번.......

결국은 찾지 못 하고 골목을 배회하다 발견한 다른 모리국수집인 초원모리국수에서 맛보고 돌아왔다.

 

 

 

 

일전에 다시 찾아본 구룡포 여행길에서는 꼭 까꾸네 모리국수집을 찾아봐야지 하는 마음에 다시 도전!

이번에는 공영 주차장 맞은 편 매일신문보급소 골목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살펴보니 오호라! 까꾸네라는 상호가 눈에 뜨인다.

입간판이 잘 안 보이고 가게 유리창에 상호를 써놓아서 이전에는 찾아내지 못 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었다.

 

 

식당 안에 들어가 보니 내부는 상당히 협소하고 둥근 탁자 몇개 놓여있을 뿐 조촐하기만 하다.

주인할머니는 이곳에서만 거의 40년 동안 모리국수를 만들어 왔다고 하니 상당히 전통이 오래 되었다.

 

 

 

 

구룡포 모리국수의 원조(?)인 집이라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나무젓가락 끝으로 두런두런 팔뚝 굵은 사내들이 걸려나왔다,

뻑뻑한 국물 속에 가라앉은 옛시절을 건져 올리면......

이라는 모리국수 시의 귀절 하나 하나가 정겹게 다가온다.

 

 

 

 

 2인분을 시켰는데 커다란 양푼이에 철렁철렁할 정도로 국수가 한가득 담겨져 나왔다.

 

 

 

 

국자로 한번 떠서 살펴보니 국수와 함께 홍합, 아귀....등 각종 해물이 그득하다. 

모리국수에 들어가는 생선은 각양각색인데 미역추, 아귀, 홍합 등......

그날 그날 많이 잡힌 생선을 사서 끓이는 것이 특색이다.

일제강점기 때 이 지방에서 많이 잡힌 생선을 넣고 끓인 해묵칼국수를 모리국수라고 부른 것이

오늘날까지 이름해 오고 있다고 하는데 모리국수라는 이름이 붙은데는 어원이 분분하기만 하다.

 

 

 

 

어떤 사람들은 '모린다(모른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붙였다 하고

'해물을 모조리(모리) 넣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일전에 들렸던 초원모리국수 사장님은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이고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 것처럼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므로

모리는 '국수'라는 뜻과 같아서 '모리'라 한다기도 한다고......

 

 

 

 

까꾸네의 국수면은 직접 밀어 칼로 썰어낸 국수는 아니고 완제품 칼국수면으로 보인다.

다른 모리국수집인 초원모리국수에서는 주인 아주머니가 밀가루 반죽을 손수 반죽하여 넓게 민 후

도마 위에서 직접 칼로 썰어 국수에 넣어주는 것을 맛보았는데 모리국수의 원조로 알려진 까꾸네모리국수에서

손으로 민 수제 칼국수면을 쓰지 않고 공장에서 나온 완제품 국수면을 쓴다니 이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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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을 한자리에 있어온 구룡포 까꾸네 모리국수는 구룡포 모리국수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구룡포모리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고 맛보는 자타 공인의 원조 모리국수집이다.

하지만 까꾸네, 초원 두군데 식당의 모리국수를 다 맛본 필자의 미각으로는

까꾸네 모리국수보다 초원식당의 모리국수에 더 많은 별점을 주고 싶다.

 

양푼에 끓여내고 시판 되는 칼국수면을 사용하는 까꾸네 모리국수는 초원 모리국수보다 양이 많은데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장점이지만 기계로 잘 밀려진 칼국수면에서는 뭔가 부족함이 미각으로 느껴진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손으로 밀어내고 양푼이 아닌 프라이팬에 끓여내는 초원모리국수는

프라이팬에서 끓으면서 점점 더 깊은 맛이 나고 나중에 볶아주는 밥맛도 특이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 국수이다.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많이 알려져 구룡포 대포 맛집으로 알려진 까꾸네모리국수.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구룡포 현지인들이 알음알음으로 찾는 식당 초원모리국수.

어느 집을 선택하는가는 구룡포 모리국수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초원모리국수 관련 포스트전설의 국수를 만나다. 포항 구룡포 초원 모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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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포항을 대표하는 명물음식으로 알려진 과매기와 물회.

과매기는 주로 겨울에, 포항물회는 주로 여름에 먹는 포항의 명물 음식인데

이 두 음식의 공통적인 차이점은 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시도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한동안 포항에 살았던 필자 또한 처음에는 과매기와 물회를 입에 대지조차 않았다.

과매기는 꽁치나 청어를 겨울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린 것이어서

약간의 비린내와 함께 익히지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한동안 먹지 않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어 지금은 즐겨 먹고 있는 편이다.

물회 또한 포항을 대표하는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것은 뻘건 물 속에 밥과 함께 담긴 회를 후루룩거리며 먹는 그 모습이

뭔가 구미가 당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먹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환호동에 물회를 맛있게 잘 하는 집이 있으니 꼭 가보라는 친지의 간곡한(?) 권유를 듣고 찾아가보았다.

포항에서 제일 한적한 해변인 환호동 바닷가에 위치한 하봉석 대게타운.

'누가 우리 집에 회 없다 했노?'란 잼있는 간판을 단 이곳은 대게와 함께 물회가 전문이라고 한다.

 

 

 

 

 

건물의 1층은 모두 수족관으로 되어 있는데 이집 주인은 포항 수협 90호 중매인이라고 한다.

  

새로 지어 산뜻하게 보이는 2층 홀로 올라가니 홀은 회를 먹으면서도 주변 바다와 건너편 포항제철을 다 조망할 수 있어 좋다.

 

 

 

 

대게, 랍스타, 킹크랩, 독도새우.....등 대게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이집의 또 다른 자랑인 물회를 먹어보기로 한다.

전복물회, 도다리물회, 새꼬시물회......등 여러가지 물회 메뉴 중에서 가장 싸기본적인 12,000원짜리 물회를 주문했다.

 

 

 

 

물회를 주문하니 금방 상 위에는 각가지 기본 반찬이 베풀어진다.

 

 

   

 

   

 

   

 

 

 

물회에는 반찬이 그다지 필요없을텐데도 새우, 고둥, 샐러드....등 기본 반찬을 몇가지 내어놓고

거기다 얼큰한 매운탕까지 보글보글 끓여  내어놓는다.

 

 

 

 

그리고 눈에 뜨이는 것은 커다란 면기에 한가득 내어놓은 양념 육수..

살얼음이 살짝 얼어있는 양념 육수는 한눈에 보기에도 단순한 초장은 아닌 듯 하다.

 

 

 

 

반찬이 베풀어지고 가스렌지에 매운탕이 올려지더니 이윽고 하얀 그릇에 담긴 물회가 나왔다.

바로 옆에 전복 하나가 곁들여졌고 오이채와 배 채썬 것, 구운 김가루와 잘게 썬 파만 보일 뿐 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살며서 김가루를 들추어보니 그 아래 하얀 회가 뽀얀 속살을 드러낸다.

횟감은 광어라고 하는데 굉장히 연해 보인다. 

 

 

 

 

그릇에 담긴 모앵새로만 봐서는 횟밥하고 다른바가 없어보여서 종업원에서 횟밥과 물회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횟밥은 회와 각종 채소를 초고추장에 비벼먹는 것이고 물회는 오이채등 각종 채소에 배를 잘게 썰어서 넣는 것이 특징이란다.

그리고 고추장에 사과나 배같은 각종 과일을 갈아서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걸쭉하게 얼린 양념육수를 

회와 함께 비비면 물이 많이 나기 때문에 물회라고 불리운단다.

 

 

 

 

자! 이제 물회에 대한 탐색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해야겠다. 먼저 소면을 회 위에다 살짝 올리고

 

 

 

 

양념육수를 작은 국자로 푸욱 떠서 회 위에다 올려본다. 빠알간 양념 육수가 올려지니 색감이 너무나 곱다.

횟밥이라면 초고추장 한 숟가락 정도면 너무 매워지겠지만

물회의 양념육수는 맵거나 짜지가 않은지라 국자로 너댓번 듬뿍 떠서 올려놓으니 적당한 맛이 난다.

 

 

 

 

자 이제 양념 육수를 넣었으니 채소 고명과 함께 회를 슥슥 비벼본다.

잘 비벼놓고 그릇을 보니 음....그다지 맛있어 보이는 비쥬얼은 아니다.

 

 

 

 

예전에 다른 분이 먹는 물이 흥건한 물회를 보고 저런 이상한 음식을 왜 먹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때도 아마 이런 비쥬얼의 물회를 보았던 것 같다.

 

 

 

 

잘 비벼진 물회를 전복과 함께 숟가락에 함께 떠서 입 속으로 가져가본다.

오~~~!! 엄청 시원하다. 그리고 엄청 산뜻하다!

횟밥처럼 지나치게 달거나 맵지 않고 너무 너무 시원하고 부담없게 새콤달콤하다.

 

 

 

 

애친 김에 공깃밥도 들이부어 슥슥 비벼본다.

 

 

 

 

밥을 함께 넣어 비비니 보기에는 더욱 안 좋다.  뭔가 먹다가 남긴 것 같은 비쥬얼? ㅋㅋ

 

 

 

 

하지만 밥을 비벼 넣어도 물회와 함께 먹으니 목에 술술 너무 잘 넘어간다.

 

 

 

 

광어회도 너무 부드럽지만 시원한 양념 육수로 인해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 청량감이 감돈다.

 

 

 

 

마지막 한방울도 안 남을 때까지 다 먹고 나니 입은 물론이고 온 몸이 다 시원하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먹고 나니 살짝 추위마져 느껴진다..

가까이 있었지만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포항 물회.

이렇게 시원하고 산뜻한 음식을 그동안 왜 먹지 않고 멀리했을까?

수은주가 38도까지 치솟는 여름이지만 포항 물회와의 첫만남을 갖고 모처럼 시원함을 느꼈던 기분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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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에는 포항 물회, 겨울철에는 과메기로 유명한 해산물의 메카 포항 구룡포.

일제강점기부터 조성되어 온 일본인 가옥거리가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되어

호미곶이나 인근 구룡포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는데.....

과메기, 모리국수로 잘 알려진 구룡포에는 또 다른 별미 음식이 있다고 한다.

 

 

 

 

포항에서 한참을 달려 구룡포로 빠져 왼쪽으로 난 구시가지로 접어들면 구룡포초등학교가 나오는데

학교 앞에 문구점과 함께 찐빵집들이 한군데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크지도 않는 소읍인 구룡포 골목에 여기저기 자리잡은 찐빵집들은 하나같이 역사가 오래되어 보인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바로 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철규분식.

 

 

 

 

철규 분식이라니.....살짝 촌스러운 상호가 도리어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구룡포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누구나 철규분식에서 찐빵을 먹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니.....

50년의 역사를 가진 찐빵의 맛은 어떨까 살짝 궁금하여 철규분식의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바깥에서 보는 찐빵집의 모습도 소박하지만 실내도 또한 소박하기 이를데 없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듯 허름한 식탁과 나무 벤치는

이 찐빵집의 오랜 연륜을 말해주는 듯 약간의 삐걱거리는 소리마져 난다.

 

 

 

 

식당을 돌아보니 한켠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박스며 스티로폼이 매우 어수선해 보인다.

불결하다며 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찐빵만을 만들어온

주인장의 솜씨는 어떨까? 궁금하여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본다.

 

 

 

 

메뉴판을 보기 전에 바로 위에 걸려있는 SBS 시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SBS '생활의 달인' 찐빵편에 출연했다고 하더니 방송 출연 후 기념으로 받은 시계인가 보다.

다른 식당이면 어김없이 붙어 있을 '방송 출연 맛집'이라는 플래카드가 안 보여서 너무 좋다.

 

이름은 '분식'집이지만 이집의 메뉴는 단 세가지. 국수, 진빵, 단팥죽이다. 

그런데 평일이 아닌 공휴일에는 찐빵만 팔지 않고 단팥죽과 찐빵을 세트로만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워낙 잘 알려진 찐빵 맛집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금방 메뉴가 동이 나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고 하지만

찐빵만 좋아하고 단팥죽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메뉴로 보인다.

단팥죽은 사실 그다지 그다지 땡기지 않은 메뉴였지만 찐빵 맛을 보기 위해서 하는 수 없이

5,000원 하는 찐빵 + 단팥죽 세트와 2,000원 짜리 국수를 주문해 보았다.

 

 

 

 

기다리는 동안 주방에서 찐빵을 만드는 주인 아주머니의 솜씨를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동영상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뭐...이런걸 찍는다고...."하며 부끄러워 하면서도

지난번 SBS '생활의 달인' 찐빵편에 출연했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으신다.  

 

 

 

 

잘 만들어진 찐빵이 솥에서 쪄지는 동안 양은 냄비에 담겨 먼저 나온 국수.

그런데 아무리 2,000원이라지만 양이 적어도 너~~무 적다.

거기다 위에 놓인 고명은 시금치 몇줄기에 양념장이 전부이다.

 

 

 

 

장정이라면 몇 젓가락 뜨고 나면 없어져 버릴 그럴 양인데다 맛도 그럭저럭이다.

특별히 추천할 맛도 아닌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국수인지라 얼른 몇가닥 뜨고 찐빵이 나오길 기다려 본다.

 

 

 

 

이윽고 솥에서 방금 쩌낸 찐빵이 나왔다.

그런데 애개개.....이것도 찐빵의 크기가 작아도 너무 작다.

9개가 담겨져 나왔는데 혼자 먹으면 딱 맞을 양으로 보인다.

 

 

 

 

찐빵은 팥앙금이 여기저기 삐어져 나오는 등 꾀재재하다고 표현할만큼 허술해 보인다.

소박하다고 표현해봐도 너~~무 소박한 비쥬얼이라 약간은 실망감이 앞선다.

 

 

 

 

촌스러운 외관이지만 맛이라도 괜찮아야 할텐데 하며 한입 베어물어보니 오~~~ 생각 외로 맛이 괜찮다.

두껍지 않고 부드러운 질감의 빵 껍질과 부드럽게 녹아든 달콤한 팥소의 조화가 입안에 착 감겨든다.

팥앙금이 많이 들었는데도 생각 외로 많이 달지도 않고 입안에 부드럽게 감기며 잘 넘어간다.

 

 

 

 

그런데 찐빵 접시 옆에 곁들여진 하얀 설탕이 이색적이다.

몸에 나쁘다고 음식에도 잘 넣지 않는 백설탕을 곁들여내다니......

예전에 설탕이 귀할 시절에 찐빵을 설탕에 찍어먹던 학교 앞 빵집의 전통을 오늘까지 살렸나보다.

너무 달지나 않을까? 살짝 걱정이 앞섰지만 빵 하나를 곁들여진 설탕에 꾸우욱 눌러 다시 한입 베어물어본다.

 

 

 

 

설탕 묻힌 찐빵이 너무 달콤할 줄 알았는데 오잉? 생각 외로 맛이 조화가 잘 된다.

약간 더 달콤해진데다 팥알갱이와 함께 백설탕의 아삭거림이 입안에서 살짝 아삭거리는게 재미있다.

 

 

 

 

찐빵 + 단팥죽 세트로 나온 2,000원 짜리 단팥죽도 역시 양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색감은 참 고와 보인다.

 

 

 

 

조그만 숟가락으로 포옥 한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음.....엄청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느껴진다.

지나치게 달콤한 여느 단팥죽에 비하면 크게 달지 않은 맛이라 먹는데 거부감이 없어 좋다.

 

 

 

 

자~! 이제는 화룡점정의 시간이다. 철규분식의 찐빵은 단팥죽에 찍어서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이라니

단팥죽에다 찐빵을 푸욱 찍어서 가히 환상적이라는 철규 분식의 단팥죽 찐빵을 먹어보기로 한다.

 

 

 

 

단팥죽에 찍었는데도 지나치게 달콤하지 않고 찐빵과 이루는 부드러운 맛이 아주 일품이다.

따끈따끈한 찐빵을 따끈한 단팥죽에 찍어먹어 허겁지검 접시에 담긴 찐빵을 다 먹어버렸다.

달콤한 음식이 먹을 땐 좋아도 다 먹고 나면 속이 너무 달콤한게 흠인데

이 찐빵은 다 먹고 나도 속이 많이 달콤하지 않고 편안한 편이라 좋은 것 같다.

 

팥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단팥죽과 함께 먹어본 찐빵 맛은 전혀 새로운 맛이라고 좋아라 하는데

학교 앞 분식 집에서 가방 들고 몰래 먹던 추억의 찐빵이 생각나는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추천할 맛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여름 휴가철은 구룡포나 호미곶을 찾는 여행객들이 특히 많이 늘어나는 계절인데

신나는 여름 류가를 구룡포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세트 사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눠 먹는다면

지루하지 않고 기억에 오래 남는 즐거운 귀가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룡포 철규 분식의 찐빵을 살며시 추천해 본다.

 

 

철규분식 :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64-25 (054 - 276 - 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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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내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충효동은 기와집을 비롯해 오래 된 주택이 많은 

경주 시내와는 달리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이 들어선 신주택단지이다.

서라벌대학과 경주대학이 있는 대학가이기도 한 이곳은 맛집도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충효동 끝자락에 자리잡은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대단지 아파트인 충효 이안을 지나면 듬성 듬성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리 넓지 않은 인공 저수지 바로 옆에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을 처음 왔던 것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한 점심 시간이었는데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인데도 식당 전체에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좀 놀란 기억이 있다.

 

 

 

 

 

식당 안에 들어가면 홀 전체로 걸쳐 커다란 창문 밖으로 저수지가 펼쳐지는 시원한 시골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이집의 주력 메뉴는 8.000원 짜리 다슬기탕과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

지난번 왔을 때는 돌솥비빔밥과 함께 주는 다슬기탕을 먹었는데

다슬기탕 국물이 유달리 진하고 고소해서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다슬기탕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에 먹어보지 못한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을 주문했더니

주문하자마자 강황을 넣어 부친 부추전과 함께 8가지의 맛깔스런 반찬이 베풀어진다.

 

 

   

 

   

 

  

 

  

 

 

반찬은 전체적으로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먹어보면 간이 잘 맞는 편이다.

반찬 중에서도 무쌈과 명태껍질 무침이 특히 인상적인데

명태 껍질 무침은 양념에 무쳤는데도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 계속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어 준다.

 

 

 

 

이윽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솥에 담긴 홍합비빔밥이 나왔다.

 

 

 

 

새싹, 팽이, 김, 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들이 돌솥 안에서 함께 지글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스윽 고인다.

 

 

 

 

홍합이 어디 갔나 하고 살펴보니 나물 아래 꼭꼭 숨어있기에 몇개를 집어서 돌솥밥 위에 올려 놓아본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홍합비빔밥인가......큼지막한 홍합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동하게 한다.

 

 

 

 

뜨거운 돌솥에 밥이 눌어붙기 전에 얼른 밥을 비벼야 한다.

한참이나 열심히 숟가락을 돌려 비빈 다음에 홍합과 함께 비빔밥을 한숟가락 푹 떠서 사진을 찍어본다.

 

 

 

 

비빔밥은 간이 잘 맞고 홍합 또한 입안에서 부드럽게 잘 씹힌다.

돌솥에 비벼 먹으니 음식이 다 끝날 때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으니 좋고

제일 마지막 비빔밥은 살짝 누룽지가 되어 눌어붙어있는지라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먹으니 그것도 먹을만 하다.

 

 

 

 

다슬기탕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홍합비빔밥을 시켰는데 이렇게 곁들인 국으로 다슬기탕이 나오니 더욱 반갑다.

다슬기탕만을 시켰을 때보다 살짝 양은 적지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밑에 가라앉은 다슬기와 채소를 함께 숟가락으로 퍼올려 한입 먹어본다.

와......! 역시나 다슬기탕은 이곳 시골풍경 식당의 다슬기탕이 최고인 듯 하다.

홍합 비빔밥 맛도 그런데로 괜찮았는데 곁들여진 다슬기탕이 본 메뉴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저수지와 시골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맛집 시골풍경.

신경주역을 통하여 경주 여행을 오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소박한 맛집으로 소개해 드린다.

 

 

여기에 올려드린 제품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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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의 명연기가 돋보였던 휴먼 코미디 영화 '버킷 리스트(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

죽음을 앞에 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 병실을 쓰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 나가 이를 하나 하나 실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중에서 잭니콜슨이 즐겨 마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루왁 커피'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이 영화를 통해 루왁 커피의 희소성과 독특함이 대중들에게 어필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상승되었다.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커피로 알려진 루왁 커피(Kopi Luwak).

코피(Kop)는 인도네시어어로 커피를 이르는 말이며 루왁(Luwak)은 말레이 사향고양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사향고양이 루왁은 곤충, 파충류, 과일..... 등과 함께 커피 열매를 먹이로 먹는데

커피 열매가 사향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외피와 과육이 제거되고 커피원두만 배설되게 된다.

사향고양이 위 속의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서 커피의 향미를 더해주어 가장 자연스러운 맛을 내게 되는데

배설물에 섞여나온 커피 원두는 세척 과정을 거치고 커피의 복잡한 향을 잃지 않을 수준에서 가볍게 볶아진다.

 

예전에는 사향고양이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배설을 하는 특정 장소를 찾아 배설된 커피 콩을 수집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사향고양이를 사로잡아 커피 열매를 먹여서 배설을 하게 하여 그 커피 콩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아라비카 루왁 원두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생산되고

고지대의 그늘을 싫어하는 사향 고양이가 아라비카 커피 농장 주변에는 잘 서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설물을 자연 상태에서 수확하기가 힘들어서 한 농가의 수확량이 1년에 1~3kg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귀하다고 한다.

자연상태의 사향 고양이가 아라비카 커피 농장을 다니면서 그 열매를 먹고 만들어준 아라비카 루왁 커피 원두는

시중에서 100g에 3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고 커피 전문점에서는 한잔에 5만원 내지 십수만원까지 홋가한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의 커피 루왁 커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직접 공수한 아라비카 루왁 원두를 선물로 받은 것.

 

 

 

 

사향 고양이를 양식하는 커피 농장에서 생산한 양식 '아라비카 루왁 커피'.

현지 커피 농장까지 직접 가서 구입한 제품이라서 100g에 4만원 정도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고 한다.

 

 

 

 

조심스럽게 포장을 벗기니 작은 비닐팩에 든 커피 100g이 나타난다. 100g이라길래 좀 될 줄 알았더니 정말 양이 적어도 너무 적다.

 

 

 

 

비닐봉지에 든 원두 전부를 큰 접시에 부어 가지런히 펴 보았더니 접시 하나도 제대로 덮지 못 하는 양이다.

 

 

 

 

원두 100g은 커피 잔으로 10~12잔 정도밖에 안 나오는 양이라고 한다.

 

 

 

 

원두를 자세히 살펴보니 동글동글하고 탄력이 있어 보인다.

천연 루왁 원두의 맛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살짝 볶았기 때문인지 원두가 색도 상당히 연한 편이다.

배설물 속에 파묻혀 있던 원두라 혹시나 나쁜 냄새라도 나지 않을까 하고 주의깊게 향을 맡아보니

나쁜 냄새는 커녕 깊은 커피향이 콧 속으로 전해진다.

 

 

 

 

원두 한줌을 커피 그라인더에 넣어보았다.

브라운에서 나온 이 커피 그라인더는 거의 15년 이상 쓰고 있는 제품인데 스위치를 누르면 순식간에 커피 원두를 분쇄해 준다.

손으로 돌려서 커피 원두를 분쇄하는 핸드밀에 비해서 분위기는 덜 하지만

초고속 분쇄로 인해 원두 입자가 고르게 갈리고 빨리 분쇄되어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분쇄한 커피 원두를 그라인더에서 덜어내어 커피 필터에 조심스럽게 옮겨 담은 후

 

 

 

 

커피 메이커의 전원을 켜니 금방 진한 커피향과 함께 검은 색의 커피 추출액이 아래로 조로록~~ 흘러내린다.

 

 

 

 

매일 마시는 커피지만 오늘은 비싸기로 이름난 루왁 커피를 맛보는 특별한 날이니

호기심으로 인해 기다리는 시간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참을 기다려 다 추출된 커피를 매일 마시는 커피 머그에 조심스럽게 따룬 후 살짝 그 맛을 음미해 본다.

오......맨처음으로 느끼는 것은 커피 향이 너무 좋다.

커피 맛은 입안에서 깔끔하면서도 구수하고 커피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도 자극적이지 않다.

루왁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거치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맛으로 가공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표현이 맞을런지는 모르지만 달콤한 쓴맛이 난다고나 할까?

살짝 쓰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서서히 퍼지며 목넘김도 너무나 부드럽다.

 

 

 

 

향이 좋다, 구수하다, 깔끔하다, 부드럽다, 달콤하게 쓰다......

한가지 맛으로 형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정도로 여러가지 맛이 어울려 조화가 잘 되는 루왁 커피.

달콤한 쓴 맛과 깊은 향, 그리고 입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바디감이 다른 커피와 비교가 되는 점인 것 같다.

 

그 희소성과 비싼 가격으로 인해 쉽게 맛볼 수 없던 커피 루왁을 맛보았던 어느 기분 좋은 날.

나도 내 마음의 버킷 리스트에 적힌 '카페 루왁 맛보기'라는 항목을 살며시 연필로 지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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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맛있는 빵집의 한가지 빵을 골라 그것을 해부하듯 자세히 소개하는  

이병진 작가의 '맛잇는 빵집'이란 책에는 감히 최고라 말할 수 있는 맛있는 빵집 42곳이 소개되었다. 

홍대, 연희동, 신사동, 청담동, 여의도......서울 소재한 유명 제과점의 소개가 이어지다가 아랫쪽에 이르러

'서울에 있으면 다 괜찮은 제과점인가요, ? 작크 크래식'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는 빵집. 

바로 경남 양산의 신도시 중부동에 위치한 프랑스 과자점 '작크(Jacques)'이다.

 

  경주에서 양산까지는 70km가 넘는 거리니 승용차로도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 

빵 하나 사먹으러 그렇게 먼 곳까지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니라 지방에서는 몇 안 되는 유명 파티쉐의 빵집이란 말에 

황혼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나절, 경주에서 차를 몰아 한참을 달려 양산에 이르렀다.

 

 

 

   

양산시 중부동 10번 교차로 코너에 위치한 작크.  잘 가꾸어진 도로 옆 정원 속에 들어앉은 빵집은

삼면이 다 유리로 되어 있어 시원하게 안이 잘 들여다 보여서 좋다.

 

 

 

 

요즘 추세인 베이커리 카페로 꾸며진 작크는 매장 주변을 돌아가며 간결한 나무 데크 위에 야외 테라스가 잘 꾸며져 있다.

 

  

 

 

프랑스식 구움과자를 메인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베이커리 카페 '작크(Jacques)' 

작크의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는 아주 정갈하고 세련미마져 넘쳐 흐른다.

 

 

 

 

 

밝은 조명 아래 진열장에 들어 있는 예쁜 케이크와 구움과자들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매장 한켠에 꾸며진 카페는 신선한 커피와 함께 갓 구운 과자와 빵들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이곳 대표인 김현우씨는 30년 경력의 배테랑 파티시에(patissier)로 베이커리 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라는데 

과거에 도제 교육 방식으로 배운 제빵 기술 위에 프랑스식 베이킹 기술을 도입해서 구움과자 전문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구움과자'는 롤케이크, 파운드케이크, 쿠키 등과 함께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제과점 선물세트 품목의 하나인데  

김현우 대표는 한입에 쏙 들어가는 조각빵과 낱개포장 방식의 구움과자를 국내 실정과 입맛에 맞게 변형시켰다. 

 

 

 

 

사진에 나와 있는 구움과자가 바로 김현우 파티시에가 야심차게 내어 놓은 작크의 대표 구움 과자 '자크 클래식'.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가 '섹시 쿠키'라고 극찬했던 '마들렌'도 바로 구움과자의 일종이다.

 

 

 

 

  작크의 빵이나 구움과자들은 유달리 작고 오밀조밀한 것들이 많다. 

빵이나 과자를 작게 만들면 하나 하나 포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많긴 하지만 

배부른 빵 보다는 예쁘고 맛있는 빵을 많이 찾는 요즘 추세에 맞춰 스스로 변화함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킨 김현우 파티시에는 베이커리 업계의 선두주자인 듯......

 

 

 

 

본격적으로 빵맛을 보기 전에 매장 안의 빵을 한참이나 둘러보고 먹기에도 아까운 과자와 빵들의 사진도 몇장씩 찍어보았다.

 

 

 

 

 

 

 

 

 

 

 

 

 

 

 

 

 

 

매장에서 한참이나 구경을 한 후 자크의 대표적인 구움과자 자크 클래식 등 구움과자 몇개를 사서 포장을 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서는 바게트와 샌드위치를 커피와 함께 매장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바게트는 상당히 고소하면서도 씹으면 부드러운 맛이 나며 야채 과일을 곁들인 샌드위치 또한 상당히 신선한 편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곁들인 아메리카노인데 진하면서도 산뜻한 향을 풍기는 커피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김현우 파티시에의 제자이기도 한 부인 김소영씨는 양산과 부산에서 커피 심화과정을 거친 바리스타라고 하는데

연구하는 자세로 내린 커피라서 그런지 마지막 한방울까지 향기로운 커피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작크의 빵들은 비교적 비싼 편이지만, 보기 좋고 먹기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근 상류층들의 별식으로 떠올라 부산을 비롯해 상당히 먼 곳에서 차를 타고 빵맛을 보러 온다고 한다.

빠* 바게트, 뚜레**......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성업으로 인해 동네 빵집이 하나 둘 문을 닫는 요즈음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동네 빵집 '작크'의 성업은 기분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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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성, 계림, 경주 향교, 최부잣집, 요석궁.......
문화재, 사적지로 둘러싸인 경주 교동에 이름난 김밥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교동으로 향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인 경주 최부잣집을 뒷집으로 두고 
요석공주가 살던 터로 유명한 요석궁을 앞집으로 둔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은 교리김밥집.

하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다 쓰러져가는 가게의 외관을 보니 전해지는 명성에 약간의 외혹도 생긴다.
  
어떻게 알고들 찾아오는걸까? 

외관은 무지 초라하지만 김밥을 사기 위해 줄지어 있는 사람들을 보아하니 이집이 예사 김밥집은 아닌 듯 하다.




식당이라지만 건물에 붙은 간판도 하나 없이 오직 가게 앞에 세워둔 입간판이 전부이다.

'40년 전통 손맛, 교리김밥' 이라는 상호 아래 경주 교동 본점이라는 글귀가 재미있다.
가게의 외관만 본다면 상표 등록에다 서비스표 등록까지 한 점포라는게 믿겨지지 않는 부분이다.

이 가게는 여느 분식집이나 감밥집처럼 앉아서 먹을 공간도 거의 없다.
대부분 단체 주문에 의한 배달이던지 아니면 직접 찾아와서 사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김밥을 먹고 가려면 가게 안에 단 하나 놓인 의자에 걸터 앉아 먹던지
아니면 밖에 가지고 나와서 가게 앞에 놓인 평상에 앉아 먹어야 한다.





김밥은 두줄에 3,000원, 세줄에 4,500원이니 가격은 다른 집과 비슷한 수준이다.

4,000원 하는 잔치국수도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다음에 와서 먹어봐야겠다.




김밥을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앞 평상에 앉아 옆을 보니 헉......! 김밥 속을 만들고 버리는 계란 껍데기가 완전 산더미다.

얼마나 김밥을 많이 말길래 버리는 계란 껍데기가 이 정도란 말인가.




김밥을 받아들고는 가게 앞 평상 위에 펼쳐놓아본다. 어떤 김밥일까....상당히 궁금하다.





뚜껑을 여니 동네 김밥보다 훨씬 두툼하게 말아진 김밥 두줄이 예쁘게 들어 있다.
참기름이 잘 발려진 김밥에는 자르르 윤기마져 감돈다.






김밥을 보니 와....소리가 절로 나온다. 
햄, 단무지, 오이, 당근, 어묵 등의 소는 다른 김밥과 비슷한데 잘게 채를 썬 계란 지단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가게 앞에 계란 껍데기가 그렇게도 많이 버려진 이유를 이제야 알 듯 하다.





맑고 투명한 밥알 속에 가득 차 있는 계란 지단을 보니 마치 김밥 속에 노란 유채꽃이 활짝 핀 것 처럼 보인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김밥 하나 집어서 입 안에 넣고 오물조물 씹어본다.
음.......
간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알맞은데다 탱글탱글한 밥알과 함께
김밥 안에 가득 든 소들이 입안에서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치즈, 맛살 등 여러가지 화려한 재료를 넣은 현대식 김밥에 비하면 어머니 손맛같은 구수한 맛이다.




평상에 앉아서 김밥을 먹으려고 펴니 감사하게도 주인 아저씨가 김치도 한 접시 갖다 준다. 

김치와 함께 김밥 두줄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일어서니 숨겨진 맛집을 하나 더 찾아낸 성취감에 기분이 너무 좋다.

원래 이 교리김밥집은 판돌이김밥집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최부잣집 가정식을 선보이며 경주에서 제일 비싼 한정식집으로 유명한 요석궁은 당시에는 초호화판 요정이었던지라
요정에 근무하는 수백명의 아가씨와 종업원들이 바로 뒷집인 이집에 와서 
김밥과 국수를 줄서서 사먹었기 때문에 요석궁과 함께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판돌이 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아 판돌이네 3형제 며느리들이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주말이면 세 사람이 바쁘게 김밥을 말아도 수요를 채우기가 힘들 만큼 찾는 이가 많다.

경주에서 어릴 적 부터 살아온 지인의 말에 의하면
경주 사람들은 교리김밥에서 도시락을 사가지고 바로 옆 계림이나 반월성 꽃그늘 아래서 도시락을 먹으며
어릴적 학교 소풍날 김밥 도시락 먹던 때의 추억을 되살리곤 한다고 한다.

화려한 재료도 아닌 흔해빠진 계란 지단을 잔뜩 썰어 넣은 옛날 소풍 도시락같은 교리 김밥.
엄마 손맛 같은 교리 김밥 도시락 싸들고 내일은
반월성 앞 유채꽃 구경이나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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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수학여행의 계절 4월.......

요즘 경주 시내 곳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수학여행단 버스로 인해

주중이고 주말이고 할 것 없이 도로마다 심한 정체에 시달리곤 하는데

대릉원과 첨성대, 안압지 앞에 줄을 지어 재잘거리며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김밥 도시락 싸서 즐겁게 소풍가던 초등학교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곤 한다.

 

소풍 가는 날, 다른날보다 일찍 일어나신 어머니가 정성껏 싸주신 김밥은

어떤 김밥집 도시락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고 기억이 된다.

누구나 자기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이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머니가 만드신 김밥은 다른 집 김밥과는 다른 특이한 맛이 있었다.

"김밥에는 우엉이 들어가야 제맛이지~!" 언제나 이렇게 말하시던 어머니는

진한 갈색으로 잘 조려진 우엉 몇줄기를 다른 재료와 함꼐 김밥에 넣어주셨는데

달콤하면서도 사각거리는 그맛은 다른 김밥에서 맛보기 힘든 특이한 맛이었다.

 

지인에게서 경주성동시장에 우엉김밥을 하는 가게가 있다는 말을 들은 날.

반가운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경주역 앞에 위치한 성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 우측으로 난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양 옆으로 떡볶이, 순대, 김밥 등 분식으로 가득한 먹자골목을 만날 수 있다.

이날 따라 카메라를 챙겨오지 못한지라 하는 수없이 폰카로나마 사진을 몇장 담아본다.

  

우엉김밥집은 바로 입구에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경주 성동시장 30년 우엉의 원조 보배김밥이라는 커다란 현수막 아래에는

6시의 내고향, 생생정보통, 조선미디어닷컴,봄업코리아.......등

여러 매체에 소개된 화려한 경력들이 자랑이나 하는 듯 나열되어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먹자골목 한귀퉁이를 겨우 차지하고 앉은 조그마한 김밥집치고는 화려한 소개글이다.

 

 

 

 

김밥집 앞에는 이렇게 커다란 양푼이에 우엉조림이 두 양푼이나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김밥집 아주머니는 일제시대에 언니랑 함께 일본에서 우엉을 넣고 많이 먹었던 것이 생각 나

이곳 성동시장에서 우엉을 넣은 김밥을 만들어 판지가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엉을 넣은 김밥을 상품화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집이 원조일거라고 자랑하는 보배김밥 아주머니는

동영상을 찍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는 필자의 말에 "경주에 놀러 왔는교?"하며 흔쾌히 허락을 한다.

  

 "(사진 찍는데) 고개 좀 드소~!" 농을 거는 건너편 가게 아주머니의 말에

"아이고~~ 인자(이제) 고개 들면 안 된다..."하며 맞장구를 치면서도 

연신 바쁜 손놀림으로 김밥을 말아서 도시락에 담는 김밥집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굵어진 손마디에서 30년을 한결같이 한자리를 지켜온 연륜이 진하게 느껴진다.

 

 

 

 

김밥 속에만 우엉을 넣는게 아니라 김밥 옆에다 우엉 여러가닥을 곁들여주는 것이 우엉김밥의 특징이다.

보배김밥에는 앚을만한 공간이 없는지라 우엉김밥 두줄을 사서 김밥집 바로 앞에 위치한 순대집에 들어갔다.

 

 

 

 

김밥과 함께 성동시장의 명물로 꼽히는 매운찹쌀순대도 사서 함께 탁자 위에 놓아보았다.

 

 

 

 

우엉김밥은 김밥 위에 곁들여진 우엉 몇가닥을 얹어서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김밥 위에 우엉한가닥을 놓고 젓가락으로 함께 집어서 입안에 넣어본다.

우엉과 함께 먹으니 싱겁지 않고 짭쪼롬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입안에서 우엉조림의 쫀득한 맛이 느껴지니 그것도 또한 별미이다.

어머니의 소풍 도시락 이후 정말로 오랫만에 먹어보았던 우엉김밥.

시장의 먹자골목에서 만날 수 있었던 추억의 어머니 손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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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을 막론하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경주이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보는 이들을 유혹하는 요즘같은 봄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경주 시내 전역이 몸살을 앓곤 한다.

 

경주 여행객들은 관광 명소와 숙박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있는데

그중에도 어디에 가서 무슨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은 최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여행지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블로거들의 맛집 포스팅에 많이 의존하곤 하는데

심지어 여행 블로거인 필자의 블로그 최고의 검색어조차 <경주 맛집>인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광지의 맛집 검색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가 짐작이 간다.

 

경주를 찾아오시는 여행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평소 인터넷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 속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것을 즐겨하는 필자.

요즘은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여행길에 찾기 쉬운 오리백숙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소개해 드릴 오리백숙맛집은 정일품 식당.

경주시 하동 67번지에 위치한 정일품식당은 경주민속공예촌을 지나 불국사 가는 길인 보불로에 위치하고 있다.

 

 

 

 

메뉴 중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일품 정식은 15,000원, 쪽갈비 정식은 12,000원,

순두부정식은 7,000원으로 여행길에 오른 여러명의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다.

평소에 부담없는 가격의 식사를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이집의 특미라는 <한방특미전복오리백숙>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닭백숙이나 오리백숙은 조리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미리 예약하고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연잎이 그려진 정갈한 접시에 담긴 갖가지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샐러드, 김치를 비롯하여 새송이무침, 잡채, 도토리묵 무침......등

기본반찬들은 대부분 정갈한 편이고 샐러드는 약간 매운 편이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샐러드, 잡채 등 미리 나온 반찬들을 몇 점 집어먹지도 않아 바로 넓은 백숙 그릇에 오리백숙이 담겨져 나왔다.

 

 

 

 

백숙을 보니 주재료인 오리고기 위에 떡 하니 올려진 전복 몇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리고기만 먹어도 절로 몸이 좋아지는 기분일텐데 커다란 전복까지 함께 들어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끓고 있는 백숙 국물 속에 담겨 있는 대팻밥처럼 얇게 저민 나무토막이 인상적이다.

오리백숙 안에 들어 있는게 뭐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헛개나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오리고기의 영양 성분이야 자세히 열거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헛개나무 오리백숙은 간 피로 해복에는 최고의 영양간식이라고 한다.

 지방간과 숙취해소 변비, 술독을 푸는데 특효라고 본초강목에도 기록되어 있는 헛개나무는

오리와 함께 끓여 먹으면 헛개나무만 넣고 끓여먹는 것 보다 3~4배 정도의 간 해독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전복과 헛개나무를 살펴본 뒤 주재료인 오리고기를 한점 집어 자세히 살펴본다.

 

 

 

 

오리가 큰놈인지 닭백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크고 먹음직스럽다.

 

 

 

 

중간크기의 앞접시인데도 한다리 집어 앞접시에 올려놓으니 접시가 그득하다.

뼈다귀를 과감하게 손으로 잡고 뜯어먹어보니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헛개나무를 넣고 끓여서 그런지 오리고기의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연한 닭백숙처럼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엄청 많은 오리백숙의 양 때문에 금세 배가 봉긋하게 불러왔지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드러운 오리백숙의 식감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자꾸 고기를 뜯어먹게 된다.

 

 

 

 

오리백숙을 거의 다 먹어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는 상태인데 종업원이 뚝배기에 담긴 영양죽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검붉은 죽 위에 하얀 통깨와 검은 통깨가 살짝 흩뿌려진 영양죽을 보니 다시 식욕이 돋아 죽그릇 앞으로 몸을 당겨 앉아본다.

 

 

 

 

숟가락으로 죽을 한숟가락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곡식이 함께 들어있는 영양죽이다.

흑미, 녹두, 찹쌀을 함께 넣어 오랫동안 뭉근히 끓인 죽에 통깨를 살짝 올렸단다.

 

 

 

 

작은 그릇에 한국자 퍼서 넣고는 한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정말 맛이 그만이다.

죽이긴 한데 푹 퍼져버린 죽이 아니라 흑미와 찹쌀, 녹두 등 주 재료가 그대로 살아 있어 하나 하나 씹히는 맛이 있다.

그런데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것이 정말 오묘한 맛이다. 이렇게 죽을 잘 끓일 수가 있다니.....!

 

 

 

 

커다란 오리백숙 한마리를 두사람이 먹어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영양죽 맛에 빠져들어 계속 퍼 먹다 보니 어느덧 영양죽 뚝배기가 바닥을 드러낸다.

 

 

 

 

배가 너무 불러 바지 단추를 끌르고 뒤로 물러 앉아 벽에 기대어 한참 쉬고 있노라니

종업원이 흑미식혜라며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내어 놓는다.

슬러시 상태로 되어 있는 빨간 흑미식혜는 보기에도 좋지만 맛이 정말 예술이다.

시원하고 상큼하게 입안에서 톡톡 부서지는 맛이 오리고기를 먹은 후의 기름진 뱃속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찾아가 먹어 보았던 경주 정일품식당의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부드럽고 담백한 오리고기의 맛도 물론 좋았지만 이 식당만의 특징인 흑미영양죽과 흑미식혜는 반할만한 맛이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사이에 위치한 보불로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많은 식당이 있고

그중 많은 곳에서 오리 백숙을 맛볼 수 있지만 이곳의 오리백숙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어서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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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춘천닭갈비, 감자 옹심이, 메밀전병, 초당 순두부, 아바이 순대, 황태국......

지방마다 생산하는 산물이 다르고 도시마다 특색있는 음식이 있겠지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메밀막국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십여년 전 설악산에ㅐ 다녀오는 길에 양양 공항 옆 실로암 막국수에서

정말 제대로 된 강원도 막국수를 처음 맛보고 그 맛에 반하고 말았던 필자.

그때부터 강원도를 생각만 해도 막국수 생각에 절로 미소가 띄어지는

막국수 무한 애찬론자가 되고 말았다.

 

이번 강릉 여행에서도 막국수를 먹어보고 돌아가리라 생각하던 중

허난설헌 생가 가는 길목에서 눈에 뜨이는 막국수집을 찾아냈다.

'어! 저기 막국수집 있네. 그럴싸해 보이는데.....들어가 봅시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불현듯 핸들을 꺾어 들어간 곳은

강릉시 포남2동 271-1에 위치한 예향막국수이다.

 

 

 

 

건물이 상당히 깨끗해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강릉 맛집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나도 한참이나 지난 시간이라 식당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는데

웹에 올려진 글을 보면 주말이나 식사 시간에는 빈 자리가 없이 손님으로 가득 차는 곳이라고 한다.

 

    

   

 

 

물막국수나 비빔막국수나 다 같이 7,000원이다.

냉면이나 막국수나 국수인지라 함께 나오는 반찬은 달랑 두가지 뿐이다.

 

 

 

 

비빔막국수의 모양은 언뜻 보기에는 비빔냉면이나 다를바가 없어보인다.

냉면과 달리 편육이 없고 대신 김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는 것이 약간의 다른 점이다.

 

 

 

 

매끄럽고 가는 면발의 냉면과는 달리 예향막국수의 면발은 약간 굵고 거친 편이다.

고성에 갔을 때 먹어보았던 막국수집에서는 설탕과 식초를 전혀 넣지 않는채로 나와

먹는 사람이 직접 설탕과 식초를 배합해서 먹는 방식이었는데

적당한 양념의 비율을 맞추느라 계속 설탕과 식초를 넣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곳의 막국수는 적절하게 배합된 양념이 그대로 얹혀져 나와 바로 비벼먹을 수 있었다.

 

 

 

 

물막국수는 오이채와 무채가 올려져 있는데 역시 김가루가 많이 뿌려져 있다.

 

 

 

 

면발 역시 비빔막국수와 동일한 면인데 입안에 넣고 씹어보니 약간 거친 메밀 맛이 느껴졌다.

 

 

 

 

냉면과 막국수는 메밀로 면을 뽑아내는 것이 같고 비쥬얼 상으로도 비슷한데 무슨 차이점이 있을까?

잠시 검색해보니 냉면은 평양, 함흥지방의 음식으로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뽑아낸 면에

쇠고기, 닭고기, 꿩고기 등의 육수를 차게 식혀 붓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먹는 음식이라고 하고

막국수는 메밀가루를 눌러 뽑아낸 면에 동치미, 나박김치, 백김치 등 김칫국물에 말아낸 강원도 지방의 음식이라고 한다.

막국수는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기류나 파, 마늘은 막국수 본연의 맛을 해쳐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예향막국수의 육수 맛은 단순한 동치미 국물은 아닌 것 같고 육수 맛이 느껴졌는데 그 맛은 비교적 깔끔한 편이었다.

 

강릉 여행길에 만났던 예향막국수.

필자가 막국수의 전설이라고 기억하는 양양 공항 옆 실로암 막국수의 맛에 비길 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는 막국수 본연의 깔끔한 맛이었다고 기억된 곳인지라

강릉에서 막국수집을 찾는 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해드리는 차원에서 간단하나마 잠시 소개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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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느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병환으로 누워 몸이 허약해져서 거동도 못하게 되었다.

  집도 가난하여 약도 제대로 지어드리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신령이 나타나

붕어를 잡아 푹 고아 드리면 어머니의 병환이 나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때는 한겨울이라 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서 고기 잡을 엄두를 못냈다 

효자는 웃옷울 벗고 얼음 위에 누워 얼음을 녹였고 얼음이 녹는 순간 큼직한 붕어 한 마리가 뛰어 올랐다 

이렇게 해서 어머니의 병환을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민물고기 중 제일 많은 물고기인 붕어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회분·칼슘 등은 물론이고  

아미노산, 팔미틴산·팔미토올레인산·리놀산 등이 들어 있어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붕어를 강장제로 사용해 왔다   

붕어는 그만큼 허약 체질을 강화시키는 보약이면서 비.위장이 약한 것을 튼튼하게 해주고,설사와 이질을 막아주며, 

빈혈과 어린이 성장에 좋을 뿐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함유 되여 있어서 고혈압과 동맥경화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몸에 좋은 자연산 참붕어로 어탕을 끓여내는 맛집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한다 

맛집의 이름은 울산광역시 동구 남목1동에 위치한 '본가 어탕' 울산본점. 

체인점인 본가어탕에 처음 가게 된 것은 지인의 추천이나 인터넷 맛집 검색도 아니고 

근처 병원에서 진료 후 식사를 위해 주위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찾게 된 식당인데  

한번 찾은 이후는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갈 때 마다 꼭 들리게 되는 맛집이 되었다.

 

 

  

 

 

식당 입구에 벗어놓은 수많은 안전화. 그것이 본가어탕의 첫인상이었다. 

식당 내부도 제법 넓은 편인데 내실이나 홀에 현대자동차 직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들어보니 점심시간에는 예약 손님이 너무 많아 예약 없이 그냥 오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메뉴판을 보니 어탕 손수제비, 어탕 칼국수, 어탕 만두, 어탕 밥, 어탕 해장국.......모두가 어탕 관련 메뉴이다. 

어탕이라는 음식을 처음 접해 보기도 하지만 순수 자연산 붕어로 만드는 어탕이라니 어쩐지 구미가 당겼다. 

메뉴에 나온 음식은 모두 7,000. 뭘 먹을까 고민 끝에 어탕 칼국수, 어탕 만두를 하나 씩 주문해 본다.

 

 

 

 

  

기본 반찬은 아주 간결하다. 깍두기, 김치, 콩나물무침, 풋고추. 

김치와 깍두기는 매콤하면서 신선하고 콩나물무침은 아삭하니 씹히는 맛이 있어 좋다.

 

 

 

 

  반찬이 베풀어지고 기다릴 사이도 없이 금방 어탕칼국수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어탕칼국수가 보글보글 끓는 채로 상 위에 나오면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이는데  

렌즈가 김이 서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는지라 한김이 나가길 기다린 후에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젓가락을 넣어 보니 탱글탱글한 칼국수면이 건져지는데 

붕어는 어디 있나 하고 뚝배기를 휘휘 저어봐도 붕어가 걸려나오지 않는다. 

아하! 이런데 바로 어탕이구나. 붕어를 추어탕처럼 푸욱 고아서 체에 걸러낸 것이라 

뼈다귀도 씹히지 않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가 먹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붕어를 고아 걸러낸 국물이니 혹시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며  

한숟가락 떠먹어 보니 비린내는 전혀 없고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 맛에 "~~~~!" 소리가 절로 나온다.

 

 

 

 

 

상 위에 놓인 아담한 단지 안에는 제피가루와 들깨가루가 들어 있어 식미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다. 

제피가루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들깨가루는 너무 좋아하는지라 숟가락으로 푹푹 떠서 어탕국물에 넣고

휘휘 저어  걸죽하고 구수해진 국물을 먹으니 마치 몸에 좋은 보약을 섭취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칼국수는 얼큰한 어탕국물과 함께 먹으니 목으로 술술 잘 넘어 가고 입맛에 딱이다.

 

 

 

 

   

어탕칼국수를 찍은 후 어탕만두를 찍으려고 하니 한참이나 지난 후라 어탕이 조금 식었다. 

어탕만두가 보글보글 끓을 때 한컷 담았더라면 훨씬 더 맛있어 보일 것을.....! 아쉽다.

 

 

 

 

 

위에 곁들여진 깻잎, 부추와 함께 만두 하나를 숟가락으로 건져 올려 살펴본다.

조그만 뚝배기 안에 어탕만두가 하나 가득 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한입에 먹기 좋은 정도 크기의 만두가 숟가락으로 퍼내어도 자꾸 자꾸 나온다.

 

 

 

 

   

걸죽한 붕어국물에 들어 있는 어탕만두는 다른 곳에서 맛보는 만두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준다.

 

 

 

 

 

뚝배기 안에 국자를 넣어 건져보니 만두만 들어 있는게 아니고 손수제비도 많이 들었다. 

오밀조밀하게 빚은 만두와 함께 손으로 떠낸 수제비가 맛의 조화를 잘 이루었다.

 

 

 

 

   

어탕칼국수든 어탕만두든 다 반공기 정도의 밥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이미 만두와 수제비, 칼국수로 잔뜩 배가 부른 상태인데 구태여 밥을 먹어야 할까? 잠시 고민해 본다.

 

 

 

 

   

하지만 어탕에는 국물이 진수인데 보약이나 마찬가지인 국물을 남기고 일어설 수는 없는 법! 

밥 공기를 거꾸로 엎어 어탕 뚝배기 안에다 밥을 투하시켜 꾹꾹 말아보니 어탕밥이라는 새로운 메뉴가 만들어졌다.

 

 

 

 

 

  다시 뚝배기에 들어있는 칼국수와 공깃밥을 기세좋게 공략해본다. 

 

 

 

 

 

  어탕만두, 칼국수, 수제비에 밥까지 말아서 한뚝배기하고 나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뒤로 물러앉아 잠시 휴식을 하니 약간의 과식 상태가 되어 정신이 몽롱하다. 계산을 하니 둘이 14,000원.  

저렴한 가격에 참붕어어탕을 여러가지 형태로 먹고나니 해도 돈이 아깝지 않다.

원기 충전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을 먹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식당 문을 기분좋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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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도가도 산이고 가도가도 하늘뿐인 산속마을인 경주시 산내면.

특별한 관광지도 유적지도 없는 산내면의 자랑을 굳이 꼽아본다면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공기와 맑고 깨끗한 계곡물,

곤드레나물을 비롯한 각종 산나물이 고작인데

이곳 산내면 의곡리와 대현리를 지나다보면

유난히 많은 한우식육식당이 늘어서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변변한 위락시설 하나 없는 시골 마을 양쪽길에 

40여개의 한우식육식당이 늘어서 있는 것은 참 특이할만한 점인데

이곳 산내면 청정지역에서 길러진 질 좋은 한우암소갈비살, 육회 등은

경주에서도 한참 떨어진 오지인 이곳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요인이 되었다.

 

지난번 직원들과 함께 청도에 다녀오는 도중에 산내면을 지나게 되었는데

길가에 늘어선 한우식당 간판들은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했다.

그중에서 필자와 일행이 들어간 집은 경주시 산내면 의곡리에 위치한 산내대일식육식당이다.

 

 

 

 

한우암소갈비살, 육회 등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여러가지 기본 메뉴가 금새 상 위에 펼쳐진다.

둥글고 커다란 테이블은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어 좋은 상차림이다.

 

 

 

 

요즘 일부 갈비집에서 폐목을 잘게 썰어 집성한 값싼 중국산숯을 많이 쓰는데 이 숯은 진짜 국산숯으로 보인다.

갑자기 찾아든 초겨울 추위에 싸늘하게 차가워진 손을 잠시 숯 위로 뻗어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기본으로 차려진 반찬들은 특별한 것이 별로 없다. 통통한 풋고추와 생마늘......파와 양파 절임, 상추 등등이다.

 

 

 

 

 

 

고기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목을 축이는 일행들....^^

 

 

 

 

이윽고 들어온 고기 접시. 일행들이 "와~~ 고기 좋다~!"하고 감탄을 한다.

선홍빛 육색에 지방이 골고루 퍼져 있는 갈비살과 그 위에 흩뿌려진 왕소금.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고기가 들어오자마라 충분히 잘 달궈진 석쇠 위에 고기 몇점을 적당히 올려놓아본다.

 

 

 

 

고기가 익으면서 고기 속의 육즙이 살며시 고기의 표면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침이 꼴까닥......

 

 

 

 

살짝 익혀진 고기를 한점 집어 입안으로 가져가보니 질기지 않고 육질이 상당히 부드러워 목으로 살살 잘 넘어간다.

고기가 익기를 기다면서 빨리 젓가락을 대지를 못하고 있던 일행들도 너도나도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든다.

 

이날 고기와 함께 육회, 간, 천엽 등도 배불리 먹었지만 죄송하게도 인증샷은 전혀 남기지 못 했다.

사진 찍느라고 렌즈를 이리 저리 돌리다보면 어느새 필자가 먹을 고기는 없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블로거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먹는데만 집중하게 만들었던 경주 산내면의 한우암소갈비살.

경주에서 건천을 거쳐 운문사로 가시는 길에 들리면 알맞은 청정 한우 숯불구이 단지를 간단히 소개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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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위치한 특색 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문경새재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면 길을 건너면 

집집마다 연기를 피우며 지글지글 빨간 삼겹살을 굽는 진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곳 문경새재 입구에는 고추장 삽겹살을 석쇠에 직접 구워주는 맛집이 성행 중인데

그중 제대로 된 맛을 내기로 유명한 집은 방송에도 많이 소개된 바 있는 문경식당이다.

  

 

가게 입구의 숯불 화덕에서 자욱한 연기를 내뿜으며 고기를 굽는 모습은

오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다.

 

 

 

 

숯불 위에서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고기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식당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니

엄청나게 화력이 센 숯불 화덕 위에서 지글지글지글~~ 삼겹살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화덕 옆에 놓인 고기통 안에 빠알간 양념에 푹 빠진 삼겹살이 눈에 들어온다.

유난스럽게 빠알간 양념이 궁금하여 물어보니 오미자 숙성 고추장으로 버무린 삼겹살이란다.

 

 

 

 

 기력 보호, 시력 보호, 정력 강화 , 면역력 강화, 피로회복, 혈액 순환, 당뇨, 치매 예방 등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 들어있다는 오미자(五味子) 숙성 고추장으로 양념한 삼겹살을

숯불에 구워 유해한 기름기는 쏘옥 뺐으니 이건 몸에 좋아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보니 문경식당을 대표하는 메뉴는

오미자로 숙성시킨 고추장삼겹살 석쇠구이 정식(13,000원), 오미자로 숙성시킨 더덕구이정식(13,000원)이다.

더덕구이도 구미가 당기긴 했지만 지글거리는 삼겹살구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고추장삼겹살 석쇠구이 정식을 주문해 본다.

 

 

 

 

앉자마자 후다닥~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문경새재에 위치한 식당 답게 산나물 반찬들도 한결같이 깔끔한 맛이다.

 

 

 

 

반찬과 함께 쌈상추, 된장찌개를 내어오더니 바로 오미자 고추장 삼겹살구이가 석쇠채로 상 위에 올려진다.

 

 

 

 

이렇게 식당 바깥에서 구워서 상에 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금방 먹을 수 있으며

서투른 솜씨로 굽느라고 타서 옷에 냄새가 배일 걱정이 없어 좋다.

 

 

 

 

화덕에서 구워진 채로 금방 나와 아직도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같이 나온 집개와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본다.

 

 

 

 

그리고 석쇠에 구워 기름기가 싹 빠졌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고기에서 약간의 불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상추 위에 고기 두어점을 얹고 마늘, 풋고추를 올려 한쌈 싸서 먹어본다.

꼭꼭 씹어 먹어보니 여느 삼겹살처럼 돼지고기 누린내가 없이 약간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다.

오미자로 숙성시킨 고추장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며 쫄깃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고추장삼겹살의 맛을 즐긴 후 공깃밥과 함께 나온 된장찌개의 맛도 비교적 합격점이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미자숙성 고추장 삼겹살구이.

문경새재를 생각할 때 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문경의 자랑스런 먹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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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방영된 스펀지 ZERO 국수로드 '전설의 국수를 만나다'편에서는

'경주 회국수', '구룡포 모리국수'와 함께 '안동 건진 국수'를 소개한 적이 있다.


하회탈춤 놀이마당에서 비롯되었다는 안동 건진국수는

양반가에서 여름철 손님 접대 음식으로 많이 올리는 음식인데

안동 지방 종가에서 제사를 지낼 때 건진국수를 제삿상에 올리기도 할 만큼

안동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잘 알려진 별미음식이다.

 

하지만 종잇장처럼 얇게 반죽을 밀어 가늘게 썰어내고 은어로 육수를 만드는 건진국수는

그 만드는 방법이 심히 까다로워 종가집 종부들도 만들기 힘들어 하는 음식이라

지금은 안동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필자 또한 건진국수에 대한 기사를 접한 이후 한번도 맛보지 못한

안동의 전통 별미 건진국수에 대한 호기심을 잠재울 수가 없었지만

안동에 갈때 마다 살펴봐도 건진국수를 하는 곳을 쉽게 만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안동 부용대에 위치한 옥연정사에서

건진국수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동에 이르러 오후 늦게 옥연정사의 문을 두드렸다.

멀리서 온 길손을 반갑게 맞이한 옥연정사 지킴이 김상철씨.

그분의 말로는 옥연정사에서는 건진국수를 할줄 아는 사람이 없고

부용대 마을 입구에 사는 박재숙이라는 분이 건진국수를 한다고 전화를 해 보란다.

상시로 음식을 하는 식당이 아니니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것이 필수라는 말을 듣고

박재숙씨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저녁에 건진국수를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밀어놓은 국수면이 있어 국수를 말아줄 수 있으니 조금 있다 오라고 한다.

 

 

 

 

예약해둔 일곱시가 되어 옥연정사를 나와 들어왔던 길목으로 다시 돌아나오니

박재숙 농가민박이라는 팻말을 세운 붉은 벽돌 양옥집이 부용대 삼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입간판에 '박재숙이 직접 만든 손두부와 건진국수'라고 쓰여 있는 이집은

외관은 식당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농가에 흔히 있는 잘 지어진 양옥에 불과해 보인다.

 

 

 

 

모기장으로 된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니 헉! 여기는 식당이 아니고 그냥 살림집이 아닌가?

"어서 오이소~! 거기 거실에 시원한 돗자리 위에 앉으이소~"인사한 후 다시 싱크대 앞에 서서 

준비에 바쁜 박재숙씨의 모습은 우리네 고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들의 정감어린 모습이다.

  

"며칠전에도 MBC에서 사유리가 와서 찍어갔다 아닌교~ 금요일 7시에 나온다니 한번 보이소~"

MBC 금요 와이드의 사유리의 식탐 여행에서 건진국수를 취재하고 간 모양이다.

스펀지에 소개된 이후 TV, 잡지 등 여러 매체에서 워낙 취재를 많이 하고 간지라

평범한 농가의 아낙 치고는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자연스럽다.

 

 

 

 

 주방의 놓인 상 위에는 이미 여러가지 반찬들이 잘 차려져 있다.

국수 하나 시켰을 뿐인데 웬 반찬이 이렇게도 많은거야!

 

 

 

 

고개를 돌려보니 식탁 위에 놓인 채반 위의 칼국수면이 눈에 들어온다.

전화로 예약을 할 때 국수를 미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면 반죽을 준비해 두었다가

손님 앞에서 홍두깨로 반죽을 얇디 얇게 밀어 직접 손으로 써는 모습까지 보여드리기도 한다는데

방문한 시간이 너무 늦은데다 적은 인원으로는 새로 반죽을 밀 수도 없으니 그점이 못내 아쉬었다.

그나마 낮에 썰어둔 국수면이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에 헛걸음을 안 한 것 만도 감사하게 여겨야 할 일이다.

 

건진국수의 반죽은 콩가루와 밀가루를 섞되, 콩가루의 비율을 밀가루보다 많이 하고 계란과 물을 섞어 완성한다.

콩가루를 넣으면밀가루만 넣었을 때보다 점성이 강해져 반죽에 힘이 들어가서 더욱 얇게 밀 수 있는데

여름에 미는 반죽은 여느때보다 반죽을 더 단단하게 해야만 반죽이 홍두깨에 덜 달라붙는다고 한다.

 박재숙씨는 논농사와 더불어 콩 농사도 직접 지어 건진국수와 손두부를 만들어 낸다니 믿을만한 국수면이다.

 

그리고 면발이 입에 들어가면 녹아버릴 정도로 얇게 써는 것이 건진국수면의 특징인데

박재숙씨가 썰어둔 국수면 또한 아주 얇게 밀어 채 썰듯 얇게 썰어둔 것을 볼 수 있었다.

 

 

 

 

거실과 주방이 하나로 되어 있는지라 기다리면서 박재숙 아주머니가 국수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볼 수가 있었는데

건진국수를 만드는 과정은 먼저 냄비의 물이 팔팔 끓으면 국수면을 끓는 물에 탈탈 털어넣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엔 쪽파를 한 줌 쥐고 냄비 위에서 가위로 대충 쑹덩쑹덩 썰어서 넣는다.

 

 

 

 

쪽파를 썰어넣은 후에 잠시 냄비의 뚜껑을 닫고 끓이다가

 

 

 

 

국수가 우르르 끓어오르면 냄비 뚜껑을 열고 찬 물을 한 사발 휘 돌려 넣은 후 다시 팔팔 끓이면 된다.

 

 

 

 

찬물을 넣은 국숫물이 다시 우르르 끓어오르면 뒤집개를 넣어 국수를 몇번 휘휘 저어준 후

 

 

 

 

팔팔 끓는 국수를 채반에 쏟아 열기를 제거한 후 차가운 물에 서너번 헹궈낸다.

흔히 먹는 제물칼국수는 육수에 삶아서 뜨거운 국물 채로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서

건진국수는 삶아서 차가운 물에 헹궈 채반에 건져 먹는 국수라고 해서 이름이 '건진국수'가 되었다.

 

 

 

 

그 다음엔 고명을 얹을 차례. 계란 지단과 오이채, 김가루를 뿌려 먹음직스럽게 한다.

 

 

 

 

그리고는 고소한 내음이 절로 풍겨나오는 국산 참깨를 듬뿍 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으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 육수를 고명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부으면 끝이다.

본래 안동 건진국수는 은어를 푹 고아 육수를 만들었다는데 

요즘엔 은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지라 

그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닭이나, 다시마, 멸치 등으로 육수를 낸다고 한다.

오늘의 육수는 멸치, 북어, 다시마, 양파, 무를 푹 고아 우려낸 것이다.

 

 

 

 

자! 이제 안동 건진국수가 완성이 되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푸짐한 것이 먹기도 전에 입에 침이 스르르 고인다.

 

 

 

 

국수를 먹으려 하니 박재숙 아주머니가 황급히 잡곡밥을 한그릇 씩 떠서 옆에다 놓아 준다.

원래 건진국수는 기장밥이랑 같이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기장밥이 준비되지 못했다고 미안해 하면서.......

 

 

 

 

준비된 양념장을 한숟가락 떠서 국수 위에 놓고 시식하기 전에 사진을 한장 찍어 보았다.

이것이 안동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 별미 건진국수라니 먹기도 전에 감개가 무량하다.

 

 

 

 

자! 이젠 사진도 찍었겠다.

휘이~~ 저어 양념장과 잘 섞이게 한 후 젓가락으로 걸어 올려 입 안으로 가지고 갈 차례이다.

 

 

 

 

 밀가루 보다 콩가루를 더 많이 넣고 계란을 넣어 얇디 얇게 밀어낸 건진국수면은

찬 물에 서너번 헹궈 내어 면발이 탱탱하면서도 쫄깃한데 그러면서도 목에 넘어가는 느낌이 부드럽다.

멸치와 북어를 우린 육수는 전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고 또 시원하다.

시원한 육수와 고명 그리고 쫄깃한 국수. 그 삼박자가 제대로 갖춰졌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이 맛, 바로 정성이 가득한 건진국수의 맛이다.

이런 국수는 그냥 얌전히 먹을게 아니라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제 맛이다.

 

 

 

 

국수와 함께 나온 반찬들도 풍성하다.

가지나물, 명이나물, 멸치조림, 오이와 풋고추, 잘 익은 김장김치, 그리고 양념장.

특히가지나물은 어쩜 이렇게도 맛나게 무쳤을까?

 

 

 

 

국수만 먹고도 이미 배가 어느 정도 불렀지만 곁들여진 잡곡밥을 안 먹어볼 수가 없다.

시원한 육수에 따끈하고 찰진 잡곡밥을 넣어 꾹꾹 말아서 육수와 함께 먹어본다.

국수 육수에 말아먹는 따끈한 밥이라니! 이것 또한 건진국수의 숨길 수 없는 매력이다.

 

 

 

 

혼자 먹기에도 양이 풍성한 건진국수를 잡곡밥을 말아 다 해치우고 나니 그냥 앉아 있는 것도 버거울 정도이다.

상 밑으로 다리를 뻗고 몸을 한껏 뒤로 제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나니 제 정신이 조금 돌아온다.

 

  

국수를 먹는 동안 상 옆에 마주 앉은 박재숙씨(68세)는 민박 중인 아저씨들과 함께 이야기꽃이 만발이다.

스물두살에 시집 와서 68세가 되는 지금까지 꽃다운 젊음을 안동 풍천면 저우리에서 보낸

박재숙씨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가 해 주신 건진국수를 먹고 자랐다며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우리 할매가 음식 솜씨가 좋았는데 더운 여름날 저녁이면 언제나 건진국수를 해 주셨어요."

무더운 여름날 밖으로 나가 놀다가 해가 어둑어둑 질 때 쯤 돌아와 먹던 할머니의 건진국수.

무더위에 입맛이 깔깔하던 여름 저녁에도 박씨의 할머니가 해 준 건진국수는

후루룩 후루룩 잘도 넘어갔다며 옛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할머니가 해 주던 건진국수를 먹던 그 소녀가 이제는 자신도 할머니가 되어

사라져 가는 안동의 별미 건진국수의 전통을 이어받아 사람들에게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내년에도 후내년에도 부용대를 가면 저우리 반장 박재숙씨의 건진국수를 맛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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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나들이는 다른 계절보다 목도 많이 마르고 허기도 빨리 진다.

영월의 볼거리 한반도지형, 선돌, 청령포들을 한달음에 돌아보고 나니

강원도의 먹거리들을 빨리 섭렵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영월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을 맛보기 위해 

영월의 시장 한켠에 벌여놓은 좌판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시장통을 지나며 보니 먹거리를 벌여놓은 집 마다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이 보인다.

한바퀴 돌아보다가  "메밀전병 먹어보소~ 올챙이국수도 있어요~~"라고

손짓하는 얼짱 할머니의 좌판 앞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앉아 본다.

 

 

 

 

자리에 앉으니 바로 앞에 보이는 커다란 양푼에 올챙이국수가 잔뜩 담아져 있는 모습이 눈에 먼저 뜨인다.

어떻게 국수면을 이런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 올챙이국수는 국수라기 보다는 묵에 가깝다고......

강원도 영월, 정선 등지나 충청도 전라도의 산간 지방에서 많이 먹는다는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전분으로 죽을 쑨 다음에 바가지 구멍을 통해 찬물이 담긴 자배기에 밀어내리면

묵처럼 똑똑 떨어지면서 면의 형태가 갖추어지는데 그 모양이 마치 올챙이와 비슷해서

올챙이 국수라고 부르게 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올챙이묵, 또는 올창묵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올챙이국수 한그릇을 주문하니 그릇에 국수를 담고 그 위에 잘게 썬 김치와 김가루를 얹어 참깨를 소올솔 뿌려준다.

잘 비빈 후 기대감에 부풀어 한 숟가락 떠 먹어보니 "오잉? 이게 대체 무슨 맛이야!" 너무 싱겁다.

양념장을 좀 더 많이 끼얹고는 다시 잘 석어서 먹어보니 그제서야 약간 간이 맞는다.

국수라기보다는 옥수수묵에 가까운 맛이라 그런지 약간은 심심한 맛이다.

처음엔 이게 대체 뭥미? 할 정도의 맛이었는데 매끌매끌한 올챙이국수를 한참 씹으며 음미하니

그제서야 입안에서 옥수수의 구수한 맛이 서서히 느껴진다.

 

  

 

 

올챙이국수 한그릇을 다 비웠는데고 그다지 양이 차지 않는지라 이번에는 메밀배추전과 메밀전병을 먹어보기로 했다.

 경상도 같으면 밀가루로 부쳤을 배추전이 이곳에서는 메밀가루 옷을 입고 얌전히 누워 있다.

 

 

 

 

그리고 메밀총떡이라고도 불린다는 메밀전병은 질 좋은 메밀이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방의 별미떡이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하여 얇게 지진 후 볶은 김치소를 넣고 말아서 지진 메밀전병은

떡이라기 보다는 유전병, 그러니까 부침개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메밀전병, 배추부침개를 주문하니 할머니께서는 솥뚜껑에 기름을 두르고 다시 따끈하게 데워주신다. 

다 데운 메밀전병은 가위로 두어번 잘라서 접시에 담아주는데 메밀전병은 한줄에 천원씩이다.

 

 

 

 

이윽고 메밀전병과 메밀배추전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서울사람들은 "배추로도 전을 부쳐요?"하며 놀라기도 하는데 살짝 덜 익힌 배추전은 섬섬한 맛이 나면서 씹는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경상도에서는 배추전을 밀가루로 부쳐 먹는데 메밀가루로 부친 배추전은 새로운 느낌의 맛이다.

 

 

 

 

메밀전병의 자른 단면을 보니 볶은 김치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재료가 다진채로 들어가 있는 것이 보인다.

입안에 넣어 씹어보니 겉은 부드럽고 속은 아삭거리는 것이 목으로 수울술 잘 넘어간다.

올챙이국수에 메밀배추전, 거기다 메밀전병까지 함께 먹으니 너무 배가 불러 일어나기가 힘이 든다.

 

하지만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식도락에 있다지 않는가!

비록 잘 차려지거나 비싼 음식이 아니더라도 시장 귀퉁이에서 맛본 영월 토박이 음식은

지치고 허기진 여행자에게 강원도의 힘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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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11시에 방영되는 채널A 프로그램'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는 

저렴하면서도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어 서민의 음식으로 손꼽히는

칼국수의 맛을 좌우하는 쫄깃한 면발에 숨겨져 있던 진실을 파헤친 적이 있는데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입맛 때문에 면발에

다양한 첨가물을 첨가한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밀가루, 소금, 물을 제외하고도 쫄깃한 식감을 더 내기 위해 변성 전분을 첨가하고

이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유화제나 산미료와 같은 식품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또한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되는 제품의 경우 맛보다는 시각적인 효과에 맞춰 첨가물을 조절한다는데.

이렇게 잘(?) 만들어진 칼국수 면은 슈퍼나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칼국수 전문점에도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방송 취재 도중 공장 관계자를 통해 듣게 된 또 다른 이야기!
직접 만든 면 못지않게 잘 만들어 낸 기계면이 손칼국수로 둔갑되어 판매되고 있다는데

간판마다 손칼국수라는 이름을 내세워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현장을 먹거리 x파일 팀에서 취재해 밝혔다.
 

 하지만 비양심적인 칼국수집들이 난무하는 속에서도 18년째 한 자리에서 착한 칼국수를 만드는 집이 있으니

이 사람들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배교석, 김월자 씨 부부이다.

 

이들은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는 모든 음식은 가능한 손수 재배한 것으로 내기 위해

밀을 비롯한 다른 식재료까지 직접 키우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정성껏 재배한 밀을 창고에 보관해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필요한 만큼 밀가루로 제분해 쓰는데

가장 신선한 상태의 재료가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죽에 쓰이는 밀가루뿐만 아니라 칼국수에 들어가는 부재료, 심지어 고명까지 주문이 들어와야 그때그때 준비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 김 씨가 부엌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30분.

다른 식당에서는 이미 음식이 나오고 한참 맛을 볼 시간이지만 이곳에서는 면이 익는 시간만 13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방송이 나간 이후 손님이 몰리면 음식 맛이 변하게 될 거라는 걱정에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던 착한식당 부부.

좋은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땀 흘려 고생하는 착한식당 주인공인 배교석, 김월자 부부의

착한 칼국수 식당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방송이 나간 후 착한 칼국수 식당의 현황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대구' 가창칼국수'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이나 네비로 가창칼국수를 검색하니 어느 곳에도 자료가 나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웹에 올라온 주소를 입력하니 '우리밀할매손칼국시'라는 상호로 등록되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허브힐즈, 스파밸리를 지나 국도를 한참 달려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에 위치한 가창 칼국수에 이르니

영업 시작이라는 12시가 채 되기도 전에 찾아온 차들로 식당 앞이 만원이다. 

 

 

 

 

식당 앞 4~5대 여유의 주차장으로는 몰려드는 손님들을 수용하기가 한계가 있어

식당 사장님이 밖으로 나오더니 출입문 위에다 '이곳에 주차 부탁합니다'하고 안내문을 붙인다.

 

 

 

 

더운 날에 개점 시간을 기다려 바깥에 서있는 손님들이 안쓰러웠는지 사장님이 문을 열고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한다.

바깥에 기다리던 손님들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좋아하며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칼국수, 진치국시, 콩국시, 수육, 홍어......등의 메뉴가 있지만

방송 이후 갑자기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다른 메뉴는 일체 안 되고 '우리밀 칼국시'만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나눠준 번호표대로 손님에게 미리 주문을 받고는 꼼꼼하게 종이에 기록하는데

이는 생콩가루가 들어간 우리밀 칼국수는 면이 익는데 최소한 13분,

육수가 끓고 국수면을 넣어 부재료까지 익히려면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동안 주방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배교석 사장님은 바쁜 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고

주방에는 여사장님을 비롯한 두사람만이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었다.

 

 

 

 

방송을 탄 이후로 갑자기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일손이 부족한 탓인지

주방 안은 들여다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혼돈스럽다.

 

 

 

 

아직 한그릇의 칼국수도 테이블로 나오지 않았는데 손님들은 계속 문을 밀고 꾸역꾸역 안으로 모여든다.

상당한 넓이의 내실 두개와 홀의 테이블 여섯개에 손님이 다 들어찼는데도

계속 식당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은 테이블 옆에 걸터앉거나 서서 문 옆에 서서 하엽없이 기다리는 모습이다.

 

 

 

 

주방과 홀을 왔다갔다 하며 서빙을 하던 사장님,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오니 대책이 없어 완전 멘붕상태이다.

 

 

 

 

홀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와 서 있던 손님들은 번호표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의자에 앉은 손님들이 "저기 주방 입구로 가서 번호표 가져와야 돼요~"하면

그제서야 "번호표가 있어요?"하며 황급히 번호표를 챙기기도 한다.

 

 

 

 

식당 안으로 들어와서 40분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주문한 우리밀 칼국수가 나왔다.

투박한 질그릇에 담긴 푸짐하게 담긴 칼국수와 풋고추, 그리고 우리 배추로 직접 담근 김장김치이다.

 

 

 

 

서둘러 퍼 담았는지 부추 가락이 그릇 가장자리에 걸쳐져 있는 등 칼국수의 비주얼은 그다지 먹음직스럽지 않다.

하지만 주인 내외가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하고 필요한 만큼만 제분하여 우리밀가루로 만들고

 손으로 정성껏 반죽하여 직접 손으로 썰어낸 착한 우리밀 칼국수이니 비쥬얼 따위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사장님 내외가 직접 재배한 밀은 추수하여 저온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한달에 한번씩 제분하여 우리밀가루로 만드는데

이곳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운전해서 가야하는 옛날 정미소에 가서 직접 밀가루로 만든다고 한다.

정미소에서 제분하는 밀가루는 4가지로 분류되어 나오는데 영양을 고려해서 밀의 꺼끌한 부분까지 밀가루로 만든다고.....

 

 

 

 

거기다 칼국수 육수는 통영에서 나는 질 좋은 멸치를 나오는 계절에 구입하여 쓰고

다른 재료들도 국산재료와 질좋은 재료들만 골라서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착한칼국수집의 김치 또한 공장에서 담근 김치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재배한 우리 배추와 우리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담근 김장김치이다.

비록 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처럼 맛이 입에 짝짝 드러붙고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김치는 아니지만

가정집의 김장김치처럼 발효가 잘 되어 최고의 숙성 상태를 보여주는 김치를 여기서 맛볼 수 있다.

 

 

 

 

오래 기다린 끝에 받은 착한칼국수를 국자로 조금 덜어 앞접시에 놓아보았다.

눈같이 하얀 수입밀가루와는 달리 우리밀 칼국수는 면색이 약간 갈색이어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우리밀은 수입밀가루에 비해 쫀득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콩가루를 넣어 반죽한다고 하는데

콩가루는 면을 쫀득하게 하고 국물 속에 오래 있어도 면이 잘 불어나지 않는게 특징이다.

 

 

 

 

이젠 사진만 찍고 있을 때가 아니다. 곁들여진 양념장을 칼국수 위에 끼얹어 잘 섞은 후 입으로 가져갈 차례이다.

칼국수를 한젓가락 크게 걸어서 입으로 가져가려고 하니 

옆 테이블에서 기다리는 사람, 뒷쪽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 많은 사람의 눈길이 얼굴을 따갑게 한다.

"칼국수 맛이 어떤데요?" "진짜 맛있능교?" 이런 질문이 앞쪽에서 뒷쪽에서 마구 쏟아지며 반응을 기다린다.

세상에나......!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음식을 먹어보긴 처음이다.

 

칼국수의 맛은 정말 지금까지 먹어보던 칼국수와는 확연히 달랐다.

쫄깃쫄깃한 일반 칼국수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낯선 맛이라고나 할까?

부드러우면서 씹으면 입안에서 잘 끊어지는 것이 목넘김이 좋고 무엇보다 조미료맛이 나지 않아서 좋다.

시판 칼국수처럼 쫀득쫀득한 맛은 없지만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하고 제분해서 손수 반죽하고 썰어낸

웰빙칼국수를 눈앞에서 만나니 국물 한 숟가락도 남김없이 삭삭 긁어 다 먹어치우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서 기다리고 뒤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시선이 따가워

음식 맛을 천천히 음미해볼 여유가 별로 없이 씹는 둥 마는 둥 칼국수 한그릇을 해치우니

등에서 땀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휴우......하고 한숨이 저절로 난다.

아무리 착한 칼국수라지만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먹게 되다니!

한끼를 해결하는데 여러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먹게 된 이런 희한한 경험은 흔히 해보기 힘든 경험이다.

 

 

 

 

칼국수를 다 먹고 숟가락을 놓자 마자 커피 한잔 마실 새 없이 벌떡 일어나 식당 밖으로 나와야했다.

다음 칼국수가 익을 때까지 하염없이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빨리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착한 칼국수를 다 먹고 밖으로 나오니 몰려드는 승용차로 식당 앞 좁은 길이 북새통이다.

한산하던 시골 동네길은 이미 전체가 주차장이 되어 버리고 아무렇게나 길에 세워둔 차들로 인해

주민 신고가 계속 들어오는 통에 칼국수 먹다가 차 빼러 나가는 등 손님들도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다.

'방송 탄다는게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새삼 방송의 힘이 무섭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가창칼국수집의 배교석, 김월자 사장 내외는 처음에 방송 촬영을 극구 거부했다고 한다.

우리밀칼국수의 특성상 면이 익고 조리되는데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하는데

방송 나가고 손님이 많이 몰려들게 되면 음식을 빨리 내어 놓을 수 없는데다가

몰려드는 수요를 충당시키려다 보면 결국은 음식맛이 변질되어 버릴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극구 사양하던 사장 내외는 끈질긴 제작진의 권유로 인해 결국은 방송을 허락하게 되었는데

지금과 같이 식당 주인 내외가 감당할 수 없도록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되면

과연 '착한 칼국수'를 위해 18년 동안 지켜온 초심을 지킬 수 있을지 그것이 의문이다.

 

착한 칼국수 식당을 찾아보고 근황을 소개한 이글을 보시게 되는 분들은

부디 서둘러 이 식당을 찾아가지 마시고 좀 참고 계시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관심이 식은 후에 천천히 찾아가 보시라고 거듭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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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도심에서도 한참 떨어진 한적한 국도변에 위치한 시골 식당 '용산회식당'.

이집은 서울, 부산 등지에서도 소문 듣고 먹으러 온다는 소문난 맛집이다.

 

일전에 사무실의 동료로부터 경주 삼릉을 지나 내남면 쪽으로 가면 

회덮밥이 정말 신선하고 맛있는 회식당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횟감이 다 떨어지면 오후 2시가 되기도 전에 문을 닫기 때문에 

꼭 점심 때 가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라 시간전에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삼릉주차장을 지나 5km 정도  가서 경주시 내남면에 위치한 식당 근처에 이르니

길가 여기저기에 승용차들이 빈 자리 없이 빼곡이 주차되어 있다.

차들 사이에는 삐까삐까한 수입승용차들도 많이 보이길래

근처에 있는 최고급 한식당 '수리뫼'에 온 손님들인가 생각했더니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모두 다 '용산회식당' 쪽으로 몰려 간다.

 

 

 

 

식당 앞에 이르니 아직 12시 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35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어떻게 밖에서 기다리나 싶어 잠시 걱정하고 있으니

종업원이 안에서 문을 열고 "18번 손님 들어오세요~!"한다.

아,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거구나~ 얼른 종업원에게서 번호표를 하나 받아들고

시원한 차 안에 앉아서 30분 정도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니 어느덧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짐작대로 식당 안은 상당히 협소하다.

테이블 4개 정도가 놓여 있는 홀 하나와 3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내실 하나가 전부이다. 

좁은 홀이지만 테이블마다 사람들로 빼곡이 들어차있다.

과연 얼마나 맛이 있길래 한적한 시골마을의 자그마한 식당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걸까?

  

방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니 테이블 하나에 합석인 듯 잘 모르는 사람끼리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뜨이고

아직 테이블도 제대로 치우지 않았는데 종업원 뒤에 서서 준비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기도 한다.

 

 

 

 

 

 

이곳저곳에 식당을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싸인들이 남아 있는데 액자가 아니라 벽지에 싸인을 휘갈겨 쓴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방 한구석에 걸린 액자를 보니 이집도 '생생정보통 나영피디의 맛집 습격' 편에 소개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이런 싸인이나 방송 출연 홍보 액자가 음식의 맛을 대변해 줄 수는 없는 것!

경주 도심에서도 십여km나 떨어진 시골에 자리잡은 회식당의 진가는 음식 맛으로 평가해야 할 일이다.

 

 

 

 

이 집의 메뉴는 단 하나!  주문할 것도 없이 자리에 앉으면 바로 기본 세팅이 되고

곁들여진 숭늉을 마셔보기도 전에 후다닥 나오는 이 식당의 대박 메뉴, 바로 회덮밥이다.

 

 

 

 

커다란 면기에 담겨져 나온 회덮밥을 보니 입이 짝 벌어진다.

푸짐한 회를 보는 순간 너무 만족스러워 "우와아~! 회 진짜 많이 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회가 푸짐한데 회덮밥 가격이 8,000원이라니! 대박이다!

 

 

 

 

밥이 아래에 깔리고 그 위에 회가 얹어져 푸짐한가 생각했는데 밥은 이렇게 따로 나온다.

 

 

 

 

커다란 면기에 싱싱하고 탱탱한 회가 한가득이다.

바닷가도 아닌 경주 시골마을 식당에서 이렇게 싱싱한 회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니!

 

 

 

 

이 집 회덮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비법 첫번째는 새벽 4시 해도 뜨기 전에 포항 구룡포로 가서 공수해온 신선한 회이다.

 

수족관에 오랫동안 들어 있던 생선이 아닌  구룡포 바다에서 그날 그날 갓잡아 팔딱거리는 생선만 구입해 오는데

숭어, 전어를 비롯하여 계절에 따라 광어, 우럭, 학꽁치까지 제철 맞은 생선만 횟감으로 쓴다고 한다.

생선을 가지고 새벽길을 달려 식당으로 오면 싱싱함을 보존하기 위해서 온 가족이 동원되어 빠르게 회를 떠내는데

횟감으로 만든 후에는 반드시 2시간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무르지 않고 씹으면 꼬들꼬들한 회맛이 난다고 한다.

 

 

 

 

회덮밥에 쓰이는 횟감은 보통 2~3가지인데 오늘의 횟감은 싱싱한 숭어와 전어이다.

그릇에 담겨진 숭어, 전어회를 보니 살빛이 투명하고 탱탱한 것이 한눈에 보기에도 회의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회를 살펴본 후 젓가락으로 회를 뒤집어 회 아래에 깔린 야채의 상태를 보니 

무채, 당근채, 깻잎, 상추 등 채소들이 상당히 싱싱해 보인다.

 

회덮밥에 들어가는 싱싱한 채소는 이 대박맛집의 두번째 비법이라고 하는데

이집에서 쓰는 모든 채소는 모두 식당 바로 옆에 위치한 텃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이다.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서 농약 한번 치지 않고 기른 채소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소량씩 수확한다는데

이렇게 손수 재배하고 발품 팔아 준비한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듬뿍 푸짐하게 얹어 주기 때문에

한번 이집을 들른 사람은 누구나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집 회덮밥의 맛을 좌우하는 비법 초고추장!

보통 횟집에서 튜브에 담겨져 나오는 시판 초고추장을 쓰는 것과는 달리

아들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초고추장이 국그릇에 정말 푸짐하게 담겨져 나온다.

 

 

 

 

많이 넣으면 너무 시큼하거나 짠 시판 초고추장과는 달리 이집 초고추장은 국자로 푸욱 떠서 듬뿍 넣어도 전혀 짜지 않다.

 

 

 

 

회 전체가 빨갛게 될 때까지 초고추장을 국자로 두어번  퍼 넣어 스윽슥 스윽슥 숟가락으로 마구 마구 비벼본다.

 

 

 

 

메뉴의 이름이 회덮밥, 또는 회비빔밥이니 회와 야채만 비벼서 될 일이 아니다.

 

 

 

 

회덮밥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갓지어 고슬고슬한 밥을 통째로 회 양푼이에다 붓는 것이다.

밥은 차지면서도 고슬고슬하여 회와 함께 비볐을 때 고슬고슬한 맛이 나는데

밥을 함께 비비기 위해 초고추장을 또 한국자 부어 비벼본다.

 

 

 

 

자! 이제 완성이다.

잘 비벼진 회덮밥을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서 씹히는 싱싱하고 꼬들꼬들한 회가는 바다를 통째로 삼키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활어를 다듬어서 회덮밥의 재료로 쓸 때에는 초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금방 물이 날건데

생선을 냉장고에서 2시간 숙성시켜 내온 회덮밥인지라 

초고추장으로 비벼 다 먹을 때까지도 전혀 물이 나지 않고 입안에서 고들고들 쫀득쫀득한 맛이 남아 있어서 좋다.

그리고 회에다 초고추장을 그렇게 많이 들이부었는데도 짜거나 심하게 맵지 않고 

적당히 새콤 달콤한 것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 인상적이다.

 

 

 

회덮밥을 열심히 먹다보니 결들여 나온 열무김치, 부추김치, 재첩국 등은 채 먹을 새도 없다.

아! 회덮밥의 맛을 더욱 즐기는 방법은 잘 비빈 회비빔밥을 한숟가락 떠서 상추에 싸서 먹는 방법이다.

상추와 함께 어우러져 부드러운 맛이 기가 막히는데 허겁지겁 먹느라 바빠서 상추쌈의 인증샷도 남기지 못 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앞에 차려진 회덮밥을 다 해치우고 나니 뱃속이 너무 행복하다.

필자는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은 후에 뱃속에 조미료 맛이 너무 강해서 속이 불편한 경험을 한 적이 많다.

음식을 먹을 당시엔 너무 맛나게 먹었는데 막상 한참 지나 집에 오면 '괜히 먹었나?

속이 더부룩하고 너무 불편하구나. 이래서 식당 음식은 사먹을게 못 돼.....'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은데

이 식당의 회덮밥은 빨간 초고추장을 상당히 많이 넣어 비볐는데도 불구하고

속이 전혀 불편하지 않고 저녁까지 속이 상당히 편안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입맛으로 본다면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음식을 만든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방송에 출연했다고 홍보하는 맛집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용산회삭당의 회덮밥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은 식당이다.

음식 맛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주 사람들이 상당히 무뚝뚝하고 불친절한데 반해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계속 웃는 얼굴로 손님을 대해 주는 것도 이 식당의 좋은 점이다.

회를 많이 달라면 더욱 푸짐하게 얹어주기도 하고 공깃밥을 추가시켜도 추가 밥값을 더 받지 않는 등

우리네 시골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는 문전정시 대박맛집 경주 용산회식당.

 

먹고 돌아서면 또 먹고 싶은 용산회삭당의 회덮밥을 한번쯤 먹어보려면 좀 서둘러야 하는게 흠이다.

구룡포에서 공수해온 횟감이 다 떨어지면 바로 장사를 마치는데 그 시간이 오후 두시 쯤이라고 한다.

또 월요일은 휴일이니 모처럼 멀리서 가셨다가 헛걸음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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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가장 분위기 있고 예쁜 카페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는지?

 많은 사람들이 보문호숫가에 자리잡은 호텔 커피숍들이

분위기도 좋고 경치도 그만이라고 입을 모으곤 하지만

북적대거나 약간 올드한 분위기로 인해 젊은이들은 즐겨 찾지 않는 편이다.

근래에 들어서 시내권 유적지인 첨성대 근처에 작은 카페 몇개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카페 인테리어나 분위기 면에서 추천하기에는 1% 정도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데......

 

며칠전 안압지에서 시내 방향으로 차를 몰고 지나가다 시선을 끄는 한 카페를 발견했다..

안압지, 반월성, 첨성대 등 유적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카페 737'.

천년고도 경주의 컨셉에 맞게 한옥을 개조, 세련되탈바꿈시킨 카페 건물을 보는 순간

바로 호기심이 발동한 필자, 다음날 바로 시간을 내어 카페 737로 찾아가보았다.

 

 

 

 

 

안압지 연꽃밭이 자리잡은 선덕네거리에서 경주역 쪽으로 300m 쯤 거리에 위치한 카페 737.

카페 이름이 왜 737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도로명으로 바뀌기 전 이집의 주소가 경주시 인왕동 737번지였단다.

 

 

 

 

원래부터 있던 대문의 기와 지붕은 그대로 살리고 그 아래 지극히 현대적인 유리문을 달았고

담장은 과감하게 구멍난 벽돌을 그대로 쌓아올였다.

한없이 전통적인 것과 지극히 모던한 것이 한데 어울렸는데도 전혀 생뚱맞지 않고 도리어 세련되어 보이는건 웬일인지......

 

 

 

 

대문을 통해 들어서니 아! 너무나 편안하고 시원한 안마당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원의 남쪽엔 커다란 목련 나무와 향나무, 감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웠고

커다란 한옥 옆에 빨간 컨테이너 한동이 들어서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거기다 건물 뒤에는 높은 건물이 한채도 없어 기와지붕이 하늘을 그대로 이고 앉았다.

 

 

 

 

계단을 통해 카페 출입구로 올라서니 어라?

커다란 골든리트리버 한마리가 출입문을 막고 편안하게 오수를 들기고 있다.

유리문에 적힌 문구를 보니 이름이 곰순이인 골든리트리버는 올해 17세란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곰순이의 기력이 이제는 많이 쇠하였나보다.

컨디션이 안 좋다는 안내문을 본 손님들은 모두가 조심조심하며 곰순이를 건드리지 않고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로 들어서니 기와집인 외관과는 달리 실내는 무척이나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대문에서 보여주는 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가 실내장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테이블은 넓고 튼튼한 편이라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펴기에 알맞고

창 옆에 앉으면 앞마당의 평화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와 좋다.

 

 

 

 

군데 군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어 돌아보기에도 눈이 심심치 않다.

 

 

 

 

구석의 벽면은 신경 안 쓴 듯 옹이가 드러난 나무 합판을 그대로 덧대었는데

그것 또한 컬러가 강한 회화 작품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구석에는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혼자 커피 마시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갖추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카페 여기저기에는 크고 작은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는데 자세히 보면 작품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

 

 

 

 

거기다 천정에 매달려 있는 전등들은 모두가 우주인이 유영을 하는 모습이다.

 

 

 

 

머리가 크거나 작은 우주인들이 유영하는 모습의 천정과 실내에 전시된 크고 작은 그림들.

알고 보니 'Lonely Planet'이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는 장우규, 강재준 작가의 기획전이다.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3,500원 정도로 여느 카페와 비슷한 수준인데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 훈남 바리스타가 테이블까지 직접 커피를 가져다 준다.

 

 

 

 

더운날엔 그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최선.

시럽을 넣지 않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더운날 걸으며 흘린 땀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바다빛 레모네이드. 너무 색이 이뻐서 먹기도 아까울 정도이다.

 

 

 

 

이런 카페에서는 마주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고 수다를 떠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때로는 조용히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면서 각각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너무 좋다.

 

 

 

 

카페 737에서는 멍하니 앉아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는 시간도 평화롭기만 하다.

 

 

평화로운 앞마당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 하고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서

한옥 맞은편의 빨간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니 기와 지붕과 잔디 마당 등 카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빨간 컨테이너 위에는 이렇게 흡연석도 마련되어 있는데 의자에 앉아 보는 주변 모습은 너무나 경주스럽다.

 

 

 

 

옥상에 올망졸망 놓여 있는 장독대들과 빨랫줄, 다닥다닥 붙은 기와 지붕들은 사람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카페 옆 기와집 너머로 보이는 너른 공터는 바로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추상미의 집이 있던 곳이다.

영화에서 김상경이 서성이던 골목, 두사람이 점쟁이에게서 사주를 보던 집들은 이제 다 철거되고 이렇게 빈터만 남았다.

50년전에는 경주에서 가장 부촌이었던 쪽샘길.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정다운 한옥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던 쪽샘길은

요즘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유적관이 들어서 지나던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한다.

 

 

 

 

옥상 위에서 한참이나 있다가 내려와도 명당 자리를 차지한 외국인 커플은 도무지 일어설 기미를 안 보인다.

다음에 올 때는 저 명당 자리를 내가 먼저 차지해서 저들처럼 느긋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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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이 연일 30여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 될 때에도

동남부 해안 지역은 한낮에도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그동안 여름 무더위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지내곤 했다.

하지만 주말에 비가 내린 후 두텁게 끼어 있던 구름이 물러가더니

언제 시원했냐는 듯 따가운 햇살이 내리쪼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더워지니 입맛도 없어지고 따뜻한 밥은 입에 대기도 싫어진다.

어디 뭐 시원하게 한끼 해결할 음식이 없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경주 대릉원 맞은 편에 유명한 밀면식당이 있다더라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밀면은 부산이 원조인지라 부산에 가야 제대로 된 밀면을 먹을 수 있다는데

경주에서 밀면을 제대로 하는 식당이 있을까 약간의 의혹도 들었지만

점심 때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서

대릉원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길을 건너 청기와쌈밥 옆 작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골목에 들어가자 마자 밀면전문이라고 쓰인 식당이 보이는데

이집이 유명한 식당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홀에 사람이 별로 없다.

긴가민가 하면서 골목 안쪽을 보니 몇집 건너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아항......이 집이 아니고 저 집인가 보다.

처음 눈에 뜨였던 식당을 가볍게 패스하고 밀면식당이라는 곳으로 향해본다.

  

경주밀면의 원조 밀면식당이라고 써져 있는 간판 윗부분의 since 1972 라는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이라면 여느 집과는 다른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줄지어 선 사람들 뒤에 서 기다리니 주인 아저씨가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미리 주문을 받는다.

비빔인지......물인지......곱배기인지 보통인지 물어보는 걸 보니 주방에서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주문을 받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먹을 것 같은 기대감에 기다림이 덜 지루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주방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식당 안을 슬며시 살펴보니 좁은 줄 알았던 홀 안에는 테이블이 제법 많이 놓여있고

의자와 함께 좌식 테이블도 한쪽에 갖추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밀면전문식당 답게 메뉴는 물밀면, 비빔밀면 딱 두가지이다.

보통은 4,500원, 곱배기는 5,000원이니 냉면보다는 약간 저렴한 편이다.

 

 

 

 

부산이 원조인 밀면은 서울 등 중부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식일 수 있는데

1950년대 피난시절 이북사람들이 내려와 냉면을 만들어 먹을 때에 메밀이 부족하자

미군의 주식인 밀가루를 응용하여 만든 것이 곧 밀면의 시초이다.

 

 

 

 

한동안 경주에 서늘한 날이 계속 되어 물밀면에 얼음육수가 안 담긴 것이 조금 서운하다.

보기에 시원해 보이지 않아서 그릇을 만져보니 얼음만 없을 뿐 육수는 상당히 차갑게 느껴졌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아마도 살얼음 낀 육수를 부어서 내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 맑은 육수에 돌돌 말린 면이 앉아 있고

오이채, 무 위에 갖은 다대기로 양념을 만들어 얹었는데 제법 큰 수육이 두점이나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냉면을 먹을 때에 편육이 너무 얇고 작은 것이 늘 불만이었는데

이집의 편육은 두터울 뿐 아니라 맛도 퍽퍽하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었다.

 

 

 

 

밀면을 맛있게 먹는 법을 말씀드리자면 면은 부드러우니 가위질은 한번만 하는 것이 좋고

기호에 맞게 식초, 겨자를 넣고 모든 양념이 잘 섞이도록 부드럽게 풀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계란은 위를 보호하니 반드시 먼저 먹어야 한다고 한다.

 

 

 

 

모든 양념을 고루 섞이게 한 후 그릇을 통째로 들고 후루룩 마셔 육수의 맛을 음미해 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다는 육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해서 입안이 너무나 개운하고 시원하다.

밀가루를 이용해서 바로 뽑은 면이라 그런지 면발은 상당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메밀로 만든 냉면보다 목으로 술술 더 잘 넘어간다.

 

 

 

 

물밀면의 새콤달콤한 맛에 취했다면 이제 비빔밀면의 맛도 어떠한지 음미해볼 때이다.

 

 

 

 

사실 물밀면이나 비빔빌면이나 재료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밀면과 다른 점이라면 육수가 조그만 그릇에 따로 담겨나온다는 것과

물밀면보다 비빔밀면이 약간 더 매콤다는 것 외에는 별로 다른 바가 없어 보인다.

 

 

 

 

비빔밀면을 받아 한참을 비볐지만 양념이 여전히 바닥에 많이 가라앉아 있다.

비쥬얼상으로는 그다지 매워보이진 않지만 젓가락으로 한번 두번 먹다보니 한참 후에는 입안이 얼얼해진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거나 더운 날에 상큼한 음식을 워하는 분들에게는 물밀면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

 

 

 

 

보통을 시켜서 양이 좀 적으려나 했더니 여자들이 먹기에는 전혀 적은 양이 아니다.

삭삭 긁어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바로 일어나기에 조금 힘들었지만

식당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상큼하고 시원한 기운이 한참이나 입안에 남아 한낮에 찌는 더위도 물러가게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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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천년고도 경주.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이라 먹거리도 풍성할 것 같이 생각되지만

한두번 거쳐 가는 손님을 위한 눈가림식의 식당만이 즐비할 뿐

현지에 사는 사람이 자주 찾으며 단골로 둘만한 식당은 좀체로 없는 편이다.

가족 외식이나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함께 할 때에도

오늘은 어디 가서 뭘 먹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 때도 많다.

 

 

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어느 날.

"시청 근처에 갈치 정식 잘 하는데 있다는데 가봤나?"라고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청 앞 골목 안에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인데 식당 내부나 분위기는 많이 허술하지만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을 먹는 것 같은 편안한 음식 맛을 맛볼 수 있다기에

시청 앞 골목으로 향했다.

 

 

 

 

시청 사거리를 지나 동천 우체국 골목으로 접어들어 조금 가니 '경주 칼치 불낙'이란 상호가 눈 앞에 나타난다.

80년대의 2층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듯 식당은 한눈에 보기에 약간 허름하게 보이는 외관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홀은 없고 고색창연(?)한 나무문들로 둘러싸인 방들이 나온다. 

방 크기에 따라 식탁이 둘, 셋 정도 놓여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 본다.

 

 

 

 

상호는 '경주 칼치 불낙'인데 지금은 메뉴에서 불낙이 빠져 있는건지 가격이 적혀 있지 않고

갈치 찌개, 갈치 구이가 12,000원, 추어탕, 열무비빔밥이 7,000원의 가격대이다.

 

 

 

 

갈치 구이 2인분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지 않아기본 반찬들이  후다닥 상 위에 차려졌다.

 

  

    

    

    

    

    

    

 

 

코다리 조림, 멸치 조림, 표고버섯 무침, 콩나물 무침, 부추전, 고추 장아찌, 호박 나물, 가지 나물......

몇 가지 나물과 함께 쌈을 싸 먹기 위한 강된장도 곁들여져 나왔다.

반찬은 모두 평범하지만 맛은 하나 같이 깔끔하면서 간이 잘 맞다. 반찬의 맛은 이만하면 합격점이다. 

 

 

 

 

제일 마지막으로 메인 메뉴인 갈치구이가 나왔다.

 

 

 

 

갈치 한 마리 만원 주고 사먹기도 힘든 요즘에 두툼하게 구워져 나온 갈치 도막을 앞에 두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

 

 

 

 

방금 구워져 지글거리는 채로 상 위에 올려진 갈치 도막의 허리를 댕강 분질러 들고 보니 두께도 제법 두툼하니 먹음직스럽다.

 

 

 

 

자! 이젠 갈치 도막을 관찰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방금 지어져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 위에 올려놓고

살과 뼈를 잘 분리해서 입 안에서 그맛을 음미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갈치와 함께 밥을 조금 먹다 보니 식탁 바로 옆에 참기름병이 올려진 것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눈에 뜨인 것은 먹음직스럽게 잘 담아진 열무 김치.

 

 

 

 

비빔밥 그릇과 고추장을 부탁해서 먹던 밥을 모두 비빔밥 그릇에 투하해 넣고는

 

 

 

 

열무김치를 밥 위에 듬뿍 올린 후 호박나물, 가지 나물, 통나물, 산나물......등

나머지 반찬을 모두 함께 쓸어 넣고 그 위에 고추장을 척하니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비비기 신공 발휘,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비고 마구 마구 비빈 후에 

숟가락 척하니 걸쳐서 허겁지겁 입 속으로 가져간다.

갈치구이 시켜놓고 열무 비빔밥도 함께 먹게 되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갈치구이와 열무 비빔밥......상 위에 올려진 음식을 모두 싹쓸이하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벽에 기대 앉아 다리를 쭈욱 펴고 허리를 풀고 앉으니 그때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진다.

큰 기대 없이 찾아갔던 '경주 칼치 불낙'의 갈치 구이 정식.

마치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같이 풍성하고 푸근한 맛이 일품인 우리 동네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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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밥 보다 국수를 더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국수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콩국수이다.

어릴적 어머니가 직접 손으로 국수를 밀고 직접 콩을 갈아서 만들어 주셨던

고소하고 쫄깃한 콩국수에 대한 추억이 너무나 깊게 남아 있어서

자주 콩국수집을 찾아보곤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콩국수집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꼭 같이 차가운 음식이지만 사시사철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냉면과는 달리

콩국수는 '여름 한철만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어

음식점에서 콩국수라는 메뉴가 붙은 것을 보고 "콩국수 돼요?" 라고 물으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아직요.....한여름에만 콩국수가 돼요."가 대부분인 것.

 

 

 

 

 

그런데 경주시 안강읍에 사시사철 콩국수로 유명한 집이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경주시 안강읍 안강리 안강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본집 콩국수 식당'은 

경주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포항에 더 많이 알려진 맛집인데

한참 무더위에는 가게 안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꽉 들어찬다고 한다.

 

 

 

 

식당으로 들어가 메뉴를 쭈욱 살펴 보니 메뉴는 모두 국수, 콩국수 일색이다.

콩국수, 검은 콩국수......거기다 겨울울용 콩국수까지 갖추어져 있다.

사계절 콩국수를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전문점이라니!

콩국수 마니아인 필자에게는 반갑기 짝이 없는 음식점이다.

 

 

 

 

콩국수를 주문하니 어느 집에 가든 나오는 콩국수 기본 반찬인

김치, 풋고추, 된장 외에 쪽파 무침과 참나물 무침도 함께 나왔다.

 

 

 

 

그리고 커다란 그릇에 듬뿍 담겨져 나온 콩. 국. 수......!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는 아닌지라 콩국수에 얼음은 띄워져 있지 않았지만

그릇을 만져보니 시원한 콩물이 듬뿍 담겨진게 분명하고

계란 지단 같은 고명을 배제하고 오이채와 깨소금으로만 고명이 올려져 있는 것이 눈에뜨인다.

 

 

 

 

한 젓가락 듬뿍 집어 국수 면발의 상태를 본다.

국수 가락을 살펴 보니 손으로 밀고 썰어낸 국수이 면발이 분명하다.

국수 면발을 입 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 안으로 퍼진다.

면 역시 콩가루를 넣어 반죽해 밀어낸 면발이다.

 

 

 

 

콩국물도 수준 이상이다. 어떤 집은 콩국물이 너무 걸쭉해서 먹고 나면 텁텁한 뒷맛이 남고

어떤 집의 콩국물은 콩을 너무 거칠게 갈아 씹히는 것이 너무 많은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의 콩국수 국물은 어떻게 갈아 내었는지 부드럽고 너무나 고소하다.

이런 부드러운 콩국물은 믹서로 갈아서 만들어내기에는 불가능한 것!

아마도 맷돌로 정성스럽게 갈아낸 콩국물이 분명하다.

 

 

 

 

콩국수를 먹으면서 국물을 남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본다.

만약에 국수만 먹고 콩국물을 남긴다면 그건 알멩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취하는 것과 같으니까......

국수면도 양이 많아 이미 배가 불러 있는 상태이지만 바닥에 보일 때까지 삭삭 긁어서  

콩국물을 다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눈 앞까지 약간 노래질 정도이다.

 

콩국수를 좋아하는 콩국수 마니아로써 이 정도 콩국수는 별점 5개 정도는 주어도 되겠다.

가격도 6,000원이니 콩국수가격치고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거기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전문점이라니!

오늘부로 이 콩국수를 필자의 맛집 리스트 한쪽에 기분좋게 끼워넣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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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

태화강을 따라 펼쳐진 고수부지공원 옆길 내오산로는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춘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바로 앞 강변 고수부지에는 축구장, 족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여러가지 운동 시설이 들어서 사시사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고수부지공원 옆 태화강대공원에는 담양 죽녹원에 버금가는 십리대밭길이 펼쳐져

일상에 지친 울산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휴식처로 많은 사람을 받고 있다.

 

 

 

 

고수부지공원을 거쳐 십리대밭길을 한바퀴 돌고 나니 뱃속이 출출해진다.

봄날 답지 않게 햇살도 강하고 기온도 비교적 높은 날이라 따뜻한 밥보다는 면류의 식사가 어쩐지 땡긴다.

원래부터 밥보다 국수를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런 날 점심으로는 잔치국수 한그릇이 딱인데.....생각하며

국수집이 어디 없나? 살피며 내오산로를 한참 걷다보니 '소담비빔국수'라는 반가운 간판이 보인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원래 잘 되는 맛집인가?

잘 모르겠지만 국수집 실내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메뉴를 살펴보니 비빔국수 5천원, 잔치국수 4천원, 사골국수 5천원, 골뱅이비빔국수 6천원.......

그외에 얼큰칼국수, 수제돈까스, 보리밥정식, 왕만두, 김치보쌈......등이 눈에 들어온다.

땀이 날 만큼 더운 봄날이라 시원한 국수 생각이 간절하니

국수 아닌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올리가 없어 잔치국수, 비빔국수를 주문해 본다.

 

 

 

 

국수를 주문하고 기다리니 기본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김치, 부추 김치, 배추백김치, 열무김치, 그리고 콩나물 무침.

국수 메뉴에 끼워나오는 기본 반찬이 다섯가지나 된다니!

거기다 김치들이 하나같이 깔끔하고 상큼한 것이 입맛을 상큼하니 자극한다.

 

 

 

 

곧이어 4천원 짜리 잔치국수가 나왔다.

깔끔한 도자 면기에 담겨나온 잔치국수, 하얀 그릇과 어울려 아주 정갈해 보인다.

 

 

 

 

맑은 멸치 육수 안에 또아리를 틀고 곱게 들어앉은 면발은 탱글탱글하게 잘 삶겨져 식감을 자극한다.

 

 

 

 

고명은 크게 야단스럽지 않다. 호박나물, 계란지단, 당근채, 김채.....등 몇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젓가락을 넣어 휘휘 저은 후 양념장을 올린 후 입으로 가져가 본다.

면은 탱글탱글한데다 육수의 맛도 비리지 않고 깔끔하다. 

반쯤 먹다가 부추 김치, 배추김치 등을 올려서 국수와 함께 먹어보았다.

아니.....! 이건 너무 맛있잖아! 접시에 남은 부추김치와 배추김치를

국수그릇에 다 투입하고 허겁지겁 젓가락질을 하며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부추김치나 배추김치를 올린 인증샷을 못 찍었네요.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소담비빔국수라는 상호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이집의 특화 메뉴는 비빔국수인가 보다.

메뉴에서도 잔치국수보다 비빔국수가 먼저 올라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비빔국수의 비쥬얼은 여느 식당의 비빔국수와는 그 모양새가 많이 다르다.

대부분 비빔국수는 육수가 거의 없고 면에 양념장이 비벼져 있는 상태로 나오는데 보통인데

소담비빔국수는 빨간 육수 속에 면이 들어앉았다.

올려진 고명은 오이채, 당근채, 계란채 외에 양파채가 아주 많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제일 위에는 미역 튀각을 올려 맛과 모양새를 더 했다.

 

 

 

 

국수의 맛은 매콤하고 달콤하고 시원하다.

육수가 많으면 면이 싱거워지는게 보통인데 면도 간이 맞고 육수도 간이 맞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다 먹을 때까지 면이 전혀 붇지 않고 탱글탱글해서 끝까지 고른 맛을 유지해준다.

 

 

 

 

국수 후기를 쓰고 지도 태그를 쓰기 위해 다음지도에 '소담비빔국수'를 입력하니

같은 상호의 국수 전문 식당이 전국에 14개소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 그럼 '소담비빔국수'가 체인점이라는건가?

그제서야 식당 전면 사진을 자세히 보니 간판에 '울산태화점'이라고 적혀 있는게 눈에 뜨인다.

 

처음 접해본 국수 체인점 '소담비빔국수'와의 첫 만남은 비교적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떡 벌어지게 한상 차린 한정식이나 지글지글 구워먹는 고기집도 물론 좋겠지만

어떨 땐 위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간단하게 점심 한끼 해결하고 싶은 때가 많은데

주변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집 찾기가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땐 딱 알맞은 곳이다.

경주 동천동에도 '소담비빔국수'가 있다니 다음번에는 그곳으로 한번 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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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경북 예천 '추억의 타임머신 레이스'편에서

멤버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어주었던 순대국집.

말도 안 되는 가격과 맛으로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던 순대국집은

경북 예천군 용궁면에 위치한 박달식당이다.

1박2일의 인기를 업어 유명해진 맛집인가 했더니

이집은 1박2일에 방영되기 전에도

용궁면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았을 뿐 아니라 

예천 택시 기사님들이 즐겨 추천하는 인기 맛집이라고 한다.

 

 

용궁역 바로 앞에 위치한 박달 식당에 이르니 식사를 마치고 나온 주민들로 식당 앞이 북적거린다.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니 입구부터 테이블이 놓여있어 내부가 상당히 협소해 보인다.

 

 

돌아보니 의외로 안에는 여기저기 방이 위치하고 있고 방마다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이쪽 방에도 저쪽 방에도 방 마다 손님들로 가득 들어차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거주민도 많지 않은 면소재지 구석에 위치한 식당에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들어차 있다니.....!

 

 

1박2일 뿐 아니라 생방송 전국시대, KBS 무한지대 큐 등 여러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고 하니 파급 효과가 큰가 보다.

 

 

손님들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오픈된 주방 안에서는 많은 종업원들이 분주하게 손길을 놀리고 있는데

주방 종사자들의 위생모 착용은 물론 주방 내부도 상당히 청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일 구석진 방의 빈 테이블을 간신히 하나 배정받아 앉아 메뉴판을 쭈욱 훑어보았다.

딸랑 순대만, 순대랑  수육이랑, 수육, 오징어 불고기는 7,000원선. 따로국밥은 5,000원이다.

2009년에 1박2일 팀이 와서 식사했을 때는 따로국밥이  3,500원 밖에 안 했다고 하는데

식자재 값이 미친 듯 인상되는 요즈음 3,500원 하던 국밥이

3년만에 5,000원으로 오른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닌 것 같다.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순대랑 수육이랑, 따로국밥을 주문해본다.

 

 

주문하자마자 기본 반찬들이 후다닥 상 위에 베풀어진다.

김치, 깍두기, 마늘 절임 몇 쪽, 생마늘, 청량고추, 다대기, 된장, 그리고 새우젓 등이다.

 

 

기본 반찬이 나오고 금방 '순대랑 수육이랑'이 나왔다.

그런데 순대의 모양이 영 불품 사납다. 예쁘게 썰어지지 않고 속의 내용물이 다 튀어나왔다.

 

 

순대가 뭐 이래? 하고 자세히 보니 대창을 이용한 진짜 중의 진짜 순대이다.

순대피가 대창이다보니 써는 과정에서 깔끔하게 안 썰어지는 모양이다.

순대를 하나 집어 입 안에 넣어 씹으며 그 맛을 음미해본다.

대창을 써서 질길 줄 알았는데 전혀 질기지가 않고 적당히 꼬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다.

거기다 피와 당면 등 순대 속과 조화를 제대로 이루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수육도 그냥 대충대충 썰어져서 접시에 턱하니 올려져 있다.

 

 

수육도 아주 잘 삶아졌다. 새우젓에 콕 찍어 맛을 보니

비계와 살코기가 적당히 어우러져 퍽퍽하지 않고 목으로 부드럽게 잘 넘어 간다.

 

 

곧 이어 따로국밥이 나왔다. 밥 포함해서 5,000원 짜리 순대국밥이다.

그런데 국물이 진짜 뽀얗다.  마치 사골국물을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건더기가 다 가라앉아 보이지 않길래 순대국밥 위에다 청량 고추 썬 것을 듬뿍 얹어 보았다.

이제야 비쥬얼이 좀 그럴싸하게 보인다.

 

 

숟가락을 국밥 그릇에 넣어 건더기 한 숟갈 건져 올려 본다.

 

 

숟가락 위에 올려진 속살이 오동통한 순대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숟가락으로 푸욱 떠서 건져 올려보니 와! 건더기가 정말 많이도 들어있다.

순대 외에도 머릿고기 등 여러가지 부위의 건더기가 푸짐하기도 하다.

 

 

따로 나온 공기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필자는 유명 맛집 조건의 첫째를 밥 맛으로 꼽는데

영업이 잘 안 되는 식당은 밥을 해서 온장고에 보관하다가 내어놓기 때문에 밥이 굳어있는 경우가 많지만

유명 맛집은 식탁 회전이 그만큼 빠르기 때문에 손님이 올 때 마다 새밥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달 식당의 밥도 필자의 맛집 조건에 부합되게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합격이다!

 

 

순대국밥의 국물은 사골 육수처럼 맛이 진하고 고소하기 이를데 없다.

밥을 반 정도 덜어 순대국밥에 투입하고 다대기를 넣은 후 허겁지겁 입 안으로 가져가니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준다.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국밥 그릇 밑에 가라앉은 건더기가 끝이 안 난다.

아니.....5,000원 짜리 순대국밥에 도대체 순대와 건더기가 왜 이렇게 많이 들어있는 거야!

다 먹어가는데도 그릇 안을 휘저으면 계속 계속 올라오는 건더기 때문에 나중엔 그만 지쳐 버렸다.

 

 

식당에서 상을 받으면 밥과 국은 다 해치우는 것을 나름의 법칙으로 삼고 있던 필자.

이미 순대와 수육을 조금씩 맛보아서 그런지 밥도 국밥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말았다.

1박2일의 인기를 업고 이름만 무성한 맛집인가 했던 예천 용궁 박달 식당.

특허까지 냈다는 진짜 순대와 푸짐한 순대국밥은 멀리 찾아간 여행자의 뱃속을 행복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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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쪽에 위치한 정자항구는

고래잡이의 메카인 장생포항과 함께 울산을 대표하는 항구이다.

울산 도심에서도 제법 많이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말에는 모여드는 차들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곳 없이 북적이곤 하는데

1년 내내 참가자미를 잡는 정자항은 전국으로 유통되는

참가자미의 70%를 어획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란하기 전인 봄철의 가자미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절이라

지금 정자항에서는 최고로 맛난 가자미를 맛 볼 수 있다길래

자연산 참가자미회 미식 여행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정자항으로 향한다.

 

 

 

 

배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가자미는 선착장에서 직접 경매를 거쳐 활어는 직판장으로 보내고

죽은 고기는 건조 과정을 거쳐 밑반찬용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활어직판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지만 살아서 펄떡이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양식 어종 보다는 대게, 도다리, 감성돔, 참가자미.......등 연안에서 바로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들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어종 중에서도 정자항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종은 뭐니뭐니 해도 참가자미이다. 

울산 인근에서 최고의 횟감으로 참가자미를 꼽는 이유는 참가자미가 순수 자연산 어종이기 때문.

 

 

 

 

대부분의 횟감 생선들이 다 양식이 가능한데 반해 참가자미는 깊은 바다에 사는 어종인지라 양식을 할 수 없어 모두 자연산이다.

기름기가 많아 찰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참가자미는 특히 비린 맛이 없어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그중 정자항 사람들이 으뜸으로 여기는 것은 참가자미회다.

 

 

 

 

활어직판장에서는 원하는 고기를 고르고 판매자들과 가격 흥정을 하면

원하는 생선을 뜰채로 떠서 무게를 잰 후 정확한 요금을 알려준다.

  

1kg에 20,000원 정도로 흥정을 했는데 마음씨 좋은 주인장인 털보 아저씨는

고기가 중량을 넘어도 개의치 않고 넉넉하게 생선을 담아 준다. 

 

고른 생선은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회를 떠 포장해주는데

포장된 회는 활어직판장 부근에 위치한 초장집으로 가져가면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초장집이라는 상호를 많이 본 적이 없는지라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여기도 초장집, 저기도 초장집, 온통 초장집 일색이다.

 

 

 

 

어느 집으로 갈까 잠깐의 고민을 하다 제일 가까운 초장집으로 향한다.

 

 

 

 

들어가자 마자 너무나 신속하게 상차림이 베풀어진다. 

쌈채소 3가지에 샐러드, 해초, 미역, 마늘.....등 기본적인 반찬에 번데기, 건빵, 보리떡까지 반찬으로 나왔다.

가자미회는 20,000원, 기본 반찬은 1인당 4,000원, 공기밥은 1,000원, 매운탕을 추가주문하면 5,000원이다.

 2인이 주문할 경우 35,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의 참가자미회를 즐길 수 있다.

 

 

 

 

도시락에 아무렇게나 수북이 쌓여진 회는 생각보다 양이 많다.

살아 펄쩍이는 자연산 참가자미를 잡았는데 20,000원이라는 가격은 너무나 착한 가격이다.

이걸 커다란 횟접시에 가지런히 펴면 5~6만원 짜리 회로 변신하겠지?

고추냉이장에 콕 찍어 입안으로 가져가본다. 음.......입안으로 상큼한 바다 향이 전해진다.

비린 맛은 거의 없고 씹어보니 쫀득쫀득하니 찰진 것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역시나 자연산이로구나! 이 맛에 사람들이 참가자미회를 찾는가 보다.

 

 

 

 

회를 다 먹은 후 매운탕도 주문했다. 무섭게 펄펄 끓어대는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인다.

한숟갈 떠서 음미해보니 매운탕 맛 또한 수준 급이다. 뱃속을 뜨끈하고도 시원하게 해 주는 요상한 음식이다.

 

 

 

 

매운탕 안에 숟가락을 넣어 휘저어 보니 생선 건더기가 너무나 많다.

 뼈에 살이 너무 많이 붙어 있어서 하나 하나 덜어내어 살을 훑어 먹는 맛도 그만이다.

 

 

귀신고래 등대 구경과 함께 맛보게 된 울산의 명물 정자 참가자미회.

자연산 어종이라 먹을 때 마다 안심이 되고 가격 또한 저렴하여 기분이 좋다.

제철 만나 싱싱하고 쫄깃한 자연산 참가자미를 자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 바로 울산 정자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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